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기획)
‘앞으로 30년,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
지난 3월. 산림청이 ‘산림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나무를 많이 심어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겉으로 보기엔 산림녹화를 위한 기존 정책의 연장선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니 ‘심기 위한 베기 사업’이 될 우려가 높아 보였다. 이 사업이 도대체 어떤 목적으로 시작된 것일까. 산림청이 앞으로 30년의 산림정책을 제시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시작이 잘못되면 안 된다.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예상되는 사업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 시점에서 짚어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
‘소나무재선충 방제작업, 사업은 이미 커졌다’
‘나무 심기’가 시작된 새마을운동 이후 산림청의 위상은 최근 급격히 높아졌다.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은 예산 규모가 커졌다는 말도 된다. 계기는 소나무 재선충병이다. 지난 30년 가까이 전국 산천지를 벌겋게 물들이며 소나무 고사를 야기했던 재선충병은 산림청의 새로운 도전이 됐다. 다시 말해 새로운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 1위인 소나무를 보호해야했다. 소나무 재선충 방제사업이 공격적으로 시작된 이유다.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수많은 인력과 예산이 소나무재선충을 잡기위해 투입됐다. 그럴수록 아름답던 산은 거대한 소나무 무덤으로 변하고 있었다.
‘소나무는 그냥 두면 어차피 사라집니다.’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문제는 이 말이 산림 전문가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기후 온난화로 소나무가 더 이상 버틸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사실은 기후변화에 기인한 병이라는 설명이다. 인위적인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지난 30년 동안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동원해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잘라냈다. 소나무만 잘랐겠는가, 주위에 엄한 나무도 동시에 잘려 나갔다. 그런데 그 모든 게 헛일이었다니? 어차피 없어질 소나무에 헛돈을 썼다니? 공격적 방제작업의 결과인지 재선충 피해목은 갈수록 줄고 있다. 산림청은 새로운 사업이 필요하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대상이 필요하다.
‘보도블록 갈아엎듯 산을 갈아엎고 있다’
존재 이유가 없는 나무는 없다. 다만 필요 없는 나무들이 있을 뿐이다. 물론 인간의 시각에서다. 산을 뒤엎고 있다. ‘해마다 연말에 예산이 남아 보도블록 갈아엎듯 온 산천지를 갈아 없고 있다.’ 취재과정에서 들은 나무전문가의 말이다. 극단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산림을 위하기보다는 사업추진을 위해 산림에 손을 대는 것에 거침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나마 보도블록은 다시 깔면 깨끗해지기라도 한다. 산은 아니다. 수십 년의 회복 기간이 걸린다.
‘역으로 생각하다’
사주에 ‘흙’기운이 강하기 때문인지 나는 나무를, 숲을 좋아한다.
특히 신록이 움트는 4-5월의 산을 보면 찌든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역세권보다 숲세권에 살고 싶은 사람이다. 관심 있으면 자주 보게 된다. 오래 보게 된다. 깊게 보게 된다. 코로나 시국에 사람을 피해 산으로 자주 갔다. 거기서 그동안 허투루 봤던 현장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재선충 피해로 민둥산이 되어가고 있는 산, 이유를 알 수 없이 잘린 나무들. 안타까움과 동시에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방제’라는 단어 뜻을 검색하면, ‘1.재앙을 미리 막아 없앰 2.농작물을 병해충으로부터 예방하거나 구제함’이라고 나온다. 산 속에는 방제의 역사가 쌓여 있다. 소나무 재선충과 산불 등 각종 재난을 피해 산림을 지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아무렇지 않게 해왔던 방제 작업들이, 산림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실시했던 정책들이 과연 산림을 위한 것이었을까? 자연 그대로 정화기능을 무시하고 인위적인 방법이 오히려 숲의 기능을 저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다.
‘방제의 역공’이 궁금해졌다.
2. 보도제작경위
재선충 방제 Vs 미방제 결과 최초 비교 분석
방제의 부작용에 대해 취재하던 도중 산림 전문가의 최근 보고서를 입수하게 됐다. 소나무 재선충과 관련한 그 보고서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 소나무 재선충 방제작업이 이뤄진 곳이 오히려 재선충 확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냈다는 연구결과다. 정부의 방제 정책이 오히려 산림의 황폐화를 가속화했다는 결론이다. 어떤 기관도 이런 조사를 한 적이 없었다. ‘방제하지 마라!’는 도발적 보고서.
보고서의 내용과 현장을 교차 확인했다. 재선충병에 걸리더라도 인간의 손이 덜 간 곳은 실제 자연적인 정화작업이 이뤄져 숲이 건강하게 회복하고 있었다. 방제가 재앙을 막는 것이 아니라 재앙을 초래한 현장을 확보한 것이다.
방제약이 뿌려진다. 꿀벌이 사라진다,
꿀벌은 인간 생태계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척도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멸망한다는 말이 있다.그 꿀벌이 죽어나가고 있다. 산림청에 접수된 항공방제 피해 자료를 찾아냈다. 정확히 말하면 민원자료다. 전국 각 양봉농가 등에서 항공방제 이후 폐사 등을 이유로 민원을 잇따라 제기했다. 결론은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됐다. 지금까지 공식적인 ‘항공방제 피해’사례는 없다는 결론이다.
지난 2007년부터 전국 산천지에 대량의 방제약이 뿌려졌다. 소나무 재선충 잡겠다고 뿌린 살충제다. 유럽에서는 2016년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훈증처리를 위해 사용한 약 또한 미국에서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위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살충제가 방제라는 목적 하에 무차별적으로 살포가 됐다. 약성분에 대한 위험성이 제기됐지만 이를 무시한 방제작업이 계속됐다는 뜻이다. 백두대간이 수십 년 동안 살충제에 적셔졌다.
1천억 방제예산, 예산 위한 방제
소나무 재선충병은 재앙이다. 산림청은 재앙을 막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재선충병이 줄어들고 있어도 예산은 되레 증가했다. 산발적 발생을 이유로 들었다.
그렇다면 방제작업이 제대로 이뤄지고는 있었던 것일까? 취재진은 훈증처리가 이뤄진 곳곳에서 날짜 조작과 방수포 부실 처리를 확인했다. 소나무 보호와 숲의 회복을 위해 쓰여야 할 방제비용이 줄줄 새고 있었다.
방치하나 방제하나 70년 뒤 사라진다
한반도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지는 나무, 소나무가 될 것이다.. 온난화로 따듯해지고 있는 한반도는 소나무가 살아갈 환경이 되지 못한다. 남쪽부터 시작해 점점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재선충병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는다. 환경의 변화를 막지 않는 이상 재선충병을 잡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숲의 복원력은 예상보다 강했다. 새로운 수종이 소나무의 자리를 대체하며 숲은 안정적으로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단 인위적인 방제작업이 실시하지 않은 지역에 한해서 말이다.
한반도 기후변화는 70년 뒤 쯤 소나무의 생육환경이 사라진다고 나와 있다. 그와 동시에 방제하지 않고 방치해도 70년 이후로는 사라질 운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방치하나 방제하나 70년 이후가 되면 자연소멸의 가능성이 높은 소나무를 살리기 위해 전체 숲의 생태계를 망치고 있었다.
산불예방사업이 아닌 산림파괴사업
산불이라는 재앙을 막고자 실시하는 ‘내화수림대 조성사업’. 올해부터 시작한 산림 뉴딜 정책 가운데 하나다. 산림청이 전국 350ha 걸쳐 불에 강한 수종의 나무를 심는다는 신규 사업이다. 취재진은 현장에서 산불예방을 빙자한 파괴 현장을 확인했다. 나무를 심기위해서 베어내야 한다는 우려를 확인한 셈이다. 문제는 사업을 위해 베어버린 나무 중 많은 양이 극상림(가장 안정적 군락)에 해당하는 나무였다. 극상림에 해당하는 숲은 그 자체로 화재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애시당초 사업지 선정에서부터 제거목 선정까지, 현장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나무를 베지 않는다는 산림청의 말과는 다른 모습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았다.
패러다임의 전환 ‘산림 뉴딜정책’, 30억 그루 심고 100억 베고
산림청은 올해부터 산림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패러다임의 전환을 공고히 했다. 노후화한 대한민국 숲을 바꾸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앞으로 30년 동안 30억 그루 나무를 심겠다고 선언했다.
30억 그루를 심기 위해서는 나무를 베어내야 한다. 그 명분으로 제시하는 것이 30년 이상 된 나무들은 탄소흡수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나무를 베어버릴 명분을 자체적으로 만든 셈이 됐다.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늙은 나무를 베고 어린 나무를 심어 탄소 중립정책을 이뤄나가겠다 밝혔다.
숲을 경제성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나무를 숲을 돈으로 보기 시작하고 바꾸어야 하는 대상으로 보기 시작하는 순간 숲의 파괴는 시작된다는 것이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방제의 역공’ 기획보도는 역발상으로 시작된 보도이다.
일부러 식목일에 맞춰 기획보도를 준비했다. 예상했던 대로 식목일 즈음해 산림과 관련한 기사가 곳곳에서 나왔다. 올해는 비슷한 주제가 유독 눈에 띄었다. ‘노후화된 산림’이라는 주제로 한 기사가 약속이나 한 듯 쏟아져 나왔다. 올해부터 산림 뉴딜 정책이란 야심찬 프로젝트를 시작한 정부로서는 식목일이 사업의 당위성을 알리는데 언론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방제의 역공’ 기획시리즈는 완전히 상반된 시각으로 다룬 유일한 보도이다. 지금까지 어떤 보도도 ‘방제하지 마라’는 대담한 의견을 제시한 적은 없었다. 보도의 목적은 다양한 의견이, 다양한 가능성이, 다양한 부작용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데 있다. ‘방제의 역공’은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참신한 보도로 인정받고 있다.
다시 말해 ‘방제의 역공’의 문제의식과 같은 논조의 선행보도는 없었고 따라 적을 수도 없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올해는 산림정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해다. 앞으로 30년 동안의 산림 정책이 담긴 ‘산림 뉴딜정책’을 발표하며 패러다임의 전환을 밝힌 셈이다. 시작만큼 방향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사가 가진 의미는 제대로 된 길로 사업이 이뤄지길 지적하는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본다.
산림청의 새로운 사업인 ‘산림 뉴딜정책’에 문제를 지적한 언론사는 전무했다. 사실 관심 자체가 적었을 것이리라. 하지만 역발상으로 시작한 보도와 함께 환경운동가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환경운동연합이 산림 뉴딜정책의 전면 무효를 촉구하며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후 일부 언론에서 벌목하는 산림정책을 다룬 논평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처럼 4월 중순 이후 여론이 서서히 관심을 갖고 악화되는 것을 느끼자 산림청은 벌목은 없을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산림 뉴딜정책에서 보완할 점을 찾겠다며 뒤늦게 입장을 밝혔다.
산림청은 ‘방제의 역공’ 기획시리즈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결론은 ‘문제 없을 것’이다라는 설명이다. (KNN 보도에 따른 산림청 해명자료:https://blog.daum.net/kfs4079/17215595)
기사상 지적했던 방제작업 날짜조작 등과 관련해서는 각 지자체가 해당 산림조합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잘못된 부분이 확인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림청은 내화수림대 조성사업의 피해를 다룬 보도 이후 전국 조계종 사찰 우변 내화수림대 사업에 대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같은 현상, 다른 시각, 다양한 의견’
‘지금까지 산림 방제를 되짚어 보는 계기’
‘재미난 산림 기사’
내부 모니터에서 이어진 호평이다. 언론이 제시할 수 있는 감시자의 역할을 산림 자원 전반에 걸쳐, 산림 정책 전반에 걸쳐 짚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기사가 나간 이후로 지역 사회에서 비슷한 사례가 많다며 잇따른 제보는 그 반향을 보여주기에 충분햇다.
‘방제의 역공’은 KNN에서 자체 수여하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