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파리올림픽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지난 8월 1일 지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지인은 “신명주 대한사격연맹회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추가로 관련 내용을 묻자 그는 “나도 들은 이야기라 정확한 건 모르고 딱 이 정도”라고 했습니다.
대개는 이런 뜬소문 같은 제보는 두기 마련이었지만, 이번엔 좀 달랐습니다. 파리올림픽 사격 종목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고, 게다가 한국 사격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 사격 수장이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는 ‘한줄 제보’를 그냥 두기에는 신경이 쓰였습니다. 신명주 회장을 검색했고, 그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종합병원인 ‘명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병원 이름과 임금체불이라는 키워드를 함께 넣어 온라인에서 검색해보니 간호사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에 관련 내용으로 추정되는 게시글 하나도 발견됐습니다. 간호사 커뮤니티라 제가 자세한 글의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뜬소문이 아닐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인 8월 2일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명주병원을 찾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병원은 정상 운영되는 것 같았습니다. 병원 경영진에게 바로 물을 수는 없었기에, 마주치는 간호사나 직원들을 일일이 붙잡고 명함을 드리며 임금체불에 관해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하나같이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이더라도 취재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 명함을 받은 직원을 통해서 취재 사실을 알게 된 명주병원 전 직원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그는 “3달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해 생활이 어려워 그만뒀다”고 취재진에게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신명주 회장의 임금체불이 사실임이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신명주 회장이 파리 현지에서 우리 사격 선수들의 쾌거를 함께 즐기고 있던 바로 그때였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는 임금체불 피해를 입은 익명 취재원의 인터뷰가 등장합니다. 이는 신명주 회장이 운영하는 병원에 재직 중인 직원의 요청에 의한 것입니다. 실명 보도에 따른 예측하지 못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제보자와는 특별한 이해관계가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제보자는 정확한 상황을 알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이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MBC>는 신명주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운영하는 종합병원에서 임금체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인지하고 취재했고 신명주 회장의 임금체불 사실과 사격연맹 회장직 사퇴를 가장 먼저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MBC>의 첫 보도 직후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등 통신사와 <중앙일보>, <한겨레>,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등 주요 일간지, <JTBC>와 <연합뉴스TV> 등 방송사들이 해당 사안을 다뤘고 <스포츠서울>, <일간스포츠> 등 여러 스포츠 전문지들에서도 1면에 해당 사안을 보도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후 각 스포츠협회의 문제를 다룬 기획성 취재에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 사태와 더불어 신명주 회장의 임금체불 사건은 주요 사례로 함께 언급됐습니다. 또, 파리올림픽 참가 사격 선수들의 포상금 문제 등 사격연맹 정상화를 감시하는 보도와 신명주 회장에 대한 수사 속보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9월 9일에는 파리올림픽 폐막 이후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개설한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센터에 제보된 체육계 비리 내용을 중간발표 하면서, <문화일보>에 신명주 회장 사례를 가장 처음으로 주요하게 언급한 사실이 1면에 보도됐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2024 파리 올림픽을 마치고 대한민국 사격 선수단은 금의환향 했습니다.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수확한 2012 런던 올림픽의 성과를 넘어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따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2년부터 20년 넘게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를 맡아 왔던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회장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사격연맹은 반년 넘게 회장 자리가 비어있는 채로 운영됐습니다. 그러다 지난 6월 신명주 명주병원장이 새 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해 새 사격연맹 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바로 그 뒤 열린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이 올림픽에서 큰 성과를 거두자, 신 전 회장은 여러 언론 지상에서 한국 사격을 다시 부흥시킬 ‘구원투수’로 묘사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격계의 구원투수이기는커녕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한 사업자에 불과했습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명주병원은 한 때 직원이 650명에 달하던 종합병원입니다. 하지만 2022년 6월 개원 이후 월 단위 기준으로 명주병원은 단 한 차례도 이익을 내지 못했습니다. 경영상태는 나날이 나빠졌고, 재무 악화로 지난해부터 직원들의 임금이 밀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올해 4월부터 지금까지는 임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명주병원 관련 임금 체불 신고는 400건을 넘겼습니다.
직원들의 밀린 임금을 해결하기 위해 전념해도 모자랄 판에, 신명주 회장은 직원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사격 선수들을 격려한다며 파리올림픽 현장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그가 파리에 체류해 있을 때도 또, 지급을 약속한 임금이 밀렸습니다. 그 당시 파리에 있는 신명주 회장이 ‘신명주 배상’이라며 그의 명의로 직원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했습니다.
신 회장은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막대한 규모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는 당시에도 자신이 최대주주이자 대표로 있는 법인 ‘바른 파트너스’에는 명주병원의 임대료를 꼬박꼬박 보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명주병원 세금계산서 내역을 보니 직원들에게 전혀 임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던 지난 5월과 6월엔 3억 3천만 원을, 7월엔 4억 4천만 원을 해당 법인에 임대료 명목으로 지불했습니다. 바른 파트너스는 명주병원을 소유하고 있는 건물 임대법인으로, 임직원은 2명뿐이지만, 지난해만 명주병원 임대 수익으로 매출 48억 원에 순이익만 20억 원을 올렸습니다. 게다가 의료법상 병원은 의사만 설립할 수 있음에도 바른파트너스 지분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줌으로써 수익을 공유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보도 이후 여론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MBC>의 첫 보도는 당일 유튜브에서 조회수 447,150회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매일 피땀을 흘리는 사격 선수들을 지원하는 연맹 회장에 자격 미달의 인물이 있다는 사실과 연맹이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면 선수들의 장래가 어두워질 수 있다는 그동안의 사례들 때문이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취재에 착수하고 신명주 회장의 반론을 듣기 위해, 신 회장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당초 MBC 취재진을 만나서 관련 내용에 대해 해명하겠다는 신 회장은 결국 만남을 취소하고 “사격과 병원은 별개로 봐 달라”며 "우리 선수들의 성과가 폄하돼선 안 되고, 나무가 아닌 숲을 봐 달라”는 입장을 밝히며 돌연 대한사격연맹 회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이어 신명주 전 회장의 임금체불 사태에 책임지고 이은철 실무 부회장을 포함한 31명 이사 전원도 사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명주 회장이 부임하는 과정에서 그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자성의 차원이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20년 넘게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를 맡아 왔던 한화그룹이 지난해 11월 회장사에서 물러나면서 사격연맹은 반년 넘게 수장 공백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실제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상황를 피하기 위해 충분한 검증 없이 신명주 씨에게 회장직을 맡게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격연맹은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를 시작하며 철저한 검증을 약속했습니다.
사격 국가대표 출신,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파리올림픽 폐막 직후인 지난 8월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배드민턴 대표 안세영 사태와 함께 신명주 회장 체불 사건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스포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체육계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체육계 권익 신장과 인권 보호를 위해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진 의원은 9월 9일에 센터에 70건의 제보가 접수됐다면서, 일부를 1차로 공개했는데 “신명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연맹이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않고 회장을 선임하면서 선수 포상금 미지급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신 회장의 사례를 대표적인 체육계 비리 사례로 거론했습니다.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지청은 신명주 회장의 임금 체불 건을 내사하다, <MBC> 보도 이후 신명주 회장을 정식으로 입건했습니다. 신 회장은 지난해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명주병원’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임금체불 액수와 인원 등 규모가 상당한 이유로 사안에 대해 엄중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노동부는 즉각적인 강제수사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의 권리구제를 고려해야 하는 탓으로 신 회장의 사재 처분 등으로 어느 정도 임금체불 상황이 진정이 되면 노동부에서 조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별개로 검찰에도 임금을 받지 못한 명주병원 직원들이 임금 체불로 혐의로 신 전 회장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상황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여부
해당 기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병원 직원 5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고, 이외에도 수명의 익명 전현직 직원으로부터 병원 상황에 대한 자료를 제공받고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기사에 해당 취재원의 발언을 인용할 때, 임의로 수정하거나 각색하지 않았습니다.
또, 취재원에게 반론 기회를 충분히 보장했습니다. 병원 비서실장을 직접 만나 신명주 회장의 반론을 직접 요구했습니다. 신 회장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반론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신 전 회장은 비서실을 통해 일방적인 입장을 전했을 뿐 취재진이 준비한 여러 질문에 대해 일일이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는 최대한 신 전 회장의 입장을 기사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모든 취재는 기자의 신분을 밝히고 공개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취재진이 아닌 내·외부의 입장이나 요구로 기사 내용을 수정하거나 편집한 사실도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은 기사이며,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8회 전체 총평
제40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71편이 출품돼 7개 부문에서 8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과 수상작이 많았다. 특히 수상작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경제보도부문에 발군의 작품들이 출품돼 동시에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7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뉴스토마토의 <검찰 ‘정치·언론계 3000명’ 통신조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검찰이 피의자로 지목한 인사들과 연락했거나 휴대전화에 번호가 저장된 약 3000명에 대해 광범위한 통신조회를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고,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대응 움직임이 이어졌다. 수사 편의를 위한 과도한 개인정보 확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에선 세계일보의 <대한배드민턴협회 각종 비리 의혹>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림픽 기간 중 안세영 선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협회와 대표팀 운영에 대해 비판한 후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상황에서 회장의 갑질 폭언, 페이백 부속 합의 논란, 기념품 리베이트 의혹 등에 대한 기사를 통해 관련 보도의 흐름을 주도했다. 배드민턴협회의 민낯을 드러낸 일련의 보도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컸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두 편이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제신문의 <中 수집상, 고물상 돌며 구리 스크랩 ‘싹쓸이’ 外> 보도는 국내 구리 시장이 교란돼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그 원인을 추적해 낸 점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리 스크랩이 고철로 위장돼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보도 후 부산본부세관의 단속이 이어졌고, 이후 국내 구리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등 문제 해결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앙일보의 <4000만명 쓴 카카오페이, 中알리에 고객정보 넘겼다> 보도도 우리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인식에 경종을 울린 기사로 평가받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그룹의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중국 업체에 고객정보를 넘겼다는 사실 자체로 충격적인 보도였고, 사회적 파장도 컸다. 법 위반이 있었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문제 제기 자체로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금융 당국과 관계 기관의 조치도 뒤따르고 있어 후속 보도가 기대된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추적: 지옥이 된 바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외에 걸쳐 수십 명 취재원과 광범위한 현장을 통해 심각한 해양 쓰레기 문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대안도 충실히 제시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기자들의 열정이 돋보였고, 매회 2개 면에 걸쳐 펼쳐진 기사도 가독성이 높았다는 평가다. 보도에 포함된 그래픽과 편집도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의 <캄보디아의 내부자들-불법 리딩방의 비밀> 보도가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제보를 바탕으로 불법 리딩방 사기 수법을 재구성했고, 캄보디아 현지 취재를 통해 중국인 총책 밑에서 사실상 감금 상태로 한국인들이 사기에 가담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기자 신변이 걱정될 정도로 열정적인 취재가 있었고, 몰입도 높은 결과물을 만든 탐사보도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전주MBC의 <드론축구와 200억,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보도가 선정됐다. 200억의 예산을 투입한 사업에 성과 분석조차 없었고, 이익을 보는 구조의 중심에 한 민간 기업이 있었다는 점, 회계 부정과 부실한 대회 등 설득력 있는 문제 제기를 통해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충분했다. 지역 언론의 저력과 노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보도부문에선 경인일보의 <녹색의 요단강을 건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저수지에 보트가 지나는 시각적으로 평화로운 모습과 대비되는 메시지가 충격적이었고, 보도 이후 안전성 문제로 조정대회가 연기되는 등 사회적 파장도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