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V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불과 3주 전까지만 경제부 소속으로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담당했습니다. 이 때문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상대적으로 잘 알고 있었고 다수의 기사를 써왔습니다. 또 이 기관을 소관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실들과도 관계를 맺어오고 있었는데, 한 의원실을 통해서 류희림 방심위원장 가족과 지인들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을 인용보도한 방송사들에게 무더기 민원을 넣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후 사실을 입증할만한 자료도 확보해 결국 보도에 이르게 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는 익명의 취재원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제보자와는 특별한 이해관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외에 기타 특이사항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보도가 나간 직후, 민주당 과방위 소속 의원 전원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한 ‘청부 민원’을 제기하고, ‘셀프 심의’에 나서 방송사에 무더기 징계를 내린 것으로 심각한 이해충돌 사안”이라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이 사안을 “공익 제보로 포장해도 방심위 직원이 민원인 정보를 유출한 사건이 명백하다”고 입장문을 내는 등 정치권이 해당 사안을 두고 뜨겁게 공방을 벌였습니다. 방심위 노조를 비롯해, 민주언론시민연합,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사회에서는 류 위원장의 사퇴 촉구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고, 야권 방심위원들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사안 관련 질의들이 쏟아졌습니다.
MBC의 첫 보도 다음날인 2023년 12월 26일에 KBS, 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 TV조선, JTBC, 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들은 전부 메인뉴스에서 모두 해당사안을 다뤘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물론, <동아일보>와 <문화일보> 등 주요 일간지들은 논조와 상관없이 해당 사안과 이로 인한 파장들을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MBC 등 4개 방송사에 모두 1억 2,000만 원의 과징금을 의결했습니다.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을 인용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방송사들에게 무더기로 과징금이 결정된 건, 2008년 방심위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이 때문에 방심위의 결정이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당장 징계를 받을 사안인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고, 설사 징계가 정당하고 하더라도 최고 수위의 징계인 ‘과징금’까지 받을 사안이냐는 지적이 방심위 안팎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MBC 취재 결과, 관련 민원이 다수 제기됐는데, 이 가운데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아들과 동생, 제수, 처제, 동서, 조카까지 가족 6명이 민원인에 포함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또, 민원인에는 류 위원장이 몸담았던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관계자와 시민단체 '미디어연대' 관계자, 동생이 운영하는 수련원 관계자 등 지인 9명도 있었습니다. 방심위가 방송사들의 녹취록 인용보도에 대해 긴급 심의를 결정한 것이 지난해 9월 5일인데, 9월 4일부터 7일까지 류 위원장 가족 등으로 확인된 사람이 낸 민원은 확인된 것만 모두 50건이었습니다. 관련 민원 188건 가운데 4분의 1을 넘는 숫자입니다. 해당 민원은 9월 4일 오후에 처음 들어와 줄을 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앞서 그날 오전 이동관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은 국회에 나와 뉴스타파 녹취록 인용보도 등에 "수사와 별개로 방심위에서 엄중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초반 민원 상당수는 당시 방심위원, 현 방심위원장인 류희림 씨의 가족과 지인들의 민원이었습니다. 류 위원장 가족 등의 민원은 대부분 대동소이했으며, 민원인이 다름에도 어색한 문장부호가 문서 내 똑같이 쓰였고, 공통적으로 민원 내용과 보도 날짜가 틀린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류희림 위원장 개인의 일탈에 그치거나, 한 기관 내의 소란에 그치지 않습니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를 훼손한 일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사 등에 법정 제재 권한을 가진 기관입니다. 이러한 조치는 단순히 수천만원의 과징금 등 그치지 않고, 방송사업자의 재허가 심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방심위의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는 편향적 심의를 통해 통제할 수 있기에 국민의 알권리와도 직결됩니다. 때문에 심의에는 공정성과 정당성이 내재해야 합니다. 하지만 MBC의 류희림 위원장 ‘청부 심의’ 의혹 연속보도는 당연히 갖춰질 걸로 기대됐던 방심위 심의의 공정과 정당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방심위 내부뿐 아니라 시민사회, 정치권에도 격렬한 논쟁을 촉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현재 야당 중심으로 정치권과 시민사회 단체에서는 ‘청부 민원’의혹 보도 뒤 류 위원장의 사퇴 촉구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야당 추천 방심위원들은 ‘청부 민원'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기구 설치, 공익제보자 색출작업 중단, 그리고 방심위의 신뢰 회복을 위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류 위원장은 의혹에 대한 해명보다는 누가 민원을 외부로 유출했는지에 집중해 감사에 착수했고, 공익신고자를 검찰에 수사의뢰한 상황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기사에 취재원의 발언을 인용할 때, 임의로 수정하거나 각색하지 않았습니다. 또, 취재원에게 반론 기회를 충분히 보장했습니다. 전화도 하고, 문자메시지도 남겼으며 근무지에 직접 찾아가 만남까지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전화를 받지도, 메시지에 회신하지도 않았습니다. 기자들이 방심위에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피해서 출근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결과적으로는 반론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이 점은 이번 취재에 있어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기사에는 익명의 취재원이 등장하지 않고 해당 취재에 나서게 된 경위를 기사에 명백하게 밝혔습니다. 취재진이 아닌 내·외부의 입장이나 요구로 기사 내용을 수정하거나 편집한 사실도 없습니다. 다만,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가족들의 인터뷰를 사용할 때, 동의를 구하지 않고 녹음과 촬영을 하고 이를 보도에 사용했습니다. 이는 녹음이나 촬영을 당사자들에게 명시하면 취재에 응하지 않고 피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만남 혹은 통화 이후에 재차 접촉을 시도했을 때 모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우려 속에서 취재원의 동의를 구하는 것보다 그렇지 않고서라도 그들의 입장을 기사에 녹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취재 과정에서 소속과 이름 등 신분을 분명히 밝혔고 명함을 건넸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로부터 지원 받지 않은 기사며,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한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2023년 12월 25일 <MBC> ‘뉴스데스크’에 관련 첫 보도가 나가기 전, 같은 날 오전 뉴스타파가 동일한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동일한 자료를 입수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첫날 보도는 늦었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 뉴스타파 보도와 다소 내용이 겹쳤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는 뉴스타파의 인용보도가 아니라 ‘MBC만의 취재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이라는 매체 특성상 보도 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더 이르게 방송되지 못했을 뿐, 이미 취재와 기사는 완성된 상황이었습니다. 1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영상 리포트가 아닌 활자 인터넷 기사로라도 먼저 보도하는 방안을 내부에서 고민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사안은 가볍지 않은 사안으로, 경쟁적 보도보다는 꼼꼼한 취재가 바탕이 된 정확한 보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MBC>는 1보를 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습니다.
첫 보도는 놓쳤지만, 이튿날인 12월 26일 <MBC>가 보도했던, ‘신고자 “방심위 내부 문제제기 묵살‥류희림, 게시물 삭제 요구”’라는 리포트에서 방심위 직원이 내부게시판에 올린 게시글은 세상에 처음 공개된 내용입니다. 또, 27일 보도했던 ‘위원장이 직접 챙긴 ’JTBC 보도‘ 민원에도 가족·지인 민원 포함돼’라는 리포트는 류 위원장이 관련 보도에 대해 입장문을 통해 “민원과 상관없이 위원장의 단독 부의권으로 심의에 착수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입니다. 류 위원장의 주장과 달리 방심위 속기록에는, 류 위원장이 직접 방심위 직원들에게 관련 민원이 들어왔는지 확인하고 심의에 착수한 상황이 명확히 기록됐기 때문입니다. 이 보도는 MBC의 단독 취재 내용으로 바로 다음날 JTBC가 메인뉴스를 통해 거의 그대로의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게다가 해당 내용에 대해서, 방심위는 여전히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28일 보도했던 ‘'대리 민원' 추가 정황?‥똑같은 오류 민원 쏟아졌다’라는 리포트는 관련 민원들이 내용이 비슷하고, 오탈자가 같은 데 이어 민원내용과 보도날짜가 불일치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보도해 ‘청부 민원’의 정황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냈습니다.
취재후기
(400회)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 M…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MBC 이재욱 기자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MBC와 KBS, YTN, JTBC에 모두 1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저 방심위의 편향적 심의가 문제라 생각했습니다. 절차적 논란의 여지는 생각 못 했습니다. 그래서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가족과 지인들이 무더기로 관련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을 넣은 사실이 담긴 자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등장하는 민원인 한 명 한 명, 류 위원장과의 관계를 확인했습니다. 몹시도 지난하고 조심스러웠습니다. 류 위원장과 관계가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하나, 둘 확인될수록 화도 났습니다. 그런 민원이 수십 건으로 확인될 때는 허탈했습니다.
공들인 취재를 보도했음에도, 뒷맛은 개운치 않습니다. 바뀐 것 하나 없기 때문입니다. 류희림 위원장은 ‘청부 민원’ 의혹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사퇴는커녕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수사기관은 오히려 민원인 정보 유출자 색출에만 혈안입니다. 여전히 이름 모르는 공익제보자는 방심위 내부에 있습니다. 이 국면이 공익제보자는 몇 배 더 당혹스러울 겁니다. 외로울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안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끈질기게 지켜보려 합니다. 이 보도가 조금이나마 가치가 있었다면, 모두 그의 공입니다.
회차 심사평
제400회 전체 총평
제40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7편이 출품됐다. 5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MBC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보도는 방송사들에 대한 무더기 과징금 의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직원 내부게시판 글을 처음 공개하는 등 충실한 후속 보도들이 이뤄진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 <초유의 사법부 전산망 북한 해킹 사태> 보도는 제목만 본다면 다발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해킹 사건 중에 하나로 치부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보도는 사법부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보다는 사법부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사법부가 해킹 당한 사실을 숨기고 해킹 보도를 반박하고 있는 점, 보도를 통해서 사법부가 해킹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한겨레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보도는 유학생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유학생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평을 받았다. 보도를 통해서 한신대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서 유학생들에게 사전고지 없이 강제 출국시킨 반 인권적인 행동을 알린 것으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 보도라는 평이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관심 없는 일반 독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 사실을 족집게처럼 짚어서, 이 문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까지 골고루 꼼꼼하게 지적한 역작이었다는 평이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정도 깊이 있는 수준의 기사가 나온다는 평도 있었다.
이번 수상작들 중에는 언론사 간 협업 모델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뉴스타파·부산MBC·경남도민일보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최초 공동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누더기 정보를 공개한 검찰 횡포에 맞서, 감춰진 정보들을 재판과 협업을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사라는 이종 매체의 협업과 재판을 통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이뤄낸 것은 타 언론사에게도 모범 사례가 되었다는 평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2편이 선정됐다. 경남신문 <우리동네 해결사>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꼼꼼히 취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밀착형 문제해결 저널리즘(솔루션 저널리즘)’의 좋은 사례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특별취재단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는 9개 지역 언론사들의 협업 모델로 이뤄졌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개 언론사가 커버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영역을 전국의 지방 언론사들이 협업해서, 비용도 줄이면서 다양한 시점을 커버한 것은 장려할 시도라는 의견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울산MBC <울산 민간인 학살, 누가 그들을 죽였나-눈카마스 코리아>가 수상했다.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살 책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국방부로 인해서 현재에도 피해자들의 아픔이 극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조명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월 심사를 마지막으로 2023년 한해 이달의 기자상 심사가 막을 내린다. 그동안 회원들의 격려와 함께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짧은 시간에 많은 기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저널리즘을 발굴하고 격려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