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카톡방에 뉴스 링크가 담긴 메시지가 도착했다. 경남 거제의 한 종합병원 산부인과가 문을 닫았다는 내용이었다. 젊은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환자가 줄어들어, 경영상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시골도 아닌 도시에서, 그것도 종합병원 산부인과가 문을 닫다니! 말로만 듣던 ‘지방소멸’을 직접 확인한 순간이었다.
‘지방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담은 담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지방소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정말 그런가? 어느 정도로 심각하지? 지방이 사라질 수 있나?’하는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다. 학계나 언론에서 지방의 현실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았기도 했고, 설사 자료가 있더라도 현장과 데이터로 심층 진단한 내용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KBS 취재진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시작됐다. 국토 면적의 약 88%를 차지하는 지방의 현실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지방소멸의 현주소와 그 원인, 정부 균형발전 정책의 미비점, 현시점에서 도출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 등 지방소멸을 둘러싼 가능한 모든 영역을 취재하기로 했다.
제작기간 5개월, 그렇게 KBS 지역총국(창원)과 본사와의 협업으로 지방소멸 다큐멘터리 제작이 이뤄졌다.
■취재현장 17곳, 총 이동 거리 1,000km…두 눈으로 확인한 ‘지방 소멸’
취재진은 가장 먼저 현장 취재에 나섰다. 지방소멸의 현실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다. 경남 진주와 하동, 경북 의성과 군위, 대구, 부산 등 영남권 8개 시·군부터 전남 나주와 전북 익산, 광주 등 호남권 3개 시·군, 충북 진천과 음성 등 충청권 2개 군, 그리고 서울과 일본 도쿄와 히메지시, 도쿠시마 현까지.
취재현장만 모두 17곳, 총 이동 거리는 해외를 제외하고 직선거리로만 1,000km가 넘는다. 코로나19 사정으로 외국에 나가지 못해 현지 촬영팀을 따로 구성하는 등 어려움은 있었지만, 인구 감소 위기를 실감하기에는 충분했다.
전국을 누비면서 확인한 것은 ‘국토 골다공증’ 현상이었다. 골밀도가 줄어들어 뼈 곳곳에 구멍이 생기는 골다공증처럼, 우리나라 지방에서도 사람들이 줄어들어 빈집과 폐교가 늘어나는 등 곳곳이 텅 비어갔다. 마치 전염병처럼 농산어촌에서 중소도시로, 다시 지방 대도시까지 퍼지고 있었다.
■ 빅데이터로 확인한 ‘지방 소멸’ 원인…‘수도권 쏠림’
“어떤 이유로 ‘지방 소멸’이라는 현상이 일어났는가?” 취재진이 가진 의문점이다. KBS취재진은 해답을 얻고자 △KAIST 데이터 연구팀, △리서처와 번역가, △학계 자문단과 함께 심층적 탐구를 진행했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전국 시·군·구 인구 데이터를 받아, 데이터 가공 및 분석 과정을 거쳐 카토그램 지도를 만들었다. 인구 숫자에 따라서 면적의 크기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지도다. 이 방법으로 시기별 지방 인구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살펴봤다.
분석 결과, 시간이 흐를수록 인구가 수도권으로 쏠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구가 쏠리다 보니 자본과 기업도 함께 수도권으로 흘러들어 갔다. 1960년대 전체 20%에 불과했던 수도권 인구는 현재 절반을 넘어섰고, 100대 기업 본사 95%, 전국 20대 대학 30%, 의료기관 51%, 정부투자기관 90%, 예금 70%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국토 불균형이 지방 인구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 역대 정부의 ‘균형발전’ 성적표…“노무현 29회, 이명박 9회, 박근혜 2회, 문재인 1회”
우리나라가 이러한 위기에 놓이기까지, 정부는 그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 KBS 취재진은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역대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점검해보기로 했다. 점검 시기는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강력하게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했던 노무현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그리고 문재인 정부까지로 정했다.
해당 취재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교수와 시민단체 등 전문가 자문했다. 그뿐만 아니라 역대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 설계와 추진에 직접 참여했던 국가균형발전위원장들을 전부 만나 인터뷰도 했다. 이를 통해, 노무현 정부 임기 말 때부터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이 진행되면서, 우리나라의 균형발전 정책이 힘을 잃게 됐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나아가 역대 대통령의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도 확인했다. 그 기준은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회의 참석 횟수.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대통령이 얼마나 여기에 참석했는지에 따라, 정책의 집행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보공개청구로, 노무현 대통령 29회, 이명박 대통령 9회, 박근혜 대통령 2회,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1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대통령 선거 때만 균형발전을 강조할 뿐, 실제로 당선이 되면 ‘균형발전’에 무관심해진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다큐멘터리 전형성 탈피…디지털 인터랙티브 뉴스 제작까지
취재진은 전통적인 방식의 보도 다큐멘터리 형식에서 탈피했다. 재미와 몰입도를 중요한 항목으로 생각했다. 폐허처럼 낡고 쇠락한 지방 도시를 취재하며, 제작진이 받은 강력한 감정과 인식들을 시청자도 느끼길 원했다. 이를 위해 촬영을 진행할 때부터 영화적 느낌을 주고다 촬영 장비 세트를 새롭게 갖췄고, 시사 다큐 가운데 처음으로 곡예 하듯 촬영하는 ‘레이싱 드론’ 기법을 활용해 작품의 박진감을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편집과 음악, CG, 색 보정 등 모든 항목에서 다큐멘터리의 고루함을 벗고, 젊고 신선한 감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세계적인 광고기획자 이제석 씨가 에필로그에 참여해 지방의 위기를 한 편의 광고로 형상화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나아가 텍스트와 사진, 그래픽, 동영상 등을 통합 편집한 웹페이지 ‘인터랙티브 뉴스’ 페이지도 개발했다. 정부 기관이나 학계에서 KBS취재진의 취재결과를 바탕으로 지방소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판단에서다.
취재내용을 디지털 기사로 읽기 쉽게 재정리를 했고, 사진과 음성, 영상 등을 함께 첨부해 흥미도를 높였다. 나아가 웹페이지를 마우스 스크롤과 클릭 등 독자 행위에 반응해 움직이도록 설계해 독자의 경험까지 높였다. 카이스트 연구진과 함께 공동 분석한 빅데이터 결과는 빈집 지도나 3D 지도, 카토그램 지도 등을 시각화해 데이터 저널리즘도 실질적으로 구현했다.
‘소멸의 땅’ 인터랙티브 뉴스 페이지 메인 화면, https://somyeol.kbs.co.kr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제작물은 크게 다큐멘터리와 인터랙티브 뉴스 페이지로 나뉜다. 다큐멘터리는 지난 4월 4일 일요일 밤 9시 40분에 <시사기획창>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됐다. 인터랙티브 뉴스 페이지도 같은 날 첫 오픈했다.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데이터 시각화 지도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대안 등을 담았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매우 이례적으로 시청률 5.1%(수도권 기준)을 기록해 KBS 시사기획 창 최근 3년 동안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회사 내부에서 ‘지방소멸’이라는 주제로 높은 시청률을 이끌어냈다며 좋은 평가가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조회수는 5월 7일 현재 14.8만회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호의적인 댓글도 달릴뿐더러 누리꾼들기리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등 공론장도 열렸다.
https://www.youtube.com/watch?v=rJi-lM36RdU
타사의 인용보도와 전문가 칼럼도 잇따랐다. 지역 유력일간지 경남도민일보에서는 기획 기사를 통해 1면에 소개하기도 하고, 아예 담당 취재기자에게 인터뷰 요청이 오기도 했다.
※ 관련 자료 첨부.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의 담론인 지방소멸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고, 정책 집행 과정도 여러 제도가 엉켜있어 복잡하다. 때문에 이후 제도 개선이 갑작스럽게 이뤄질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에 KBS가 지방소멸 문제를 심층적으로 진단함으로써 이 사안의 중요성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특히, 이번 다큐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국가균형발전위원장, 국토연구원장,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등)은 균형발전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KBS 보도가 그동안 지방소멸 문제를 가장 심층적으로 다룬 첫 번째 탐구였다고 평가한다.
뿐만 아니라 취재진은 취재 내용을 다큐멘터리와 인터랙티브 뉴스를 통해 공개했는데, 시민단체나 학계에서 취재 자료를 공유 받고 싶다는 요청이 잇따라 들어왔다. 일례로 한국언론학회 ‘지역언론 연구회’에서 발표자로 담당 취재기자를 선정했고, 경남지역의 시민단체에서도 강연 요청도 들어왔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음.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