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0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 쌍용C&E의 위험한 초대형 프로젝트, '석회암 매립장'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를 빼닮아 유명한 한반도 지형과도 멀지 않은 청정 지역인 강원도 영월에 국내 시멘트업계 1위라는 쌍용 C&E가 대규모 석회암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분진과 악취는 물론 장기간 잦은 발파로 집 곳곳에 금이 가고 기관지 질환을 앓는 등 피해가 많다“고 말한다. 이들은 시멘트업계가 산업화와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60년 넘게 건강권과 환경권을 침해받고 희생했다고 호소한다.그런데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이 10여 년 전 이미 채굴이 끝나 폐광이 된 것으로 알았던 쌍용 C&E의 석회암 광산에 천700억 원을 들여 대규모 매립장을 조성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당 매립장 예정지는 21만여 ㎡로, 16년 동안 산업 폐기물 560만 톤 가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인데 국제 규격 축구장 25배 크기이다.
특히 매립장 예정지에서 직선거리로 쌍용천은 200m, 서강은 2.5㎞, 충북 제천 지역 상수도 취수원인 평창강 장곡취수장은 3.5km 거리에 불과하다. 쌍용천은 세계 람사르 습지에 등록된 한반도 습지 구역 바로 아래에 있어 생태계 보고인 서강과 합류하고 수도권 식수원으로 흘러간다. 이에 마을은 발칵 뒤집혔고, 쌍용 산업폐기물매립장 반대 대책위가 강원도 영월과 충북 제천,단양,충주 등에서 3월에 잇따라 출범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특히 시멘트 생산지역인 충북·강원·전남·경북지역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등이 60년 넘게 시멘트업계로부터 피해와 고통을 강요받았다며 불확실한 기금 대신 시멘트지역자원시설세(시멘트세) 입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공동추진위까지 구성해 시멘트업이 뜨거운 감자로 지역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갈등 부각 아닌 ‘과학적 검증’에 나서다
매립장 반대 대책위는 "석회암 지대는 지하에 파악할 수 없는 균열과 동공이 많고, 지반 침하와 침출수 유출로 지하수가 오염되기 쉽다"며 매립장 건설 계획 철회와 사과, 채굴 종료 지역의 친환경 원상 복구를 촉구했다.쌍용C&E는 반대 대책위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법적 기준보다 강화된 4단계의 차수 시설을 구축하고 침출수 무방류 시스템을 통해 주변 지역에 대한 환경영향을 원천 차단할 것"이라며 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언론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이 반드시 필요한 주요 이슈였지만 대부분 언론은 쌍용과 매립장 반대 대책위의 입장을 따옴표에 가둬 주로 갈등만 부각하고 입장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폐기물 증가로 매립장은 필수 시설이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릴 정도로 막대한 수익이 기대된다. 그렇다 보니 무리하게 매립장을 조성하려는 사례도 잇따라 입지 타당성 등을 따져보고 검증하고자 탐사 보도를 결심했다. 국내외 매립장 사례와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의 지질 특성, 매립장 차수 공법 등을 주제로 각종 논문 등 자료를 검색하고 확인하면서 쌍용과 대책위의 주장과 매립장 조성 찬반 논리 등을 모두 철저하게 검증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3월부터 반대 대책위가 잇따라 출범해 현장 취재를 통해 주민들의 주장과 쌍용의 반박을 전문가들과 교차 검증하는 작업을 했다.우선 과학적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반대 대책위나 쌍용에서 나오는 기본 자료를 모두 확보했다.하지만 보도에 활용할 자료가 턱없이 부족해 정보공개청구 등을 진행했다. 환경부와 산자부,강원도,영월군,광해관리공단 등 취재 대상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났다. 취재 권역과 출입처 시스템에 갇혀 있다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취재였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긴장감을 잃지 않고 혼자 석달째 주말 밤낮없이 탐사보도를 진행했고 의문이 들때마다 신중한 보도를 위해 전문가 검증 등 자문을 끊임없이 구하고 관련 자료를 계속 확보했다. 지역과 주민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공론장을 형성하고 싶었다. 충북 청주에서 강원도 영월까지 왕복 300km가 훨씬 넘는 거리도 부담이었지만 잦은 현장 취재가 필수라서 극복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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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독/뉴스추적] 석회암 지대에 폐기물매립장?…환경영향평가 도마 위(21.4.8)
[디지털/단독] 석회암 지대에 폐기물매립장?…“사흘 만에 쌍용천에 흘러들어”(21.4.9)
쌍용C&E가 환경부에 제출한 천쪽이 넘는 환경영향평가 전문을 입수해 전문가들과 분석했다.각 분야별로 공신력이 높은 전문가들을 섭외해 교차 검증을 진행했다. 우선 1월 논란이 됐던 추적자시험에서 침출수가 새도 15년이 걸려야 쌍용천까지 유입된다고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불과 사흘 만에 유입된 이유를 추적했다. 이를 위해 대한지질공학회 등에 환경영향평가 전문을 보내 검토를 요청했고 자문 결과를 받았다. 이후 쌍용의 환경영향평가와 추적자 시험을 수행한 업체 관계자들도 만나 해명을 들었다. 이를 통해 학계에서 처음으로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은 침출수가 급속도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추적자 시험에서 사흘 만에 빠져 나온 결과는 당연하고 지하에 공동이 많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통해 과학적 사실로 입증했다.
또 해당 업체가 지하수의 석회암 용해 등에 대한 분석이나 모델링 등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등 허점투성이였다. 하지만 취재량이 워낙 많아 짧은 방송 시간으로 제약이 있어 디지털 기사로 충분히 다뤘다. 전문가들은 해당 부지에 매립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지반 조사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쌍용이 석회암 지대 지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사업을 강행하면서 보강 대책을 세워 위험하다고 경고했다.환경영향평가에 허점이 많고 부실하다는 점을 끈질긴 취재와 보도를 통해 지적했고 쌍용은 환평이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2>폐기물 매립장 공방 치열…원정 시위까지(21.4.9)
쌍용C&E의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열린 강원도 영월에서 반대 대책위는
환경부의 부동의와 영월군의 불허 결정을 촉구했다.이들은 강에 기대 사는 사람들은 강이 아프면 같이 아플 수밖에 없고 연대의 힘만이 그것을 멈추게 할 수 있다며 거리로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매립장이 지역 경제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민들도 나와 맞불 집회를 벌여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하지만 공청회장은 코로나19로 언론 취재도 제한적이어서 차분했고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을 지켰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KBS가 보도한 내용들이 공청회에서도 비중있게 다뤄졌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3>[단독/뉴스추적] “석회암 매립장, 침출수 유출 위험” (21.4.21)
쌍용C&E는 영월 폐기물 매립장과 비슷한 석회암 매립장이 강원도와 경북, 충북 등에 4곳이 더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언론은 이런 주장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고 받아 썼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강원대 지하수토양환경연구소와 함께 묽은 염산 반응 실험을 현장에서 진행했다. 그 결과 주요 암질이 석회암이 아닌 백운암이 대부분이고 쌍용 매립장과 달리 매립 용량이나 면적도 최대 1/20 크기에 불과한 사실을 확인했다.전문가들은 매립장 규모가 클수록 오염 부하량이 크고 침출수 누출을 막기 힘들어 비교 대상으로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는 물론 해당 매립장 관계자들도 비교 대상으로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환경부도 쌍용 매립장 입지 타당성이 낮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전문도 입수해 석회암 매립장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4>(단독/뉴스추적) 폐광 복구 대신 매립장? 광업권만 43개(21.4.29)
[단독/디지털] 폐광 복구 대신 석회암 매립장? (21.4.30 송고)
쌍용C&E는 최근 쌍용양회에서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난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불리한 정보는 확인이 힘들었다. 때문에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중앙부처는 물론 강원도,영월군,광해관리공단,산림청 등 유관 기관을 끈질기고 집요하게 취재했다. 그 결과 쌍용C&E가 폐광을 하지 않고 광산에서 매립장으로 목적 사업만 변경해 복구 의무를 피하면서 매립장 조성을 강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단독 보도했다. 보도 직후 쌍용이 용도 변경으로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잇따랐다.특히 언론사에서 유일하게 KBS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영월군 등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매립장 예정지 복구비로 최소 150억 원, 산지 복구와 광해 방지를 포함한 쌍용의 영월 광산 전체 복구비는 천억 원 이상 추산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또 최근 2년 간 쌍용이 환경 오염 등으로 사용 중지 등 처분을 10차례나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게다가 업체가 보유한 영월지역 광업권이 1962년, 시작 당시 1개에서 43개로 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현행법상 광물을 캘 수 있는 광구간 거리가 4km 이내면 광구를 합칠 수 있어 개별 광구가 아니라 광산 단위별로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폐광을 하면 광업권이 사라지지만, 광구를 1곳만 유지해도 전체 광구의 채굴 기간 연장이 가능한 법적.제도적 허점도 고발했다. 일부 업체가 광물 정보를 독점하고, 사실상 폐광을 해도 '반영구적'으로 소유하기 위해 광업권을 늘리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이와 비슷한 다른 업체의 광산들까지 확인해 근거를 뒷받침했고 쌍용C&E에 실태 파악을 위한 현장 취재를 요구했고 반론권을 보장했다. 그 결과 보도가 나간 직후 쌍용C&E는 보도 내용에 어떤 문제 제기도 하지 않고 실태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특히 2년전 산자부에 "광산의 광구 통합은 주로 석회석 광산을 운영하는 '시멘트 회사'가 주축이 되어 이뤄지고 있고, 실제 자원 개발에 대한 기여없이 ‘반영구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광구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보고서도 입수해 해당 법무법인과 민변 환경보건위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특히 광산법 등 현행법의 허점을 파헤쳐 사회적 파장이 더욱 커졌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가급적 익명 취재원을 활용하지 않았다.또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어서 정보 제공을 전혀 하지 않고 공식 인터뷰를 꺼렸던 영월군과 산자부, 쌍용의 인터뷰를 이끌어냈다.방송 인터뷰를 꺼리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아 자문 의견으로 활용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작성한 쌍용천 우라닌 유출 논란 관련 선행 보도를 제외하고 KBS의 심층 기획 보도에서 확인된 팩트들은 모두 단독 기사이다.타 매체는 KBS 보도 직후 반발 여론이 거세지고 반대 대책위와 시멘트세 추진위 성명, 의회 결의문 등이 잇따라 나오자 추종 보도가 쏟아졌다.
시멘트세 추진위 "쌍용양회 폐기물매립장 반사회적"(뉴시스/21.4.20)
'쌍용C&E 폐기물 매립장' 반대 확산…충북도의회 결의문 채택(뉴스1/21.4.30)
정부 "매립장 입지 타당성 낮아" vs. 쌍용C&E "4중 차수시설 구축할 것"(세계일보/21.5.1)
강원도 영월 산업폐기물매립장, 수도권 식수원 영향 미치나(경인일보/21.5.6)
"채굴 끝났는데 복구 미뤄" 영월 쌍용C&E 매립장 논란 증폭(연합뉴스/21.5.11)
"쌍용 폐광산 꼼수 연장…허위 채굴보고 조사하라"(뉴시스/21.5.11)
“쌍용C&E 폐광 원상복구 의무 회피 철저한 조사 촉구”(강원일보/21.5.12) 등 추종 보도 다수
5. 사회에 끼친 영향
쌍용C&E 산업폐기물매립장 반대(영월.제천.단양.충주) 대책위는 지역을 넘어 중앙 환경운동연합과 각각 성명(발표 시점이 각각 21.5.5일에서 11일과 13일로 연기)을 내고 KBS의 폐광 복구 대신 석회암 매립장?광업권만 43개 등 단독 보도 등을 바탕으로 폐광의 진실을 철저히 실태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또 쌍용 C&E가 허술한 광산법을 악용해 폐광 복구 대신 매립장을 조성하고 있다며 법개정과 제도 정비, 쌍용을 포함한 전국 광산의 철저한 관리 감독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에 요구했다. 경기도 이천과 여주 지역에서도 대책위가 출범할 예정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도 KBS가 단독 보도한 광산 단위로 광구를 통합해 폐광을 하지 않아 복구를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국회 강은미,이장섭 의원실 등과 함께 광업법 개정과 조속한 폐광 복구와 실태 조사 등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도 KBS가 집중 조명한 매립장 조성으로 한강수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쌍용 매립장과 수질 안전성을 주제로 전문가 회의 등을 열 예정이다.
KBS 보도 직후 충북 시·군의회 의장협의회는 5월 6일 "쌍용C&E가 분진,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의 피해와 치명적인 환경 위협을 경시한 채 사익 추구만 하고 있다"며 쌍용 매립장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정책위 부의장 출신 정치인도 KBS 보도를 계기로 쌍용C&E 본사 앞 시위, 청와대 매립장 불허 호소문을 전달하고 13일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멘트지역자원시설세 입법 공동추진위원회도 매립장 조성은 국민 건강을 무시하는 기업의 반사회적 이윤 추구라며 석회석 채굴로 망가진 자연을 복구하라고 규탄 성명을 냈다.석회암 매립장을 막아 달라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반대 대책위와 시민사회단체는 공청회가 끝나고 대부분 언론의 무관심 속에 이슈 휴지기로 환경영향평가 본안 접수까지 기다려 환경부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KBS의 탐사 보도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지역 공영방송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자본 권력과 자치단체, 중앙 부처 등을 대상으로 매서운 감시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특히 밀도있는 묵직한 보도로 폐광의 진실을 파헤치고 문제의 핵심을 짚어 반대 대책위 활동에 동력이 생겼다며 고맙다고 전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고 짧은 시간으로 깊이있는 보도에 한계가 있어 방송 기사에 이어 심층 디지털 기사를 작성해 두 차례 나갔는데 모두 KBS 주요 기사로 선정됐다. 지역 방송을 포함해 본사를 통해 전국 방송되고 강원도 지역에도 방송됐다. 지역 방송국 라디오에서도 특별 대담 프로그램을 마련해 쌍용과 반대 대책위 대표가 나와 토론을 진행하는 등 공론장 형성 기능을 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7. 기타 고려사항
모두 해당 사항 없습니다. 충분한 반론권 보장을 통해 해당 기업의 입장을 전달했다.특히 매우 민감한 기사였지만 KBS의 탐사 보도 과정에서 어떤 문제 제기도 없었다.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과학저널리즘을 전공하면서 배운대로 과학적 사실을 철저히 확인해 검증했다.또 신중하게 사안의 본질에 접근하고 균형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KBS는 주민 상생을 위하고 친환경이라며 매립장 조성을 강행하는 쌍용 C&E를 끝까지 감시하며 날카로운 추적 보도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끝)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