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1월, 충남 태안에서 일가족이 사망했습니다. 8살 딸에게는 1형 당뇨가 있었습니다. 발견된 유서에는 “딸이 너무 힘들어해서 마음이 아프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언론에 보도가 되지 않을 뿐, 실제 1형 당뇨 커뮤니티에는 자살한 환자들의 부고가 꾸준히 올라옵니다.
1형 당뇨는 발병기전의 특성상,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가 많습니다. 추산되는 1형 당뇨 환자 수만 5만 7천여 명, 이중 교육부가 정확히 집계하는 1형 당뇨 학생은 3천 명에 육박합니다. 최근 3년 동안 발견된 5~9세 어린이 환자는 연평균 10% 이상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취재는 태안에서 숨진 8살 아이처럼 또 다른 아이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교’에 실마리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교육과 사회복지 안전망에 진입하는 최초의 통로인 ‘학교’가 제대로 약자들을 돌본다면, 제2의 태안 사건을 막을 수 있겠다는 판단에섭니다.
다시 ‘학교’가 난치병 환자들을 어떻게 보살피고 있을까에 주목한 이 취재는 시작부터 벽에 부딪혔습니다. 1형 당뇨 환아들 대부분이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낙오되는 사례를 생생하게 접했는데, 취재에 참고할 만한 실태조사나 통계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태를 모르는 것부터가 가장 큰 문제라는 생각에, 직접 조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1형 당뇨 환아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학교생활의 애로사항부터 정서적 위기, 필요한 지원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봤습니다.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40개 문항의 긴 분량에도, 1형 당뇨가 있는 초·중·고등학생 가운데 14% 정도인 396명이 참여했습니다.
실태조사 결과는 예상보다 처참했습니다. 전체 응답자 중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무려 41%에 달했습니다. 놀림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경우도 19%나 됐고, 화장실이나 교실 구석에 숨어 인슐린 주사를 맞는 일도 속출했습니다. 고혈당이나 저혈당같은 응급상황에는 주변의 도움을 구해야 하지만, 발병 사실을 아는 학교 친구가 없거나 5명 이하인 경우가 절반을 넘겼습니다.
학교 안 지원도 미흡했습니다. 시험을 치르는 학생 중 일부러 고혈당으로 시험을 본 적이 있는 경우는 74.2%에 달했습니다. 구토와 고열 증상이 찾아와도 이를 참아가며 시험을 치르고 있었습니다. 인슐린 주사를 사용하는 학생 중 가족이 인슐린 주사를 놓으러 학교에 가는 경우도 20%나 됐습니다. 장애 아동이나 어린아이의 경우 혼자 주사를 놓기 어렵지만, 학교 안에서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해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가족들이 매일 학교에 가고 있었습니다. 위급 상황에 대비해 최대한 가까운 학교에 배정해달라는 요구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근거리 배정을 희망 학생 중 이를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학생은 16.8%나 됐습니다.
실태조사를 통해 정부가 2019년 1형 당뇨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학교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학습이나 운동 등에서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 ‘교육기관에서 지정한 장소에서 시험을 보게 할 수는 있다’는 권고 모두 현실에선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여기에 더해 17개 시도교육청의 지원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약속한 대책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담당자들을 일일이 접촉해 파악했습니다. 그 결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광역 지자체 중 13곳이 지원 조례를 만들었지만, 주된 과제로 삼은 ‘인식 개선’이 현실에선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못한 점을 확인했습니다. 의료비 역시 아예 지원하지 않거나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하는 등 지역마다 격차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국회에서 발의된 입법 현황과 검토보고서도 전수 분석해 향후 과제를 짚었습니다. 1형 당뇨를 법적으로 장애로 인정하고 차별 근절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미국과 영국, 독일 등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국가 차원의 종합 대책이 미흡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치밀한 취재로 확보한 내용을 보도하는 과정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기존의 짧은 인터뷰 방식으로는 이들이 겪는 일상의 어려움을 온전히 담을 수 없다고 판단해, 1형 당뇨 아이들과 가족들의 일상을 밀착 취재했습니다. 이 중 일부를 5분 이상 분량의 미니 다큐 형식의 리포트로 구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주된 취재 대상이 아동·청소년이기 때문에 취재원뿐 아니라 보호자에게 반드시 허락을 구하고 촬영했습니다. 1형 당뇨가 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고 공개 시 주변의 편견에 노출될 수 있음을 고려해, 요청이 있는 경우 익명과 가명을 사용하고, 그 외에는 실명 처리했습니다. 정부와 시도교육청, 보건교사, 학교 관계자 등 실명과 소속이 공개되기를 원치 않거나, 공개 시 민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등 불이익이 예상되는 경우 익명 처리했습니다.
전국 각지에 있는 1형 당뇨 아이들과 가족 10여 명을 직접 만나 이들의 구체적인 일상을 취재했습니다. 나이나 경제적 수준, 장애 유무에 따라 처한 상황이 다를 수 있어, 장애 아동 가족이나 학교 밖 청소년처럼 다양한 유형의 1형 당뇨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이외에 대면이 어려운 1형 당뇨 환아와 가족들의 이야기는 전화나 영상 인터뷰를 통해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이들의 일상을 밀착해 취재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감춰져 있기에 오히려 오해와 편견이 더 커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태조사는 사전 취재를 토대로 내용을 구상하되, 실시 전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등 현장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또, 조사 방식과 조사 대상, 조사 시기, 응답자 특성, 문항 구성 방식 등을 보도에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제 1형 당뇨 환자 중에는 고등학생이 가장 많지만, 입시나 사춘기 등 예민한 상황 등의 이유로 실태조사에서는 참여율이 다소 떨어졌다는 한계 역시 지적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번 보도는 1형 당뇨 아이들이 처한 종합 실태를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그동안 1형 당뇨 아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다룬 기사는 단발적으로 있었지만, 이들의 교육권에 집중해 구체적인 학교생활과 정서 위기, 고립 정도를 통계로 증명한 건 최초입니다. 정부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1형 당뇨 학생 지원 현황과 조례, 10년 치 국회 입법 현황을 전수 분석해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다룬 보도 역시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기획 보도 일부에 1형 당뇨를 중증 난치질환이나 장애로 인정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보도 직후인 8월 2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장애 인정을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앞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식 선상에서 장애 인정을 위해 노력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건 처음입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장애 인정 여부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으로,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기준 개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기획 보도가 나간 뒤 국회에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법체계 안에 '1형 당뇨'를 새롭게 규정하고,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는 사실을 후속 취재해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이후 9개의 언론사에서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별첨)
또 국회에서 실태조사 내용과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의해 오는가 하면, 오는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때 EBS 실태조사 결과와 관련한 내용을 질의하고, 장애 인정을 위한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 등 다양한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1형과 2형 당뇨를 합쳐서 집계하던 정부 통계가 정교해졌고, 처음으로 1형 당뇨 학생의 숫자만을 산출해 집계하는 변화도 이뤄졌습니다.
향후 제도 개선을 위한 시도교육청의 문의도 있었습니다. 경기교육청에선 취재진에게 다시 연락해, 타 시도의 지원 현황을 자세히 물어보며 참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1형 당뇨 학생 지원 조례가 없는 충북교육청의 경우, 현재 의회에서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전해왔습니다.
환자 단체의 반향도 컸습니다. 교육부와 간담회를 여러 차례 진행했던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이번 보도가 정책 변화의 초석을 다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연락해 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기획의 취재와 보도과정은 한국기자협회의 윤리 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정부와 국회, 지자체 등 복수의 관계자 확인을 거쳤습니다. 반론을 담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고, 기사에 활용된 자료는 출처를 상세히 밝혔습니다. 미성년자 대상의 취재나 실태조사는 보호자의 동의를 먼저 구하고 진행했습니다.
사내에서는 1형 당뇨 학생들의 교육권에 집중해 기획된 국내 최초의 심층탐사보도로,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광범위한 취재와 치밀한 분석을 통해 대책 마련의 계기를 만드는 등 공영방송으로서의 사명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통계조차 없었던 1형 당뇨 학생들의 위기 상황에 대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실태조사는 향후 대책을 설정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제작했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접수일까지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8회 전체 총평
제40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71편이 출품돼 7개 부문에서 8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과 수상작이 많았다. 특히 수상작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경제보도부문에 발군의 작품들이 출품돼 동시에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7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뉴스토마토의 <검찰 ‘정치·언론계 3000명’ 통신조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검찰이 피의자로 지목한 인사들과 연락했거나 휴대전화에 번호가 저장된 약 3000명에 대해 광범위한 통신조회를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고,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대응 움직임이 이어졌다. 수사 편의를 위한 과도한 개인정보 확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에선 세계일보의 <대한배드민턴협회 각종 비리 의혹>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림픽 기간 중 안세영 선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협회와 대표팀 운영에 대해 비판한 후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상황에서 회장의 갑질 폭언, 페이백 부속 합의 논란, 기념품 리베이트 의혹 등에 대한 기사를 통해 관련 보도의 흐름을 주도했다. 배드민턴협회의 민낯을 드러낸 일련의 보도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컸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두 편이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제신문의 <中 수집상, 고물상 돌며 구리 스크랩 ‘싹쓸이’ 外> 보도는 국내 구리 시장이 교란돼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그 원인을 추적해 낸 점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리 스크랩이 고철로 위장돼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보도 후 부산본부세관의 단속이 이어졌고, 이후 국내 구리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등 문제 해결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앙일보의 <4000만명 쓴 카카오페이, 中알리에 고객정보 넘겼다> 보도도 우리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인식에 경종을 울린 기사로 평가받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그룹의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중국 업체에 고객정보를 넘겼다는 사실 자체로 충격적인 보도였고, 사회적 파장도 컸다. 법 위반이 있었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문제 제기 자체로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금융 당국과 관계 기관의 조치도 뒤따르고 있어 후속 보도가 기대된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추적: 지옥이 된 바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외에 걸쳐 수십 명 취재원과 광범위한 현장을 통해 심각한 해양 쓰레기 문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대안도 충실히 제시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기자들의 열정이 돋보였고, 매회 2개 면에 걸쳐 펼쳐진 기사도 가독성이 높았다는 평가다. 보도에 포함된 그래픽과 편집도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의 <캄보디아의 내부자들-불법 리딩방의 비밀> 보도가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제보를 바탕으로 불법 리딩방 사기 수법을 재구성했고, 캄보디아 현지 취재를 통해 중국인 총책 밑에서 사실상 감금 상태로 한국인들이 사기에 가담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기자 신변이 걱정될 정도로 열정적인 취재가 있었고, 몰입도 높은 결과물을 만든 탐사보도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전주MBC의 <드론축구와 200억,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보도가 선정됐다. 200억의 예산을 투입한 사업에 성과 분석조차 없었고, 이익을 보는 구조의 중심에 한 민간 기업이 있었다는 점, 회계 부정과 부실한 대회 등 설득력 있는 문제 제기를 통해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충분했다. 지역 언론의 저력과 노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보도부문에선 경인일보의 <녹색의 요단강을 건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저수지에 보트가 지나는 시각적으로 평화로운 모습과 대비되는 메시지가 충격적이었고, 보도 이후 안전성 문제로 조정대회가 연기되는 등 사회적 파장도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