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산업스파이들은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실질적인 위협입니다. 기업들의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어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등 유관기관이 비밀리에 단속하고 적발해 그만큼 취재가 쉽지 않은 영역이기도 합니다. 기술유출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일단 기술을 빼내는데 성공하면 기술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다른 나라 핵심 기술을 빼오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기술유출은 국가 기간산업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범죄일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집중 취재해 보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심각성은 생각 이상이었습니다. 이미 한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조선 같은 산업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만큼 후발국들의 타깃이 돼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자율주행, 수소전기차, 핵융합을 비롯한 차세대 주력 산업에서까지 기술 유출 시도가 이뤄지는 실정이었습니다. 국가핵심기술은 후발국의 기술 추격과 저가 공세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고 기술 유출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만큼 독자들에게 이를 알리고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그간 보도를 통해서는 기술유출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검거되고 있는지 최근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인지 그 실체를 명확하게 알기 어려웠습니다. 매경은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부터 명확히 파악해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이를 위해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공동으로 경찰청에 해당 자료를 요청했고 몇주 후에 도착한 자료를 받아들고 지금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산업기술 유출로 인한 검거 건수는 146건으로 2004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치였습니다. 매경 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드러난 사실입니다. 올해 산업기술 유출로 검거된 인원 역시 314명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기술 유출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 10곳 중 9곳은 중소기업이었고, 해당 기업들은 기술유출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심각성은 더 크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자료 분석 결과 회사 내부 직원에 의해 기술이 유출된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었습니다. 특정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들도 보안 대책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그야말로 무방비로 기술 유출에 노출돼 있는 현실을 보도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상품과 콘텐츠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유명 브랜드 상표권이나 특허 등 지식재산권 유출로 인한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부분도 동시에 지적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산업스파이들의 범죄 수법 역시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는 것을 취재 결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특히 산업스파이 추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국정원 취재에 공을 들였습니다. 그 결과 기술 유출은 클라우드 시스템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다양한 경로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경쟁사들은 인수·합병(M&A)을 가장한 기술 유출은 높은 연봉을 제시해 인력을 데리고 가는가 하면 해외 체류 인력 포섭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를 독자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예컨대 국내 대표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유출로 적발된 건수는 2012~2017년과 비교해 최근 5년 새 5배 이상 늘어났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산업스파이는 국가핵심기술을 비롯해 영업비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으로 개발한 기술을 노립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수준 높은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소재·부품 같은 정밀기계 분야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도 보도를 통해 부각했습니다.
나아가 이같은 핵심기술 빼가기로 국부 유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다 적발된 사례가 93건에 달합니다. 이를 예상 매출액 등으로 환산하면 피해 규모가 2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산업 기술 유출에 따른 피해 규모가 이보다 더 많은 연간 최대 56조원에 달한다고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올해 기술유출 검거 건수가 역대 최대라는 팩트는 이투데이, 아이뉴스24 등에서 사설과 기자수첩 등을 통해 인용 보도했습니다.
매경은 보도를 통해 국내 첨단 기술의 해외 유출을 적발하더라도 처벌 수위가 여전히 약하다는 것은 개선돼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기술 유출 사범의 평균 징역형량은 2020년 18개월에서 2021년 16개월, 지난해 14.9개월로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산업 기술 유출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후속 보도들이 이어졌고 정부의 강력한 후속조치로 이어졌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매경 보도 이후 일주일 후 정부는 산업기술 유출 범죄 처벌을 강화하고, 양형기준 상향을 추진하고 피해액 산정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월 20일 열린 산업기술보호위원회에서 "산업기술의 보호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출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중요하다"며 "조속히 산업기술보호법이 개정되고 양형기준도 현실화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처벌구성요건과 범위를 확대하고 해외유출범죄 벌금을 15억원 이하에서 65억원 이하(국가핵심기술), 30억원 이하(산업기술)로 상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술유출 브로커도 처벌할 수 있도록 침해행위를 확대하고 손해배상한도를 기존 3배에서 5배까지 확대할 방침을 세웠습니다.
이에 앞서 주무부처 중 하나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도 안보수사국 산하 조직에 방첩경제안보수사계를 신설해 인력을 확충하고 산업 기술 유출 대응을 위한 수사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습니다. 주요 시도경찰청은 산업기술보호수사팀을 산업기술안보수사대로 격상시켰습니다.
매경 보도 이후 나온 기술유출 관련 법조계의 움직임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보도 직후인 지난달 15일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 경쟁기업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전 직원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고 이후 구속된 바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달 3일 대법원은 국내 중견 기업의 화장품 제조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전직 화장품 회사 임원에게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임원은 국내 유명 화장품회사의 선크림, 마스크, 립스틱 등 화장품 제조 기술을 클라우드에 보관하거나 사진을 찍어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고 반론신청은 없었으며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0회 전체 총평
제40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7편이 출품됐다. 5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MBC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보도는 방송사들에 대한 무더기 과징금 의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직원 내부게시판 글을 처음 공개하는 등 충실한 후속 보도들이 이뤄진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 <초유의 사법부 전산망 북한 해킹 사태> 보도는 제목만 본다면 다발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해킹 사건 중에 하나로 치부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보도는 사법부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보다는 사법부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사법부가 해킹 당한 사실을 숨기고 해킹 보도를 반박하고 있는 점, 보도를 통해서 사법부가 해킹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한겨레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보도는 유학생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유학생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평을 받았다. 보도를 통해서 한신대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서 유학생들에게 사전고지 없이 강제 출국시킨 반 인권적인 행동을 알린 것으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 보도라는 평이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관심 없는 일반 독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 사실을 족집게처럼 짚어서, 이 문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까지 골고루 꼼꼼하게 지적한 역작이었다는 평이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정도 깊이 있는 수준의 기사가 나온다는 평도 있었다.
이번 수상작들 중에는 언론사 간 협업 모델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뉴스타파·부산MBC·경남도민일보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최초 공동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누더기 정보를 공개한 검찰 횡포에 맞서, 감춰진 정보들을 재판과 협업을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사라는 이종 매체의 협업과 재판을 통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이뤄낸 것은 타 언론사에게도 모범 사례가 되었다는 평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2편이 선정됐다. 경남신문 <우리동네 해결사>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꼼꼼히 취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밀착형 문제해결 저널리즘(솔루션 저널리즘)’의 좋은 사례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특별취재단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는 9개 지역 언론사들의 협업 모델로 이뤄졌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개 언론사가 커버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영역을 전국의 지방 언론사들이 협업해서, 비용도 줄이면서 다양한 시점을 커버한 것은 장려할 시도라는 의견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울산MBC <울산 민간인 학살, 누가 그들을 죽였나-눈카마스 코리아>가 수상했다.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살 책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국방부로 인해서 현재에도 피해자들의 아픔이 극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조명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월 심사를 마지막으로 2023년 한해 이달의 기자상 심사가 막을 내린다. 그동안 회원들의 격려와 함께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짧은 시간에 많은 기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저널리즘을 발굴하고 격려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