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7월 25일부터 사흘간, 북한에는 기록적인 양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60년 만의 폭우’로 압록강은 범람했고, 신의주와 의주 일대는 거대한 호수가 되었습니다. 북중 접경지역 주민들의 SNS에는 북한의 수해 상황을 생생하게 촬영한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지붕까지 물이 차오르고, 강물에 빠진 사람이 구명대를 잡지 못하고 떠내려가는 등 난생 처음보는 광경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정확한 피해 사실은 알 길이 없었습니다. 이를 집계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인 북한 당국이 ‘4100여 세대 주택이 침수됐다’, ‘수천명 주민들이 고립됐다’면서도 정확한 인명피해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채 고무보트를 타고 침수 지역을 시찰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어림짐작했을 뿐입니다.
이에 본 취재진은 우리 정부가 파악한 북한의 피해 상황을 알아보고자 노력했습니다. 7월 31일 ‘사망 실종자가 최대 1500명에 이르고 구조헬기도 추락했다’는 최초 보도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8월 2일 공군부대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신의주 지역에 인명피해가 한 건도 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1대의 직승기(헬기)가 구조지역에서 불시착륙했지만 비행사들은 모두 무사하다”는 믿기 힘든 주장도 이어갔습니다. 또 “적들의 쓰레기언론은 우리 피해지역의 인명피해가 1000명 또는 1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측되고 구조 임무수행 중 여러개의 직승기들이 추락된 것으로 보인다는 날조된 여론을 전파시키고 있다”며 TV조선의 보도 내용을 인용해 비판했습니다.
과연 김 위원장의 말대로 저만큼의 홍수 상황에도 인명피해가 전혀 없다는 것이 가능한 이야기인지, 당국자를 또다시 취재했습니다. 이에 7일 ‘헬기가 추락하면서 건물에 충돌해 2차 피해를 냈고 아직 인양도 하지 못했다’는 추가 보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10일 김 위원장은 수해현장에서 수재민 앞 연설에서 또다시 TV조선 보도를 거론했습니다. “저들 언론이 날조보도한 데 대해 내가 직접 반응한 것은 그만큼 인명피해가 컸던 것과 그를 무마시키려는 의도에서라고까지 지껄이고 있다”며 보도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며 반박했습니다. 취재진은 12일 특히 북한 자강도 등 북부지역에 피해가 집중되어있음을 또다시 최초 보도 하면서, 사망자는 자강도에서만 최소 2000~2500명, 수재민도 강원도 원산과 자강도에서만 30000명에 달함을 전했습니다. 북한이 직접 밝힌 수재민 규모보다 최소 2배 가량 많은 수치입니다.
수해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은 지금, 물이 빠지고 복구 작업이 시작되면서 북한의 참상은 당초 김정은 위원장의 주장과 큰 간극이 있음이 두 눈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위성 사진을 통해 바라본 북한 수재민 텐트촌의 규모만 축구장 3개 면적에 달합니다. 하지만 <노동신문>, <조선중앙TV>와 같은 미디어들은 북한 당국의 통제를 받기에, 북한의 내밀한 참상을 그들의 입을 통해 알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TV조선 보도가 없었다면 북한의 상황은 우주에서 위성으로 지켜본 것만으로 짐작할 뿐, 아직도 미지에 쌓여있을 것입니다.
이에 본 보도는 극도로 폐쇄적인 북한 사회에서 숨기고 싶어하는 가장 아픈 부분인 수해 피해 사실을 전세계에 발빠르게 알림으로써 저널리즘의 공익성과 사회성을 입증한 기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본 보도의 차별점은 정부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맡고 있는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정부당국 관계자’발 기사를 했다는 점입니다. 해당 취재원은 취재진과 사적 이해관계가 일절 없으며 공익을 위해 보도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정부의 정보자원을 활용해 취득한 정보임으로, 통상의 전문가나 ‘대북소식통’ 인용 보도와 비교했을 때 공신력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김여정 부부장이 강도 높게 비판한 적은 많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보도 내용을 줄줄이 읊으며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본인이 직접 분개한 이유에 대해 주민 동요를 막고 대적감정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수해 지역인 자강도, 양강도, 평안북도는 북중 접경지역으로 상대적으로 외부로부터의 정보 취득에 있어 자유롭기에 한국의 북한 피해 관련 보도가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발빠르게 나선 것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반응은 역설적으로 북한 당국이 이 사안을 얼마나 민감하게 생각하는지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수해 발생 이후 점점 더 드러나는 참상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인명피해가 한 건도 없다’는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TV조선 보도 내용과 한국 정부당국의 파악 내용이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지는 이미 판단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본 보도가 쏘아올린 공으로 북한 당국의 숨기기, 버티기도 오래가지 못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북한 관련 보도는 확인이 어려워 단독보도를 하더라도 반향 없는 메아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국에서 가부 여부를 판단하지도 않기 때문에 타사가 추종보도를 하는 경우도 드뭅니다. 하지만 이 건의 경우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반응했고, 이에 국내 언론 뿐 아니라 외신까지 모두 받아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기에 더욱 의의가 있습니다.
7월 31일 TV조선 최초 보도 이후에는 8월 1일 KBS만이 헬기추락 내용을 추종보도하였습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북한 미디어가 전하자, KBS는 8일 보도에서 ‘KBS 보도 이틀만에 반박에 나섰다’고 했습니다. 실제로는 ‘TV조선 보도 사흘만에 반박에 나섰다’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게다가 김정은 위원장의 인용 구절은 TV조선 기사를 그대로 읊는 수준이었습니다. 이어 연합뉴스를 비롯 중앙일보, 국민일보 등 많은 언론이 대대적으로 “김정은은 한국 언론이 수해 피해를 날조하고 있다고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의 2차 반박이 나왔을 때도 ‘김정은이 이례적으로 남측 보도를 언급했다’는 내용의 타사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헤럴드경제 등은 12일 “김 위원장이 남측 보도 내용을 일일이 언급하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며 통일부 대변인의 분석을 더해 보도했습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대규모 수해 피해로 전 사회적 역량을 동원해야 하는 비상상황에서 비난의 대상을 외부로 돌리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은 APNews, VOA, BBC, NK News 등 외신에도 보도되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보도의 가장 큰 가치는 사회에 끼친 영향이 막대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먼저 사망 실종자가 최대 1500명에 이른다는 TV조선 보도 이후, 정부는 해당 내용을 대북 심리전 방송에 포함시켰습니다.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정부가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반응에 나선 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이 수재민들을 평양으로 불러 위로하고, 직접 수해 텐트촌을 방문하는 등 극도의 ‘애민행보’에 나선 이유도 피해 규모가 알려졌음을 의식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어 8월 1일 정부는 ‘상당한 인명피해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을 향해 이재민의 인도적 지원의사를 밝혔습니다. 12년 만에 제안을 결정한 당시는 TV조선 보도 외에는 인명 재산피해 내역이 전혀 나오지 않았을 때입니다. 이에 TV조선의 피해규모 보도를 기초로 북한에 시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대북 수해 구호물자 지원을 제의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정부는 북한이 호응한다면 식품과 같은 구체적인 품목과 전달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전통문을 주고 받거나, 재외공관이 있는 제3국에서 협의하는 방안도 열어놨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스위스 외무부, 독일 외무부, UN 등이 지원의사를 밝힌 것도 모두 TV조선의 피해규모 보도에 기초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 당국의 행보와 자연재해로 인한 일반 주민들의 피해는 분리해서 봐야한다는 판단에 따른 지원 결정이었지만, 북한은 안타깝게도 ‘자력갱생’하겠다는 구호를 외치며 모두 거부한 바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남북관계는 북한의 14차례 오물풍선 살포와 8.15 통일독트린 발표 등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북한에 내린 폭우라는 비극적인 재난은 우리 정부의 지원 제안으로 어찌보면 대화의 물꼬를 트는 기회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거절로 수해는 결국 중국과 비교했을 때 북한의 낙후한 배수시설과 뒤떨어진 재건 능력, 주민 동요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예민함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을 뿐입니다.
피해규모를 명시한 본 보도가 없었다면 ‘인명피해가 있었다’면서도 동시에 ‘한명도 없었다’며 모순적인 말을 한 김정은의 이례적 반응도, 수해민을 찾아가 깡마른 아이들에게 물품을 나눠주는 과도한 행보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의 지원 물자 제공 제안 역시 발빠르게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TV조선 취재진은 최근에는 자강도 간부 20~30명이 한꺼번에 총살됐다는 보도를 했고, 국정원은 ‘관련 동향이 있어 예의주시중’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사실상 맞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사회적 재난을 대하는 한 국가의 태도는, 해당 나라의 시스템을 판단할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일로 김정은 위원장 본인은 주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애민 지도자’로 부각하는 반면, 사회안전상(경찰청장) 등 간부들에게는 책임을 거칠게 따지는 투트랙 행보에 나섰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취재진은 앞으로도 북한 공식 발표로는 알 수 없는 이면의 내용을 취재하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진실을 알릴 의무를 가진 언론 최일선 핵심존재로서 공정보도를 실천해야 한다’는 언론윤리 강령기준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판단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 지원 및 반론 신청 관련 내용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8회 전체 총평
제40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71편이 출품돼 7개 부문에서 8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과 수상작이 많았다. 특히 수상작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경제보도부문에 발군의 작품들이 출품돼 동시에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7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뉴스토마토의 <검찰 ‘정치·언론계 3000명’ 통신조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검찰이 피의자로 지목한 인사들과 연락했거나 휴대전화에 번호가 저장된 약 3000명에 대해 광범위한 통신조회를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고,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대응 움직임이 이어졌다. 수사 편의를 위한 과도한 개인정보 확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에선 세계일보의 <대한배드민턴협회 각종 비리 의혹>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림픽 기간 중 안세영 선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협회와 대표팀 운영에 대해 비판한 후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상황에서 회장의 갑질 폭언, 페이백 부속 합의 논란, 기념품 리베이트 의혹 등에 대한 기사를 통해 관련 보도의 흐름을 주도했다. 배드민턴협회의 민낯을 드러낸 일련의 보도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컸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두 편이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제신문의 <中 수집상, 고물상 돌며 구리 스크랩 ‘싹쓸이’ 外> 보도는 국내 구리 시장이 교란돼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그 원인을 추적해 낸 점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리 스크랩이 고철로 위장돼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보도 후 부산본부세관의 단속이 이어졌고, 이후 국내 구리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등 문제 해결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앙일보의 <4000만명 쓴 카카오페이, 中알리에 고객정보 넘겼다> 보도도 우리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인식에 경종을 울린 기사로 평가받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그룹의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중국 업체에 고객정보를 넘겼다는 사실 자체로 충격적인 보도였고, 사회적 파장도 컸다. 법 위반이 있었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문제 제기 자체로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금융 당국과 관계 기관의 조치도 뒤따르고 있어 후속 보도가 기대된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추적: 지옥이 된 바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외에 걸쳐 수십 명 취재원과 광범위한 현장을 통해 심각한 해양 쓰레기 문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대안도 충실히 제시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기자들의 열정이 돋보였고, 매회 2개 면에 걸쳐 펼쳐진 기사도 가독성이 높았다는 평가다. 보도에 포함된 그래픽과 편집도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의 <캄보디아의 내부자들-불법 리딩방의 비밀> 보도가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제보를 바탕으로 불법 리딩방 사기 수법을 재구성했고, 캄보디아 현지 취재를 통해 중국인 총책 밑에서 사실상 감금 상태로 한국인들이 사기에 가담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기자 신변이 걱정될 정도로 열정적인 취재가 있었고, 몰입도 높은 결과물을 만든 탐사보도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전주MBC의 <드론축구와 200억,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보도가 선정됐다. 200억의 예산을 투입한 사업에 성과 분석조차 없었고, 이익을 보는 구조의 중심에 한 민간 기업이 있었다는 점, 회계 부정과 부실한 대회 등 설득력 있는 문제 제기를 통해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충분했다. 지역 언론의 저력과 노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보도부문에선 경인일보의 <녹색의 요단강을 건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저수지에 보트가 지나는 시각적으로 평화로운 모습과 대비되는 메시지가 충격적이었고, 보도 이후 안전성 문제로 조정대회가 연기되는 등 사회적 파장도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