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18년 제가 직접 취재해 진행하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발해를 꿈꾸는 기자’에서 4월 제주 4.3 사건, 5월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강원 영동지역에도 소개하자는 기획을 하면서 다큐멘터리 숨 3부작은 시작됐습니다.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잔혹하고 극악한 범죄가 제주에서만, 광주에서만 소비되고 마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강원도민들도 이 내용을 보다 자세하게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처음 기획은 6.25전쟁을 강원 영동지역의 시각에서 보여주고, 학살이 왜 강원도에서만 발생하지 않은 게 아닌지를 보여주는 내용과 점점 관심을 잃어가는 우리 사회에 학살의 진실을 밝혀야 하는 이유를 담은 내용까지 포함해 3부작을 생각하고는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제주 4.3 사건의 취재가 마무리돼가던 2018년 3월 무렵 전체 10개 소주제 가운데 9개 주제의 취재와 인터뷰를 마치고 마지막 10번째, ‘강원도에서의 국가폭력’에 관한 취재를 시작했는데 과연 단 한 명이라도 피해자를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 했던 우려와 달리 가는 곳마다, 만나는 어르신들마다 6.25 전쟁과 당시 학살 사건들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물론 단 한 번에 입을 여신 분은 한 분도 안 계셨고, 가장 많이 찾아갔던 강원도 고성의 어느 마을은 15번을 찾아간 뒤에야 말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말씀하시면서 우시는 분,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이 떠시는 분, 무서워하시는 분들의 소중한 말씀을 들으면서 큰 덩치의 ENG카메라와 스태프들을 대동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스마트폰 하나에 의지해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한 분, 한 분의 인터뷰가 제 폰에 쌓여 어느 새 200개 가까운 인터뷰 파일이 만들어졌고, 전국적인 학살을 보여주는 내용과 취재진의 메시지를 담는 건 추후에 하고 우선 이 소중한 증언들을 다듬어지지 않아 많이 거칠고 뭉툭하더라도 날것 그대로 방송해야 한다는 사내 의견을 반영해 2019년 7월 <특집 다큐멘터리 숨>이라는 제목으로 강원 영동지역에 방송됐습니다. 그리고 다시 국내 자료조사와 미국 국가기록원 웹사이트를 통한 자료조사, 전국의 인터뷰이 섭외, 현장 탐방 등의 2년여의 시간을 보낸 뒤 1부 ‘두 개의 적’과 3부 ‘학살의 굴레’를 완성하게 됐고 2019년 방송됐던 내용을 2부 ‘강원지역 학살기록’에 편성해 이번에 다큐멘터리 숨 3부작을 방송하게 됐습니다. 이 내용은 2021년 9월 2일 1부 ‘두 개의 적’, 9일 2부 ‘강원지역 학살기록’, 16일 3부 ‘학살의 굴레’ 시간에 방송됐고, 23일에는 정근식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 윤호상 6.25 전쟁 민간인 피학살자 전국유족회장, 김남현 가톨릭관동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그리고 저, 김인성 기자까지 네 명이 패널로 출연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어 10월 3일에 영동지역에 방송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모든 인터뷰, 모든 자료 발굴은 제가 직접 했고 취재원들과의 관계에서 특이사항은 없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다큐멘터리 숨 3부작은 6.25 전쟁 이후 70여 년 만에 강원지역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사상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다큐멘터리로 다른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보도 내용은 2019년에 연합뉴스, 경향신문, 미디어오늘에서 보도했었고, 2021년에는 연합뉴스와 강원도민일보에서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1)다큐멘터리 숨 3부작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습니다. 우선 6.25 전쟁을 새벽 4시에 인민군이 전면 남침해 시작돼 서울을 3일 만에 뺏기고 대전을 뺏기고 낙동강 전선까지 밀린 뒤 인천상륙작전을 거쳐 북진한다는 식의 ‘서울 위주의 전쟁 역사’ 대신 새벽 3시에 강원 강릉으로 인민군 부대가 상륙하면서 시작됐고, 개전 일주일 만에 유엔군이 참전하며 제공권과 제해권을 장악해 인민군의 남진 속도가 느려지면서 포항을 사수했고, 낙동강이 없는 동해안에선 경주와 포항에서 치열한 전투가 있었음을 알린 뒤 서쪽의 인천을 빼앗긴 인민군이 동쪽의 태백산맥을 따라 북으로 후퇴하며 강원도에서도 인민군에 의한 학살이 시작됐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강원 동해안 위주의 6.25 전쟁 흐름을 알리고 이 흐름에 따라 학살의 양상이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였습니다. 실제로 방송 이후 많은 시청자들이 동해안에서의 6.25 전쟁 역사를 처음 알게 됐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2)6.25 전쟁 후 70여 년 동안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민간인 학살의 역사가 많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했던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를 통해 국민보도연맹사건과 다양한 민간인 학살 사건들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강원도의 사건들은 진실화해위원회에 접수되지도 않았고, 당연히 조사할 수도 없었고, 밝혀지지도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 첫째, 강원 영동지역의 학살 사건들은 수도권과 다른 지역들과 달리 땅은 넓은 가운데 적은 인원을 모두 죽이는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생존자가 없는 사건이 많습니다. 둘째, 육지에서는 유해를 땅에 묻어 언제든지 학살의 증거를 찾아낼 수 있지만 강원 영동지역은 수장된 사건이 많아서 유해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38선 이북의 수복지역이 많은 지리적 특성 때문에 전쟁 이후 반공을 국시로 내세우고 연좌제 같은 악법이 존재했던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민국 정부에 의한 학살 사실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넷째, 전국에서 유일하게 유족회가 꾸려지지 않아 단체행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다섯째, 정부의 조사가 적극적으로 피해자들을 만나 피해사실을 듣는 방식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접수를 하면 선별적으로 조사를 하는 수동적인 방식이어서 피해자들의 입을 열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들로 피해사실을 말할 수 없었던 피해자와 유가족, 목격자들을 여러 차례 찾아다니고 설득해 인터뷰를 담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역사적인 가치를 갖습니다.
3)진실화해위원회가 다큐멘터리 숨 3부작을 교재처럼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또, 강릉교육지원청이 다큐멘터리 숨 3부작을 토대로 저와 지역의 역사/사회 과목 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우리 지역의 민간인 학살에 관한 내용을 담은 ‘우리 마을 교과서 만들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한 차례 강의를 진행했고, 10월 중에 두 번째 강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올해 안에 학살 피해자를 찾아가는 현장 방문도 계획하고 있고, 겨울방학을 이용해 학생들이 볼 수 있는 교과서 형태로 만들 예정입니다. 다큐멘터리 숨 3부작이 지역사회에 ‘우리 지역의 아픈 역사를 정확히 기록하고, 많은 시민들이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겁니다.
4)경남 거창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주도했던 육군 11사단 한동석 소령은 이후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복역을 했지만 곧바로 이승만 대통령이 사면했고, 박정희 대통령이 강릉시장으로 임명해 제5대 강릉시장으로 재직했습니다. 강릉시청 2층에는 한동석을 포함해 역대 시장들의 사진이 자랑스레 전시돼 있습니다. 이 내용은 강릉시민들이 전혀 알지 못하던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지역사회에 알림으로써 강릉시장으로서의 공과 학살자로서의 과를 동시에 보여주었고, 다큐멘터리 방송 이후 많은 분들이 이 내용을 문의해 답해주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이 다큐멘터리 숨 3부작이 다큐멘터리로서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에 담긴 인터뷰 하나하나가 소중한 역사적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기관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강원지역의 학살 역사를 사상 최초로 세상에 알린 프로그램이라는 자부심도 있습니다. 아울러 이 다큐멘터리가 우리나라 모든 학살 사건들을 밝히고, 피해자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MBC강원영동의 방송 권역인 고성군, 속초시, 양양군, 강릉시, 동해시, 삼척시, 태백시, 정선군의 8개 시.군과 강원랜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일부 비용을 지원받았습니다.
반론 신청이나 언중위 피신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3회 전체 총평
제37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부문 67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편이 응모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CBS의 <화천대유, 곽상도 의원 아들에 퇴직금 50억 지급>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와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첫 보도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의 일부 실체를 드러냄으로써 ‘정치권 게이트’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고,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 모두 돋보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0편의 출품작 중 KBS의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과 독점 문제를 타 매체 보다 앞서 심층적으로 보도했고, 대리기사 등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파헤쳐 호평을 받았다. 플랫폼 독점 문제를 공론화해 제도개선의 기반을 마련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출품작 16개 가운데 한국일보의 <건설 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타워크레인 노조, 건설기계 노조 등의 불법행태와 이권 다툼, 노조원에 대한 횡포 등의 문제를 신랄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다수로부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동안 파편적으로 보도됐던 건설 노조의 갑질 문제를 완결적으로 지적한 것이 돋보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의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보도는 코로나 전담병원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상금 삭감과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조치를 기사화함으로써 당국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았다. 코로나19 방역 피해를 감당해온 지역병원이 처한 억울한 상황을 토대로 취재를 확장하며 이슈를 전국화한 기자의 노력이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제주의 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 LPG업계의 오랜 독과점 구조를 끈질기게 파헤쳐 의혹을 제기했고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춘천의 <기상장비(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보도는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공공기관의 기상장비 중복 설치라는 문제를 지적해 주제의 참신성이 돋보였다. 강원도 지역 전수조사,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AWS 지도를 제작하는 등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취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코로나19라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권력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고 진실을 찾기 위해 발로 뛰는 기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