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으로

제373회 (2021년 9월)

수상작 6편 · 출품 후보작 61편

← 제372회 → 제374회 협회 원문 ↗

수상작 6편

심사평

제37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부문 67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편이 응모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CBS의 <화천대유, 곽상도 의원 아들에 퇴직금 50억 지급>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와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첫 보도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의 일부 실체를 드러냄으로써 ‘정치권 게이트’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고,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 모두 돋보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0편의 출품작 중 KBS의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과 독점 문제를 타 매체 보다 앞서 심층적으로 보도했고, 대리기사 등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파헤쳐 호평을 받았다. 플랫폼 독점 문제를 공론화해 제도개선의 기반을 마련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출품작 16개 가운데 한국일보의 <건설 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타워크레인 노조, 건설기계 노조 등의 불법행태와 이권 다툼, 노조원에 대한 횡포 등의 문제를 신랄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다수로부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동안 파편적으로 보도됐던 건설 노조의 갑질 문제를 완결적으로 지적한 것이 돋보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의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보도는 코로나 전담병원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상금 삭감과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조치를 기사화함으로써 당국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았다. 코로나19 방역 피해를 감당해온 지역병원이 처한 억울한 상황을 토대로 취재를 확장하며 이슈를 전국화한 기자의 노력이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제주의 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 LPG업계의 오랜 독과점 구조를 끈질기게 파헤쳐 의혹을 제기했고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춘천의 <기상장비(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보도는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공공기관의 기상장비 중복 설치라는 문제를 지적해 주제의 참신성이 돋보였다. 강원도 지역 전수조사,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AWS 지도를 제작하는 등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취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코로나19라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권력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고 진실을 찾기 위해 발로 뛰는 기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태풍 재난 특보 ‘13시간의 소통’ (온라인 부문)
후보 10-01 전문보도부문 제주MBC 김찬년*·김승범*
여기서 발이 빠지면 ‘내 탓’입니다 /두 바퀴엔 절벽 같은 28cm (온라인 부문)
후보 10-02 전문보도부문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 김유진*
104세 어머니와 추석면회, 70세 아들은 울었습니다 (사진보도 부문)
후보 10-03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사진부 이진욱
‘세계 이민의 날’ 기획 3부작 “미나리와 비빔밥” (온라인 부문)
후보 10-04 전문보도부문 SBS 탐사보도2부 임상범
최종환 파주시장, 상습 가정폭력...경찰 은폐 의혹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시사저널 탐사팀 조해수*·유지만
“압박해서 못 견디게 해”..회장님의 인사 지시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SBS 경제부 한지연*
대장동 특혜 개발 실체 추적 및 핵심 당사자 인터뷰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JTBC 정치부 박창규*·이윤석·고승혁*·정해성·하혜빈
대검 ‘尹 총장 장모 대응·변호 문건’ 입수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세계일보 사회부 김청윤*·박미영*·이희진*·이지안*·정필재
던킨 비위생 제조 실태 고발
후보 1-05 취재보도1부문 KBS 사회부 홍성희·박찬·전현우·유용규*
검찰, 범여권 인사 등 ‘고발사주’ 의혹 고발장 전문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한겨레신문 사회부 김경욱*·손현수·배지현*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 공개 인터뷰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JTBC 정치부 김태영*·최수연*·강희연·박선호*
권순일 전 대법관의 화천대유 고문 재직 및 재판 거래 의혹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배석준*·유원모·박상준*·김태성*·고도예
월성원전 방사성물질 누출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JTBC 보도국 박상욱*·김민*
탈레반 대변인 인터뷰
후보 2-02 취재보도2부문 SBS 정치부 김수형
카카오택시, 빠른 배차 '스마트호출비' 최대 5000원으로 올렸다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아시아경제 4차산업부 부애리
‘화장품 방판’ 아쉬세븐, 폰지사기 의혹 수사外 7건
후보 3-02 경제보도부문 이투데이 자본시장부 박기영
대기업 매장에서 부정 결제된 재난지원금 환수 못한다
후보 3-03 경제보도부문 일요신문 경제부 허일권
카카오가 93개사 삼킬 때, 정부 제재 한번도 없었다
후보 3-04 경제보도부문 한겨레신문 경제산업부 이재연*
혁신과 독점 사이 플랫폼 기업의 길을 묻다
후보 3-05 경제보도부문 동아일보 산업1부 김도형*·김성모·지민구*·전남혁
89억 타워팰리스 산 중국인, 알고보니 대출 100%…어떻게?
후보 3-07 경제보도부문 아이뉴스24 금융부 이효정
신세계百· 대전시 늑장공지 도마…방역당국 “대응 잘못됐다” 지적 外
후보 3-08 경제보도부문 디지털타임스 산업부 김수연*
세도시 사장님 이야기
후보 3-09 경제보도부문 경향신문 주간경향부 송윤경·김원진*·김서영*
로켓배송의 이면-지옥이 된 물류센터
후보 3-10 경제보도부문 한국일보 경제산업부 조소진·박지연·유환구
초저출생: 미래가 없다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CBS CBS 미래기획팀
서민 꿈 짓밟은 금융사기공화국 연속 기획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사회1팀 강광우*·하준호·박현주*
코로나 시대 콜센터, ‘을’며들다
후보 4-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사회부 강은*·이두리·반기웅·김흥일
성범죄 소굴 SNS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조선비즈 정책사회부 이종현·이학준*·이은영*
고속도로의 '시한폭탄', 화물차 음주 운전 고발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더팩트 사진영상기획부 이효균·배정한·이덕인·임세준·윤웅*
2021 무연고사 리포트
후보 4-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시아경제 사회부 고형광·유병돈*·정동훈*·이정윤
쓰레기집에 사는 사람들
후보 4-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사회부 손지민*·황인주·김가현*
구조받지 못한 사람들 – 2021 소방관 생존리포트
후보 4-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탐사기횝부 안동환·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빈자(貧者)의 식탁 - ‘선진국’ 한국의 저소득층은 무엇을 먹고 사나
후보 4-10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탐사2팀 권기석·양민철*·방극렬*·권민지*
회복자들
후보 4-1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뉴스1 사회부 이승환*·강수련·정혜민*·이상학*
누구를 위한 범죄공개 금지인가
후보 4-1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탐사1팀 김경택·문동성·구자창·박세원*
지방공무원 수당 부정수급
후보 4-1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사회정책부 박태우*
백발의 고시촌
후보 4-1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사회부 사건팀
아파트의 미학
후보 4-1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메트로미디어 부동산부 정연우*
불 꺼진 명동
후보 4-1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투데이 유통바이오부 유현희
코로나19 순직 간호공무원 이한나 씨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정책부 박민규*·조용희
군 선·후임 손도끼 협박 사건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시민사회팀 조윤하·박재현*
백세 시대, 가려진 요양의 그늘
후보 5-03 기획보도 방송부문 TV조선 사회정책부 박상준*·장혁수·최민식·노도일
GHP, 배출가스 줄인다더니
후보 5-04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보도본부 김희남·류희준
뜨거워지는 바다, 해양생태계가 달라진다
후보 5-05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KBS 재난미디어센터 기후위기대응팀
쿠팡 노동자 <연속 야간노동> 실태
후보 5-06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경제팀 윤상문·오해정
소년범 관리기관서 드러난 비위
후보 5-07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사회부 신아람*·박태인*·김민*·박수민
<“대리점이 나 몰래 개통해 요금 폭탄”...피해자 외려 고소> 등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TBC 보도팀 박정·최상보*
포항 죽장면 태풍 피해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 손대성
장애인 보호 작업장 인권유린 실태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울산MBC 뉴스취재부 정인곤·김문희·이용주·최창원·설태주
정신병원 내 환자 성폭력 은폐 의혹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전주 보도국 서윤덕·강수헌·정성수*
흉가체험에 들통난 ‘유령 23세대’ 검찰 송치 외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국제신문 사회1부 이지원*
‘기적의 생환’ 백구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TJB대전방송 취재팀 강진원*·김철진·성낙중
인천21세기병원의 은밀하고 추악한 대리수술의 실체적 진실
후보 6-08 지역 취재보도부문 시사저널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플랫폼의 배신, 카카오T블루
후보 7-01 지역 경제보도부문 경인일보 경제부 이여진·조수현*
네네치킨 회장 일가 금수저 물려주기 1년의 추적
후보 7-03 지역 경제보도부문 MBC충북 보도국 조미애·신석호*
사라지는 외국인 근로자들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강원일보 사회부 정래석·신하림
2021 지방혐오 리포트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안준영·박혜랑·손혜림
기초의회 조례 10개 중 9개 서로 베꼈다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박혜랑·이상배*
‘늦은 배웅’ 코로나19 사망자 애도 프로젝트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문화부 오금아·이대진·김준용*·서유리
고 최동원 10주기 ‘시대를 향해 던지다’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MBC 뉴스취재부 류제민·이성욱
다큐멘터리 숨 3부작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강원영동 보도국 김인성·최기복
아파트중심도시가 돼버린 광주, 대안은 없는가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광주MBC 시사팀 김철원*·전윤철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6편

화천대유, 곽상도 의원 아들에 퇴직금 50억 지급 C…
화천대유, 곽상도 의원 아들에 퇴직금 50억 지급 CBS 사회부 서민선 기자 “화천대유는 누구겁니까.” 올 추석 거리 곳곳에는 이같이 쓰인 현수막이 빽빽이 붙어 있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장동 개발이익을 정체가 불분명한 민간인 몇 명이 나눠 가졌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사업을 허가해 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뒷배’ 아니냐며 모든 관심이 쏠렸고, 국민의힘은 명절 내내 정치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CBS 취재로 확인된 내용은 이 같은 정치 공세를 무색하게 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을 받았고, 당에서는 이를 추석 전부터 알았지만 정치 공세를 위해 숨겨온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이라지만, 씁쓸함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 문제가 심각한 오늘날 ‘월급 250만원을 받았는데 무슨 특혜냐’라던 곽 의원의 해명은 위정자들의 시각이 국민의 눈높이로부터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아빠 찬스’로 입사한 것부터가 일반 청년들에겐 특혜고 불공정인데, 무엇이 특혜인지조차 모르는 듯한 발언에 허탈하기까지 했다. 일반 서민들에겐 50억원도, 4040억원도 모두 상상하기 힘든 거액이다. 권력자를 포함한 극소수의 돈 잔치에 서민들의 박탈감과 무력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보도 이후 국민적 관심이 폭발하면서 경찰과 검찰 수사로 이어졌지만 특혜를 준 사람과 받은 사람, 그에 대한 대가성 등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후속 보도를 통해 진상을 밝히는 데 일조하도록 하겠다. 어려운 취재에 도움을 주신 분들과 응원해주신 보도국 선배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무한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경찰팀 캡과 바이스, 그리고 팀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 KBS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 KBS 시사제작2부 서재희 기자 “카카오의 횡포를 막아달라”고 제보한 대리운전 기사를 마포의 공영주차장에서 만난 건 지난 7월,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기 전날이었습니다. 그나마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지만 그는 생업을 뒤로한 채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카카오가 상생과 혁신을 약속했지만 일방적인 가격 정책으로 기사들을 치킨게임으로 몰아간다는 호소였습니다. 진출한 모든 시장에서 카카오는 손쉽게 ‘갑’이 되었습니다. 국민 메신저의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 귀여운 캐릭터는 이용자들을 무장해제 시켰습니다. 그러나 카카오가 진출하는 업계마다 소상공인들은 ‘사탕을 잘못 먹었다’며 신음했습니다. 카카오가 과도하게 수수료를 올리자 소비자들도 반발했고, 골목상권 침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도 경고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작은 경제주체들로부터 과도한 이익을 뺏어가는 건 혁신이 아닌 약탈이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각 계열사별로 대응하며 근본적인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범수 의장은 취재진이 세 차례에 걸쳐 보낸 인터뷰 요청을 모두 거절했습니다. “카카오의 경쟁상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될 것이다.” 그 초심은 어디로 간 것인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방송이 나간 뒤 국회와 관계 기관들이 견제 움직임을 본격화했고 카카오의 행태를 비판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의장은 직접 국정감사장에 나와 “성장에 취해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 지켜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소비자들이 귀여운 카카오의 캐릭터를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건설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한국일보
건설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한국일보 사회부 윤현종 기자 약 3개월 간 건설노조 관련 취재를 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균형감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여기서 ‘균형’의 의미는 물리적 균형이 아니라 일종의 ‘화학적 균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건설노조원들은 자신들이 현장에서 벌여 온 각종 탈법 행위가 결과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벗어나기 힘든 ‘비정규직’의 굴레 때문이었다고 말입니다. 반면 노조에 가입조차 못하고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이들은 ‘이게 다 노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렇듯 입장 차이가 큰 양쪽이 공통적으로 맞닥뜨린 문제가 결국 불안한 일자리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어찌 보면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결론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명제를 팩트로 입증하는 과정이 그렇게 쉽진 않았습니다.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저희가 지난한 서류검토 작업과 현장 취재를 병행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200만 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는 건설현장에서는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일자리의 질 또한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노조 안팎에선 갈등이 바람 잘 날 없습니다. 이 문제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뿐 아니라 노조 자체의 정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원청에서부터 시작하는 건설 시장의 각종 안 좋은 관행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고 힘들었던 취재를 물심양면 지원해주신 사회부의 강철원 부장께, 그리고 본 기획을 정말 잘 이끌어주신 저희 팀 윤태석 차장께, 강력한 추진력으로 저와 같이 해 준 김영훈 기자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 최해민 기자 “이게 공정인가.” 지난 9월 한 달간 코로나19 전담병원들이 수없이 되뇌었을 말이다. 억울한 죽음을 막겠다며 병상을 모조리 내어 준 민간 병원들, ‘병상 동원 명령’에 어쩔 수 없이 병상을 내놓은 대형 병원들 모두 정부의 갑작스러운 ‘손실보상금 삭감’과 ‘파견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지침에 좌절했을 것이다. 정부는 하루 확진자가 200명대를 유지하던 지난 6월 전담병원에 대한 보상 규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했다. 7월분부터 손실보상금을 대폭 줄이고, 10월분부터는 파견 의료진 인건비 지원까지 끊을 계획이었다. 평택의 한 전담병원은 8월30일 지급된 7월분 손실보상금이 ‘0원’인 것을 확인하고 정부에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설명조차 듣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인을 통해 기자에게 억울한 사정을 털어놨다. 그렇게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이란 기사가 세상 빛을 보게 됐다. 첫 기사가 나온 후에도 정부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전담 병원 지정 취소를 요청한 병원을 설득하려고만 했다. 파장이 거세지자 그제야 9월27일 손실보상심의위를 열어 변경한 지침을 다시 개정하기에 이르렀다. 만일 이 사안이 제때 기사화되지 않았다면 10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전담병원들은 줄줄이 지정 취소를 요청했을 것이고, 병상이 부족해 치료를 받지 못한 작년 대구·경북 사태가 수도권에서도 재현됐을 것이다. 그사이 억울한 죽음이 생길 수도 있었다. 이번 보도를 통해 한 건의 기사가 당장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제도의 변화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진리를 체험할 수 있었다.
LPG 담합의혹 연속보도 ‘가스와 언론’ KBS제…
LPG 담합의혹 연속보도 ‘가스와 언론’ KBS제주 보도구 김가람 기자 취사와 난방에 쓰이는 생활필수품 가스. 그 중에서도 LPG는 제주도민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도시가스가 본격 보급됐기 때문에, 여전히 85%의 제주도민은 LPG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필수 소비재이자 공공재적 성격까지 갖고 있습니다. 특히 배관설치 비용 때문에 읍면지역은 앞으로도 LPG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LPG를 제주로 들여오는 도매상은 네 곳에 불과합니다. 언제든 담합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인데, 실제로 담합 의혹은 잊힐만하면 불거졌습니다. 그럼에도 민간의 영역이라며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내부고발자의 제보는 LPG 업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는 제보자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담합 의혹을 고발하는 제보자와 의혹을 부인하는 도매상 가운데 누가 더 진실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로의 주장을 검증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도매상 측이 제공한 문서는 역설적이게도 담합 의혹의 핵심 증거를 검증하는 주요 근거가 됐습니다. 이번 보도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도매상들에 대한 본격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도매상 가운데는 취재 이후 일부 사실을 인정하는 등 입장을 바꾼 곳도 있습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담합 의혹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또 이번 취재를 계기로 필수 소비재인 LPG를 둘러싼 담합 논란이 근절되길 바랍니다.
기상장비(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KBS춘천
기상장비(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KBS춘천 보도국 이청초 기자 아침에 일어나 집을 나서기 전까지 루틴이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를 검색하는 일입니다. 기상 정보에 따라 옷을 더 입거나, 우산을 챙기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상청 예보에 불만이 많을 때도 많았지만 대체로 그 정보에 의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기상전문가와 대화하던 중 우리가 알고 있는 기상관측장비가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러 공공기관이 비슷한 장비를 설치하고 있고, 극히 일부만 국민에게 공개된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들이 항상 얘기하는 “예측은 제대로 된 관측에서 나온다”라는 명제를 뒤집어 봤습니다. “관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예측 또한 부정확하다”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기상관측 자료를 당연하게 받아써 온 기자로서도 위험한 가설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예측하기 힘든 자연재해 속에서 이 작업부터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막무가내로 나열된 정보가 팩트로서의 가치로 거듭나기까지, 지난한 검증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결과, 기상청도 모르는 관리 사각지대의 기상장비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부실관리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각 기관들이 기상장비의 통합관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고, 현재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당장 눈에 띄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일으키는 결과는 아닐지 모릅니다. 하지만 세금으로 설치된 기상관측장비가 올바르게 활용될 때까지, 그 정보들이 100% 국민에게 제공되는 순간까지 놓치지 않고 취재를 이어나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