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V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4월13일, 뉴스 속보를 통해 ‘모텔 아기 가족’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당시 통신사와 일간지에서 나온 단신 기사들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정보는 해당 가족이 오랫동안 모텔을 전전하며 지냈다는 점과, 아기 엄마가 사기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는 점, 그 뒤 혼자서 두 아이를 돌보던 아빠가 결국 아동학대를 저질렀다는 점이었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정작 이 사건으로부터 우리 사회가 어떤 점을 눈여겨보아야 하는지 제대로 초점을 맞춘 기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뚝뚝 끊어져 있는 정보들을 연결시켜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기자는 인천 부평구 번화가의 모텔들을 돌아다니며 아기 가족이 머무른 장소를 모두 찾아가 업주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가족이 남기고 간 짐과 메모 등을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또한 인천 부평구청과 남동구청,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와 간석3동 행정복지센터, 인천경찰청 등 아기 가족과 연관됐던 행정기관 모든 곳에 연락을 취해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발품을 팔아 확인한 사실들은 그동안 나왔던 이야기와 사뭇 달랐습니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이들 부부를 단순히 ‘사기범’과 ‘아동 학대범’으로만 볼 수 없다는 팩트들이 보였습니다. 이 사건을 단지 또 하나의 아동 학대 스트레이트 사건으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사회 복지 시스템의 빈 구멍이 커보였습니다. 모텔 주인 등 주변인들은 그들이 어떻게 해서 이런 극한 상황까지 몰리게 됐는지 증언했습니다. 이들 가족을 가까이서 지켜본 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불행한 사건과 함께 모델 아기 가족의 서사를 종합적으로 살펴달라며 언론과 재판부에 호소했습니다. “가진 것 없는 부부가 어떻게든 아이들을 잘 키워보려고 온갖 노력을 다 했었는데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모텔 가족’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해부터 돌도 지나지 않은 첫째 아이를 안고 모텔가를 전전했던 부부는 결국 한 모텔에서 둘째 아이를 출산한 뒤에야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들이 갓 태어난 어린 아기를 안고 되돌아온 곳도 모텔이었습니다. 이 가족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모텔 주인이 담당 구청과 행정복지센터에 연락을 취했지만, 오히려 부부는 도움을 거부하고 다른 모텔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심한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기 엄마가 지인으로부터 빌린 생활비를 갚지 못해 고소당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부부는 재판에 출석해서 자신의 사정을 변론할 만한 능력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결국 아기 엄마는 체포됐고, 이후 비좁은 모텔 방에서 홀로 어린 두 아기를 돌보던 아기 아빠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 둘째 아이를 탁자에 던지듯 내려놓고 맙니다. 둘째는 중환자실로 이송됐고, 첫째는 즉시 보육원으로 넘겨졌습니다. 이렇게 꼼꼼하게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모텔 가족’ 사건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조명해 내보낸 것은 <시사IN>의 해당 기사가 처음입니다. 모텔을 전전했던 시점부터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 시점까지 전체적으로 보도한 뉴스는 그 자체로 힘이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은 아기 가족이 머물렀던 ㄱ·ㄴ·ㄷ모텔 사장님입니다. 모텔 사장님들은 기사를 통해 모텔 이름이나 본인의 실명이 나가게 될 경우 영업에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하였고, 이 점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익명 처리를 하였습니다. 이는 모두 취재원의 요청으로 취재원의 일상을 고려한 익명 보도입니다. 익명 취재원들과의 녹취 파일은 모두 가지고 있으며, 기사는 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앞서 말씀드렸듯 통신사나 일간지를 통해 단신 기사는 이미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전후 맥락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엄마는 사기꾼’ ‘아빠는 아동학대범’ 등 단편적인 측면만 부각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시사IN>은 이들 가족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모텔 주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독자들에게 입체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시사IN> 보도가 나간 이후, 사건 발생 한 달이 다 되가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건을 조명한 보도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해당 기사가 나가고 난 뒤 <시사IN> 편집국에 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모텔 가족 부모님에게 전달해주기를 바란다”라는 정기독자의 메시지가 적힌 온라인 환증서였습니다. 이후에도 이들 가족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묻는 문의 전화와 이메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기 가족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달라며 후속 보도를 부탁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에 <시사IN>은 아기 가족을 후원하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위해 관할 기관인 인천 남동구 간석3동 행정복지센터의 후원 담당자의 연락처를 긴급 공지하고, 제713호 기사 “지금 ‘모텔 가족’은 전부 흩어져 있습니다”를 통해 이들 가족의 근황을 후속보도 하였습니다.
또한 <시사IN> SNS 계정과 온라인 포털에 공개된 해당 기사에도 단순히 ‘안타까움’을 넘어서는 댓글을 많이 달렸습니다. “사건 속 당사자 부부도 모텔 주인들도 공무원들도 개인 차원의 최선을 다했지만, 이 가족은 구제받기는커녕 차악으로조차 나아갈 수 없었다. 최소 육아 복지만이라도 보장되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내몰렸을까” 등의 반응입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좋은 기사’를 원하는 독자들의 마음, 그 보도가 독자를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저널리즘의 힘은 현장에 가닿아 그것을 꼼꼼하게 취재하고 종합적으로 엮는 데에서 온다는 점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오랫동안 인권활동가로 활동해온 한 변호사는 “정인이 사건이 아동학대에 큰 관심을 불러왔지만 결과적으로 ‘처벌 강화’라는 단순한 결론에 도달했다. 물론 처벌 강화도 중요하지만, 처벌만 강화해서 아동 학대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단지 공무원이나 경찰에게 전화하는 것 말고 사회적으로 다른 개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인데, 이 기사는 그 빈틈이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줬다”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해당 기사는 <시사IN>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사가 공개되자마자 독자들이 편집국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후원 문의를 하거나, 메일 또는 SNS 메시지를 통해 후원 문의를 할 정도로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만큼 ‘힘 있는 현장기사’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한 방송영상학 교수는 “상대적으로 짧은 현장 기사를 과감하게 커버스토리로 올린 것도 탁월했다. 사건을 깊이 취재할 수 있는 주간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저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단신 기사로 조각조각 보도된 이들 가족의 서사를 정리해 독자들이 사건의 이면을 볼 수 있도록 전달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해당 기사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등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