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자상 추가 공적서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KBS는 앞서 제주지역 LPG 업계의 담합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보도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LPG 충전사업자 4곳에 대한 본격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일부는 담합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공정위 심의위원회 구성 등 내부 행정절차가 오래 걸리면서 결과는 올해 상반기쯤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KBS는 담합의혹 외에도 제주지역 LPG 업계의 전반적인 문제도 짚었습니다. 담합 의혹을 보도할 당시 제주시내 음식점에서 가스 관련 사고가 발생했는데, 해당 음식점의 LPG 소형저장탱크는 불법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겁니다. 이를 토대로 제주지역에 만연한 불법 소형저장탱크나 무면허 벌크 영업 등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도 이후 해당 사고와 관련해 부상을 입었던 가스 충전원이 결국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고, 또 사고 이후 석 달이 지나도록 피해보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오히려 음식점 업주가 과태료까지 물게 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앞서 KBS 제주방송총국이 지적한 LPG 업계의 전반적인 문제들은 개선이 됐을까 의문이 생겼고 다시 한 번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만연한 불법 소형저장탱크…가스안전공사 특별단속 실시
LPG 공급은 크게 가스통이라고 불리는 용기를 교체하는 방식이 있고, 다른 하나는 ‘벌크로리’라는 차량이 저장 탱크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나뉩니다. ‘벌크로리’ 방식으로 공급할 때는 공급에 앞서 LPG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해야 하고, 설치한 뒤 반드시 완성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앞서 가스 관련 사고가 났던 제주시내 음식점의 탱크는 검사를 받지 않은 사실이 KBS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또 KBS 보도 이후 한국가스안전공사가 특별 단속에 나선 사실을 확인했으며, 해당 단속에서만 제주지역 주택과 식당 등에 설치된 불법 탱크 등 35곳이 적발된 소식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KBS는 이처럼 불법 탱크가 만연한 원인에 대해서도 들여다봤는데, 가스 판매업체가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검사를 생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같은 불법 소형저장탱크는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데다, 판매업체는 물론 사용자에게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검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 여전한 무허가 벌크영업 문제
용기 교체가 아닌 소형저장탱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앞서 설명한 바대로 ‘벌크 로리’라는 차량이 주기적으로 가스를 충전하게 됩니다. 이 같은 공급 방식을 벌크 영업이라고 부르는데, 벌크 영업은 가스 판매점 허가를 받았더라도 별도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영세업체 입장에서는 차량 구입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또 비교적 넓은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허가를 받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법과 편법 영업이 잇따르기도 합니다. 또 이 같은 실태는 앞서 KBS 제주방송총국의 연속 보도로 확인된 사실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같은 불법과 편법 영업이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데다 사고가 났을 때 책임소재도 불분명해질 수 있지만 행정당국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KBS가 불법과 편법 영업을 고발한 뒤로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일부 판매업체들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지만, 인력과 전문성의 부족이라는 이유를 들며 유의미한 결과는 내놓지 못했습니다. 결국 전국 단위 조직인 한국 LPG 벌크협동조합이 국회와 정부 등에 강력처벌을 호소하기에 이르렀는데, KBS는 추가 보도를 통해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KBS는 행정당국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불법영업 사례를 추가로 직접 확인했습니다. 일선 학교에서는 보통 급식실에서 LPG를 사용하는데, KBS가 직접 각 학교에 전화를 걸어 공급방식과 계약 업체 등을 확인해본 겁니다. 그 결과 문제가 확인된 학교만 6곳이었는데, 취재에 응하지 않은 학교가 다수인 점을 고려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제주도교육청은 계약은 일선 학교의 업무라면서도, 내년부터는 적격업체와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공문을 시행하겠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 화재 종합 보고서 단독 입수…제도 개선 촉구
KBS는 또 이번 후속 취재의 계기가 된 제주시내 음식점 가스 관련 사고에 대한 화재 종합 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벌크로리’ 차량으로 소형저장탱크 충전 과정에 가스가 누출됐고, 근처에 있던 버너에 옮겨 붙어 불이 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가스가 누출된 지점은 탱크 쪽이 아닌 차량 쪽의 호스로 추정했습니다. 소방뿐만 아니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가스안전공사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결국 해당 사고는 ‘벌크로리’ 차량의 소모품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인 겁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가스업체 관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 같은 사고는 사전에 차량 설비를 꼼꼼히 점검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연관된 법령 개정안이 발의된 사실도 취재 과정에서 확인됐습니다. 현행법은 용기에 가스를 충전할 때만 안전점검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벌크로리’ 차량에 LPG를 충전할 때도 안전점검을 의무화하는 액화석유가스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인 겁니다.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현안 때문에 처리가 늦어지고 있지만, 이번 보도를 통해 처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KBS는 제주지역에서 LPG가 가진 필수 소비재이자 공공재적 성격을 감안해 감독관청인 제주도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모든 취재는 취재진이 직접 수행했으며 기타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KBS 제주총국의 이번 보도는 단독 기획으로 타 매체 선행보도는 해당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KBS 보도 이후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실시한 불법 소형저장탱크 특별 단속과 관련해 제주지역 주택과 식당 등에서 35곳이 적발됐습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이 사실을 감독관청인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통보했으며, 단속 결과를 토대로 사용자와 판매업체 등에는 과태료가 처분될 예정입니다.
무허가 벌크 영업과 관련해서는 KBS가 추가로 확인한 불법 사례들에 대해 제주시가 해당 업체들에 대한 고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무허가 업체의 부탁을 받아 LPG를 공급한 업체들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한편 일선 학교에서 이들 업체와 공급계약을 맺은 것과 관련해 제주도교육청은 적격 업체와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당부하는 공문을 시행했습니다.
제주시내 음식점 화재 사고와 관련해서는, 앞서 경찰은 가스업체의 실무자를 업무상 과실치사로 입건했는데, KBS 보도 이후 업체 대표도 액화석유가스법 위반으로 입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KBS의 연속보도에 이은 후속보도를 통해 제주지역 LPG 업계에 만연한 불법 행위들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KBS는 연속보도 및 후속보도를 통해 제주지역 LPG 업계의 불법 소형저장탱크와 무허가 벌크영업 실태를 집중 고발했습니다. 또 제주시내 음식점 가스 관련 사고의 화재 종합보고서를 입수해 ‘벌크로리’ 차량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보도를 통해 제주지역 LPG 업계에 만연한 불법 행위들이 근절되는 한편, 유사 사고의 재발 가능성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LPG 담합 의혹을 조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불법 영업에 대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지역 LPG 업계에 경각심을 불러온 가치있는 취재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앞서 KBS가 보도한 LPG 충전사업자들의 담합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담당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일부 충전사업자가 담합을 인정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기도 했습니다. LPG는 제주지역에서 필수 소비재이자 공공재적 성격을 가진 만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LPG 시장에서 제주지역이 차지하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산업 전반적으로도 적지 않은 반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제주지역 LPG 업계의 근본적인 구조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존 이달의 기자상 공적서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 ⑤ 기타( )
취사와 난방용으로 쓰이는 가스는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비재입니다. 다른 지역은 대부분 도시가스를 사용하지만 제주는 다릅니다.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지난해에야 LNG를 원료로 하는 도시가스가 공급됐기 때문에 대다수 가정과 업소에서는 LPG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도시가스 보급률이 15%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반대로 80%가 넘는 대다수 도민은 LPG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주에서 LPG는 공공재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주지역 LPG 시장이 독과점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LPG 유통구조를 살펴보면, 정유사가 중간도매상인 충전사업자에게 공급하고, 충전사업자는 소매상인 판매점에 공급합니다. 그런데 제주지역 충전사업자는 4곳에 불과한 반면 판매점은 140여 곳에 달합니다. 이렇듯 충전사업자들의 시장 지배력이 매우 큰 상황이지만 견제 장치는 전무합니다.
도시가스 가격은 물가 심의를 통해 견제를 받고 있지만, LPG는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민간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심의에 포함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상 견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제주에서 LPG 가격 담합 의혹이 처음으로 불거졌습니다. 제주지역 LPG 충전사업자 4곳이 비슷한 시기 판매점에 공급하는 가격을 일제히 올린 겁니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했을 뿐 구체적인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취재진은 충전사업자의 전직 임원으로부터 구체적인 담합 사실을 접했고, 곧바로 취재에 돌입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치밀하게 논의된 담합 정황
충전사업자 4곳의 담합 정황 가운데 가장 눈에 띈 점은 소매상인 판매점의 복수거래를 없애려고 시도한 사실입니다. 140여 개 판매점들은 충전사업자 4곳과 복수로 거래하며 가격이 낮은 충전사업자들과 거래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충전사업자 4곳이 이 같은 구조를 깨기 위해 140여 개의 판매점을 나눠 갖기로 합의한 정황이 내부 문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충전사업자가 LPG 가격을 다 같이 인상해 판매점들이 다른 업체와 거래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려던 겁니다.
한 충전사업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에는 이를 뒷받침 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2020년 6월부터 10월까지 9차례에 걸쳐 작성된 이 문건에는 대표들이 만난 날짜와 당시 발언이 요약돼 있는데, 지난해 10월 20일 화요일 충전사업자들이 판매점 물량을 공유했고 일주일 뒤에는 복수 거래처도 확인했다고 적혀있습니다. 또 11월부터는 각 사 대표들이 논의한 사항이라며 가격 인상 시기와 금액까지도 적혀 있습니다.
■ 담합 의혹의 증거 ‘제주산업에너지’
충전사업자들이 만든 ‘제주산업에너지’라는 신규 법인을 통해서도 담합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KBS가 입수한 ‘제주산업에너지’의 투자 약정서에는, 도내 충전사업자 두 곳이 이 회사를 설립했고, 다른 한 곳이 투자에 참여하기 위해 약정한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약정서에는 충전사업자들의 대표이사와 지배주주들의 직인까지 찍혀 있었습니다.
투자약정서에는 충전사업자들이 ‘제주산업에너지’를 통해 LPG를 사들이고, 매입이 중단될 경우 등에는 10억 원의 위약금을 물리기로 명시됐습니다. 제보자는 ‘제주산업에너지’가 사실상 담합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담보 성격을 갖는 법인이라고 증언했습니다.
특히 약정서에는 ‘시장 안정화’에 어떠한 방해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고도 적혀 있어 사실상 담합을 시사하고 있었습니다. KBS는 이처럼 영업의 주요 부분을 공동수행하는 회사를 설립하고, 나아가 판매점을 장악하기 위해 거래 정보를 공유한 행위 모두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법률 자문을 통해 담합 정황을 고발했습니다.
■ 담합 증거 검증
이처럼 담합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존재했지만 충전사업자들은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이들은 거래물량 정보를 공유한 적도, 관련 자료를 작성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을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취재진은 충전사업자들의 해명 과정에서 ‘제주산업에너지’에 대해서는 충전사업자마다 입장이 엇갈린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4개 충전사업자 가운데 한 업체는 투자약정서를 만들었다고 인정하고, 모 업체는 투자약정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반된 입장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던 겁니다.
취재진은 담합의 핵심 증거인 투자약정서를 검증해보기로 했습니다. 투자약정서에는 충전사업자 대표이사와 지배주주의 필적이 적혀 있었기 때문에, 취재진은 충전사업자의 내부 문서 등을 입수해 실제 필적과 일치하는지를 전문가에게 감정해달라고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필적이 거의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KBS 보도 이후 투자약정서의 존재를 부인했던 충전사업자 측은 약정서가 존재했고, 서명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 사주의 이익을 위해 이용된 언론
취재진은 취재 과정에서 투자약정서의 존재를 부인한 충전사업자가 이번 담합을 제안했고, 또 LPG 업계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해왔다는 증언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해당 충전사업자가 제주지역 주요 일간지인 ‘제민일보’를 2008년 말부터 소유하고 있고, 수년 전 이 제민일보를 통해 LPG 업계에 개입한 사실이 있었다는 증언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이 충전회사에서 일했던 전직 임원과 기자 등을 통해 사주의 이익을 위해 이용된 언론 행태를 지적했습니다. 당시 제민일보에서 근무했던 편집국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모회사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이를 계기로 2008년 충전사업자가 제민일보를 인수한 이후부터 제민일보의 LPG 관련 기사들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실제 제민일보는 새로운 LPG 충전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할 때마다 다른 일간지와는 다르게 비판적인 입장에서 집중 보도를 해온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사례집을 통해 2010년 신생 충전사업자로부터 반론 보도를 청구받은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담합 논란이 처음 불거진 지난해 말에도 관련 기사를 쓴 다른 언론사 기자에게 제민일보 간부가 직접 전화해 압박했다는 증언도 확보해 보도했습니다.
■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비교분석
취재진은 제주대 언론홍보학과의 자문을 받아 제민일보의 보도 태도를 분석했습니다. 먼저 제주지역 일간지 3곳의 사설을 대상으로 LPG와 가스 산업을 다루는 태도를 비교했습니다. 취재진은 파이선을 활용해 일간지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설 제목을 모두 크롤링한 뒤, 제민일보가 인수된 이듬해인 2009년부터 ‘가스’나 ‘LPG’, ‘LNG’가 포함된 사례들을 추렸습니다. 이렇게 수집한 제목들은 워드클라우드로 표현했습니다.
분석결과 제민일보는 ‘특혜’나 ‘독점’, ‘조례’라는 키워드가 두드러졌습니다. ‘특혜’나 ‘독점’이 들어간 사설을 살펴보니 모 기업의 경쟁업체를 다루는 내용이었고, ‘조례’가 들어간 사설은 LPG의 지원을 촉구하는 취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수집된 사설의 내용도 분석했는데, 가스 관련 업체의 특혜를 지적하는 내용이나, LPG 산업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은 제민일보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LPG의 경쟁 상대인 LNG 도입의 당위성은 다른 두 일간지가 모두 다뤘지만 제민일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나아가 제주지역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교 분석한 논문들도 들여다봤습니다. 해당 논문은 LNG 사업에 대한 제민일보의 보도 태도를 분석했는데, “사주가 운영하는 회사의 이익과 지역사회 이익이 대립하는 이해 충돌 속에서 사주의 입장이 뉴스 구성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사주의 특정 이익을 대변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내밀한 산업구조 문제 조명
LPG 충전사업자들의 담합 논란을 보도한 다음 날 공교롭게도 제주시내 음식점에서 LPG 관련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LPG 관련 취재를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관심 있게 들여다보니 불법 탱크에 가스를 공급하다 벌어진 사고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판매점의 대표가 무려 12명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취재결과 안전관리책임자와 실제 충전을 한 직원은 판매점 직원이 아닌, 충전사업자 소속으로 드러났습니다.
내막을 들여다보니 충전사업자들이 일부 판매점들을 지원하는 편법 행태라는 의혹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탱크에 LPG를 공급하는 방식의 벌크 영업은 허가를 받기 까다롭습니다. 따라서 충전사업자가 별도의 법인을 만든 뒤 판매점 대표들을 공동 대표로 올려준다는 소문이 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퍼져있었습니다. 이 같은 사업 형태가 불법은 아니지만, 판매점이 충전사업자로부터 혜택을 받는 구조가 돼버려 판매점이 충전사업자의 불공정 행위에 대항할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주목해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 편법은 양반…만연한 불법행위
취재진은 추가 취재를 통해 다른 충전사업자들은 아예 불법으로 일부 판매점들을 지원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충전사업자가 벌크 영업 허가가 없는 판매점의 거래처에 LPG를 공급하고 있었던 겁니다. 취재진은 충전사업자 소속 벌크 차량을 직접 따라다니며 불법영업 행위를 확보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충전사업자들은 불법 여부를 인정했습니다.
취재진은 이처럼 불법 영업이 만연할 경우 사고가 났을 때나 저장설비의 관리 측면에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는 점 등을 지적해 보도했습니다. 특히 가스 사고는 큰 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지만 정작 행정당국은 불법 영업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 판매점 조합까지 충전사업자에게 종속
그런데 판매점들을 옭아매는 건 불법․편법 벌크 영업만이 아니었습니다. 임차료 등의 문제로 충전사업자 부지에 들어선 판매점들이 적지 않은 데다, 충전사업자도 직접 판매점을 운영하거나 지분 참여 등으로 판매점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취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판매점 100여 곳이 참여하고 있는 협동조합이 판매점 권익보호라는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협동조합은 지난해 말 충전사업자들이 공급가격을 올리자 협상단을 꾸렸고, 한 달여 간의 활동 끝에 담합으로 의심된다며 법적 대응을 결의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임시총회에서는 소송 제기 안건이 부결됐고, 협동조합 이사장이 충전사업자와 통화하면서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확보해 보도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KBS는 판매점 협동조합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처럼 KBS는 충전사업자들의 담합 논란을 심층 취재했으며, 카르텔을 깨고 공익을 위해 언론사에 대한 비판적 분석에 나섰습니다. 나아가 충전사업자와 판매점이 불법․편법으로 얽혀있는 구조적 문제까지 온전히 드러내 제주지역 LPG 시장의 문제를 전 방위적으로 짚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공공재적 성격을 LPG에 대한 행정당국의 견제를 촉구하고 도민 사회의 관심을 불러올 수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제주지역 LPG 업계는 독과점 구조의 특성상 취재가 상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은 실제 충전사업자에서 임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본인이 직접 담합을 진행했던 당사자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취재진과 제보자와는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으며, 오로지 공익적인 목적에서 제주지역의 필수 소비재인 LPG를 둘러싼 담합 논란을 고발했습니다. 또 제보자가 제공한 자료를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필적 감정을 의뢰하거나 여러 정황을 상호 비교해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KBS 보도 이후 시민사회단체가 나서 LPG 담합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도내 여러 언론에서 관련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LPG 충전사업자들의 담합 논란을 고발한 KBS 보도 다음 날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사관을 파견해 충전사업자 네 곳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습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자 진술을 비롯해 회사 PC와 관련 서류 등을 조사해 담합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투자약정서의 존재를 부인했던 충전사업자는 KBS 보도 이후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것을 우려해 존재를 부인했다며 거짓말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또 다른 충전사업자는 의도가 어떻든 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LPG 담합을 둘러싼 KBS의 연속보도 이후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성명을 통해 제주지역에서 LPG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만큼 담합은 중대 범죄라며, 특히 이번에는 내부고발자까지 나선만큼 공정거래위원회의 실체적 진실 규명과 엄중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또 제주도 행정당국도 즉각적인 자체 조사에 나서 LPG 시장 전반에 대한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KBS의 보도는 오로지 공익적 목적을 위해 취재에 착수했으며, 엄정한 객관성을 갖고 정확한 정보와 검증에 기반해 보도했습니다. 또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과 증언들을 보도함에 있어 모든 당사자에게 충분한 반론권을 보장했습니다. 나아가 언론사끼리는 비판하지 않는 침묵의 카르텔을 과감히 깨고, 사회적 공기인 언론이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시민의 삶과 지역 사회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준 취재물이라고 평가하기에, 위 보도를 지역경제보도부문 이달의 기자상으로 추천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기타 고려사항 없음
취재후기
(373회) LPG 담합의혹 연속보도 ‘가스와 언론’ / KBS제…
LPG 담합의혹 연속보도 ‘가스와 언론’
KBS제주 보도구 김가람 기자
취사와 난방에 쓰이는 생활필수품 가스. 그 중에서도 LPG는 제주도민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도시가스가 본격 보급됐기 때문에, 여전히 85%의 제주도민은 LPG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필수 소비재이자 공공재적 성격까지 갖고 있습니다. 특히 배관설치 비용 때문에 읍면지역은 앞으로도 LPG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LPG를 제주로 들여오는 도매상은 네 곳에 불과합니다. 언제든 담합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인데, 실제로 담합 의혹은 잊힐만하면 불거졌습니다. 그럼에도 민간의 영역이라며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내부고발자의 제보는 LPG 업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는 제보자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담합 의혹을 고발하는 제보자와 의혹을 부인하는 도매상 가운데 누가 더 진실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로의 주장을 검증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도매상 측이 제공한 문서는 역설적이게도 담합 의혹의 핵심 증거를 검증하는 주요 근거가 됐습니다.
이번 보도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도매상들에 대한 본격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도매상 가운데는 취재 이후 일부 사실을 인정하는 등 입장을 바꾼 곳도 있습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담합 의혹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또 이번 취재를 계기로 필수 소비재인 LPG를 둘러싼 담합 논란이 근절되길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373회 전체 총평
제37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부문 67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편이 응모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CBS의 <화천대유, 곽상도 의원 아들에 퇴직금 50억 지급>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와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첫 보도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의 일부 실체를 드러냄으로써 ‘정치권 게이트’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고,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 모두 돋보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0편의 출품작 중 KBS의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과 독점 문제를 타 매체 보다 앞서 심층적으로 보도했고, 대리기사 등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파헤쳐 호평을 받았다. 플랫폼 독점 문제를 공론화해 제도개선의 기반을 마련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출품작 16개 가운데 한국일보의 <건설 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타워크레인 노조, 건설기계 노조 등의 불법행태와 이권 다툼, 노조원에 대한 횡포 등의 문제를 신랄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다수로부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동안 파편적으로 보도됐던 건설 노조의 갑질 문제를 완결적으로 지적한 것이 돋보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의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보도는 코로나 전담병원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상금 삭감과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조치를 기사화함으로써 당국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았다. 코로나19 방역 피해를 감당해온 지역병원이 처한 억울한 상황을 토대로 취재를 확장하며 이슈를 전국화한 기자의 노력이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제주의 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 LPG업계의 오랜 독과점 구조를 끈질기게 파헤쳐 의혹을 제기했고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춘천의 <기상장비(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보도는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공공기관의 기상장비 중복 설치라는 문제를 지적해 주제의 참신성이 돋보였다. 강원도 지역 전수조사,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AWS 지도를 제작하는 등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취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코로나19라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권력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고 진실을 찾기 위해 발로 뛰는 기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