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V),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시작은 제보였습니다. ‘한신대학교가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20여명을 행선지를 속여 버스에 태운 뒤 강제로 귀국하게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화상회의 등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에 돌아간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국에 남은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서로 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생이별을 해야 했던 신혼부부, 한국에 있는 형을 두고 강제로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 미성년자 동생까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학교가 경비용역을 동원하고 학생들의 휴대전화까지 압수했으며 “지금 출입국관리소에 가면 감옥에 가야 한다”고 협박까지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가는 줄 몰랐던 학생들의 소지품은 그대로 한신대 기숙사에 남아있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한겨레 첫 보도(12월12일)가 나간 뒤 파장이 컸습니다. 아무런 권한이 없는 학교가 마치 출입국관리소처럼 학생들을 출국시킨 것에 대한 공분이 일었습니다. 한신대는 국제교류원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출국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한겨레 추가 보도로 버스 안에서 한신대 교직원이 “감옥에 가야 한다”고 협박하는 장면과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이에 더해 학교가 출국 당일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해 비행기표를 샀다가 취소하는 방법으로 공항 내 보안 구역까지 교직원과 경비용역을 동원하게 한 사실까지 밝혀냈습니다. 결국 한신대는 이 보도가 나온 뒤 총장 명의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과했습니다.
또한 한겨레는 한신대뿐만 아니라 출입국관리 업무를 맡는 법무부의 잘못도 드러냈습니다. 법무부가 애초 처음 학생들에게 비자 발급을 해줄 당시에 “1천만원 이상이 든 통장 잔고를 3개월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비공개 내부 지침을 어겼던 사실을 밝혔습니다. 애초 잘못된 비자 발급이 이번 사태의 일차적인 원인이 됐음을 확인한 것입니다. 한겨레는 이에 출입국관리에 있어서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자의적으로 이 권한을 행사하는 법무부의 문제까지 지적할 수 있었습니다.
한겨레는 사건 보도에 더해 이 사건이 발생한 구조적 문제도 깊이 있게 취재했습니다.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은 단순히 한 사립대의 일회성 일탈이 아니라 수도권 집중, 지역 소멸, 대학 서열화, 이주민 차별 등 21세기 한국 사회가 직면한 병적 징후들의 종합판과도 같은 상징적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판단에서 한겨레는 <유학생 18만 시대의 그늘>이라는 이름으로 3회에 걸쳐 한국의 유학생 실태 전반을 다뤘습니다. 이를 위해 우즈베키스탄은 물론 몽골, 중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프랑스, 말레이시아, 베트남의 한국 유학을 준비하거나 이미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다양하게 인터뷰했습니다.
특히 이번 보도는 이주시대로 접어드는 한국에 있어서 시의적절한 보도였습니다. 정부에서는 이민청 출범까지 공식화한 상황에서 한국 사회가 유학생을 포함한 이주민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할 것인지에 대해서 문제를 환기하는 보도였습니다. 이번 보도가 사건 보도-경과 전달-대안 모색까지 완결성과 독창성, 시의성을 모두 갖춘 보도라고 자부하는 이유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한겨레는 실명으로 보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만 사건 초기 불이익을 걱정한 일부 우즈베키스탄 유학생과 법무부의 보복 등을 우려하는 각 대학 국제교류원과 어학당 관계자는 익명으로 처리하여 보도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한겨레는 현장 취재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만 이미 학생들이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간 상황이었고, 이들과는 화상회의-전화-메신저 등을 통해 소통했습니다. 학생들 주장의 신빙성 확인을 위해 우즈베키스탄 현지 유학원 등에 대해서도 전화 취재 등을 진행했습니다. 한신대 관계자 또한 직접 만나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한겨레의 첫 보도가 나간 뒤 다른 매체에서도 관련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보도 당일(12월12일)에는 온라인 기사를 중심으로 30개 넘는 보도가 뒤를 이었습니다. 한신대가 위치한 경기지역 언론들(경기일보, 기호일보, 중부일보)이 지면을 통해 보도에 나섰고, 경향신문은 ‘외국인 유학생은 돈이 된다’(12월19일), ‘한신대 선동 휩쓸려 소송하면 환불 없다’(12월21일), ‘한국 유학갔다가 범죄자 취급받고 돌아와’(12월22일), ‘한신대 강제출국‘ 사태, 한국에 외국인 인권은 존재하나’(12월23일) 등 기사, 칼럼, 사설 등을 통해 사건을 다뤘습니다.
방송에서는 SBS가 보도 다음날(12월13일) 8시 뉴스에서 ‘학생들 버스 태우더니 "다시는 대한민국 못 들어와요"…무슨 일’라는 제목으로 이번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KBS는 12월25일 ‘“버스에 태워 사실상 강제 출국”…법무부-대학측 책임공방만’이라는 제목으로 9시 뉴스에서 이번 사건을 다뤘습니다. 이외에도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비롯해 KBS 김성완의 시사야 등 라디오 방송에서도 이번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언론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우즈베키스탄 Kun.UZ는 온라인 기사와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한겨레를 인용하며 이 문제를 보도했습니다. Kuz.UZ는 유튜브 구독자만 224만명에 달하는 현지 최대 언론사입니다. 이외에도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관련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또한 BBC 우즈베크 또한 현지시각으로 1월5일 한겨레를 인용하며 이번 사건을 메인뉴스로 다뤘습니다. 또한 인도 등 일부 아시아 언론에서도 이번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한겨레 보도 뒤 한국 유학생 정책의 현실과 대학사회 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단속과 추방 중심의 법무부 출입국관리 정책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한겨레 보도 뒤 130개 인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한신대와 법무부를 비판하고, 철저한 수사와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보도가 나가기 전에 이뤄진 것이긴 하지만 유학생 가족의 진정과 신고로 국가인권위원회와 경찰의 조사와 수사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법무부는 한겨레 보도로 드러난 잘못된 비자 발급 문제에 대해서 자체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간 이주여성, 이주아동, 이주노동자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했던 유학생 문제가 주목을 받은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가족지원센터나 이주노동자센터,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등을 통해서 지원을 받았던 이들과 달리 유학생들을 사실상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것이 한국의 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문제를 통해서 유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이 드러났고 이에 대한 여러 대안이 사회적으로 마련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는 내부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편집국 내에서 특종상 최종 후보로 선발된 상태입니다. 외부 평가위원들로 구성된 한겨레열린편집위원회에서도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보도를 12월의 좋은 기사로 뽑았습니다. 열린편집위원회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니...”라는 한줄평을 남겼습니다.
이번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400회)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 한겨레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한겨레 이준희 기자
얼마 전 비수도권 지역에 있는 한 사립대 교수와 유학생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학내 유학생 인권에 관해 불편한 질문을 몇 차례 던지자 그 교수는 불쾌해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자님, 여기 학교예요.”
맞습니다. 학교입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 무엇보다 최후에는 학생들 편에 서는 것이 학교입니다. 하지만 한신대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은 학교가 학생들을 감시와 처벌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심지어는 앞장서서 쫓아내는 현실을 드러냈습니다.
이 사건은 한국사회가 직면한 모순의 집약체였습니다. 대학의 위기, 인구절벽, 지역소멸, 물질주의 등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한신대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모순의 심화 속에서야말로 학교가 가지고 있는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가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의 순간에 ‘야만이냐 혁명이냐’를 묻는 것은, 위기 때야말로 사회의 근본적인 방향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적어도 야만으로는 향하지 않도록, 부지런히 감시하고 뛰겠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0회 전체 총평
제40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7편이 출품됐다. 5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MBC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보도는 방송사들에 대한 무더기 과징금 의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직원 내부게시판 글을 처음 공개하는 등 충실한 후속 보도들이 이뤄진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 <초유의 사법부 전산망 북한 해킹 사태> 보도는 제목만 본다면 다발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해킹 사건 중에 하나로 치부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보도는 사법부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보다는 사법부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사법부가 해킹 당한 사실을 숨기고 해킹 보도를 반박하고 있는 점, 보도를 통해서 사법부가 해킹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한겨레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보도는 유학생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유학생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평을 받았다. 보도를 통해서 한신대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서 유학생들에게 사전고지 없이 강제 출국시킨 반 인권적인 행동을 알린 것으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 보도라는 평이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관심 없는 일반 독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 사실을 족집게처럼 짚어서, 이 문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까지 골고루 꼼꼼하게 지적한 역작이었다는 평이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정도 깊이 있는 수준의 기사가 나온다는 평도 있었다.
이번 수상작들 중에는 언론사 간 협업 모델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뉴스타파·부산MBC·경남도민일보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최초 공동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누더기 정보를 공개한 검찰 횡포에 맞서, 감춰진 정보들을 재판과 협업을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사라는 이종 매체의 협업과 재판을 통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이뤄낸 것은 타 언론사에게도 모범 사례가 되었다는 평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2편이 선정됐다. 경남신문 <우리동네 해결사>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꼼꼼히 취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밀착형 문제해결 저널리즘(솔루션 저널리즘)’의 좋은 사례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특별취재단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는 9개 지역 언론사들의 협업 모델로 이뤄졌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개 언론사가 커버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영역을 전국의 지방 언론사들이 협업해서, 비용도 줄이면서 다양한 시점을 커버한 것은 장려할 시도라는 의견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울산MBC <울산 민간인 학살, 누가 그들을 죽였나-눈카마스 코리아>가 수상했다.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살 책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국방부로 인해서 현재에도 피해자들의 아픔이 극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조명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월 심사를 마지막으로 2023년 한해 이달의 기자상 심사가 막을 내린다. 그동안 회원들의 격려와 함께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짧은 시간에 많은 기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저널리즘을 발굴하고 격려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