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제주도민은 ‘지사님의 출장’이 궁금하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018년 재선에 도전할 때부터 줄곧 ‘도민’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앙정치를 돌아보거나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고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4·15 총선을 앞둔 지난해 2월 미래통합당에 입당해 최고위원을 맡으면서 제주를 떠나 있는 날이 부쩍 늘었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해 4월에는 이틀에 한 번꼴로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주도 현안 협의를 위해 정부와 국회를 찾는 것이라면 문제 될 게 없을 겁니다. 하지만 원 지사는 지난해 5월 한 중앙지와의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는 등 개인적인 정치 행보에 주력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민들에게는 어떠한 양해도 구하지 않으면서, 원 지사의 출장이 과연 제주도를 위한 일인지 의구심을 표하는 시선도 늘었습니다.
KBS제주 탐사K가 ‘제주도 서울본부(이하 서울본부)’ 취재에 착수하게 된 배경입니다. 서울본부는 제주 현안 등과 관련해 정부나 국회와의 업무협조가 주요 업무지만 도지사 의전도 담당합니다. 원 지사의 중앙정치 행보로 본연의 업무에 지장은 없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혹시 원 지사의 개인적인 정치 일정도 수행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제주도민에겐 깜깜이…서울본부는 사조직?
서울본부는 당초 서울 강서구 탐라영재관에서 ‘서울사무소’로 운영됐지만, 2014년 원 지사 당선 이후 '본부'로 승격해 현재의 여의도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본부장 직급도 4급에서 3급으로 올리면서 정원도 9명에서 14명으로 늘었습니다. 전국 시도의 서울본부 가운데 유일하게 본부장에게 3급을 내주고, 임기제를 크게 늘리면서 원 지사 주변 정치적 낭인들의 안식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불거졌지만, 중앙 절충 강화란 명분을 앞세워 조직이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우려대로 서울본부는 원 지사의 사조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원 지사 취임 이후 임명한 초대와 후임 본부장이 원 지사의 최측근인데 이어, 최근 취임한 본부장도 원 지사의 선거를 도운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KBS제주가 들여다보니 이른바 ‘어쩌다 공무원’인 임기제 비율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서울본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 않은 서울과 세종을 제외하고 전국 15개 시·도의 서울본부 현원 대비 임기제공무원 비율을 분석했는데, 그 결과 울산이 가장 높았고 제주 66%, 경기 33% 등이었습니다. 임기제가 1명이거나 아예 없는 지자체도 5곳에 달했습니다.
제주도 서울본부의 임기제 공무원들은 6·13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4월, 6명이 한꺼번에 그만뒀다가 원 지사 재선 뒤 5명이 복귀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서울본부 확대 개편에 따른 추가 인건비로 들어간 제주도 예산만 5억 원을 넘습니다.
업무 성과도 의문…“대국회 업무협조” 오히려 감소
서울본부는 현재 행정지원과와 세종사무소, 그리고 임시직제인 국회협력팀과 대외협력팀으로 나뉘어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회와 대외협력팀에는 한 번도 일반직 공무원을 배치한 적이 없습니다.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정무적 조직이지만 임기제 공무원들의 임기가 끝나면 제대로 인수인계가 될지 의문인 대목입니다. 별도의 인적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도 만들고 있지 않는 것으로 취재결과 나타났습니다.
KBS제주는 서울본부가 직접 작성한 ‘지역 현안 대국회 업무협조 현황’도 들여다봤습니다. 중앙절충을 명분으로 여의도로 자리를 옮기고 인원도 크게 늘렸는데, 대국회 업무만큼은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원 지사가 취임하기 전인 ‘2013년’과 ‘2019년’ 현황을 들여다봤는데, 확인 결과 '대국회 업무협조' 추진 건수는 조직 확대 전보다 줄었습니다. ‘국회협력팀’이라는 별도의 부서까지 만들었는데 오히려 성과가 줄어든 겁니다. 특히 국비나 법률 관련 내용으로 좁혀보면 차이는 더 컸습니다.
이처럼 서울본부의 업무 성과는 의문이지만, 원 지사를 위한 업무에는 집중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지난해 서울본부의 차량운행 일지를 분석해보니 전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반면, 원 지사 의전수행은 되레 늘었습니다. 업무추진비도 들여다봤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10명 이상 모이는 언론인 간담회가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권 도전을 시사한 지난해 5월에는 전년보다 57% 넘게 언론인 간담회로 지출했고, 이후에도 전년대비 지출이 늘었습니다.
지사님 휴가 날도 의전…코리아비전포럼과의 접점
이처럼 서울본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원 지사의 서울 마포포럼 참석 소식을 접했습니다.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마포포럼은 야권 전·현직 의원들의 주요 모임으로, 원 지사는 포럼 강연에 나서 대선 관련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미리 예고된 개인 일정인 만큼, 서울본부가 지사의 개인적인 일정을 수행하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라고 판단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개인적인 일정에도 의전을 수행하는 서울본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포포럼이 공개 행사였던 만큼 기자들의 출입도 자유로웠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에서 원 지사를 수행하는 서울본부 직원과 관용차를 확인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당시 원 지사는 휴가였지만, 서울본부 직원들은 모두 정상 근무였다는 겁니다.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셈입니다.
서울을 방문한 김에 원 지사가 주축으로 활동하는 ‘코리아비전포럼’도 취재했습니다. 2007년 당시 원 지사의 한나라당 경선 출마 때 지지자들이 결성했는데, 원 지사의 싱크탱크라는 평가가 나오는 조직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코리아비전포럼’ 사무실은 서울본부의 바로 건너편 건물이었고, 두 곳이 여의도로 이전한 시기도 반년밖에 차이 나지 않았습니다.
또 전직 서울본부장 2명이 ‘코리아비전포럼’ 출신이고, 직전 제주도 정무특보는 ‘코리아비전포럼’ 사무총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서울본부의 유일한 정책자문위원은 ‘코리아비전포럼’의 정책실장인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포럼 관계자들은 우연이라고 선을 긋고, 서울본부장은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단순히 우연이라고는 치부하기 어려운 정황입니다.
"제주도 서울본부는 제주도민 위해 운영돼야!"
KBS제주 탐사K는 이 같은 취재 결과를 토대로 원 지사와 같은 당 소속인 제주도의원도 만나 의견을 물었습니다. 제주도민의 시각에서 서울본부는 바라보고자 했지만, 야당 정치인에 대한 공격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이 우려됐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 김황국 제주도의원은 서울본부에 대해 "여야를 막론한 행정부, 국회의원을 만나는 업무이기 때문에 오히려 정무적인 감각이 뛰어난 분들이 들어가야 된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다만 "지사가 대권 도전을 명확히 하셨기 때문에 그 업무 자체가 왜곡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며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서울본부가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변치 않는 사실은, 제주도 서울본부는 제주도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겁니다. 양덕순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예산적 지원뿐 아니라 법률적 지원을 중앙정부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국회의원들만으로는 사실 어렵다"면서 "중앙정부와 국회를 계속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노력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서울본부의 역할이자 기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제주도 서울본부는 제주도 산하 부서이면서도 서울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정작 제주도민들은 운영 실태 등을 제대로 알 수 없었습니다. 이번 보도는 도의회와 국회 등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업무실적을 점검하고, 또 서울본부를 직접 방문하거나 사전에 알려진 도지사의 개인 일정을 취재하면서 서울본부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본부와 제주도 측에 충분한 반론 기회를 부여하고 같은 당 소속 도의원의 입장을 담아 중립적인 시각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학계의 입장을 담아 서울본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면서 지방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제주도 서울본부에 선거공신을 임명했다는 수준을 벗어나, 운영 실태와 후원 모임 간의 연계성까지 다룬 보도는 KBS제주가 처음입니다. 따라서 추종 보도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KBS제주의 보도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논평이 나오고,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보도 내용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됨에 따라, 이에 근거한 타매체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또 KBS제주 보도를 계기로 착수한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특정감사 결과, KBS제주의 보도가 일부 사실로 확인되면서 이에 따른 타매체 보도도 마찬가지로 이어졌습니다. 대표적인 타매체 반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주MBC] 원 지사, 대권 행보 성토장 된 행정사무감사(2020.10.22.)
[제주MBC] 서울본부, 원희룡 사조직 전락(2021.04.16.)
[뉴스1] “AI가 낫겠다”…이틀에 하루꼴 출장 원희룡에 민주 맹폭(2020.10.22.)
[뉴스1] 원희룡 개인 정치활동에 공무원들 의전 수행…복무규정 위반(2021.04.16.)
[뉴시스] 민주당 제주도당 “원 지사, 제주도를 개인욕심 위해 사용말라”(2020.10.22.)
[제민일보] 제주도 서울본부, 원희룡 지사 개인 정치활동 수행(2021.04.18.) 등
5. 사회에 끼친 영향
KBS제주의 보도가 나온 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논평을 내고 “개인 욕심을 위해 제주도를 사용하지 말고, 도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서울본부에 대한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와 도정 질의에서는 KBS제주의 보도 내용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는데, 서울본부장은 휴가 기간 원 지사를 의전한 사실에 대해 출장 일정으로 착각한 실수였다며 해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제주도 조직개편안을 심의하면서, 서울본부장의 직제를 기존 3급에서 4급으로 낮추라는 부대의견을 달기도 했습니다.
또 이번 보도를 계기로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서울본부에 대한 특정감사에 착수했고, 지난달 발표된 감사 결과에서 KBS의 보도가 일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서울본부 직원들이 휴가 중인 원 지사를 수행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감사위원회는 당시 서울본부 직원은 행정지원 업무를 목적으로 마포세무서 출장을 신청한 뒤 관용차를 배차 받고도 실제로는 휴가 중인 도지사를 수행했고, 또 다른 직원은 아예 출장 신청조차 없었던 겁니다. 특히 감사위원회는 2019년부터 2020년 10월까지 출장여비 집행내역을 검토한 결과 절반 넘게 출장 복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다만 원 지사에 대해서는 “휴가 중이었지만 업무보고가 수시로 이뤄지는 부분이 있다”면서 “당시 포럼도 제주도정을 위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위법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감사에서는 KBS제주가 지적한 임기제 공무원 실태도 지적됐습니다. 감사 결과 인사 발령에 따른 사무분장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것이 확인된 겁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사무인계인수 규칙’에 따르면 인수인계는 사유 발생일로부터 7일 이내 하도록 되어 있지만, 서울본부는 임기제 3명에 대해 16일이 지난 뒤에야 사무분장을 하는가 하면, 직원 2명에게는 감사위원회 조사 계획이 통보된 뒤에야 업무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정치적 낭인들의 안식처라는 우려가 사실로 확인된 겁니다. 이밖에 업무추진비 집행 부적절 등도 함께 확인되면서 서울본부에 대해 ‘기관 경고’와 ‘시정요구’ 등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제주도 서울본부는 제주도 산하 부서이면서도 서울에 위치해 정작 제주도민들에게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보도는 지역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 국회 등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업무실적을 점검하고, 서울본부의 의전 수행을 직접 취재하는 등 심층 취재에 노력했습니다. 또 서울본부와 제주도에 충분한 반론 기회를 부여하고 같은 당 소속 도의원의 입장을 담아 중립적 시각 확보에 노력했으며, 서울본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면서 지방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나아가 서울본부 운영실태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특정 감사를 이끌어내면서, 보도 내용이 일부 사실이라는 점이 확인돼 ‘기관경고’ 등의 처분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를 통해 서울본부가 진정 도민을 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데 높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의 지원이나 반론, 정정 보도 등 기타 고려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