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동생이 억울하게 죽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22살 남성 김준호 씨 가족의 제보였습니다. 지난 8월 8일, 준호 씨는 제대 일주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과거 준호 씨는 부대에서 군 선∙후임에게 정신적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괴롭힘은 제대 이후까지 이어졌습니다. 제대한 뒤 평범한 삶을 꿈꿨던 20대 청년이 죽음을 선택한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 [단독] 손도끼 든 군 동료…제대 일주일 만에 극단 선택 >
유족을 만나 사망 경위를 파악해 보도했습니다. 준호 씨는 세상을 떠나기 전, 아파트 옥상에서 군 생활을 함께한 선임 한 모 씨와 후임 김 모 씨를 만났습니다. 이들은 한 손에 도끼를 쥐고 준호 씨를 찾아왔습니다. 옥상에서 준호 씨에게 손도끼를 던지고, 벽을 찍으며 협박했습니다. 군 동료들에게 흉기 협박과 폭언을 당한 준호 씨는 만남 8시간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해 CCTV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손도끼를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군 선∙후임의 모습, 생명에 위협을 느낄 만큼 협박을 당한 준호 씨의 모습 등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사건 당일 행적을 알리기 위해 유족의 동의를 받아 해당 영상을 보도했습니다.
군 동료였던 한 씨와 김 씨가 왜 준호 씨를 협박했는지, 범행 동기를 취재했습니다. 준호 씨는 유서를 남기지 않았고, 가해자들은 취재진임을 밝히자 연락을 아예 차단했습니다. 범행 동기는 오리무중이었고, 준호 씨 죽음의 이유는 아득하기만 했습니다.
(취재 초기, 가해자 중 한 명은 입건조차 되지 않아 경찰 수사가 진행되기 전이었습니다.)
유족과 함께 가해자들의 협박 이유를 찾던 중, 혹시나 금전 문제가 연관된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금전이 오갔는지 파악하기 위해 통장 이체내역을 일일이 살폈습니다. 준호 씨가 선임 한 씨에게 여러 번 돈을 빌려준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올해 입금한 금액만 400만 원이 넘었습니다. 또, 협박을 당한 뒤 준호 씨가 햇살론 등에 대출 조회 신청을 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준호 씨는 자신이 갖고 있는 비트코인 일부를 현금화해 한 씨에게 이체하기까지 했습니다.
< [단독] 도박빚 때문에…"극단 선택 알고도 뒤늦게 신고" >
결국 ‘돈’ 때문이었습니다. 도박빚이 있던 한 씨와 김 씨는 과거 준호 씨에게 여러 차례 돈을 빌렸습니다. ‘도박빚’을 갚는다는 명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준호 씨가 ‘돈을 갚아달라’고 하자, 오히려 ‘돈을 더 내놓으라’며 손도끼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돈을 빌려달라는 선임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예금과 군 적금으로 마련한 돈까지 선뜻 내어준 준호 씨는 1/10도 채 돌려받지 못하고 폭언과 협박을 당했습니다.
준호 씨의 휴대전화에는 준호 씨가 느꼈을 압박감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들은 손도끼로 준호 씨를 협박한 뒤, ‘절대 티내지 말라’는 카카오톡을 보내 입막음을 시도했습니다. 준호 씨는 겨우 ‘네..’라고 대답합니다. 이밖에도 이들은 ‘부모님 어디 있냐’, ‘뭐 하냐’, ‘티 안 나게 해라’ 등의 연락을 해 준호 씨를 감시했습니다.
준호 씨가 경험한 불안함과 두려움은 차마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습니다. 유튜브 검색 기록엔 ‘돈 때문에 힘들어요’, ‘자살’, ‘자살 유가족’, ‘자살 후 가족’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단어가 많았습니다. 유족은 이때 준호 씨가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것 같다고 추측했습니다.
협박 직후 한 씨와 공범인 김 씨 지인의 대화 녹취를 확보해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준호 씨의 극단적 선택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준호 씨의 시신을 확인한 선임 한 씨가 119에 직접 신고한 건 오후 4시 20분쯤입니다. 하지만 녹취에서 한 씨는 ‘준호는 아침에, 4시 이전에 죽었다’고 말합니다. 극단적 선택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고, 신고조차 하지 않아 준호 씨를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놓친 겁니다. 녹취를 통해 범행 직후 이들의 행적을 고발했습니다.
< [단독] 20여 일 지나 입건…더딘 수사에 피눈물 >
더딘 경찰 수사는 유족을 더 아프게 했습니다. 사건 당일의 행적이 모두 CCTV에 찍혔지만 수사는 미적지근했습니다. 직접 돈을 빼앗고 입막음을 시도한 선임 한 씨는 사건 발생 20일이 지나도록 입건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3주가 지나서야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뒤늦게 전환됐습니다.
경찰은 취재진에게 ‘한 씨 휴대전화의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늦게 왔고, 한 씨가 허위진술을 해서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설명은 CCTV 영상, 준호 씨 휴대전화에 담긴 증거들과 배치됐습니다. 경찰의 수사 과정을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수사가 지연되는 사이 한 씨와 김 씨는 말을 맞췄습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녹취를 통해 피의자들의 수사 방해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이들은 ‘진술을 동일하게 해야 한다’, ‘도끼는 누가 가져온 걸로 하자’ 등 말을 맞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건 발생 20여 일 뒤, 한 씨는 특수공갈 등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법원은 사안이 중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한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유족들의 상처를 곪게 하는 더딘 경찰 수사를 지적해 보도했습니다
(현역 신분인 후임 김 씨는 범행 직후 군 경찰에 긴급체포돼 수사 중이었습니다.)
< [단독] 손도끼 협박범 또 있었는데, 처음엔 '무혐의'였다 >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는 선임 한 씨와 후임 김 씨로, 2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피의자들 외에도 남성 1명이 더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피의자들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 대화를 나누고, 협박 이후에는 같은 차량에 탑승해 이동했습니다. 공범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에 이 남성이 누구인지 물었지만, ‘이 사건 무관한 사람’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SBS 취재 결과, 이 남성은 피의자들의 공범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범이자 후임 김 씨의 지인인 최 씨는 범행 현장에서 ‘천만 원을 가져오라’는 각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인물이었습니다. 검찰은 최 씨를 특수공갈 등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법원은 최 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최 씨는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입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에서 최 씨는 참고인 조사만 받았습니다. 단 한 번의 조사만 받고 바로 풀려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당시 최 씨가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려웠다’며 해명했지만,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동일한 사건이었고, 증거 역시 똑같았습니다. 법원은 이런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빨리 입건됐었다면 피의자들의 범행을 입증할 더 많은 증거를 확보했을지도 모릅니다. 유족은 ‘경찰 수사에 두 번 실망했다’며 또 한 번 눈물을 흘렸습니다.
준호 씨의 죽음을 단순한 ‘극단적 선택’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사망 사건으로 결론짓기엔 이해하기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준호 씨의 억울한 죽음에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구속 기소되거나 기소를 앞둔 피의자들은 물론, 선임의 명령과 지시를 거절할 수 없는 문화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부실 수사 논란을 자초한 경찰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준호 씨의 죽음이 억울한 죽음으로 끝나지 않도록 보도를 통해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제보자와의 이해관계 등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SBS 보도 전까지 타 매체의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보도 이후 타 매체가 SBS 보도를 인용하며 보도했습니다. 추종보도 리스트는 별도로 제출하겠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피의자 3명 가운데 2명은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애초에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공갈, 특수공갈 미수, 공동공갈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형량이 더 높은 특수강도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준호 씨 죽음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끔 죄명이 변경된 겁니다. 공범 최 씨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뒤늦게 입건된 만큼 수사당국은 이들의 관계와 공모 정황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 담당자는 유족 측에 ‘경찰이 신뢰를 주지 못했다’며 사과했습니다. 부실 수사 비판 보도 이후 수사 책임자인 경찰서장은 유족 측에 공식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준호 씨 사망 사건을 수사한 담당자들에 대한 감찰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 선∙후임이 손도끼를 들고 찾아온 이후 준호 씨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팠던 준호 씨의 둘째 누나는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다 지난 8월 말 숨졌습니다. 삼남매 중 두 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족에겐 슬퍼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없었습니다. 보도 이후 유족은 준호 씨의 죽음을 알리는 국민청원을 올렸습니다. 해당 청원에는 8만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해 취재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관련 외부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모두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3회 전체 총평
제37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부문 67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편이 응모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CBS의 <화천대유, 곽상도 의원 아들에 퇴직금 50억 지급>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와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첫 보도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의 일부 실체를 드러냄으로써 ‘정치권 게이트’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고,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 모두 돋보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0편의 출품작 중 KBS의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과 독점 문제를 타 매체 보다 앞서 심층적으로 보도했고, 대리기사 등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파헤쳐 호평을 받았다. 플랫폼 독점 문제를 공론화해 제도개선의 기반을 마련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출품작 16개 가운데 한국일보의 <건설 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타워크레인 노조, 건설기계 노조 등의 불법행태와 이권 다툼, 노조원에 대한 횡포 등의 문제를 신랄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다수로부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동안 파편적으로 보도됐던 건설 노조의 갑질 문제를 완결적으로 지적한 것이 돋보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의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보도는 코로나 전담병원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상금 삭감과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조치를 기사화함으로써 당국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았다. 코로나19 방역 피해를 감당해온 지역병원이 처한 억울한 상황을 토대로 취재를 확장하며 이슈를 전국화한 기자의 노력이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제주의 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 LPG업계의 오랜 독과점 구조를 끈질기게 파헤쳐 의혹을 제기했고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춘천의 <기상장비(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보도는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공공기관의 기상장비 중복 설치라는 문제를 지적해 주제의 참신성이 돋보였다. 강원도 지역 전수조사,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AWS 지도를 제작하는 등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취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코로나19라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권력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고 진실을 찾기 위해 발로 뛰는 기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