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 "이게 공정인가."
제보 전화를 받은 건 8월 31일 퇴근 후였다. 저녁 시간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와 받았더니 자신을 평택 더나은요양병원과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전담 병원에 지급해 온 손실보상금을 갑자기 줄였고, 그런 사정조차 알지 못하던 더나은병원은 8월 30일 부로 받은 7월달 보상금 내역에 '0원'이라는 액수가 찍혀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순간 제보자가 뭔가 잘못 알고 하는 말이라 생각했다. 8월 중순 정부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병상 부족이 현실화하자 수도권 대형 병원에 전시 사태에나 있을 법한 '병상 동원 행정명령'까지 내리지 않았던가. 정부가 한쪽에선 병상을 강제 동원해서라도 병상 확보를 하는 데 이미 확보한 병상에는 보상을 줄인다는 건 사뭇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구체적으로 질문해 들어가자 제보자는 "사실 병원 내부 사정은 잘 모른다"며 그곳의 실무진 연락처를 알려줬다. 그때만 해도 '제보자가 뭔가 잘못 알았나 보다' 했다.
제보자가 알려준 번호대로 전화를 걸어 설명을 들었다. 병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실무진은 그간 있었던 일을 상세히 알려줬다. 전날 손실보상금이 0원이라는 통보를 받고 이틀째 경기도 담당 부서에 연락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지만 "정부와 얘기하라"는 말만 들었다는 게 실무진의 이야기였다. 중수본에는 여러 차례 전화 연락을 했지만 연결조차 되지 않았단다. 이에 손해를 감수할 수가 없어 경기도에 전담 병원 지정 취소 요청 공문까지 보냈다고 했다. 그제야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설마 했는데 사실이었구나!'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늦은 시간이었지만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봤다. 손실보상금의 개념부터 정리가 필요했다. 손실보상금은 정부가 코로나19 치료로 일반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게 된 해당 의료기관에 손실금을 산정해 다음 달 말 보상하는 금액이었다. 계산 방법은 병상 단가에 운영 실적을 곱한 뒤 해당 의료기관이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비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받는 보험 청구금은 제외한 것이다. 정부는 7월 말 지급한 6월분 보상금에까지는 상급 종합병원급, 종합병원급, 병원급 등 '의료기관별' 등급을 기준으로 전담 병원의 병상별 단가를 정한 뒤 운영 실적을 반영해 산정했다. 병원급이었던 더나은요양병원은 병상 1개당 16만1천원을 적용받았다. 그걸 기준으로 해당 병원은 한 달에 4억5천만원가량 받아왔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6월 돌연 내부 지침을 변경해 손실보상금 기준을 의료기관 등급이 아닌 개별 병원의 운영 실적에 따라 달리 분류해 '해당 병원별' 단가를 정했다. 7월 분부터 바뀐 기준을 적용했더니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더나은병원의 병상 단가는 16만1천원에서 약 3만원으로 80%가량 줄었다. 여기에 치료에 들어간 보험 청구금액을 빼보니 이 병원의 손실보상금은 마이너스 3천963만원. 정부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해서 돈을 달라고는 할 수 없으니 보상금을 '0원'으로 책정한 것이다.
이런 내막이 정리되자 다음 날 오전부터 취재에 들어갔다. 병원 측에 자료를 요구해 지침 변경 전후 수입 내역을 파악했고, 경기도에 보낸 공문을 사진 파일로 전달받았다. 거기에 정부가 바뀐 지침을 적용하기 전인 7월 30일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에 지급한 손실보상금(제16차 개산급)과 8월 30일 손실보상금(17차 개산급)을 취합해 비교해봤다. 손실보상금은 전반적으로 30%가량, 전담 병원만 따지면 23%가량 준 사실이 확인됐다.
다른 사례는 없을까. 경기 남부지역 다른 전담 병원에도 취재를 시도했다. 상당수 병원이 중수본 눈치가 보인다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간접 취재를 통해 평택의 박애병원(전담 병원)도 3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손실보상금이 30%나 적게 나왔다는 얘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중수본의 설명이 필요했다. 보건복지부 출입 기자를 통해 담당자 연락처를 얻었으나, 역시나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코로나 상황을 취재해본 기자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으나 작년 1월 코로나19 발생 후 가장 취재하기 어려운 기관이 중수본이다.) 문자메시지를 남겼는데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병원 측도 중수본과 계속 통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와 연결이 안 돼 답답하다고 했다.
이에 중수본 담당자에게 연락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남겨놓은 뒤 9월 1일 오후 2시 13분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제하의 단독 기사를 송고했다.
기사가 나가고 나자 두 시간도 안 돼 중수본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기사를 봤고, 문제에 공감한다며 "손실보상금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이나 범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수본 입장을 담아 같은 날 오후 5시 28분 ['손해 감수' 코로나 전담병원에 중수본 "손실보상금 조정할 것"] 이라는 후속 기사를 내보냈고 이어 오후 6시 8분 기존 기사에 중수본 입장을 담은 종합 기사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종합)]까지 송고했다.
하루종일 손실보상금에 매달려 취재하면서 더 큰 문제를 찾아낼 수 있었다. 바로 중수본이 10월 1일부터는 전담 병원에 지원하던 파견 의료진 인건비를 끊기로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인건비 지원이 중단되면 버틸 전담 병원은 많지 않다. 아무리 사명감 느끼고 하는 일이라도 손해까지 감수하라는 건 공정하지 않다. 그렇게 되면 지정 취소를 요청하는 전담 병원이 쇄도할 것으로 우려됐다. 실제로 이 같은 사례가 바로 서울 구로의 미소들요양병원이었다.
이 병원은 더나은병원보다 규모가 컸다. 200병상에 육박하는 규모로, 손실보상금이 줄어 재정에 어려움을 겪게 됐지만, 그보다 파견 의료진 인건비가 끊기면 버틸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에 중수본이 손실보상금을 재조정하겠다며 더나은병원 측에 밝힌 금액이 '5만5천원'이라는 소식도 추가로 듣게 됐다. 병상 단가를 마치 시장에서 흥정하듯 하는 모습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중수본 실무진과는 전날 기사화 이후 핫라인이 연결된 듯 전화 취재가 가능했다. 중수본은 변경된 지침을 지난 6월, 그러니까 하루 확진자 수가 200∼300명대에 불과하던 때에 '위드 코로나' 시행을 고려한 상태에서, 7월 4차 대유행을 예상하지 못하고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는 팬데믹 아래 행정기관이 일일이 앞일을 예상하고 정책을 만들 순 없겠으나, 병상 부족이 현실화해 병상 동원 명령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6월에 만든 지침을 강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됐다.
다음날인 2일 오후 3시 30분 중수본의 파견 의료진 인건비 중단 계획과 전담 병원의 어려움, 중수본이 지침을 변경하게 된 배경 등을 담아 [코로나 전담병원들 손실보상금 줄고 파견 의료진 인건비까지 부담] 기사를 냈다.
'손실보상금 대폭 삭감, 파견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이 두 가지로 점철되는 중수본의 보상 지침 변경에 지적 기사를 쏟아내자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관내 더나은병원의 입장을 살펴본 뒤 8일 중수본에 변경된 지침을 철회하고 기존 기준대로 보상금을 책정해달라고 건의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 발표 전 성명 내용을 전달받아 당일 오후 2시 34분 [정장선 평택시장 "전담 병원 보상금 삭감 지침 철회해야" 건의] 기사를 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정 시장은 이 성명서를 김부겸 국무총리에게도 개인적으로 전달했다고 한다.
중수본은 평택 더나은병원과 서울 미소들병원 관계자를 불러 10일 간담회를 하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당일 간담회에선 구체적인 대안을 공개하지 않았고, 다만 각 병원에 27일 열리는 손실보상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면 공개하겠다고 했다. 병원들은 불안해했다. 공정한, 적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면, 더는 전담 병원의 역할을 이어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두 병원 관계자들은 이후에도 계속 기자와 연락하며 상황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는 사이 방송, 신문에서도 이 내용을 기사화하기 시작했다.
재정난을 호소하며 지정 취소를 요청한 코로나19 전담 병원 2곳은 10월 1일부터 닥쳐올 의료진 지원 중단 조치를 앞두고도 계속 환자를 받고 있었다. 아니, 전보다 오히려 더 많은 환자를 받기도 했다. 그들의 희생, 사명감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14일 오후 4시 8분 ["밀려드는 환자 안 받을 수 없어"…'손해 감수' 코로나 전담병원] 기사를 송고했다.
27일 심의위가 열렸지만 두 병원은 결과를 전달받지 못한 상태였다. 다음날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28일 다시 취재를 시도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전날보다 목소리가 밝았다. 무언가 일이 잘 풀린 듯했다. 들어보니 중수본이 손실보상금 지침 변경을 철회하고, 전담 병원으로 전환한 요양병원에 기존 기준대로 의료기관 등급별 병상단가(16만1천원)를 적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의료진 파견 비용도 의사는 50%, 간호사·임상병리사 등은 70%, 요양보호사는 100% 지원을 이어간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두 병원은 "이 정도 중재안이라면 전담 병원 운영을 이어갈 수 있겠다"고 했다. 중수본에도 확인 취재가 필요했다. 담당자와 연락했더니 이 내용이 맞는다고 했다. 다만 다음날인 29일 관련 보도자료가 배포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다음날까지 기다리지 않고, 취합한 내용을 바탕으로 28일 오후 5시 47분 [코로나 전담 병원 '파견 인력 중단·보상금 삭감' 없던 일로]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취재 대상이 코로나19 전담 병원과 중수본이다 보니 현장 취재에는 제약이 따랐다. 주로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취재했고, 대부분의 취재는 현장보단 자료 취합과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제보자와는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다. 더나은병원의 경우 올해 1월 전담 병원 지정 당시 취재, 설 연휴 고생하는 의료진 취재 때 연락을 취한 게 다였다. 제보자는 더나은병원의 억울한 사정을 주변인들에게 말하던 중 본 기자를 아는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아 제보하게 됐다고 한다. 제보자를 통해 더나은병원 실무진, 미소들병원 실무진을 취재했고, 중수본, 평택 보건당국, 이외 다른 전담 병원 등에까지 취재를 확장해 나갔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연합뉴스 보도 이후 KBS를 비롯해 sbs, mbc 등 주요 방송사와 청년의사, 의학신문, 의협신문 등 의료 전문지, 경기일보. 기호일보 등 지방 신문사 등에서 앞다퉈 관련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의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보도 이후 kbs는 같은날 9시 뉴스에서 6번째 꼭지로 [코로나 전담병원 손실보상 '0원' "환자 돌봤는데…문 닫을 지경"]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기사를 다뤘고, ["책임감으로 버텼는데…" 지정 반납하는 코로나19전담병원들](청년의사), [평택 더나은요양병원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경기일보), ["손해보며 어떻게 합니까"…코로나 전담병원 지정 취소 요구](obs) 등이 첫 보도 이후 이번 사안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후 연합뉴스가 손실보상금 삭감에 이어 파견 의료진 인건비 지원도 중단될 예정이라는 내용으로 후속 보도를 내보내자 7일 sbs는 8시 뉴스를 통해 ["환자 많을수록 손해" 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이라는 기사를 4번째 꼭지로 보도했고, ["일부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 정부에 지정 취소 요구"](mbc), ["서울 등 일부 감염병 전담병원, 정부에 지정 취소 요구"](kbs), ["지금까지 고생한 전담병원 이렇게 대하면 누가 참여하겠나"](청년의사) 등이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가장 먼저 입장 표명에 나선 것은 더나은요양병원이 있는 평택시였다. 정장선 평택시장이 8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에 새 지침을 철회하고 기존 지침을 적용해 전담 병원 이탈을 막아달라고 건의한 것을 연합뉴스가 보도하자 [정장선 평택시장 "코로나19 전담 병원 보상금 삭감 지침 철회해야"](kbs), [[경기] 평택시 "전담 병원 손실보상금 책정은 기존 지침대로 해야"](ytn), [평택시 "코로나 전담병원 손실보상금 지침 원래대로"](경기일보, 인천일보, 기호일보 등) 등의 보도가 이어졌다.
9월 28일 중수본이 손실보상위원회 심의를 통해 새 지침을 철회하고 기존 지침 수준으로 전담 병원을 지원하겠다고 지침을 재개정한 내용을 확인해 [코로나 전담 병원 '파견 인력 중단·보상금 삭감' 없던 일로]라는 마지막 기사를 내보내자 [전담 병원 '적자' 호소에…정부, 손실 보상 기준 '재변경'](sbs), [방역당국, 코로나19 치료 의료기관 손실보상 기준 개선…병상 단가 조정](kbs), [정부, 손실보상금 다시 손봤다…코로나 전담 요양병원 반발에 재조정](중앙일보), ["병상 이탈 막자"…코로나19 치료 의료기관 손실보상 기준 개선](뉴스1), ['병상 이탈 없게'…코로나19 대응 의료기관 손실보상 강화](뉴시스), [삭감됐던 코로나19 전담병원 손실보상금, 다시 상향 조정](청년의사) 등이 관련 사안을 보도했다.(타매체 반향은 별첨)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7월부터 이어진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 지침으로 모두가 지쳐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9월 한 달간 코로나 전담 병원들은 그야말로 전전긍긍하며 시간을 보냈다. 매일 쏟아지는 코로나 환자를 돌보다가 예상도 못 했던 '손실보상금 삭감'에 10월 1일부터 닥쳐올 '파견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이라는 정부의 일방적인 조치는 전담 병원들을 좌절하게 했다. 지난 8월 30일, 7월 코로나 전담 병원 운영 결과에 따른 손실보상금 정산 결과 '0원'이라는 통보를 받은 평택 더나은요양병원은 경기도와 중수본에 도움을 청했으나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다가 연합뉴스에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게 됐다.
만일 이 사안이 기사화되지 않았다면 10월 1일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할 정도다. 전담 병원들은 의료진 파견 비용을 댈 수 없다며 여기저기서 지정 취소를 요청했을 것이다. 병상이 줄어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없던 작년 초 대구·경북의 상황이 수도권에서 재현된다면 억울한 사연들은 또 얼마나 많아졌을까.
다행히 정부는 전담 병원들의 사연을 기사화한 언론의 외침을 듣고 반응을 보여줬다. 하루 확진자 수가 200∼300명 남짓하던 지난 6월 만든 지침을 지금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줘 다시 변경하기에 이르렀다.
9월 1일부터 28일까지 이어진 취재 과정에서 전담 병원들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정부 새 지침에 "전담 병원 운영을 계속 할 수 있겠다"고 답했다.
이번 보도를 통해 기사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제도의 변화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는 있다는 진리를 체험할 수 있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모두 준수했다.
기자 초년병 때 언론계 선배에게서 "지역 기자는 모세혈관을 담당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비록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할 굵직한 기사를 취재하러 다닐 기회는 많지 않지만, 시민(독자)과 때론 더 가까운 곳에서 미세한 문제를 찾아내고, 거기서 부조리한 무언가를 고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그 선배는 "모세혈관에서 출혈이 계속된다면 이 또한 몸 전체의 건강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취재가 그랬다. 중수본이라는 큰 흐름을 담당하는 기관에서 지침을 변경하자 평택 더나은병원이라는 코로나 전담 병원에서 출혈이 시작됐다. 이 출혈은 자칫 다른 많은 전담 병원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지침이 어떤 문제를 품고 있는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이 지침으로 인해 어떤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지 알려야 했다. 다행히 모세혈관에서 일어난 출혈은 중수본의 지침 재변경 조치에 따라 가까스로 멈추게 됐다.
9월 1일 첫 보도 당시 관련 기사를 찾아봤더니 매월 말일께 '중수본이 이번달에 손실보상심의위를 열어 치료 의료기관에 손실보상금을 얼마씩 지급했다'는 의례적인 기사가 전부였다. 중수본이 지침을 어떻게 변경했는지는 세세히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출입 언론사들은 대부분 보도자료에 의존해 기사를 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평택지역을 담당하는 주재 기자 입장에서 중수본의 손실보상금 삭감·파견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지침을 세세하게 파악해 기사화할 수 있었던 것은 중앙을 담당하진 않지만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겪은 일을 토대로 중앙에까지 취재를 확장해 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병원 한 곳의 사례를 그저 그곳만의 문제라고 보지 않고, 원인을 파악해 심층 취재함으로써 이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후속 보도할 수 있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 피신청 등 해당 사항 없다.
취재후기
(373회)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 최해민 기자
“이게 공정인가.” 지난 9월 한 달간 코로나19 전담병원들이 수없이 되뇌었을 말이다. 억울한 죽음을 막겠다며 병상을 모조리 내어 준 민간 병원들, ‘병상 동원 명령’에 어쩔 수 없이 병상을 내놓은 대형 병원들 모두 정부의 갑작스러운 ‘손실보상금 삭감’과 ‘파견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지침에 좌절했을 것이다.
정부는 하루 확진자가 200명대를 유지하던 지난 6월 전담병원에 대한 보상 규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했다. 7월분부터 손실보상금을 대폭 줄이고, 10월분부터는 파견 의료진 인건비 지원까지 끊을 계획이었다. 평택의 한 전담병원은 8월30일 지급된 7월분 손실보상금이 ‘0원’인 것을 확인하고 정부에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설명조차 듣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인을 통해 기자에게 억울한 사정을 털어놨다.
그렇게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이란 기사가 세상 빛을 보게 됐다. 첫 기사가 나온 후에도 정부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전담 병원 지정 취소를 요청한 병원을 설득하려고만 했다. 파장이 거세지자 그제야 9월27일 손실보상심의위를 열어 변경한 지침을 다시 개정하기에 이르렀다.
만일 이 사안이 제때 기사화되지 않았다면 10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전담병원들은 줄줄이 지정 취소를 요청했을 것이고, 병상이 부족해 치료를 받지 못한 작년 대구·경북 사태가 수도권에서도 재현됐을 것이다. 그사이 억울한 죽음이 생길 수도 있었다.
이번 보도를 통해 한 건의 기사가 당장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제도의 변화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진리를 체험할 수 있었다.
회차 심사평
제373회 전체 총평
제37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부문 67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편이 응모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CBS의 <화천대유, 곽상도 의원 아들에 퇴직금 50억 지급>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와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첫 보도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의 일부 실체를 드러냄으로써 ‘정치권 게이트’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고,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 모두 돋보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0편의 출품작 중 KBS의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과 독점 문제를 타 매체 보다 앞서 심층적으로 보도했고, 대리기사 등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파헤쳐 호평을 받았다. 플랫폼 독점 문제를 공론화해 제도개선의 기반을 마련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출품작 16개 가운데 한국일보의 <건설 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타워크레인 노조, 건설기계 노조 등의 불법행태와 이권 다툼, 노조원에 대한 횡포 등의 문제를 신랄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다수로부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동안 파편적으로 보도됐던 건설 노조의 갑질 문제를 완결적으로 지적한 것이 돋보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의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보도는 코로나 전담병원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상금 삭감과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조치를 기사화함으로써 당국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았다. 코로나19 방역 피해를 감당해온 지역병원이 처한 억울한 상황을 토대로 취재를 확장하며 이슈를 전국화한 기자의 노력이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제주의 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 LPG업계의 오랜 독과점 구조를 끈질기게 파헤쳐 의혹을 제기했고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춘천의 <기상장비(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보도는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공공기관의 기상장비 중복 설치라는 문제를 지적해 주제의 참신성이 돋보였다. 강원도 지역 전수조사,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AWS 지도를 제작하는 등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취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코로나19라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권력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고 진실을 찾기 위해 발로 뛰는 기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