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지난 1월, 경기도의 한 공군부대의 병사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휴가도 몇 달 동안 나가지 못한 병사가 어떻게 코로나에 걸렸는지 궁금해 하는 것도 잠시, 취재진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접했습니다.해당 병사가 영하 20도 이하의 날씨에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건물에 격리됐다는 얘기였습니다.
사진을 보기 전까진, 코로나 증상이 있는 병사들이 상수도관이 터져 얼음이 얼어붙은 곳에 격리했다는 얘기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당장이라도 기사를 써서 한시 빨리 그 병사에게 도움을 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지만, 남은 병사의 군 생활이 걱정돼 바로 기사를 쓸 순 없었습니다. 그렇게 석 달을 기다려 취재진은 기획 취재에 착수하게 됐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문제는 공군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취재진은 육군 등 다른 부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다는 걸 기획 과정에서 확인했습니다. “화장실도 쓰지 못해 항의하니 그냥 알아서 해결하라고 했다(공군)” “전등도 안 들어오는 폐건물에서 격리중이다(육군)”. 병사들이 겪은 일은 사실상 인권 침해나 다름 없었습니다.
취재진은 공군 부대의 폐건물 격리 상황부터 확인했습니다. 코로나 증상으로 설사를 했던 병사들은 궁여지책으로 양동이에 용변을 봐야했습니다. 상수도관이 터져 당연히 씻지도 못했고, 얼마 없던 식수마저 다 떨어졌지만 접촉할 수 없다며 물조차 가져다주지 않았다는 팩트를 취재를 통해 확보했습니다. 격리 시설 상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도 확보했습니다.
육군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군부대는 곰팡이가 잔뜩 슬고 곳곳이 무너진 폐건물에 비닐을 쳐놓고 휴가 다녀온 장병들을 격리하고 있었습니다. 전등이 고장 나 몇 번이나 수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장병들이 복도의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샤워해야 한다는 증언과 영상도 입수했습니다. 이 밖에도 장병들이 식탁이나 작은 탁상도 없이 비닐 천막 바닥에서 밥을 먹고 있고, 콘센트도 없는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내용도 확인했습니다.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휴가 복귀자들을 격리할 마땅한 시설을 준비하긴 커녕 최소한의 보수도 안 된 곳에 장병들을 밀어 넣고 있다는 실태를 연속 보도를 통해 지적했습니다.
휴가 금지 조치가 이뤄지는 동안 격리 장병 시설을 개보수하고, 마땅한 대안을 고민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안일했던 군 당국의 대응을 고발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방역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방역의 실효성 측면에서 봤을 때도 결국 제대로된 격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도 짚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해당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해 실명을 기사에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직접 취재하고 직접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습니다.
육군 시설 관련 취재 당시 SBS는 해당 부대 입장을 듣기 위해 육군 본부와 접촉했습니다. 그러자 육군 본부 측은 허위, 악의적 제보일 확률이 높다며 보도를 막으려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부대가 보내온 영상이라며 전혀 다른 건물과 깨끗한 생활 시설 영상을 취재진에 수차례 전송해왔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은 제보를 받은 후부터 지속적으로 격리 병사(제보자)와 실시간 연락하며 영상을 주고 받던 상태였고, 보도 직전 여단장이 해당 시설을 방문해 급히 애로사항을 묻고 전기시설, 식탁 등을 제공하고 시설 보수에 나섰다는 상황까지 제보자로부터 확인한 뒤 예정대로 해당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이후 취재진이 군 당국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해당 부대 (21사단 66여단)가 육군 측에 허위 보고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 직전 해당 부대는 본부 측에 "기자에게 사진과 영상을 제공하고 사실이 아님을 설명하며 비보도를 요구했으나 강행 의사를 피력했다. 항의 및 유감 표명, 정정 보도 청구 등 대응하겠다'고 보고했으나, 보도를 통해 영상 등이 나가자 즉각 입장을 바꿔 '시설의 불비함을 송구하게 생각한다, 내일부로 용사들을 타시설로 이동 조치한 후 보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육군 본부가 허위 보고 문제와 관련해 해당 부대 감찰에 나섰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이에 취재진은 해당 부대와 육군 측이 허위 보고를 통해 장병 격리 처우 문제를 숨기려했다는 점을 즉각 후속 보도 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군 격리 시설 인권침해 관련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많은 매체이서 SBS 보도 이후, 군 격리 실태에 대한 보도를 추종했습니다. <추종보도 리스트 별도 제출>
한국경제/ 코로나 의심 병사들 폐건물 격리 논란…"양동이에 용변 해결"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5&aid=0004535288
이데일리 / [법과사회] 병사는 ‘국민’일까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8&aid=0004911269
뉴스1 <4월 29일 육군 '곰팡이' 격리시설 논란…軍 "해당 부대 감찰조사 중">
https://www.news1.kr/articles/?4291027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SBS의 보도는 군 장병의 격리 환경을 사회적 이슈로 만드는 출발점이었습니다.
일상화된 코로나19 시대에 방역을 이유로 군 장병들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현실을 보도했다는 점은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한 사례라고 자평합니다. 군 당국 역시 SBS 보도에 대해 사실 관계를 인정하고, 즉각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보도 다음날인 28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처음으로 일부 부대의 과도한 방역 조치, 장병 기본권 침해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 입장을 냈습니다. 또 2주간 코로나 격리 장병에 대한 부실 급식과 열악한 격리 시설 등 기본권 침해 사항에 대해 전반 점검하기 위한 육군 방역관리체계 집중 진단 기간을 운영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같은 날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도 SBS가 연속 보도한 격리 장병 기본권 침해 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거론됐습니다.
특히 국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민주당 의원은 SBS의 보도를 언급하며 "곰팡이와 바퀴벌레가 가득한 곳에 군인 격리를 시켰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는데 장관님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국방부 장관에 집중 질의했고, 국방부 장관은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공식 사과하며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방부 차관은 이달 1일 격리 장병 인권 논란 해소를 위해 중대 전체를 휴가 보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7일 국방부 장관은 격리 장병 휴가와 군 장병 급식비 인상을 포함한 제도 개선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SBS는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해당 언론윤리강령 준수 여부를 사전 확인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368회) 군 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 처우 고발 / SBS
군 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 처우 고발
SBS 한소희 기자
강추위에 난방도 제대로 안 되는 폐건물에 아픈 병사들이 격리됐습니다. 상수도관이 다 터져 온 건물이 얼음바닥인 곳에서 화장실도 없어 양동이에 볼일을 봤던 겁니다. 병사들은 자신들이 왜 이런 일을 겪어야하는 건지, 코로나보다 군의 태도가 자신들을 더 힘들게 했다고 호소했습니다.
당장이라도 기사를 쓰고 싶었지만, 병사는 가해질 불이익이 걱정돼 보도엔 주저했고, 바로 기사를 쓸 수 없었습니다. 병사가 괜찮다고 할 때까지 수차례 설득하고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하는 과정을 거쳐 석 달이 지나서야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군 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 처우 고발 연속보도> 이후, 군 당국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실태 파악과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방역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하고,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군의 태도가 보도로 달라진 겁니다. 사회엔 ‘방역과 인권 사이’ 고민이 필요하다는 화두가 던져졌습니다.
코로나 국면, 방역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인권이라는 가치를 상기시킨 건 문제를 알린 공군과 육군 두 병사입니다. 당장 불이익이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보다, 내가 겪은 일을 다른 군인들은 겪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선의가 더 컸기에 가능했던 보도였습니다.
병사들의 용기로 만든 보도에 이름을 얹는 빚을 졌습니다.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용기 내준 공군과 육군 두 병사에게 이 자릴 빌어 다시 한번 감사하단 말씀드립니다. 군 장병들과 용기 있는 제보자들이 언제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자, SBS가 될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