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23년 7월 15일. 모두가 깊이 잠든 새벽의 산사태는 경북 북부 주민 27명의 목숨을 앗아 갔습니다. 안동MBC 관할이자 경북 북부 지자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4개(예천, 봉화, 문경, 영주) 지역에서 하루 사이, 이처럼 많은 이들이 재난으로 희생된 건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정부는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놔야 했습니다. 재난안전법만 보더라도, 국가와 지자체는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책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산림청, 지자체를 비롯해 국가는 경북의 산사태 원인을, 줄곧 “기록적인 폭우 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6명이 사망한 2011년의 우면산 산사태 때와 같은 변명이었습니다. 본 기자는 산사태 발생 직후 <위기 알렸던 읍면 강수량계.."대피 때 활용해야"(2023.08.02.)>, <'폭우 탓' 산림청 보고서.. "임도.벌목 영향 빠져"(2023.09.25.)>를 포함해 끈질기게 지역민의 목숨을 앗아간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건의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보도물을 내놓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안일했던 안전 시스템을 파헤쳐 보기 위해선 산림청과 행정안전부의 협조가 필수였지만 이들은 언론사의 취재에 무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산사태 발생 1주년을 맞이했고 이렇다 할 원인 규명을 못 했단 죄책감마저 느낄 때쯤, 감사원의 산사태 대비 실태 감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를 취재해 최대한 상세히 보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보고서엔 희생자가 발생한 지역별로 산림청의 대처가 어떻게 미흡했는지에 대한 단서가 들어있었습니다.
1편에서는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에 살았던 2명의 희생 원인을 보도했습니다. 산림청은 사방댐 사업을 위한 기초조사 용역을 산림조합에 발주해 놓고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조합은 일본의 토사재해 방지법을 준용해 산지와 50m 거리의 민가를 조사 대상지로 선정했으나 이중 다수가 일부 지역에 몰렸단 이유로 산림청과 협의 없이 무작위로 7만 개 가까이를 빼버렸고 그렇게 봉화 춘양 서동리도 조사에서 누락됐습니다. 산림청이 산사태로부터 주민을 보호할 의지가 있었더라면 산림조합에 구체적인 기준 제시는 물론, 조합의 사업 실태를 점검했을 것입니다.
2편에서는 봉화 춘양면 학산리의 부부 희생 원인을 짚었습니다. 부부가 산사태로 사망하기 5년 전 이미 부부의 주택 뒷산을 산사태 취약지로 지정해 놓고도 산림청은 예산 집행률이 높은 지역에 사방사업 예산을 먼저 배분한 탓에 학산리는 끝내 예방사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산림청이 산사태 취약지에 우선적으로 사방사업을 실시한다는 사방사업법을 성실히 준수했다면, 부부의 죽음은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3편에서는 산사태 취약지의 사방사업 시행률이 낮다는 문제를 국회가 지적하자, 산림청은 이후 2년 동안 이미 사방사업을 실시한 지역을 취약지로 사후 지정하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그 결과 40%대인 취약지의 사방사업률은 90%대로 올랐고 산림청은 거짓 수치를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관련 상임위인 농해수산위원회를 접촉해 올해 국감에서 이를 질타해 줄 것을 건의했고 감사 내용 요지를 예고하는 인터뷰를 보도했습니다.
4편에서는 산림청이 지정한 산사태 위험구역을 산림청이 다시 산사태 대피 지역으로 지정하는 어처구니없는 행정 실태를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실종자 2명이 발생한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주민들은 노인복지회관에 대피하기도 했는데, 이 회관 역시 산사태 위험구역이었습니다. 또 산림청은 대량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산사태 위험구역 내의 다중이용시설 현황을 파악하고도 재난 부처인 행정안전부에 공유하지 않고 있단 사실도 지적했습니다. 대피했다가 다수의 주민이 매몰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산림청은 이를 시정하지 않고 있는 꼴입니다.
본 기자는 국회 상임위에 국정감사를 통해 산림청의 부실 행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줄 것을 건의했고 산림청의 행정 실태 정보를 추가로 수집해 실효성 있는 산사태 대응책이 나오기 전까지 보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폭우 속에 숨긴 산림청의 무능> 기획은 감사원의 협조를 며칠에 걸쳐 구해내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꾸려졌습니다. 폭우 때문이란 정부의 변명에 대해 지역민들은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였으며 과거를 되짚고자 하는 기자의 취재에 트라우마 등을 이유로 응하질 않으셨습니다. 따라서 제보자는 없습니다. 복구 작업으로 사라진 현장보다는, 재난이 발생한 직후를 담은 과거 영상을 활용했습니다. 지역민의 목숨을 앗아간 진짜 원인을 밝히지 못한다면 정부의 수백억 원의 복구는 불완전한 사업이라는 메시지를 담고자 한 의도가 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타사(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98038&ref=A를 포함해 다수)에서는 보고서 발표 내용을 일회성으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단신으로 보고서 내용을 요약하거나, 경상북도의 대피 체계가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본 기자는 감사원의 보고서 재취재를 통해 추가 자료를 청구하고 담당자의 인터뷰를 새로이 했습니다. 기사의 구성 역시도, 감사원의 감사 내용을 옮겨오는 것이 아닌,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사망 사유를 안일했던 산림청의 예방 사업과 직접 연결 지어 기획했습니다. 지역민의 죽음은 거대한 문제로부터 발생한 것이 아니라, 관계자의 무책임한 판단으로 인해 발생한 것임을 조목조목 짚고자 했습니다. 인간이 막지 못할 자연 재난이 아닌,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행정 때문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다음 희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산림청의 책임 있는 답변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2011년 서울 우면산의 산사태로 16명의 목숨을 잃어 산림보호법을 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는 “폭우 탓”이란 변명을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반복하고 있습니다. 산림청과 지자체에 산사태 방지과도 신설됐고 산사태 예방사업비도 30% 넘게 늘었지만, 중앙과 지방정부는 지정한 취약지의 사방사업조차 성실히 진행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감사원이 찾아낸 산림청의 부실한 행정을 최대한 상세히 사회에 널리 알리려고 했습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회와 함께 협력해 산림청장으로부터 사방사업 대상지에서 산지 인접 민가를 우선시할 것과 취약지에 사방사업비를 우선 분배하겠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받아낼 계획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진실을 알리 의무를 가진 언론의 최일선 핵심 존재입니다.
그 사명을 알고 있기에, “기록적인 폭우” 때문이란 산림청, 경상북도의 말을 믿고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정말 폭우 때문이라면, 정부가 산림보호법을 개정할 필요도, K-산사태 방지대책을 수립할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면산 산사태 이후로 보인 정부의 움직임은 인정하지 않았을 뿐,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를 국가가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사실상 구멍 난 산림청의 산사태 예방 시스템을 고발하기 위해, 국가기관인 감사원의 감사 자료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취사선택했으며, 진실을 존중하기 위해 비실명 처리된 지역명과 더불어 감사 자료를 요청해 재분석, 보도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본 기자가 출품하는 기사 4편의 보도 시점이 7월부터 9월까지로 석 달에 걸쳐 있습니다. 산림청의 국회 거짓 보고 사실을 국회 해당 상임위원장(거짓 보고 받은 당사자이기도 함)에게 알렸지만 답변을 주겠단 약속은 2주가 넘도록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지역구 의원에게 다시 연락해 뉴스 인터뷰와 국감 대응 약속을 받기까지도 보좌관의 여름휴가를 이유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1년이 지난, 비수도권의 문제에 대해서, 더군다나 직접적인 피해자인 지역 마을 주민들이 침묵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기억하려는 이도, 문제를 들추고자 하는 이도 너무나 적습니다.
그럼에도 본 기자는 지난해 27명이 숨진 현장을 석 달 가까이 취재하며, 이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스스로의 약속을 늦게나마 지켜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회차 심사평
제408회 전체 총평
제40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71편이 출품돼 7개 부문에서 8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과 수상작이 많았다. 특히 수상작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경제보도부문에 발군의 작품들이 출품돼 동시에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7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뉴스토마토의 <검찰 ‘정치·언론계 3000명’ 통신조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검찰이 피의자로 지목한 인사들과 연락했거나 휴대전화에 번호가 저장된 약 3000명에 대해 광범위한 통신조회를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고,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대응 움직임이 이어졌다. 수사 편의를 위한 과도한 개인정보 확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에선 세계일보의 <대한배드민턴협회 각종 비리 의혹>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림픽 기간 중 안세영 선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협회와 대표팀 운영에 대해 비판한 후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상황에서 회장의 갑질 폭언, 페이백 부속 합의 논란, 기념품 리베이트 의혹 등에 대한 기사를 통해 관련 보도의 흐름을 주도했다. 배드민턴협회의 민낯을 드러낸 일련의 보도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컸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두 편이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제신문의 <中 수집상, 고물상 돌며 구리 스크랩 ‘싹쓸이’ 外> 보도는 국내 구리 시장이 교란돼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그 원인을 추적해 낸 점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리 스크랩이 고철로 위장돼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보도 후 부산본부세관의 단속이 이어졌고, 이후 국내 구리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등 문제 해결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앙일보의 <4000만명 쓴 카카오페이, 中알리에 고객정보 넘겼다> 보도도 우리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인식에 경종을 울린 기사로 평가받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그룹의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중국 업체에 고객정보를 넘겼다는 사실 자체로 충격적인 보도였고, 사회적 파장도 컸다. 법 위반이 있었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문제 제기 자체로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금융 당국과 관계 기관의 조치도 뒤따르고 있어 후속 보도가 기대된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추적: 지옥이 된 바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외에 걸쳐 수십 명 취재원과 광범위한 현장을 통해 심각한 해양 쓰레기 문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대안도 충실히 제시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기자들의 열정이 돋보였고, 매회 2개 면에 걸쳐 펼쳐진 기사도 가독성이 높았다는 평가다. 보도에 포함된 그래픽과 편집도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의 <캄보디아의 내부자들-불법 리딩방의 비밀> 보도가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제보를 바탕으로 불법 리딩방 사기 수법을 재구성했고, 캄보디아 현지 취재를 통해 중국인 총책 밑에서 사실상 감금 상태로 한국인들이 사기에 가담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기자 신변이 걱정될 정도로 열정적인 취재가 있었고, 몰입도 높은 결과물을 만든 탐사보도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전주MBC의 <드론축구와 200억,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보도가 선정됐다. 200억의 예산을 투입한 사업에 성과 분석조차 없었고, 이익을 보는 구조의 중심에 한 민간 기업이 있었다는 점, 회계 부정과 부실한 대회 등 설득력 있는 문제 제기를 통해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충분했다. 지역 언론의 저력과 노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보도부문에선 경인일보의 <녹색의 요단강을 건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저수지에 보트가 지나는 시각적으로 평화로운 모습과 대비되는 메시지가 충격적이었고, 보도 이후 안전성 문제로 조정대회가 연기되는 등 사회적 파장도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