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회장님 뜬다고 의류매장 밤샘 다림질을 한다. 이랜드의 ‘갑질문화’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반드시 알려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틀 밤새 해당 매장 앞에 잠복했습니다. 그리고 밤늦게 출근해 들어가는 직원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에게 접촉했고, 결국 ‘내부 다림질’영상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밤샘 뻗치기 끝에 포착한 영상 리포트 반응은 뜨거웠고, 이후 이랜드 계열사 제보가 여럿 들어왔습니다. 이 중에서도 연말행사 연습에 한 달 동안 직원들이 동원된다는 내용이 있었고, 해당 행사에 직접 잠입해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부채춤에 칼군무까지, 2023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행사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또 직원들을 사용승인조차 나지 않은 중장비를 동원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건물로 출근시킨다는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 새벽 뻗치기를 통해 출근길 직원들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만난 직원들은 대부분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위계서열이 확실하고 경직된 회사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건 그 자체로 ‘업무배제’를 뜻한다고 했습니다. 이들을 설득해 익명 인터뷰를 하고, 또 다른 증언을 이끌어내 보도하면서 결국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과 시민단체의 이랜드 고발을 이끌어냈습니다.
(1) 회장님의 암행순시
박성수 이랜드회장의 발걸음마다 갑질이 이어졌습니다. 박 회장은 매장 관리라는 명목으로 암행순시를 돌았는데, 이때마다 본사직원과 매장 직원들은 매장 정비를 하기 위해 동원됐습니다. 일반적인 매장관리를 넘어선 것들이었습니다. 회장이 온다는 소식에 본사직원들까지 동원이 되어 3일 연속으로 밤샘근무를 해야 했습니다. 이 근무에는 신입사원들이 동원됐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이틀 동안 박회장이 방문할 예정이라는 강남의 한 의류매장 현장을 지키면서 직원들이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밤 10시부터 시작된 밤샘다림질은 오전 6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미 접혀진 옷가지들을 다시 접어 올리는가 하면, 진열되어있는 옷가지들을 모두 다림질하는 부당한 업무행태 현장을 포착해 보도했습니다.
(2) 송년행사 강제참여
이랜드엔 ‘전통’이라고 불리는 행사가 있습니다. 교회를 빌려 송년행사를 하는 송페스티벌입니다. 이랜드월드, 이랜드건설사 등 계열사가 모두 모여 기도를 한 뒤에 각 팀이 준비한 춤을 선보이는 자리에 직원들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동안 이 무대를 준비해야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박성수 회장이 꾸준히 관심있게 지켜보던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임원진들은 강제적으로 직원들을 참여시키고 만약 참석이 불가능할 경우 대체자를 찾아오라는 강압적인 지시를 내렸습니다. ‘자율적’이라고 말하지만 빠질 수 없었다는 게 내부자들의 이야기였습니다. 15분가량 되는 율동을 외우기 위해 직원들은 업무시간을 빼고 나와 배워야했습니다. 업무시간에 공연연습을 하고, 밀린 업무를 하기 위해선 연습이 끝난 뒤에 매장으로 돌아와 일 처리를 해야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당시 상황이 담긴 송년행사 영상과 직원들의 이야기를 보도해 큰 반향을 이끌어냈습니다.
(3) 이랜드 건설사 사무실 이전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문화는 직원들의 업무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랜드 건설사는 아직 다 짓지도 않은 공사 중인 건물에 사무실 직원 30명을 출근 시켰습니다. 건설사가 적자가 나면서 본사 건물을 빼고 짓지도 않은 연구센터에 직원들을 몰아넣었다는 게 내부자의 이야기였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찾은 마곡 이랜드 R&D센터엔 건물 승인조차 나지 않은 공사판이었습니다. 이랜드 측은 현장지원이 필요해 직원들을 파견 보냈다고 설명했지만, 이 사무실에는 인사팀, 재무팀 등 건설현장 지원과는 상관없는 부서까지 포함되어있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직원들은 ‘사무실이전 감사예배’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분진이 날리는 열악한 환경을 시청에 신고하고, 또 언론사에 제보하고 나서야 이랜드는 20여명의 직원들을 공사현장에서 철수시켰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저희 취재진은 12월 6일자 [단독] 이랜드 '회장님 순시'에 밤샘 다림질…"체력 괜찮은 직원 필요"를 시작으로 이랜드에 대한 사내 부당한 업무행태에 대해 단독으로 연이어 보도해왔습니다.
이랜드의 부당한 업무행태에 대해 타사에서도 추종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연합뉴스, KBS, MBC, 경향신문, 뉴시스, 뉴스1, 조선비즈 등 40여개의 언론사들이 이랜드의 강압적인 송년행사 이야기를 전해 큰 반향을 이끌어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랜드는 JTBC 취재가 시작되자 본인들의 구시대적인 사내문화에 대해 반성한다며 사과입장을 냈습니다. 내부적으로만 공유되던 이야기가 보도되면서 직원들은 본인이 당했던 직장내 괴롭힘을 연이어 제보하는 용기도 얻게 되었습니다. 내부 반발에 이랜드는 2024 신년사에도 직원들에게 사과한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JTBC 보도이후 고용노동부가 이랜드월드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나섰습니다. 이후 1월엔 이랜드 계열사까지 근로감독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랜드가 노동관계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집중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특별근로감독팀을 구성해 사법처리 여부도 엄중히 대응하겠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저희 취재진의 보도로 이랜드는 고용노동부가 직장내 괴롭힘 의혹으로 특별감독을 실시한 5번째 기업이 됐습니다.
또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을 비롯해 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이랜드건설 윤성대 대표이사, 이랜드월드 최운식·최종양 대표이사에 대해 업무방해와 강요,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으며 이번 보도로 이랜드의 갑질문화를 바로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자체평가가 있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400회 전체 총평
제40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7편이 출품됐다. 5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MBC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보도는 방송사들에 대한 무더기 과징금 의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직원 내부게시판 글을 처음 공개하는 등 충실한 후속 보도들이 이뤄진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 <초유의 사법부 전산망 북한 해킹 사태> 보도는 제목만 본다면 다발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해킹 사건 중에 하나로 치부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보도는 사법부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보다는 사법부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사법부가 해킹 당한 사실을 숨기고 해킹 보도를 반박하고 있는 점, 보도를 통해서 사법부가 해킹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한겨레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보도는 유학생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유학생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평을 받았다. 보도를 통해서 한신대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서 유학생들에게 사전고지 없이 강제 출국시킨 반 인권적인 행동을 알린 것으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 보도라는 평이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관심 없는 일반 독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 사실을 족집게처럼 짚어서, 이 문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까지 골고루 꼼꼼하게 지적한 역작이었다는 평이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정도 깊이 있는 수준의 기사가 나온다는 평도 있었다.
이번 수상작들 중에는 언론사 간 협업 모델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뉴스타파·부산MBC·경남도민일보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최초 공동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누더기 정보를 공개한 검찰 횡포에 맞서, 감춰진 정보들을 재판과 협업을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사라는 이종 매체의 협업과 재판을 통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이뤄낸 것은 타 언론사에게도 모범 사례가 되었다는 평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2편이 선정됐다. 경남신문 <우리동네 해결사>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꼼꼼히 취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밀착형 문제해결 저널리즘(솔루션 저널리즘)’의 좋은 사례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특별취재단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는 9개 지역 언론사들의 협업 모델로 이뤄졌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개 언론사가 커버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영역을 전국의 지방 언론사들이 협업해서, 비용도 줄이면서 다양한 시점을 커버한 것은 장려할 시도라는 의견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울산MBC <울산 민간인 학살, 누가 그들을 죽였나-눈카마스 코리아>가 수상했다.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살 책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국방부로 인해서 현재에도 피해자들의 아픔이 극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조명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월 심사를 마지막으로 2023년 한해 이달의 기자상 심사가 막을 내린다. 그동안 회원들의 격려와 함께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짧은 시간에 많은 기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저널리즘을 발굴하고 격려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