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0),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0)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3월,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 참여했던 박준영 변호사는 자신이 입수한 <김학의 성접대 의혹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공개해 공론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 과정에서 내려진 ‘김학의 출국금지’에 대해 위법성 논란이 일면서 검찰 수사와 함께 관련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2019년 당시에도 김학의 과거사 조사팀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며 팀을 나왔던 박 변호사는 자신이 확보한 기록들을 토대로 무엇이 문제였고, 무엇을 바꿔야하는지 공론장에서 논의해보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했습니다.
박준영 변호사는 객관적이어야 할 과거사 진상 조사단원들의 활동이 정치적 영향을 받으며 졸속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하며, ‘김학의 불법출금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른 이때, 조사 과정의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절차적 정의의 무시, 객관적 자세를 잃고 정치성에 포획된 전문가들의 행태. 박준영 변호사는 자신을 포함한 당시 조사 참여자들이 이와 같은 문제들을 공론화에 부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SBS는 <한국일보>와 함께 박준영 변호사로부터 <김학의 성접대 의혹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전부와 관련 조사기록, 당시 조사단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내역 등을 제공받았습니다. 박 변호사로부터 기록들을 제공받은 SBS는 기록 검증은 물론, 당시 조사 관련자들에 대한 취재를 진행하며 공론화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SBS 취재팀은 과거사 조사단 운영에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이 만들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부실한 조사보고서 ▲기록과 증거를 기반으로 한 토론보다는 여론과 정치 환경에 기대 운영됐던 조사단 ▲이 과정에서 경시된 ‘절차적 정의’ 등 입니다. 하지만 방송 보도를 본령으로 하는 SBS의 취재기자들은 이 내용들을 방송 기사화하는 데 있어서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고위공직자로서 성접대라는 부정을 저지른 김학의에게도 절차적 정의와 최소한의 인권은 보장되어야 하는가’, ‘성적 착취의 대상이면서도, 자신의 성을 제공하는 대가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도 한 여성들에 대한 평가는 어떠해야하는가’, ‘박준영 변호사의 주장에는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한계점이 있는가’. 이 같은 질문들은 2분 내외의 짧은 방송 리포로는 담아내기 어려운 복잡한 주제들이었습니다. 복잡한 사안의 실체를 방송기사라는 그릇에 담는 과정에서, 자칫 사안의 본질과 공론화의 목적이 왜곡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들었습니다. 이에 SBS 취재팀은 뉴미디어 환경을 적극 활용해 공론화의 과정을 기존 기사의 문법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기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조사 기록과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취재를 바탕으로 정리된 문제의식들은 온라인 [취재파일] 연재를 통해서, 공론화를 시작한 박준영 변호사 주장을 상세히 전달하고 이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일은 30여분에 이르는 박준영 변호사 인터뷰 영상을 홈페이지는 물론 유튜브에 업로드함으로써 달성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우선 5편의 취재파일을 통해 ‘김학의 사건’의 최초 발생과 재조사 과정을 돌아보고, 박준영 변호사로 인해 촉발된 공론화의 의미와 과제를 짚었습니다. 첫 번째 취재파일 <‘김학의 사건’은 어떻게 지금까지 왔나>에서는 2019년 김학의 과거사 진상조사과정을 취재했던 기자가 이 사건이 최초 발생과, 사건이 다시 공론화에 이르게 된 경위를 상세히 정리했습니다. 두 번째 취재파일 <착취와 이용 사이, 토론 없는 평행선>에서는 박준영 변호사가 제공한 1249페이지 분량의 <김학의 성접대 의혹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담았습니다. 당시 과거사 조사의 핵심이었던 ‘원주 별장 성접대’와 관련해 조사단이 치열한 토론과 논증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그 결과 완결성이 매우 떨어지는 결과 보고서가 나오게 됐다는 점을 보고서의 기록들을 제시하며 구체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세 번째 취재파일 <‘여론의 생산적 에너지화’ 위한 전문가의 역할>에서는 당시 과거사 진상조사단 단체 대화방과 2019년 당시 과거사 조사단을 취재했던 기자의 취재 기록 등을 통해 정치성에 포획되고 말았던 과거사 조사단의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네 번째 취재파일 <과거사 청산과 ‘기억의 정치’>를 통해서는 전문가들이 참여한 조사단의 활동이 어떻게 정치적으로 왜곡되었고, 사회적으로 어떠한 문제를 초래하게 됐는지 살펴봤습니다. 박준영 변호사가 제공한 과거사조사 기록인 <윤중천 면담보고서>와 <박관천 면담보고서> 내용은 물론, ‘과거사 청산’과 ‘기억의 정치’과정을 연구한 논문 등이 분석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다섯 번째 취재파일 <절차적 정의와 객관성, 그리고 공론화가 남긴 과제>를 통해서는 이 공론화의 의미와 함께, 공론화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에 대해서도 짚어보았습니다. 취재팀은 5편의 취재파일과 같이 박준영 변호사의 36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 전체를 유튜브와 홈페이지, 포털사이트에 업로드 함으로서 공론화 과정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자 했습니다. 유튜브에 업로드 된 박준영 변호사 인터뷰 영상은 몇일에 걸쳐 조회수가 꾸준히 늘어나며 30만 명 넘는 사람들이 시청하였고, 사람들은 이를 각자의 SNS에 공유하며 또다른 공간에서 논쟁을 이어갔습니다.
SBS가 출고한 5편의 취재파일들과 인터뷰 영상은 기존 방송기사나 텍스트 기사의 문법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취재 대상이 되는 사안과 기록들에 대한 분석은 물론, 기사가 출고되던 시기 SNS에서 공론되던 내용과 관련 주제에 대한 학술 논문들의 논의까지 담아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시민의 반응부터 학술적 논의에 이르는 다양한 근거자료들을 바탕으로 취재 기자들의 시각과 평가, 해설을 제공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참여한 기자들은 기사를 미리 작성해놓고 정해진 날짜에 출고하는 방식 대신 다른 방식을 택했습니다. 온라인에서 법률가, 전문가, 일반 시민들이 참여해 이뤄지는 공론화의 과정을 지켜보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의미들을 반영해가며 보도의 설계를 지속적으로 수정해가며 기사를 출고했습니다. 공론화에 대한 각계의 반응을 담으며 의미와 함께 과제를 짚어냈던 다섯 번째 취재파일 <절차적 정의와 객관성, 그리고 공론화가 남긴 과제>은 이러한 환경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공론화에 앞장선 박준영 변호사는 해당 기사들을 기반으로 자신의 의견을 SNS에 개진했고, 전문가들은 물론 시민들과 온라인에서 토론하며 공론화의 의미를 확장시키고자 했습니다. 이는 정시에 송출되는 당일의 방송 뉴스나, 당일 발간되는 지면을 기반으로 한 보도였다면 일어나기 어려운 현상이었습니다.
고위 공직을 이용해 악행을 저지른 한 인물을 통해 ‘절차적 정의’와 ‘전문가의 객관성’, ‘여론과 정치’에 대해 살펴보는 일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출품한 기사들에서도 언급했듯, 공론화의 방식과 내용에 많은 한계점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SBS 취재팀은 뉴미디어 환경을 통해 시도한 이번 연속보도가 갈수록 복잡해져가는 우리 사회의 현상과 담론들을 언론이 담아내는 데 몇 가지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리 기사를 작성하고 출고하면 마무리되는 기존의 기사 생산 문법과는 달리, 온라인에서 이어지는 공론화를 기사의 기획과 설계, 출고과정에 지속적으로 반영함으로서 언론이 우리 사회 공론장에 조금 다른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또 결론과 주제를 정해놓지 않더라도, 공론화 과정에서 제기된 각계의 비판을 반영해 보도 과정에서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열린 방식’의 보도 가능성도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김학의 사건 수사 관계자와 과거사 진상조사단 참여자들에 대한 취재를 반영했습니다.
당사자들이 익명을 요청하거나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익명으로 반영하였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박준영 변호사와는 특별한 이해관계 없이, 공론화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해
상호 논의를 거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특이사항 없음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한국일보>가 같은 자료를 토대로 지면을 통해 연속 보도를 진행하였으나
SBS의 온라인 취재파일과 같은 방식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박준영 변호사의 보고서 제공과 이와 관련한 공론화 내용에 대해서는
KBS를 비롯한 방송사들의 방송리포트, 온라인 기사 후속보도가 있었고
CBS <김현정의 뉴스쇼>를 비롯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의 분석 보도가 있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한국기자협회의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