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② 단독기획(∨)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2020년 4월, 경북 경주의 한 특성화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고(故) 이준서군이 지방기능경기대회 준비 중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관련 취재를 하던 중 교육부에 이군 사망 경위를 묻자 “그냥 가정사라고 들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학교 문을 닫은 시기에도 방학 내내 합숙훈련을 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유가족 역시 평소 이군이 기능대회 준비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며 사망 원인에 강한 의구심을 토로했습니다. 직업계고 학생이 숨진 사건이 또다시 일어났지만, 교육부에서는 이를 개인 사정으로 취급할 뿐이었습니다.
반복되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죽음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나아가 현재 우리나라 직업교육의 현실을 직시하고, 어른의 역할과 책임을 생각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라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쿠키뉴스 특별취재팀은 2020년 5월 ‘열여섯의 책임, 직업계고’ 시리즈를 기획하고, 기사 송고를 시작한 2021년 4월까지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전국 곳곳의 취재원들과 접촉했습니다. 직업계고 재학생과 졸업생 그리고 이들의 가족, 교사, 시민단체, 국회의원, 전문가들. 150여명의 이야기를 대면·유선·서면 등을 통해 들었습니다. 동시에 질문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이용해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흩어져 있는 사고 현황을 한데 모았습니다. 이를 통해 조명을 받지 못했을 뿐 여전히 전국에서 직업계고 학생들이 일하다가 혹은 공부하다가 다치고 있는 실상을 알렸습니다.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취재 기간 가장 아쉬웠던 것은 현장실습, 도제교육, 교내 실습의 사고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학교가 현장실습 모니터링 시스템에 직접 기재하는 구조입니다. 보고하지 않아도 시정 권고에 그칩니다. 내용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2017년까지 학생이 무슨 이유로, 어떤 부상을 입었는지 핵심 정보가 빠졌습니다. 학교, 학과, 이름, 업체명만 올리면 끝이었습니다. 또 노동부와 교육부가 집계한 숫자가 서로 다르기도 했습니다. 직업계고 학생들에 대한 어른들의 무관심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이었습니다.
이슈 쟁점화와 정책 마련 촉구를 위해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전국교사노동조합(전교조)과 함께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국회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메일로 서면 공문과 함께 설문조사 URL을 보냈습니다. 2주가량 설문조사를 진행했지만 응답률은 낮았습니다. 의원실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참여를 부탁했지만, 다수의 의원은 큰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300명 중 33명이 응답했습니다. 응답률은 10%를 겨우 넘겼습니다. 심지어 국회교육위원회 소속 16명의 의원 중 단 4명만 응답을 했습니다. 직업계고에 대한 낮은 이해와 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일반 시민 인식조사를 통해 직업계고 학생들이 대면하는 ‘장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DRC)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내 학력 차별’에 대해 물었습니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99%, 유선 1%,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로 진행했습니다. 직업계고 재학‧졸업생을 상대로도 설문 조사를 해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직업계고의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하게 되는 건 아닐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혹시나 다니는 학생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하는 교사들이 상처를 받을까 수차례 기사를 쓰고 다시 지우며 반복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이 일부 질문에 반감을 보일 때마다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관심 환기를 위한 시리즈물을 작성하고자 노력 했습니다.
언제까지 학생들의 죽음이 개인의 문제, 부주의로 취급돼야 할까요. 쿠키뉴스 특별취재팀은 우리나라 중등 직업교육 전반의 문제와 함께 직업계고 아이들이 어떠한 교육을 받는지, 어떠한 대우를 받는지, 이후 어떠한 어른으로 성장하는지를 취재했습니다. 그 안에서 교육부의 역할과 더 나아가 국가의 역할을 생각해보는 기사와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열여섯의 책임, 직업계고’ 기획을 통해 직업교육의 문제를 직시하고, 어른의 역할과 책임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얼굴도 모르는 죽은 친구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의 용기가 오래 기억되길 바랍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와 함께 다큐멘터리 영상을 함께 제작했습니다. 제작 PD, 영상기자 2명이 기자와 한 조가 되어 전국을 오가며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스튜디오 촬영과 재연, CG 작업, 내레이션 등 한 달여 간의 후반작업을 통해 4편의 영상을 완성했습니다. <죽거나 다쳐도 기능반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학생 보호 못 하는 직업계고>, <굴레가 되어버린 선택>,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아이들>입니다. 영상을 통해 아들의 죽음을 파헤치는 아버지, 직업계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교사, 직업계고 출신 변호사 등의 목소리를 보다 울림 있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영상 주소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jNRJGnreKo&t=6s
https://www.youtube.com/watch?v=OS6cANNjS8k
https://www.youtube.com/watch?v=11GAEkrPhr0
https://www.youtube.com/watch?v=1LSyzv1JyQQ
신원이 노출되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취재원은 기사와 영상에서 익명 보도했습니다. 어떠한 취재원과도 특정한 이해관계 없습니다. 기사는 바이라인을 적은 기자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쿠키뉴스는 그동안 “코로나19에도 모여서 합숙 훈련”, ‘메달 경쟁’에 구멍 뚫린 특성화고 (쿠키뉴스 2020.04.21. 보도), 학생 죽음에 기능반·기능대회 대책 내놨지만…동의서 받으면 무력화? (쿠키뉴스 2020.06.24. 보도), [단독] “교육 아닌 근로” 쿠팡 자회사, 고교생 현장실습서도 문제 (쿠키뉴스 2020.10.28. 보도) 등의 기사를 꾸준히 보도하며 직업계고 학생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전달해왔습니다. 보도 과정에서 근본적 문제점을 고찰했습니다. 직업계고 관련 정책의 필요성과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시리즈물을 기획했습니다.
직업계고와 관련해 열악한 현장실습 환경, 기능대회 문제점 등을 다룬 타 매체의 선행보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직업계고 학생들의 입학부터 졸업 이후의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다룬 보도는 없었습니다. 학생과 졸업생, 교사, 학부모, 전문가 등의 목소리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직업계고의 전반적인 문제를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전체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직업계고 관련 국민 의식 조사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보도입니다. 쿠키뉴스의 직업계고 시리즈 이후 타 매체에서도 직업계고 관련 기획을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와 관련하여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를 표절한 사실이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가 나간 뒤 교육부가 바로 반응했습니다. 교육부는 지면 기사가 나간 당일(4월12일) 곧바로 <[설명자료] 교육부는 안전하고 내실 있는 현장실습과 고졸 취업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를 냈습니다. 교육부로부터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고졸 일자리 축소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관계부처와 함께 올해 상반기 중으로 ‘2021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답을 얻어냈습니다.
보도 이후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역시 직업계고 현장실습 문제점 파악과 개선방안을 마련을 위해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은 총 3007명이 참여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받았습니다. 귄익위 대국민 설문조사는 단순 조사에 그치지 않습니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실질적인 제도개선 방안 마련까지 이어집니다. 결국 쿠키뉴스 보도가 직업계고 학생들을 위한 가시적 변화까지 끌어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열여섯의 책임, 직업계고’는 시리즈는 독자는 물론 사내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직업계고 학생들이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되는 교육 현장과 여전히 편견 가득한 사회 분위기를 꼬집은 좋은 기획’이라는 평가와 함께 회사 내부에서 시상하는 ‘좋은 기사상’을 수상했습니다.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쿠키뉴스는 지속해서 직업계고 관련 문제를 살필 예정입니다. 취재를 진행하며 만났던 학생들은 “어느 곳도 우리의 이야기를 다뤄주는 곳이 없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이 죽지 않도록, 학생을 위한 직업교육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해당 보도는 외부 지원 없이 쿠키뉴스 자체적으로 기획·취재해 보도한 기사입니다. 반론 보도 신청과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