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은 산업재해 사망에 대한 회사 최고 경영자를 엄벌하는 법률입니다. 산업계 안전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시행된 지 2년 반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처법 도입 후 산재 사망이 줄지 않았다며 ‘무용론’을 제기합니다.
이런 가운데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큰불이 나 노동자 2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참사 직후 경찰과 노동 당국 조사에서 아리셀 대표에게 중처법이 적용됐고, 회사 측은 즉각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의 변호인단을 꾸렸습니다.
취재진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중처법이 제대로 작동했는데도 효과가 없었던 걸까? 혹시 법이 엄격히 적용되지 않아 회사 대표에 대한 처벌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제2, 제3의 참사를 막지 못한 건 아니었을까? 만약 그랬다면 중처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근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이 물음들의 답을 찾기 위한 취재였습니다. 법 시행 이후 1심 이상 선고가 나온 중처법 사건 17건의 판결문과 법원 사건정보를 전수 조사하는가 하면, 국회의원실에 취재 목적·방향·자료 항목을 설명한 뒤 고용노동부의 중처법 위반 현황을 입수해 재판 정보와 대조하며 종합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총 543건 가운데 업체 대표가 실형을 받은 경우는 단 2건(0.5%)에 불과했고, 거의 모든 사건들이 재판에 넘겨지기까지 여느 형사사건보다 오래 걸리고 있는 현상을 포착했습니다. 특히 1심 선고가 나온 17건 중 15건은 징역 1년 안팎의 ‘집행유예’로 실형을 면했습니다. 중처법의 높은 처벌 수위가 현실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는 실태를 짚어낸 겁니다.
또한 회사 대표들이 실형을 피하거나 형량을 줄이기 위해 일정한 패턴으로 법적 대응을 한 사실도 자료를 토대로 분석해 냈습니다. 중처법을 무력화하기 위한 일종의 ‘공식’이었습니다. △유족과의 원만한 합의 △피해자 측의 처벌불원서 제출 △재발방지책 마련 △범행 인정 △노동자의 일부 과실 주장 등입니다. 이런 방법을 동원한 결과, 과거 위반 전력에도 선고는 집행유예에 그쳤습니다.
이 같은 결과를 낳은 핵심 배경으로 ‘법기술자들’의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중처법이 무력화되고 있는 실태에 관한 법기술자들의 구체적 역할을 규명한 최초의 보도입니다. 사건별 변호인 명단을 취합해 법조인 인명 검색과 법조계 관계자들 탐문 등을 거쳐, 사법연수원 기수가 높은 판검사 출신 변호인들(전관)이나 노동 당국에 연관된 변호인들이 선임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들이 중처법 사건을 수임해 어떻게 대응했는지 구체적 방법과 전략 등은 당사자를 직접 취재하지 않고서는 파악이 쉽지 않은 부분이었습니다. 이미 1심 선고 등이 종료된 사건들로 재판 참관도 불가능했습니다. 이에 취재진은 관련 사건들에 대해 직접 변론을 맡았거나 피해자 측을 지원, 또는 중처법의 실효성을 연구한 변호사와 교수 등을 집중 인터뷰했습니다. 대형로펌들은 전담팀 형태로 분야별 전문가를 변호인단에 투입, 수사 정보 등을 확보하기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하고 참고인으로 조사받는 직원들을 따라다니며 통제했습니다. 애초 중처법 도입 단계에서부터 로펌들이나 일부 법조인들이 중처법의 부당성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뒤에서는 대기업들을 상대로 중처법에 법적 대응하는 전략을 컨설팅하며 이른바 ‘영업 준비’를 한 정황들도 기사에 담아냈습니다. 검찰의 소극적 구형과 법원의 노동감수성 부족도 중처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요인으로 지적했습니다.
특히 취재진은 법기술자들이 피의자인 회사 대표의 엄벌을 막기 위해 ‘유족과의 합의’에 집요했던 점을 주목했습니다. 관련 사건을 맡았던 한 변호사 인터뷰를 통해 유족의 ‘처벌불원서’에 도장을 받기 위한 회사 측 변호인·노무사들의 회유와 압박 사례를 다뤘습니다. 실제 산재로 가장을 잃은 유족들을 섭외해 ‘무리한 합의 요구’에 따른 2차 피해에 대한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연속보도는 대부분 중처법 사건들이 안전·보건 조치만 시행했어도 예방할 수 있는 ‘후진국형’이었다는 점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밝혀냈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을 위해 십수 억 원에 달하는 돈을 들여 법기술을 동원하기보다, 그 법무 비용으로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제언으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이번 기획취재의 결론은 ‘중처법의 오작동인 것이지, 법 자체의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은 틀렸다’는 것입니다. 애초 취재진이 품었던 물음들에 대한 답입니다.
[본지 주요 보도 목록]
1. 방송(CBS라디오, FM 98.1MHz <박지환의 뉴스톡>)
①법기술에 무력화된 중대재해처벌법(8월 1일)
②중대재해처벌법, 대형로펌만 ‘잭팟’(8월 2일)
③합의 종용에 2차 피해, 유족들의 피 눈물(8월 5일)
④후진국형 산재…중처법 제 기능하려면?/기자대담(8월 6일)
2. 노컷뉴스(CBS 인터넷 매체)
①2.5년간 대기업 기소 단 한 건…무력화된 '중처법'(8월 1일)
②소극적인 檢+관대한 法…중처법, 대형로펌에는 '잭팟'(8월 2일)
③매일 바꿔가며 '합의 종용'… 유족들 "사람으로 안 보여"(8월 5일)
④만원짜리 부품만 바꿨더라면…대형로펌엔 수십억(8월 6일)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취재원 보호가 필요한 인터뷰이에 대해서는 실명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취재원 인터뷰, 자료 분석, 현장 취재 등을 병행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법기술자들에 의해 무력화 된 중처법 실태에 대한 CBS의 연속보도는 지난 8월 1일 시작됐습니다. 이후 일부 종합 주간지와 지상파 방송에서 법기술로 인해 중처법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현실과 CBS가 국회의원실에 요청해 확보한 데이터 등을 다룬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타 매체의 시민사회단체 인터뷰에는 본보 보도에서 키워드로 언급한 ‘법 기술자’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획기사는 산업계와 법조계의 중처법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대응을 지적한 내용으로, 연관 사건들을 변론·연구하거나 피해자(유족)들을 대변했던 법조인 및 교수 등을 광범하게 인터뷰한 것은 물론 단독으로 입수·분석한 자료와 재판 기록물(판결문, 사건정보 등)을 기반으로 서술됐기 때문에 다수 타 매체에서 확대 재생산하기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판단합니다.
본 기사의 주제와 관점, 자체 입수해 분석한 자료 등과 관련한 타 매체 선행보도나 타 보도에 대한 표절은 없었습니다.
[타 매체 주요 후속보도 목록]
① ‘유명무실’ 중대재해처벌법 구멍(일요시사, 9월 2일)
② 전북 첫 중대재해처벌법 판결…건설사 대표 집행유예(KBS, 8월 21일)
③ 안창호 후보자, 과거 ‘중대재해법 기소 1호 기업’ 변호(경향신문, 8월 19일)
5. 사회에 끼친 영향
= CBS 연속보도 이후 중처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경영책임자 처벌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화성 아리셀의 대표가 중처법 시행 이래 최초로 수사 단계에서 구속됐습니다. 이어 9개월 동안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영풍 석포제련소의 대표이사와 소장도 구속됐습니다. 특히 아리셀은 국내 최고 수준의 법기술자들이 모인 김앤장을 내세웠음에도 회사 대표가 구속된 이례적 사례입니다.
두 사건 모두 재판부가 “혐의 사실이 중대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중처법이 적용된 500여건의 사고 중 중대하지 않은 사고는 없었습니다. 모두 노동자가 목숨을 잃거나, 평생을 안고 가야 할 부상과 장애를 남겼습니다. 법 시행 이후 8번의 사고로 9명의 사망자를 낸 DL이앤씨도, 재판 과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건의 업체 대표들도 모두 수사 단계에서 구속되지 않았습니다. 바뀐 것은 사건의 경중이 아니라, 사건을 대하는 사법부의 시선입니다. CBS 보도가 그 시선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중처법에 소극적이던 경찰도 최근에는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들은 나비효과처럼 번져 기업들도 처벌을 피하려고 사업장 안전에 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집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고, 선고 결과 나온 중처법 사건 17건의 판결문과 법원 사건정보를 전수조사하고, 국회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정부부처 자료 등을 분석하는 등 객관적 사실에 입각해 보도했습니다.
산업재해로 사망한 이들의 유가족과 이들의 편에서 사측이 고용한 대형로펌과 싸운 변호사, 시민단체 등을 집중적으로 취재해 중처법이 무력화된 이유를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경영책임자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데 법기술자들의 역할이 주요했음을 구체적으로 밝혀냈습니다.
CBS 보도 이후 경영책임자가 수사단계에서 구속되는 첫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더 이상 법기술 동원으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기업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입니다. 경영책임자를 철저하게 조사하라는 사법부의 요청이기도 합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제는 책임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를 통해 사업자들은 더욱 안전한 사업장 조성에 힘을 쓸 것이고, 산재로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도 줄어들 것입니다.
앞으로 CBS는 대한민국이 더욱 안전한 나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위에 진술한 내용은 사실과 다름이 없음을 확인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 이번 연속보도와 관련해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8회 전체 총평
제40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71편이 출품돼 7개 부문에서 8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과 수상작이 많았다. 특히 수상작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경제보도부문에 발군의 작품들이 출품돼 동시에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7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뉴스토마토의 <검찰 ‘정치·언론계 3000명’ 통신조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검찰이 피의자로 지목한 인사들과 연락했거나 휴대전화에 번호가 저장된 약 3000명에 대해 광범위한 통신조회를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고,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대응 움직임이 이어졌다. 수사 편의를 위한 과도한 개인정보 확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에선 세계일보의 <대한배드민턴협회 각종 비리 의혹>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림픽 기간 중 안세영 선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협회와 대표팀 운영에 대해 비판한 후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상황에서 회장의 갑질 폭언, 페이백 부속 합의 논란, 기념품 리베이트 의혹 등에 대한 기사를 통해 관련 보도의 흐름을 주도했다. 배드민턴협회의 민낯을 드러낸 일련의 보도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컸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두 편이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제신문의 <中 수집상, 고물상 돌며 구리 스크랩 ‘싹쓸이’ 外> 보도는 국내 구리 시장이 교란돼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그 원인을 추적해 낸 점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리 스크랩이 고철로 위장돼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보도 후 부산본부세관의 단속이 이어졌고, 이후 국내 구리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등 문제 해결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앙일보의 <4000만명 쓴 카카오페이, 中알리에 고객정보 넘겼다> 보도도 우리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인식에 경종을 울린 기사로 평가받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그룹의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중국 업체에 고객정보를 넘겼다는 사실 자체로 충격적인 보도였고, 사회적 파장도 컸다. 법 위반이 있었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문제 제기 자체로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금융 당국과 관계 기관의 조치도 뒤따르고 있어 후속 보도가 기대된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추적: 지옥이 된 바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외에 걸쳐 수십 명 취재원과 광범위한 현장을 통해 심각한 해양 쓰레기 문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대안도 충실히 제시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기자들의 열정이 돋보였고, 매회 2개 면에 걸쳐 펼쳐진 기사도 가독성이 높았다는 평가다. 보도에 포함된 그래픽과 편집도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의 <캄보디아의 내부자들-불법 리딩방의 비밀> 보도가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제보를 바탕으로 불법 리딩방 사기 수법을 재구성했고, 캄보디아 현지 취재를 통해 중국인 총책 밑에서 사실상 감금 상태로 한국인들이 사기에 가담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기자 신변이 걱정될 정도로 열정적인 취재가 있었고, 몰입도 높은 결과물을 만든 탐사보도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전주MBC의 <드론축구와 200억,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보도가 선정됐다. 200억의 예산을 투입한 사업에 성과 분석조차 없었고, 이익을 보는 구조의 중심에 한 민간 기업이 있었다는 점, 회계 부정과 부실한 대회 등 설득력 있는 문제 제기를 통해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충분했다. 지역 언론의 저력과 노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보도부문에선 경인일보의 <녹색의 요단강을 건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저수지에 보트가 지나는 시각적으로 평화로운 모습과 대비되는 메시지가 충격적이었고, 보도 이후 안전성 문제로 조정대회가 연기되는 등 사회적 파장도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