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이유를 알 수 없는 영문도 모르는 죽음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현대사에는 무수한 죽음들이 새겨져 있다. 보통 사람들이 마주한 그 죽음들은 너무나 가혹했고 부조리했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알 수 없는 죽음들, 이른 바 의문사로 이름 붙여진 폭력의 현대사는 불행하게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바다에서 시멘트 덩어리에 묶인 채 시신이 발견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영문도 모르는 죽음이 너무나 많았다”며 “국가폭력 범죄의 경우, 그 국가가 존속하는 한 그 국가는 그것을 단죄하지 않으면 여전히 가해자인 것입니다. 피해자에게는 국가가 아닌 것입니다. 피해자를 내쫓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중앙정보부 요원과 서울법대 교수...50년 전 시작된 형제 잔혹사
전직 중앙정보부 요원으로 미국 버지니아 살고 있는 Michael J Choi, 한국명 최종선 씨가 지난 2023년 4월 대전MBC를 찾았다. 형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뒤 50년, 반세기가 된 올해 형님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기 위해 서울의 주요 방송사를 찾아다니며 호소를 하다 반응이 시원치 않자, 형의 출생지인 충남 공주를 방송권역으로 두고 있는 대전MBC까지 발길을 옮기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의문사 1호 서울법대 최종길 교수 사건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50년 전인 1973년 10월 16일 당시 중앙정보부 요원이었던 최종선 씨는 간첩 사건 관련 수사 협조를 위해 큰 형인 서울법대 최종길 교수를 중앙정보부로 안내했다. 하지만 사흘 뒤 형인 최종길 교수는 간첩 누명을 쓴 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반세기 동안 세대를 이어간 진실 추적...여전히 어둠 속에 갇힌 진실
“박정희 정권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면 20일 안으로 간첩단 사건이 생깁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고초를 겪었던 김학민 전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유신시절을 이렇게 정의했다. 최종길 교수 역시 서울대 유신반대 시위의 파문을 덮기 위해 진행된 중앙정보부의 유럽간첩단 조작 사건의 피해자였다. 동생 최종선은 사건 직후부터 형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1988년까지 15년 동안 함세웅 신부, 대전 출신의 민주화운동가 김정남 선생 등의 조력 속에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당시 정권들의 폭거에 무릎을 꿇어야했다. 이후 최종길 교수 의문사의 진실 규명은 아들인 최광준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대를 이어 진행해 간첩 조작의 실체를 밝혀내고 정부의 사과를 받아냈지만 구체적인 사인 규명과 관련자들의 처벌은 끝내 이뤄내지 못했다. 결국 사건의 진실은 관계기관과 관련자들의 비협조, 조작과 왜곡 속에 반세기 동안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셈이다.
수십 년째 켜켜이 쌓인 비극들...희생자가 참 많은 나라 ‘대한민국’
1987년 군에서 의문사한 아들의 진상 규명을 위해 백방으로 뛰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대를 이어 진실 찾기에 나선 최종선 씨는 자신의 활동이 “억울하게 죽은 막내에 대한 형으로서의 예의”라면서 “제가 죽으면 제 아들에게 이 진상 규명의 끈을 놓지 않도록 부탁할 것”이라고 말한다. 40년 전 군부독재 시절 학생운동 탄압을 위해 진행된 이른 바 ‘강제징집 녹화사업’으로 의문사한 친구의 진실 규명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양창욱 씨, 그리고 박종철 사건에 연루돼 35년 전 실종된 대학 선배의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여전히 피케팅을 하고 있는 남택범 씨 역시 억울한 죽음들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절박함으로 2023년 오늘을 살고 있다. 대한민국에선 여전히 조작된 죽음들의 진실 규명을 위한 힘겹고 외로운 외침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현대사 속에 숨겨진 비극들을 복기함으로써 그 비극의 근원을 찾기 위해 지난 2000년 대통령소속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구성됐고 이후 진실화해위가 2기째 운영되고 있지만 속 시원하게 진실이 밝혀진 사건은 손에 꼽기 어렵다. 각종 과거사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배상을 제도화하는 ‘과거사법’은 지난 19대 국회 때부터 표류 중이고, 국가폭력범죄의 공소시효 배제를 위한 입법안 역시 지난 2002년 처음으로 국회에 제출된 뒤 여러 차례 입법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조작된 죽음 81+...“억울한 목소리 낱낱이 기록하고 모두가 잊지 않는 기억문화 운동 펼쳐야”
지난 2000년 출범한 의문사위 1기가 다른 사건은 모두 85건. 이 중 의문사로 인정된 것은 19건에 불과했다. 의문사로 인정된 19건도 공소시효가 지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고문 등 사망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들에 대해 책임을 인정한 경우는 없었다. 대한민국 의문사 1호 고 최종길 교수의 아들 최광준 교수는 “의문사에 대한 실체와 진실은 한 사회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이라며 “국가에 의해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진상을 알지 못한다면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의문사 진상규명을 하지 못했으면 왜 진상규명을 못했는지, 유가족의 억울한 목소리는 무엇인지, 우리 사회가 이제는 그것을 모두 담아서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며 “의문사 조사대상 80여 건의 ‘8’, 한 사람 한 사람을 의미하는 ‘1’, 더 많은 희생자를 뜻하는 ‘+’를 조합해 ‘81+’라는 기호를 만들고 ‘희생자를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은 기억문화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마침내 진실은 밝혀진다는 것이 역사에 증명돼야...진정한 민주화 시대의 완성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데 앞장서고 1988년 고 최종길 교수 고문치사를 국내 언론 가운데 최초로 폭로한 대전 출신 민주화운동가 김정남 선생은 “숱한 의문사 가운데 단 한 건이라도 마침내 진실은 밝혀진다는 것이 역사에 증명돼야 한다”면서 “죄를 범한 사람들이 진실을 밝히고 피해를 본 사람들이 용서를 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진정한 통합의 문화를 이제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의문사 1호인 고 최종길 교수 사건만이라도 적어도 진실이 처음부터 끝까지 밝혀져야 대한민국에 진정한 민주화의 시대가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세기 동안 이어진 의문사 진실 규명의 끈, 이제는 유가족뿐만이 아닌 우리 사회가, 국가가 놓지 않아야 한다. 고 최종길 교수의 동생 최종선 씨의 마지막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 이유다.
“형님, 형수님. 50년입니다. 그렇게 억울하게 돌아가시고 형수님도 한스럽게 살다 떠나시고 이제 저도 곧 형님, 형수님 뵙게 될 겁니다.” 진실을 위한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특이사항 없음.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 프로그램은 50년 전인 1973년 10월 19일 당시 박정희 유신 정권의 앞잡이였던 중앙정보부에 서 간첩 누명 쓰고 의문사한 공주 출신의 고 서울대 법대 최종길 교수 사건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현대사 반세기 동안 이어진 각종 의문사와 국가폭력의 실체를 파헤쳤다. 특히 고 최종길 교수 유 가족뿐만 아니라 국가폭력 피해자 가족들이 현대사의 각종 고비마다 겪었던 슬픔과 좌절, 고통 등 깊은 애환을 프로그램 곳곳에 삽입해 그동안 가해자의 편에만 서왔던 반쪽 국가의 실체를 규탄하고 국가폭력에 대한 사회적인 기억문화 확산 및 국가폭력범죄의 공소시효 배제 입법 등 대안의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이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의문사 1호 고 서울법대 최종길 교수 사건 이후 50년 동안 여전히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의문사 희생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사실충실성 및 객관성 제고를 위해 일체의 내레이션 없이 사건 당사자들의 증언을 100% 활용해 내러티브를 구성했고, 한홍구 교수와 한인섭 교수 등 학자들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과 논평을 통해 신뢰도를 높였다. 또한 80여 명의 의문사에서 따온 ‘8’, 한 사람 한 사람을 의미하는 ‘1’, 여기에 더 많은 희생자를 뜻하는 ‘+’를 합한 ‘81+’를 통해 ‘국가폭력 희생자를 기억하자’는 구체적인 기억문화 운동을 제시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올해 창단한 <대전MBC소년소녀합창단>이 프로그램의 엔딩타이틀 곡을 맡아 대전MBC가 공식적으로 의문사 등 국가폭력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지역 공영방송사로서 역할에 더욱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400회 전체 총평
제40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7편이 출품됐다. 5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MBC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보도는 방송사들에 대한 무더기 과징금 의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직원 내부게시판 글을 처음 공개하는 등 충실한 후속 보도들이 이뤄진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 <초유의 사법부 전산망 북한 해킹 사태> 보도는 제목만 본다면 다발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해킹 사건 중에 하나로 치부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보도는 사법부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보다는 사법부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사법부가 해킹 당한 사실을 숨기고 해킹 보도를 반박하고 있는 점, 보도를 통해서 사법부가 해킹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한겨레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보도는 유학생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유학생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평을 받았다. 보도를 통해서 한신대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서 유학생들에게 사전고지 없이 강제 출국시킨 반 인권적인 행동을 알린 것으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 보도라는 평이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관심 없는 일반 독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 사실을 족집게처럼 짚어서, 이 문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까지 골고루 꼼꼼하게 지적한 역작이었다는 평이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정도 깊이 있는 수준의 기사가 나온다는 평도 있었다.
이번 수상작들 중에는 언론사 간 협업 모델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뉴스타파·부산MBC·경남도민일보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최초 공동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누더기 정보를 공개한 검찰 횡포에 맞서, 감춰진 정보들을 재판과 협업을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사라는 이종 매체의 협업과 재판을 통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이뤄낸 것은 타 언론사에게도 모범 사례가 되었다는 평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2편이 선정됐다. 경남신문 <우리동네 해결사>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꼼꼼히 취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밀착형 문제해결 저널리즘(솔루션 저널리즘)’의 좋은 사례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특별취재단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는 9개 지역 언론사들의 협업 모델로 이뤄졌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개 언론사가 커버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영역을 전국의 지방 언론사들이 협업해서, 비용도 줄이면서 다양한 시점을 커버한 것은 장려할 시도라는 의견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울산MBC <울산 민간인 학살, 누가 그들을 죽였나-눈카마스 코리아>가 수상했다.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살 책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국방부로 인해서 현재에도 피해자들의 아픔이 극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조명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월 심사를 마지막으로 2023년 한해 이달의 기자상 심사가 막을 내린다. 그동안 회원들의 격려와 함께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짧은 시간에 많은 기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저널리즘을 발굴하고 격려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