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판>
[단독]1000만원 아끼려던 금호건설, ‘오송 참사’ 초래했다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79319
[단독]오송 참사 ‘임시 제방’ 최종 결재자, 조완석 금호건설 사장으로 드러나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79063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2. 보도제작경위
-‘목숨값이라도 이렇게 아낄까.’ 문건을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익명의 취재원을 통해 입수한 해당 문건은 ‘오송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임시제방의 시공사 금호건설의 내부 서류였습니다. 여기에는 지금껏 드러나지 않은, 시공사 입장에서 불리한 내용이 다수 담겨 있었습니다. 그간 오송 참사와 관련한 비판의 시선은 발주처인 행복청과 지자체인 충북도·청주시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입수 문건은 시공사와 그 경영진 역시 책임론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혹을 명백히 뒷받침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눈을 뜨이게 한 부분은 임시제방을 짓기 위해 금호건설이 선택한 축조 방식과 비용이었습니다.
-오송 참사가 일어나기 약 1년 전인 2022년 8월, 금호건설 현장사무소는 임시제방의 축조 방식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하나는 ‘외부 순성토 운반’, 다른 하나는 ‘신설부 추가깎기 및 영내 운반’이었습니다. 생소한 토목공학 용어로 가득해 각 방식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금호건설 측은 외부 순성토 운반에 4100만원, 신설부 추가깎기에 3100만원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고, 최종적으로 후자를 선택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엔 진심으로 놀랐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놀라움은 ‘특종 욕심에 목마른 기자의 주관적인 감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수백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한 대형 건설사가 침수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고작 1000만원을 아껴 임시제방을 지었다는 게 선뜻 와닿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의문을 갖고 각 축조 방식에 대한 표준 시방서(示方書)와 논문 등을 찾아봤습니다.
-결정적으로 백경오 한경국립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가 자세한 설명을 해 줬습니다. “하천의 흙은 균일토가 다량 포함돼 있어 물의 침투성이 커집니다. 즉 물이 샐 가능성이 커진단 뜻입니다.” 이는 외부 순성토 운반 방식이 안전성이 더 높다는 걸 시사했습니다. 기사에는 인용하지 않았지만, 백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제방을 하천의 흙으로 쌓으면 안 된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설명은 입수 문건을 보도하는 데 있어 큰 정당성을 부과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핵심이라고 생각했던 임시제방 축조 방식에 대한 의문이 풀렸습니다. 그 밖에도 입수 문건에는 내용 그 자체만으로 시공사의 ‘안전불감증’을 드러내거나 기업 윤리에 반하는 부분이 다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홍수위+1m까지 임시제방 축조가 필수적’이라고 명시해 놓고 실제 임시제방은 그보다 더 낮게 지은 사실 △임시제방 축조 전부터 직영공사 전환 등으로 전체 공사의 원가율을 낮춘 사실 △임시제방 축조안에 최종 승인한 조완석 부사장이 오송 참사 이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사실 등입니다. 더군다나 입수 문건의 작성자 두 명이 각각 12월8일과 12일에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는 사실은 수사기관도 우리의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보도를 결심하게 된 데에는 제보자의 발언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문건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문건이 보도된다 해도 제가 얻을 사익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진실이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14명이 죽은 대형 참사입니다. 문건을 계기로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고 유족들이 적절한 보상이라도 받게 된다면, 망자의 원혼이라도 풀리지 않겠습니까.”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의 취재원은 없으며 제보자는 이름도, 소속도 모르는 외부인입니다. 모든 자료 조사와 인터뷰는 시사저널 사회탐사팀 공성윤·조해수 기자가 직접 수행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입수 문건에 대한 선행 보도는 없습니다. 본 보도를 인용한 타 매체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세이프타임즈] 오송 참사 '임시 제방' 최종 결재는 조완석 금호건설 사장(12월19일)
http://www.saf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1145
○ [증권경제신문] 조완석 금호건설 사장, 오송 참사 '제방' 최종 결재자로 드러나(12월19일)
http://www.koreastock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5549
○ [일코노미뉴스] 조완석 사장 ‘오송 참사’ 책임론...“금호건설 사고 후 사과 한번 안했다”(12월19일)
https://www.1conom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333
○ [한국면세뉴스] '오송 참사' 제방 시공한 금호건설, 원가 절감 위해 저렴한 축조 방식 선택 의혹…감리단장 구속 기소(12월26일)
https://www.kdf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3817
○ [뉴스락] 금호건설, 30센티미터 비용 절감한 게 ‘오송 참사’ 원인?...檢, 감리단장 구속기소(12월26일)
https://www.newslock.co.kr/news/articleView.html?idxno=84497
○ [한국금융신문] ‘능력보단 혈통’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 숙제 산더미 [건설CEO 뉴페이스]
https://www.fntimes.com/html/view.php?ud=202312302240443622dd55077bc2_18
5. 사회에 끼친 영향
-금호건설 현장사무소장 전씨와 감리단장 최씨의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 이후 12월28일 두 사람이 구속 기소됐습니다. 청주지검은 시사저널이 지적한 대로 전씨에 대해 “임시제방 축조 시에 허술한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금호건설은 시공능력평가 20위권의 중견 건설사입니다. 지금은 해체됐지만 아시아나항공을 품고 있던 2020년 이전에는 대기업의 척도로 불리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된 적도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유력한 자본 권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금호건설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은 중소 언론사로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기사가 송출됐을 때 그다지 공감대를 얻기 힘들 것이란 예상도 했습니다. 이미 행복청과 지자체에 비판의 초점이 모아져 있는 데다 오송 참사는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또 중소 언론사가 자본 권력을 겨냥하면 ‘광고 수익이 필요하나’라는 조롱이 제기되기 일쑤입니다.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기사에 인용한 문건은 너무나도 명백한 물증이었습니다. 금호건설에서도 ‘내부 문건이 맞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해줬습니다. 이런 문건을 도외시하는 건 기자로서 직무 유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오송 참사는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비극입니다. 사안에 대한 주목도가 아무리 떨어진다 해도 그 진실을 밝히는 일은 가치 판단의 대상 이전에 책무라고 봅니다. 다소 예상은 했지만 기사의 반향이 크지 않아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유족들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검찰이 수사 과정을 한 번 더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 충분히 만족할 것 같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이나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 대한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0회 전체 총평
제40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7편이 출품됐다. 5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MBC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보도는 방송사들에 대한 무더기 과징금 의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직원 내부게시판 글을 처음 공개하는 등 충실한 후속 보도들이 이뤄진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 <초유의 사법부 전산망 북한 해킹 사태> 보도는 제목만 본다면 다발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해킹 사건 중에 하나로 치부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보도는 사법부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보다는 사법부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사법부가 해킹 당한 사실을 숨기고 해킹 보도를 반박하고 있는 점, 보도를 통해서 사법부가 해킹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한겨레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보도는 유학생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유학생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평을 받았다. 보도를 통해서 한신대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서 유학생들에게 사전고지 없이 강제 출국시킨 반 인권적인 행동을 알린 것으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 보도라는 평이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관심 없는 일반 독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 사실을 족집게처럼 짚어서, 이 문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까지 골고루 꼼꼼하게 지적한 역작이었다는 평이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정도 깊이 있는 수준의 기사가 나온다는 평도 있었다.
이번 수상작들 중에는 언론사 간 협업 모델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뉴스타파·부산MBC·경남도민일보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최초 공동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누더기 정보를 공개한 검찰 횡포에 맞서, 감춰진 정보들을 재판과 협업을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사라는 이종 매체의 협업과 재판을 통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이뤄낸 것은 타 언론사에게도 모범 사례가 되었다는 평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2편이 선정됐다. 경남신문 <우리동네 해결사>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꼼꼼히 취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밀착형 문제해결 저널리즘(솔루션 저널리즘)’의 좋은 사례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특별취재단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는 9개 지역 언론사들의 협업 모델로 이뤄졌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개 언론사가 커버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영역을 전국의 지방 언론사들이 협업해서, 비용도 줄이면서 다양한 시점을 커버한 것은 장려할 시도라는 의견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울산MBC <울산 민간인 학살, 누가 그들을 죽였나-눈카마스 코리아>가 수상했다.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살 책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국방부로 인해서 현재에도 피해자들의 아픔이 극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조명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월 심사를 마지막으로 2023년 한해 이달의 기자상 심사가 막을 내린다. 그동안 회원들의 격려와 함께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짧은 시간에 많은 기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저널리즘을 발굴하고 격려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