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재택근무 도입으로 콜센터는 더 이상 ‘닭장’이 아니라고 한다. 노동 환경도 개선됐다고 했다. 폭언에 시달리는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한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마련됐고 자체 보호 시스템을 운영하는 콜센터도 있다. ‘혁신’을 표방하는 플랫폼 기업들은 자사 콜센터가 기존 대기업 콜센터와 다르다고 강조한다. 몇몇 서비스 품질 평가 기관은 ‘AI 챗봇, 보이스봇, 재택근무’를 도입한 플랫폼 기업의 콜센터를 ‘우수 콜센터’로 인증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만난 콜센터 노동자들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누구 말이 맞을까. 알 도리가 없다. 그래서 직접 콜을 받아보기로 했다. 경향신문 기자들은 비대면 시대의 제일선, 콜센터에서 8월26일부터 9월10일까지 일했다. 먼저 코로나19로 노동 강도가 높아진 콜센터를 추렸다. 코로나로 주문량과 매출이 증가한 배달의민족, 쿠팡 두 곳과 상담 콜이 폭증한 정부 코로나19 상생국민지원금 콜센터를 일터로 택했다. 다양한 현실을 접하기 위해 근무 방식과 시간대를 달리했다. 기자들은 각각 주간, 심야, 재택근무조로 나뉘어 현장에 투입됐다. 기사는 9월 13일부터 9월 27일까지 5차례에 걸쳐 연재했다.
▲1회 <버텨야 하는 '죄송의 굴레‘>는 콜센터에 지원해 취업이 되기까지 과정을 기록했다. 콜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하청 업체 6곳에 지원해 면접을 봤다. 채용 과정에서 면접관들은 악성 민원 고객에게 얼마나 잘 ’죄송‘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 과정에서 구직자들은 자연스럽게 ‘을의 자세’를 배웠다.
▲2회 <'교육'이란 이름의 갑질>에서는 상담 업무 전 필수 과정인 ‘교육’을 다뤘다. 꼬박 사흘 동안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현장 교육을 받고도 탈락하면 일체 교육비를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교육 과정을 고발했다. 이 과정에서 콜센터는 위법한 ‘교육입소동의서’, ‘서약서’에 서명을 강요했다. 교육 과정은 허술했고 ‘입사 테스트’는 까다로웠다. 기자도 퇴근 후 잠자는 시간을 쪼개 테스트를 준비했다.
▲3회 <'일회용 상담사'가 안내하는 국민지원금>은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을 안내하는 상담사들의 이야기다. 아무런 책임과 권한이 없는 1개월 단기계약 상담사들이 민원인의 불만과 항의를 오롯이 받아내는 현장을 기록했다. ‘일회용’ 상담사들은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지원금 관련 매뉴얼을 받지 못했고 매일 달라지는 지침을 숙지할 시간도 없다. ‘아는 게 뭐냐’는 질타 속에도 상담사들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4회 <배달의민족 콜센터 제3의 업무 '죄송'>는 배달의민족 하청 콜센터에서 일한 체험기다. 라이더와 업주, 소비자 모두가 콜센터에 분풀이를 한다. 비 오는 날 배달 주문 폭증으로 서버가 다운되면 콜센터는 전쟁터가 된다. 서버가 먹통이 된 상황에서 받았던 콜을 기록했다. 감정노동에 지친 상담사들은 보호받을 방법이 없다. 배달의민족에서 자랑하는 ‘감정노동자 보호 시스템’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5회 <7평 원룸까지 들어온 '노동감시'의 눈>에서는 콜센터 상담사의 재택근무를 기사화했다. 회사는 재택근무를 노동자에 대한 배려라고 말했지만 노동 강도는 콜센터 근무보다 높았다. 회사의 노동 통제와 감시도 전보다 강화됐다. 재택근무를 하는 상담사들은 일하면서도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했다. 실적 압박 속에 코로나 백신 접종조차 관리자의 눈치를 봤다. 나 홀로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더 심한 우울과 불안을 겪고 있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위장 취업을 통한 취재 특성상 현장에서 만난 동료들은 모두 가명을 사용했다. 상담 ‘콜’ 내용도 민원인 신분을 특정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상담 내용은 가능하면 있는 그대로 싣도록 했다. 콜센터 동료들의 도움 덕분에 취재를 이어갈 수 있었다. 현장 동료들은 초보 상담사를 성심성의껏 도와줬다. 일하며 속내를 털어놨던 동료들에게는 취재를 마친 뒤 신분을 밝히고 양해를 구했다. 다행히 동료들은 기자를 이해해줬고 서로의 앞날을 응원했다.
이번 기획기사는 감정적인 기사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코로나 시대 달라진 콜센터 노동 환경을 있는 그대로 담으려고 노력했다. 새로운 팩트 발굴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불합리한 근로계약과 강압적인 상조회 가입 등 현장에서 벌어지는 위법 행위를 보고 겪고 확인해 기사화했다. 여기에 정신 질병 산재 현황, 감정노동자보호법 위반 신고 통계 등 단독으로 확인한 수치와 데이터를 기사에 녹여 넣었다. 콜센터 노동 연구자, 노무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전문성을 보강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코로나 이후 기자들이 콜센터에서 일하며 노동을 취재한 기사는 없었다. 그간 콜센터 노동을 다룬 기사는 상담사들의 간접 인터뷰를 통해 ‘감정노동’을 다루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경향신문 콜센터 기획은 콜센터에서 노동자들이 부딪히는 현실 문제를 다루는 데 집중했다. 구직과 교육, 현장 근무까지 단계별로 나누어 전 과정을 기록했다. 콜센터 내 부조리와 미흡한 보호 시스템, 노동자를 옥죄는 위계질서 등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내밀한 콜센터 노동 현실을 풀어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코로나19로 급속히 성장한 플랫폼 기업도 콜센터 운영만큼은 기존 기업과 다르지 않았다. 하청을 주고 노동 환경 개선을 외면하는 행태를 답습했다. IT(정보기술)를 통해 구축했다는 감정노동자 보호 시스템 역시 현실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 혁신을 강조하는 ‘본사’와 달리 콜센터에는 혁신이 없었다. 노동 환경도 개선되지 않았다. 노동자 안전을 위해 도입했다는 재택근무의 이면에는 극심한 노동감시와 통제가 있었다. 콜센터 노동을 감독·관리해야 할 정부가 기업의 행태를 답습하는 현실도 기사를 통해 고발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다. 취재를 위해 위장 취업을 했지만, 해당 회사에 해를 끼치거나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업무에 충실했다.
7. 기타 고려사항
일체의 외부 지원,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의 피신청사항은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73회 전체 총평
제37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부문 67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편이 응모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CBS의 <화천대유, 곽상도 의원 아들에 퇴직금 50억 지급>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와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첫 보도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의 일부 실체를 드러냄으로써 ‘정치권 게이트’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고,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 모두 돋보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0편의 출품작 중 KBS의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과 독점 문제를 타 매체 보다 앞서 심층적으로 보도했고, 대리기사 등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파헤쳐 호평을 받았다. 플랫폼 독점 문제를 공론화해 제도개선의 기반을 마련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출품작 16개 가운데 한국일보의 <건설 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타워크레인 노조, 건설기계 노조 등의 불법행태와 이권 다툼, 노조원에 대한 횡포 등의 문제를 신랄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다수로부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동안 파편적으로 보도됐던 건설 노조의 갑질 문제를 완결적으로 지적한 것이 돋보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의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보도는 코로나 전담병원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상금 삭감과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조치를 기사화함으로써 당국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았다. 코로나19 방역 피해를 감당해온 지역병원이 처한 억울한 상황을 토대로 취재를 확장하며 이슈를 전국화한 기자의 노력이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제주의 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 LPG업계의 오랜 독과점 구조를 끈질기게 파헤쳐 의혹을 제기했고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춘천의 <기상장비(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보도는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공공기관의 기상장비 중복 설치라는 문제를 지적해 주제의 참신성이 돋보였다. 강원도 지역 전수조사,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AWS 지도를 제작하는 등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취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코로나19라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권력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고 진실을 찾기 위해 발로 뛰는 기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