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일본 정부가 삼성에 구애 중이다. 삼성이 거절하기 힘든 조건이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로부터 들은 전언에서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일본이 왜 삼성에 투자를 요청했고, 삼성은 왜 거절하기 힘든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첨단산업 공급망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의 규칙이 바뀌고 있습니다. 자유무역 대신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이 되어 뛰는 게 당연해졌습니다. 반도체는 그 중 핵심입니다. 미국이 ‘반도체법’을 통해 새로운 규칙을 제시하자 일본, 유럽, 대만에 이어 한국도 동참해야 했습니다.
‘한국의 반도체법’을 둘러싸고 말도 많았습니다. 한쪽에서는 한국의 대표 산업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시급한 상황에서 경쟁국 대비 지원이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반대편에선 대기업에 지원해야 하는 상황을 탐탁지 않아 하며 ‘이미 충분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한국, 대만의 반도체법이 본격 시행된 뒤의 상황도 그랬습니다. 첨단 반도체 생산 기업을 갖고 있고, 안보 리스크가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나라는 반도체법을 통해 세액공제 혜택만 지원한다는 점에서도 같았습니다. 다만 복잡한 반도체 산업과 세법 탓에 한국과 대만 중 어느 나라의 지원이 더 효율적인지는 직관적으로 알기 어려웠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동아일보는 <‘칩스법’ 명암… 韓, 대만보다 세금 33% 더 낸다(동아일보 2023년 8월 28일자 1·3면)> 기사에서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와 함께 분석한 가상 기업 사례를 소개하며 법인세율과 최저한세 등 한국의 ‘기본 체급’이 가진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투자 유치를 둘러싼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본 정부로부터 40%의 지원금을 약속받고 2022년 착공한 TSMC 파운드리 공장을 비롯해 일본 본토에 공장을 짓는 반도체 기업에 일본 정부가 최대 50%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오랜 기간 첨단 반도체 공장이 세워지지 않았던, 그래서 기술, 인력, 양산 노하우 모두 잃은 과거의 ‘반도체 제국’ 일본에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하는 것이 한국, 대만, 미국, 중국 혹은 유럽 등에 투자하는 것보다 유리한 점이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동아일보는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과 관련 협회, 학계 및 현장 전문가 등을 취재해 일본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구체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단순하게 ‘공장 건설에 투입된 비용의 50%를 지원한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원을 받은 기업이 얻는 혜택이 어느 수준이고, 그에 따라 치열한 반도체 경쟁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여줄 수 있는 팩트를 찾았습니다.
그 결과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을 포함한 반도체 업계에서 초기 투자 비용 지원과 보통 5년 동안 반영해야 하는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해 ‘마이크론의 메모리 팹은 5~7%의 원가경쟁력, TSMC의 파운드리는 10%의 원가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내부 분석 내용을 파악했습니다. 복수의 전문가 크로스 체크를 통해 이 같은 수치가 타당하게 업계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분석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또 이 같은 격차가 누적될 경우 한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보다 일본에 짓는 게 유리한 상황이 10년 내 찾아올 수 있다는 분석과 이에 대한 우려도 확인했습니다.
다만 한국과 일본 반도체 공장이 가지는 경제성의 차이를 보도한 결과가 단순하게 ‘한국도 보조금을 지급해야 된다’는 수준의 대안을 제시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수년 동안 일본 정부 주도하에 추진 중인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세부적으로 파고들었고 이 전략에 따라 진행 중인 TSMC와의 밀월 관계가 가지는 함의가 무엇인지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한국과 반도체 생산기지를 늘리려는 일본이 경쟁하고, 삼성전자와 TSMC가 경쟁 중인 복잡한 상황의 답을 찾는 방법이었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반도체 공급에 어려움을 겪은 일본은 우선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을 유치해 첨단 반도체 공급을 해결하고, 다음 단계로 자국 기업의 기술 확보를 추진한 뒤 인공지능(AI) 반도체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이 중 두 번째 단계까지 차근차근 진행 중이었고, 이 과정에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가 TSMC에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었습니다. 반도체 업계에서 ‘굴욕적이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TSMC에 양보한 덕에 첫 해외 R&D센터를 유치한 점이나, 공장 인근으로 국제학교를 확장 이전하고 이례적인 대만어 수업을 열며 지역사회가 주재원 가족까지 챙긴다는 점을 취재하니 일본의 간절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5월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직접 만나 투자를 요청하더니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의 일본 내 R&D 거점 투자 계획 발표를 직접하기도 했습니다.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일본 정부는 반도체 부활을 위한 장기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 중이었고 자국 내 반도체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유·무형의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 같은 지원은 매년 수십조 원의 투자가 필수적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단기, 장기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임이 분명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이 같은 취재 성과를 2023년 12월 26일자 1면 <日, 반도체투자액 50% 지원…韓, 15% 세액공제뿐> 기사와 3면 전면 <日, 보조금으로 TSMC 11조 원 투자 유치…“10년 내 韓 추월 우려”>, <日 반도체 공격적 투자 뒤엔 강력한 ‘소부장’ 소재 점유율 56% 세계 1위…후공정도 44%>, <“日 반도체 교만에 실패” 정부-기업-대학 반성후 똘똘> 기사를 통해 보도했습니다. 일본 보조금의 영향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수년 동안 감가상각으로 반영돼 향후 투자에 영향을 준다는 점, 장기간 이어진 저임금이 줄 수 있는 영향, 지원의 지속가능성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일본 반도체 소부장의 강점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와 과거와 다르게 정부와 한팀으로 뛰고 있는 움직임을 조명하는 기사도 더했습니다.
이어 27일자 1면 <日, TSMC 직원 자녀들 위해 학교 옮기고 대만어 수업 신설> 기사와 2면 전면 <TSMC, 日에 해외 첫 R&D센터…日 ‘소부장’ 업계, 투자로 화답>, <TSMC 日 공장 착공까지 6개월…SK 용인공장은 착공 3년 미뤄져>, <日, 반도체 부활 꿈꾸지만 인재 부족은 ‘아킬레스건’> 기사로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일본과 TSMC의 밀월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고, 어떤 의미와 한계가 있는 지를 분석했습니다. 일본 정부·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TSMC와 국내 투자환경을 비교했고, 일본 반도체의 약점으로 꼽히는 인재 확보를 위한 움직임과 한계를 보여줬습니다.
마지막으로 29일자 B1면 전면 <日 ‘AI 반도체’ 군침…韓, 특혜 논란 속 지원 헛바퀴>, <반도체 인력난…학비 면제-취업 보장에도 의대로> 기사를 통해선 미래 시장인 AI 반도체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지원방안을 구체적으로 비교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실명 취재를 원칙으로 했으나, 일부 취재원이 강하게 익명을 요구한 경우나 익명을 전제로 취재에 응한 경우에는 수용했습니다. 동아일보 ‘기자 윤리 강령’ 실천 요강에서는 ‘해당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다른 현실적인 방법이 없고 그 정보 또는 배경 설명이 신뢰할 수 있으며 뉴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에 한해 취재원을 익명으로 할 수 있다’고 허용하고 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②③④ 해당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행보도]
일본 정부의 반도체 투자 유치 전략과 TSMC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투자 등에 대한 사실은 몇 년에 걸쳐 발생기사로 다뤄져왔습니다. 다만 일본 정부 보조금으로 TSMC, 마이크론이 얻는 원가경쟁력 등 동아일보 기사의 핵심 팩트는 보도된 바 없었으며, 일본의 반도체 전략이 가지는 의미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끼칠 영향 등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선행보도도 없었습니다.
[타 매체 반향]
주요 매체의 사설에서 동아일보 기사를 통해 알려진 팩트를 인용하였습니다. 또 동아일보 보도 이후 일본 정부의 지원이 촉발시킨 일본 반도체 부활 움직임을 조명하며 한·일 양국의 투자 환경을 비교하는 기사도 이어졌습니다.
-중앙일보 2023년 12월 28일자 사설 ‘급감한 한국 반도체 특허, 초격차 유지 가능한가’
-서울경제 2023년 12월 28일자 사설 ‘반도체 전쟁 가열, 초격차 기술 확보·공장 건설 적극 지원해야’
-머니투데이 2024년 1월 3일 ‘반도체 왕국 부활 꿈꾸는 日…판 뒤집을 비장의 무기는 [‘옛 반도체왕국’ 일본의 역습]①파격적 보조금+혜택 앞세운 일본’ 등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월 3일 진행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동아일보 보도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의 영향으로 마이크론은 5~7%, TSMC는 10%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며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가 반도체 투자에 매력적인 국가라고 생각하느냐”고 질의했고, 안 장관 후보자는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정계, 재계, 학계 등에서 동아일보 보도를 통해 경쟁국과 비교한 한국 투자 환경의 미흡함을 알 수 있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 과거의 ‘반도체 제국’으로만 여겨졌던 일본의 추격을 위한 움직임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영향도 잘 보여줬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고 특이사항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0회 전체 총평
제40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7편이 출품됐다. 5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MBC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보도는 방송사들에 대한 무더기 과징금 의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직원 내부게시판 글을 처음 공개하는 등 충실한 후속 보도들이 이뤄진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 <초유의 사법부 전산망 북한 해킹 사태> 보도는 제목만 본다면 다발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해킹 사건 중에 하나로 치부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보도는 사법부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보다는 사법부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사법부가 해킹 당한 사실을 숨기고 해킹 보도를 반박하고 있는 점, 보도를 통해서 사법부가 해킹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한겨레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보도는 유학생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유학생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평을 받았다. 보도를 통해서 한신대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서 유학생들에게 사전고지 없이 강제 출국시킨 반 인권적인 행동을 알린 것으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 보도라는 평이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관심 없는 일반 독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 사실을 족집게처럼 짚어서, 이 문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까지 골고루 꼼꼼하게 지적한 역작이었다는 평이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정도 깊이 있는 수준의 기사가 나온다는 평도 있었다.
이번 수상작들 중에는 언론사 간 협업 모델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뉴스타파·부산MBC·경남도민일보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최초 공동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누더기 정보를 공개한 검찰 횡포에 맞서, 감춰진 정보들을 재판과 협업을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사라는 이종 매체의 협업과 재판을 통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이뤄낸 것은 타 언론사에게도 모범 사례가 되었다는 평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2편이 선정됐다. 경남신문 <우리동네 해결사>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꼼꼼히 취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밀착형 문제해결 저널리즘(솔루션 저널리즘)’의 좋은 사례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특별취재단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는 9개 지역 언론사들의 협업 모델로 이뤄졌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개 언론사가 커버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영역을 전국의 지방 언론사들이 협업해서, 비용도 줄이면서 다양한 시점을 커버한 것은 장려할 시도라는 의견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울산MBC <울산 민간인 학살, 누가 그들을 죽였나-눈카마스 코리아>가 수상했다.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살 책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국방부로 인해서 현재에도 피해자들의 아픔이 극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조명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월 심사를 마지막으로 2023년 한해 이달의 기자상 심사가 막을 내린다. 그동안 회원들의 격려와 함께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짧은 시간에 많은 기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저널리즘을 발굴하고 격려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