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 제작 경위
3만여 명이 희생되고 가옥 4만여 채가 불탄 제주4‧3. 제주 인구의 10%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70여 년 전 도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일본 오사카 ‘이카이노’로 밀항했습니다. 당시 “제주에 남아 있으면 죽고 떠나면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고향 땅을 어쩔 수 없이 강제로 떠났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의 4‧3희생자입니다. 하지만 ‘밀항’의 성격상 그동안 이들은 드러나지 않은 존재였습니다. 이런 탓에 4‧3 해결 과정에서 늘 배제됐습니다. 제주CBS는 일본 현지에서 유령 같은 존재였던 ‘4‧3밀항인’을 추적해 처음으로 보도했습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제주뿐만 아니라 일본 대마도와 오사카 현지에서 수년간 취재한 기획물입니다. 그동안 4‧3밀항인에 대해서 조명한 보도물은 없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정부 4‧3진상조사보고서에서조차 단편적으로 짤막하게 다뤘지만 제주CBS는 다각도로 4‧3밀항인을 다뤘습니다.
제주CBS는 4‧3 당시 도민들이 밀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사정과 밀항 규모를 첫 보도했습니다.(2023년 11월 20일자 노컷뉴스 : 살아남기 위해 일본으로…제주4‧3디아스포라의 비극) 국내‧외 전문가 인터뷰와 고문서, 현지 취재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인 4‧3밀항인의 존재를 드러냈습니다. 4‧3 전후 일본과 제주 상황, 밀항으로 적발되면 일본 오무라수용소로 보내지고 강제 추방되는 과정, 수용소 내 인권침해 문제를 처음으로 알렸습니다.(2023년 11월 21일자 노컷뉴스 : 4‧3 피해 목숨 건 일본 밀항…적발되면 공포의 수용소로) ‘미등록 외국인’ 신분으로 숨죽이며 살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살아낸 도민 역사도 조명했습니다.(2023년 11월 22일자 노컷뉴스 : “죽을락 살락 일만”…고난 속 꿋꿋이 살아낸 4‧3밀항인) 일본에서 차별과 혐오 속에서도 제주 공동체를 일궈내며 더불어 산 제주인 역사도 보도했습니다.(2023년 11월 23일자 노컷뉴스 : 日 차별과 혐오에…더불어 견디며 삶 도운 ‘제주공동체’) 어려움 속에서도 고향에 대한 사랑을 잊지 않고 성금을 보낸 재일 제주인도 보도해 도민 사회에 감동을 줬습니다.(2023년 11월 24일자 노컷뉴스 : 국경 넘어선 4‧3밀항인의 ‘고향 사랑’…제주 발전 토대) 4‧3 당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주 땅을 떠났지만, 그 사이 조국은 분단됐습니다. 분단이 고착화되면서 재일 4‧3유족회 안에서도 남과 북으로 갈라지는 등 동족상잔의 비극이 반복됐습니다. 제주CBS는 단순히 밀항인 역사를 조명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형인 분단의 아픔도 전했습니다.(2023년 11월 27일자 노컷뉴스 : ‘남북분단 축소판’ 재일제주인 사회…이산가족까지) 그동안 진상조사도 전무하고 4‧3 과거사 해결 과정에서 배제된 사실도 처음으로 전달했습니다.(2023년 11월 28일자 노컷뉴스 : “유령 같은 존재”…역사의 어둠 속 묻힌 제주4‧3밀항인) 특히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당시 불거졌던 전 국민적인 혐오에 대해서 70여 년 전 4‧3난민 사례와 비교해 보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수자 혐오, 장애인 혐오, 난민 혐오 등 우리사회 뿌리 깊은 혐오에 대해서도 인권적인 시각으로 다뤘습니다.(2023년 11월 29일자 노컷뉴스 : 끊이지 않는 혐오와 차별…몰이해와 무관심이 경계로) 제주CBS는 8차례 기획보도에 그치지 않고 어둠 속에 묻힌 역사를 드러내기 위해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4‧3밀항인 증언을 뒷받침해 줄 구체적인 고문서를 발굴해 보도한 겁니다. 일제 패망 직후 연합국 최고사령부 ‘추방 면제 탄원’ 문서가 그것입니다. 이 탄원서에는 4‧3 당시 밀항하다 적발된 도민들의 사정 등이 담겼습니다.(2023년 12월 22일자 노컷뉴스 : 제주4‧3밀항인 기록 발굴…‘절박감’ ‘강요된 침묵’ 드러나)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쉽지 않았습니다. ‘밀항’했기 때문에 재일제주인은 일본 사회에서 ‘미등록 외국인’, 속된 말로 불법체류 신분이었습니다. 적발되면 악명 높은 오무라수용소로 보내졌다가 강제 추방됐기 때문에 그동안 쉬쉬 했던 겁니다. 아울러 재일 4‧3유족회 안에서도 북한계인 조총련과 남한계인 민단으로 나뉘어 이념 문제도 컸습니다. 4‧3 당시 눈앞에서 마을 사람이 죽고 가족이 죽는 것을 봤던 만큼, 재일 유가족은 4‧3은 입 밖으로 쉽게 꺼내기 어려운 주제였습니다. 이 때문에 취재 협조를 구하는데 수개월에 걸친 노력이 있었습니다. 관련자를 만나기 위해 지난한 설득 과정이 있었습니다. 특히 2003년 정부에서 내놓은 4‧3진상조사보고서에도 4‧3밀항인 조사 내용은 거의 담기지 않았습니다. 4‧3밀항인 문제의 실체를 드러낼 수 있는 공식 자료가 없다 보니 취재진은 관련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어렵사리 연합국 최고사령부 보고서 등을 확보해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밀항 경로 역시 드러나지 않았던 터라, 밀항의 주 경로였던 일본 대마도와 오사카 등지에서 취재를 통해 확인해야 했습니다. 특히 취재진은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당시 난민 결정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취재했습니다. 예멘인 수십 명을 직접 만나 제주에서 난민을 신청하게 된 경위와 혐오 속에서도 묵묵히 예멘인을 도와준 도민을 인터뷰했습니다. 그 과정이 있었기에 4‧3밀항인 역사를 통해 우리사회 혐오를 다룰 수 있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및 자체 평가
남북이 분단된 지 수십 년째. 이념 갈등은 고착화됐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도 헌법의 가치인 남북통일은 소원해지기 마련입니다. 취재진은 4‧3밀항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해묵은 이념 갈등을 넘어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전달했습니다. 남북관계의 바로미터인 재일제주인 사회를 조명함으로써 통일의 가치를 전했다는 점에서 울림이 있었습니다. 아울러 뿌리 깊은 우리사회 혐오와 차별 문제도 4‧3밀항인 역사의 관점에서 바라봤다는 점에서 새로운 접근입니다. 특히 그동안 4‧3의 주된 논의였던 제주도 내 피해 상황에서 벗어나 일본 현지에서 4‧3밀항인 피해 실태조사를 자체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4‧3진상조사 과정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4‧3밀항인 역사를 드러냈습니다. 과거사 해결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사회가 처한 남북 분단 문제, 혐오와 차별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보도입니다. 특히 방송뿐만 아니라 노컷뉴스 플랫폼을 통해서도 9차례 보도하며 전국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인터넷 다음 포털 탐사보도 페이지와 노컷뉴스 메인 뉴스에서도 보도물이 소개됐습니다. 기획보도물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BJC방송기자클럽 올해의 방송기자상, 전국언론노동조합 11월 민주언론실청상을 각각 수상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보 ‘지역 속으로’ 코너에도 취재 내용이 소개됐습니다.(2024년 1월 3일 5면 기사 : “억지로 고향 땅 떠나 살고 싶은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5. 기타 고려사항
이번 기획 취재는 제주도기자협회 해외취재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지원받았습니다. 아울러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 신청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0회 전체 총평
제40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7편이 출품됐다. 5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MBC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보도는 방송사들에 대한 무더기 과징금 의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직원 내부게시판 글을 처음 공개하는 등 충실한 후속 보도들이 이뤄진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 <초유의 사법부 전산망 북한 해킹 사태> 보도는 제목만 본다면 다발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해킹 사건 중에 하나로 치부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보도는 사법부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보다는 사법부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사법부가 해킹 당한 사실을 숨기고 해킹 보도를 반박하고 있는 점, 보도를 통해서 사법부가 해킹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한겨레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보도는 유학생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유학생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평을 받았다. 보도를 통해서 한신대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서 유학생들에게 사전고지 없이 강제 출국시킨 반 인권적인 행동을 알린 것으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 보도라는 평이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관심 없는 일반 독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 사실을 족집게처럼 짚어서, 이 문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까지 골고루 꼼꼼하게 지적한 역작이었다는 평이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정도 깊이 있는 수준의 기사가 나온다는 평도 있었다.
이번 수상작들 중에는 언론사 간 협업 모델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뉴스타파·부산MBC·경남도민일보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최초 공동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누더기 정보를 공개한 검찰 횡포에 맞서, 감춰진 정보들을 재판과 협업을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사라는 이종 매체의 협업과 재판을 통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이뤄낸 것은 타 언론사에게도 모범 사례가 되었다는 평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2편이 선정됐다. 경남신문 <우리동네 해결사>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꼼꼼히 취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밀착형 문제해결 저널리즘(솔루션 저널리즘)’의 좋은 사례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특별취재단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는 9개 지역 언론사들의 협업 모델로 이뤄졌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개 언론사가 커버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영역을 전국의 지방 언론사들이 협업해서, 비용도 줄이면서 다양한 시점을 커버한 것은 장려할 시도라는 의견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울산MBC <울산 민간인 학살, 누가 그들을 죽였나-눈카마스 코리아>가 수상했다.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살 책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국방부로 인해서 현재에도 피해자들의 아픔이 극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조명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월 심사를 마지막으로 2023년 한해 이달의 기자상 심사가 막을 내린다. 그동안 회원들의 격려와 함께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짧은 시간에 많은 기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저널리즘을 발굴하고 격려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