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일제강점기, 국가 권력에 의해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수많은 이들이 강제로 끌려가 노역 등의 피해를 봤습니다. ‘강제동원’으로 불리는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확인된 피해자에게 명예회복 및 지원을 하는 건 1945년 8월 15일 해방 이후 지금까지 완성되지 못한 숙제입니다.
인천일보는 현 정부 들어 강제동원 문제가 재점화되자,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사각지대’에 시선을 뒀습니다. 피해를 받았음에도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대상을 한정하고 일회성에 끝난 지방자치단체의 실태조사. 같은 피해자임에도 남·여 성별에 따라 지원에 있어 차별이 존재하는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짚었습니다. 언론 중 최초로 ‘재조사’를 간절히 기다리는 피해자를 여러명 발굴해 증언을 듣고 사연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총 1년 6개월 차에 접어드는 동안 30건 넘는 기사로 이어서 보도(*보도내역 별도 첨부)했으며, 그 결과 경기도는 사상 처음이자 전국 최초로 ‘미인정 피해자’를 포함한 실태조사에 돌입했습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직접 명예회복과 지원을 약속한 상태입니다. 경기도의회는 조례를 만들어 피해자 지원과 역사 조사·수집·기록 등을 명문화했습니다. 22대 국회에서 첫 특별법 발의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보도 과정에서 인천일보와 협력한 시민사회단체는 소외된 피해자들이 정부에게 전하지 못한 하소연을 직접 모으기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취재① 사각지대를 보다>
첫 단독보도는 지난해 3월 8일이었습니다.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배상금 제3자 변제안’ 등을 놓고 심각한 사회적 갈등이 빚어질 때입니다. 당시 정부 해법에는 신고를 하지 못한 피해자들도 보상하는 방안이 포함됐었는데, 정작 대상자를 물색하는 대책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각계의 지적을 받았습니다. 인천일보 취재팀은 경기도를 중심으로 현 실상을 알아내기로 했습니다. 경기도는 담당 지역이기도 하지만, 강제동원 피해자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드물게 피해자 지원 정책을 운영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맞지 않는 숫자가 의문을 품게 했습니다. 도는 강제동원 피해자 19명에게 1명당 생활보조비 월 30만원, 건강관리비(진료비 본인부담금) 월 30만원, 장제비 100만원을 지급하고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민단체를 통해 체크를 한 바로는, 경기도에서 정부의 의료지원금(연 80만원)을 받는 대상자가 209명이었습니다. 지자체가 여성만 선별해 지원하고, 과거 정부가 통보한 피해자 명단에 의존한 결과였습니다.
취재팀은 국가기록원이 공개한 강제동원 명부를 분석, 경기도 본적지로 분류되는 피해자가 11만명이 넘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정부는 2004년부터 강제동원 진상조사와 피해자 등록업무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담당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가 2015년 12월 폐지되면서 업무가 완전 중단됐기에, 피해자 발굴은 지자체 차원에서의 노력이라도 요구되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도는 2019년 3월 강제동원 피해 실태조사를 하면서, 여성으로 한정했을뿐더러 10명만 인터뷰하는 등 형식에 그쳤습니다. 또한 4년이 지난 실태조사였지만, 한차례로 끝내 더 이상 계획이 없었습니다. 2019년 1월 기준 600명 이상의 도내 피해 생존자가 2023년에는 65.7%나 급감할 정도로 수많은 증언이 사라지는 상황에도 역사적 기록에 무관심했던 것입니다.
실태조사 및 지원을 근거하는 이른바 ‘강제동원 특별법’이 20건 이상의 개정안 발의에도 전부 무산되면서, 지자체 대책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다는 결론을 도달했습니다. 조례를 운영하는 경기도, 서울, 인천, 경북, 경남, 전북, 전남, 부산, 광주 사례를 전면 분석하자 지원방식과 수혜자 범위 등이 모두 차이가 있어 형평성이 맞지 않았습니다.
<취재② 그들의 삶에 더 가까이>
취재팀은 나아가 실제 정부와 지자체 조사 중단 속에서 소외되고 있는 피해자들을 찾아 이야기를 전하는 역할을 하고자 했습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협력해 1937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8년 동안 훗카이도 탄광에서 노역에 시달린 아버지의 유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진폐증(폐에 분진이 침착해 일어나는 병)’ 등으로 고통에 시달리다 돌아가셨지만, 2013년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신고 머뭇거리다 놓쳐 지금까지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못한 사례입니다.
이후에는 유가족이 신고를 하려고 해도 어디에도 창구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형제가 같이 일본군 순사에게 끌려갔는데 형과 동생이 피해자 인정 여부가 엇갈렸습니다. 형은 다행히 신고를 놓치지 않아 공식 피해자로서 위로금·지원금을 받았습니다. 미인정 피해자를 위한 권리구제가 시급하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강제동원 피해로 시작해 ‘가난의 대물림’과 싸우는 유가족의 삶도 조명했습니다. 일본 탄광으로 끌려간 아버지를 잃은 뒤, 찢어지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해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내고 있는 할머니였습니다. 그 역시 피해 재조사와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여태까지 만난 피해자는 10명. 이들은 “그동안 증언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실태조사를 반기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취재 현장에 함께 있었던 경기도 담당 공무원도 “지자체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등의 요구사항을 접수했습니다.
<취재③ 변화가 일어나다>
인천일보 보도에 따라 제도가 개선되면서 취재를 더욱 활발히 했습니다. 우선 경기도의회가 2023년 4월부터 전부개정 작업을 통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모든 피해자’를 아울러 지원하는 근거를 담은 조례입니다. 그해 8월 취재팀은 정계, 학계, 시민사회 등이 개최한 ‘경기도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입법토론회’에서 주제 발제에 나서는 등 방안을 함께 모색한 바 있습니다.
이후 올해는 도에서 홍순권 동아대 사학과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하고, 관련 전문가 등 9명으로 구성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위원회’를 꾸렸습니다. 도는 지난 8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러자 앞서 취재한 대상자와 마찬가지로 신고를 놓쳤거나, 증거를 추가로 확보하는 등 정부의 재심의가 필요한 이들이 하나 둘 확인되고 있습니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경기피해자연합회’에 속한 회원 5500여명 가운데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는 열 손가락도 안 될 정도로 피해 사각지대는 명확합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오는 9월28일 ‘강제동원 피해자 고발대회’를 엽니다. 2015년 정부 조사가 중단됐지만, 인천일보 보도를 통해 드러나듯 억울한 사연이 존재하기에 직접 자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경기도를 포함해 전국 모든 참여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취재④ 정치권 움직임>
강제동원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정치권의 노력일 것입니다. 제22대 국회에서 인천일보 보도를 참고, 정부 재조사 내용 등을 담은 특별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22대 국회에서 해당 특별법이 나오면 ‘1호’입니다. 김준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정)이 나서고 있고, 현재 의원실에서 법안 방향성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에 미인정 피해자가 주로 있는 단체와 최초의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에도 있다고 확인됐습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달 15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도가 시작한 실태조사를 소개하며 “지원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초자료조차 없는 강제동원 피해를 파악 중이다. 피해 사실과 유족들의 요구사항을 꼼꼼하게 정리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계획을 수립하겠다. 피해자 명예를 회복하고, 유족 고통을 치유해 올바른 역사의식을 정립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도는 실태조사 이후 정부에 재조사를 건의할 계획, 여성 피해자에 한정됐던 지원 대상을 남성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지난달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단과 수원시의회에서 토론회 등으로 지원 방안을 모색하며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강제동원 미인정 피해자들의 경우, 그동안 사회의 관심이 전혀 없다시피 했습니다. 이에 피해자들을 찾고 만나는 게 쉽지 않아 시민사회단체와 많은 협력을 거쳤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인천일보 단독보도로 시작했으며, 의미 있는 변화 등에 대해서도 가장 우선 다뤘습니다. 수많은 중앙·지역 매체(*보도내역 별도 첨부)가 함께 기사를 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미인정 피해자를 포함, 10여년째 중단된 강제동원 피해 실태조사가 재가동된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이슈였습니다. 또 이를 통해 미인정 피해자들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주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지원 사각지대, 지자체 역할론을 중심으로 그간 없었던 취재를 통해 제도개선을 이뤄내고, 해결 움직임이 일어나게 했습니다.
이미 2023년 3월과 7월 각각 인천일보 보도 뒤 제주도가 피해자 조사 방안을 모색하거나, 정읍시의회가 정부 재조사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파장이 있었습니다.
저희 취재에 도움을 많이 줬던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도 지금까지의 결과물에 “이런 시도가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고, 나아가 정부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는 평가를 전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8월 ‘제3기 인천일보 경기본사 시민편집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자들의 강제동원 관련 취재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해방은 됐지만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의견을 줬습니다. 서두에 적었듯, 강제동원 피해 해결은 갈 길이 멉니다. 앞으로도 지역 언론으로서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8회 전체 총평
제40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71편이 출품돼 7개 부문에서 8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과 수상작이 많았다. 특히 수상작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경제보도부문에 발군의 작품들이 출품돼 동시에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7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뉴스토마토의 <검찰 ‘정치·언론계 3000명’ 통신조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검찰이 피의자로 지목한 인사들과 연락했거나 휴대전화에 번호가 저장된 약 3000명에 대해 광범위한 통신조회를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고,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대응 움직임이 이어졌다. 수사 편의를 위한 과도한 개인정보 확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에선 세계일보의 <대한배드민턴협회 각종 비리 의혹>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림픽 기간 중 안세영 선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협회와 대표팀 운영에 대해 비판한 후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상황에서 회장의 갑질 폭언, 페이백 부속 합의 논란, 기념품 리베이트 의혹 등에 대한 기사를 통해 관련 보도의 흐름을 주도했다. 배드민턴협회의 민낯을 드러낸 일련의 보도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컸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두 편이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제신문의 <中 수집상, 고물상 돌며 구리 스크랩 ‘싹쓸이’ 外> 보도는 국내 구리 시장이 교란돼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그 원인을 추적해 낸 점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리 스크랩이 고철로 위장돼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보도 후 부산본부세관의 단속이 이어졌고, 이후 국내 구리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등 문제 해결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앙일보의 <4000만명 쓴 카카오페이, 中알리에 고객정보 넘겼다> 보도도 우리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인식에 경종을 울린 기사로 평가받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그룹의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중국 업체에 고객정보를 넘겼다는 사실 자체로 충격적인 보도였고, 사회적 파장도 컸다. 법 위반이 있었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문제 제기 자체로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금융 당국과 관계 기관의 조치도 뒤따르고 있어 후속 보도가 기대된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추적: 지옥이 된 바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외에 걸쳐 수십 명 취재원과 광범위한 현장을 통해 심각한 해양 쓰레기 문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대안도 충실히 제시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기자들의 열정이 돋보였고, 매회 2개 면에 걸쳐 펼쳐진 기사도 가독성이 높았다는 평가다. 보도에 포함된 그래픽과 편집도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의 <캄보디아의 내부자들-불법 리딩방의 비밀> 보도가 수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제보를 바탕으로 불법 리딩방 사기 수법을 재구성했고, 캄보디아 현지 취재를 통해 중국인 총책 밑에서 사실상 감금 상태로 한국인들이 사기에 가담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기자 신변이 걱정될 정도로 열정적인 취재가 있었고, 몰입도 높은 결과물을 만든 탐사보도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전주MBC의 <드론축구와 200억,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보도가 선정됐다. 200억의 예산을 투입한 사업에 성과 분석조차 없었고, 이익을 보는 구조의 중심에 한 민간 기업이 있었다는 점, 회계 부정과 부실한 대회 등 설득력 있는 문제 제기를 통해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충분했다. 지역 언론의 저력과 노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보도부문에선 경인일보의 <녹색의 요단강을 건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저수지에 보트가 지나는 시각적으로 평화로운 모습과 대비되는 메시지가 충격적이었고, 보도 이후 안전성 문제로 조정대회가 연기되는 등 사회적 파장도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