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조직적인 반도체 기술 탈취 행위가 일어났다."
'조직적'이라는 취재원의 말에 이번 사안은 규모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취재에 돌입했습니다. 우선, 피해업체들의 피해규모부터 파악했습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추정 피해액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국가핵심기술인 18나노급 D램과 관련한 8대 공정 600단계 전체가 유출됐고, 피해 금액은 최소 2조 3천억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중국이 이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해나갈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물론 우리 경제가 입을 피해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함께 도면이 유출된 삼성전자 장비 납품업체는 자체적으로 최소 수천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취재진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사실을 파악하고, 피해업체, 전문가, 최초 제보자 등을 수소문하여 취재 범위를 넓혀나갔습니다. 취재 결과 반도체 공정뿐만 아니라 장비까지 한꺼번에 유출을 시도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렵게 수사기관에 기술 유출을 최초 제보한 이를 만났고, 유출 의혹 당사자들이 과감하게 국내에서 장비를 복사하려 했던 정황을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은밀한 기술유출 범죄를 파헤쳐 최초 보도했습니다.
MBC 취재로, 삼성전자 전직 부장출신 인사와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출신 인사가 함께 벌인 기술 유출 범죄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18나노 반도체 공정, 8대 공정의 순서도가 통째로 유출됐습니다. 2016년 신생업체였던 창신메모리는 이를 토대로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취재진은 독자적으로 ‘팩트’를 확인하는 한편, 수사에 나선 검찰이 입증해낸 혐의가 무엇인지 교차 검증했습니다. 관련 업계와 검찰, 법원 등 다방면을 취재한 덕분에 핵심 가담자 2명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단 사실과 이들의 구체 혐의를 국내 언론 최초로 보도했습니다.
2. 오랜 시간 사건이 은폐된 이유를 추적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어떻게 뚫었을까? 또 중국에 기술이 유출된 사실은 7년여가 지난 뒤에 알려졌을까? 취재진은 의문을 가지고 집중 취재했습니다. 조각조작 정보들을 취재해나간 결과, 이들의 치밀한 수법을 재구성해낼 수 있었습니다. 비밀은 ‘아날로그’에 있었습니다. 암호화된 최첨단 반도체 공정을, 일일이 손으로 옮겨 적은 뒤 이를 빼냈던 정황이 확인된 겁니다. ‘퍼니스’ 장비업체의 도면이 유출된 과정도 유사했습니다. 퇴사를 앞둔 피의자가 업무용으로 인쇄된 도면을 그대로 숨겨 사무실 밖으로 빼돌렸습니다. USB와 파일, 이메일이 동원되지 않아 흔적이 남지 않았고, 뒤늦게 제보가 수사기관 등에 전달되기 전까지 7년여간 사건은 은폐돼 있었습니다. 이후 피해 업체는 자체 보안 점검 뒤, 인쇄물 관리 등의 허점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3. 기술 유출의 새로운 양태를 보도했습니다.
개인의 일탈이라 생각하지 않고 구체적인 범행경위를 추적했습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유출 과정에서 실무에서 일하는 수십명의 인력이 동원돼 조직적으로 범죄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수사선상에 오른 인원이 최소 2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삼성전자 등 국내 굴지의 반도체 기업들에 일하는 실무진들을 빼오기 위해 일당들이 제시한 연봉 및 복지와 같은 계약조건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범죄가 일어난 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건, 이들이 중국에 새로운 업체를 세우고, 유출한 장비를 버젓이 국내에서 복사해, 판매하려 했다는 점입니다. 최초 단독 보도 뒤 후속 취재를 이어가면서 국내 비밀공장에서 시범 장비를 만들다 적발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실제 이들이 관여한 중국 업체는, 일반적인 장비업체와 달리 빠른 속도로 기술 개발을 이뤄냈다고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인력, 기술, 그리고 이를 구현할 장비까지 한꺼번에 유출하는 실태가 확인된 겁니다.
4. 검찰 수사에 갇히지 않고, 사건의 전모를 취재했습니다.
첫 단독 보도 이후 최초 제보자와 연락이 닿을 수 있었습니다. 기술 유출 사실을 파악해 수사기관에 알린 그가 아니었다면 수조원대 기술유출 사건은 영영 비밀로 묻혀있었을 겁니다. 주저하는 제보자를 설득해, 기술 유출 사건의 전모와 최근의 경향을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특정 기술과 관련된 원하청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새로운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국내 인력들이 중국기업으로 이직하며 기술이 빠져나가던 과거와 달라진 겁니다.
취재진은 구조적 원인에도 주목했습니다. 그간의 기술유출 현황을 짚으며 수사기관이 범죄행위를 드러내는 게 쉽지 않은 상황과 적발한다 해도 사건의 중요도의 비해 처벌이 약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원의 양형기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도적 개선책을 제시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국정원과 검찰, 그리고 기술 유출을 목격한 제보자 모두 사건의 특성상 직접 보도에 등장할 수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검찰 수사 내용을 따라가며 기초 취재를 충실히 한 뒤, 피해 업체인 삼성과 OO장비업체, 그리고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보완했습니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연락이 닿은 최초 사건 제보자를 설득한 끝에, 통해 방대한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증언을 일부 익명으로 인용하되 이같은 자료와 주변 취재로 이를 밑받침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건 관련 보도는 MBC 보도가 최초였습니다.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놓고 주요국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 유출에 대한 MBC 보도는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보도 이후 방송 3사와 종합편성채널 등이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주요 일간지, 경제지 역시 MBC 보도 내용을 인용하며 비중 있게 다뤘고 사설을 통해서도 심각성을 지적했습니다. 상세 내역은 별도 첨부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많은 언론이 MBC 보도를 계기로, 기술 유출 범죄 양형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도 "기술유출범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양형기준의 신속한 수정 필요성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정치권에서도 법안 발의를 준비하는 등 보도 취지에 호응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상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 들어오거나, 언론 중재위에 피신청되지 않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0회 전체 총평
제40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7편이 출품됐다. 5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MBC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보도는 방송사들에 대한 무더기 과징금 의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직원 내부게시판 글을 처음 공개하는 등 충실한 후속 보도들이 이뤄진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 <초유의 사법부 전산망 북한 해킹 사태> 보도는 제목만 본다면 다발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해킹 사건 중에 하나로 치부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보도는 사법부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보다는 사법부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사법부가 해킹 당한 사실을 숨기고 해킹 보도를 반박하고 있는 점, 보도를 통해서 사법부가 해킹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한겨레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보도는 유학생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유학생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평을 받았다. 보도를 통해서 한신대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서 유학생들에게 사전고지 없이 강제 출국시킨 반 인권적인 행동을 알린 것으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 보도라는 평이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관심 없는 일반 독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 사실을 족집게처럼 짚어서, 이 문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까지 골고루 꼼꼼하게 지적한 역작이었다는 평이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정도 깊이 있는 수준의 기사가 나온다는 평도 있었다.
이번 수상작들 중에는 언론사 간 협업 모델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뉴스타파·부산MBC·경남도민일보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최초 공동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누더기 정보를 공개한 검찰 횡포에 맞서, 감춰진 정보들을 재판과 협업을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사라는 이종 매체의 협업과 재판을 통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이뤄낸 것은 타 언론사에게도 모범 사례가 되었다는 평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2편이 선정됐다. 경남신문 <우리동네 해결사>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꼼꼼히 취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밀착형 문제해결 저널리즘(솔루션 저널리즘)’의 좋은 사례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특별취재단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는 9개 지역 언론사들의 협업 모델로 이뤄졌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개 언론사가 커버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영역을 전국의 지방 언론사들이 협업해서, 비용도 줄이면서 다양한 시점을 커버한 것은 장려할 시도라는 의견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울산MBC <울산 민간인 학살, 누가 그들을 죽였나-눈카마스 코리아>가 수상했다.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살 책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국방부로 인해서 현재에도 피해자들의 아픔이 극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조명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월 심사를 마지막으로 2023년 한해 이달의 기자상 심사가 막을 내린다. 그동안 회원들의 격려와 함께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짧은 시간에 많은 기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저널리즘을 발굴하고 격려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