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O ), ④ 제보( O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최근 우리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화두는 단연 공정성입니다. 모두가 나눌 수 있는 전체 파이의 크기가 갈수록 줄어드는 사회라는 걸 감안하면 당연한 일입니다. 겨우 생존할 정도로만 주어지는 파이의 몫이 과연 공정한 룰에 따라 나눠지는 건지,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으로 여겨지는 건 줄어드는 일자리의 몫이 공정하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문제, 바로 ‘채용 공정성’입니다.
지난 달 11일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에서 배포한 마사회장 갑질 규탄 성명서를 접하고 곧바로 본격적인 추가 취재에 착수한 이유도 바로 ‘공정성’이란 화두 때문입니다. 유력 정치인 출신 공공기관장이 측근 보좌진을 특별채용하기 위해 이를 만류하는 직원에게 폭언과 막말을 쏟아낸 일은 채용 공정성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사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공공기관장의 갑질 정도의 뉴스로 소비되어선 안 된다고 여겼습니다.
성명서가 나온 직후 성명서 내용을 기반으로 일부 언론에선 이미 온라인 기사를 써냈습니다. 하지만 SBS 취재팀은 단순히 성명서 내용을 받아쓰는 것만으로는 사안을 충분히 공론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곧바로 두 갈래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노동조합과 접촉해 폭언 피해 당사자를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측근을 채용하겠다는 회장 요구가 얼마나 집요했는지, 어떤 상황과 맥락에서 폭언이 나왔는지 당사자를 중심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노동조합과 발 빠르게 접촉한 결과 피해 당사자에게 폭언 피해 당시 녹취파일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피해를 증언하면 신분이 특정될 수 있는 마사회 고위급 직원이라 전면에 나서기를 몹시 꺼리는 상태였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고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그저 회장을 마주치지 않는 부서로 전출되기만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채용비리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담아 기사화 하겠다고 간곡히 설득했고 녹취 파일을 단독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피해자와 전화 인터뷰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한 갈래의 취재는 김우남 회장의 과거 발언이었습니다. 김 회장은 3선 국회의원 재임 기간 동안 마사회를 피감기관으로 하는 농해수위에서 줄곧 활동해왔습니다. 낙하산 인사나 채용 비리와 관련해 피감기관장을 상대로 준엄한 잣대를 들이댄 적이 있는지 당시 회의록을 모두 분석해봤습니다. 예상대로 특별채용 형식의 측근 채용에 대해 강한 어조로 질책한 적이 여러 차례였고, 심지어 공공기관장의 채용 부조리를 꼬집는 정책 자료집을 발간한 사실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채용비리를 거부하는 직원이 피해를 입기 쉬운 구조라는 걸 비판한 정책 자료집이었는데,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모습이었습니다.
성명서 내용을 기반으로 한 일부 온라인 기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채용 공정성과 유력 정치인 출신 공공기관장의 ‘내로남불’을 적확하게 지적한 SBS의 기사는 큰 반향을 일으켰고, 문재인 대통령은 보도 이튿날 김우남 회장에 대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고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며 감찰을 지시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폭언 피해 당사자는 김우남 회장과 단둘이 있는 장소에서 직원 채용 업무와 관련해 대면 보고를 했던 고위급 직원이었습니다. 회장 채용지시와 관련해 부정적 의견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폭언 피해를 입자 자신의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대면보고에 들어갈 때 녹취를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신원 노출을 극도로 우려한 탓에 언론에 녹취를 제공하거나 인터뷰하는 것을 거절했습니다.
SBS 취재팀은 앞서 상술한대로 단순히 공공기관장 갑질 문제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채용 공정성과 유력 정치인의 ‘내로남불’ 문제로 심층 보도할 예정이라고 지속적으로 설득에 나선 끝에 녹취를 단독 입수하고 전화 인터뷰까지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분량상 기사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마사회 부회장 전화 인터뷰와 노조 측 인터뷰, 김우남 회장 측 비서실장, 홍보실장 인터뷰를 모두 진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발표된 성명서 내용에 기반한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생생한 폭언 녹취록과 피해 당사자 인터뷰, 김우남 회장의 국회의원 시절 발언이 여과 없이 담긴 SBS 보도는 반향이 컸습니다. SBS 보도에 나온 녹취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보도들이 이어졌고(※기사 본문 및 리스트 별도 첨부), 이튿날 일부 방송사 메인뉴스(※기사 본문 별도 첨부)에서 김우남 회장 폭언 녹취를 이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도 이튿날 문재인 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김우남 회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며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고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시민단체 고발로 김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청와대 지시로 현재 김우남 회장에 대한 감찰이 진행되고 있고 경찰 수사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은 공공기관장의 채용 비리, 이에 대해 직원이 문제제기할 수 없는 일선 공공기관의 구조적 문제, 또 직장 상사가 자신의 뜻에 반한 내용을 보고하는 직원에게 직장 갑질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여러 병폐가 복합적으로 혼재 돼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SBS 취재팀을 믿고 용기 내준 피해자 덕분에 사안의 본질이 드러날 수 있었습니다. SBS 취재팀은 이 사안이 자극적으로 소비되지 않도록 채용 공정성과 유력 정치인의 내로남불 등 본질적 문제에 취재를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것이 사회적 반향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공공기관장은 언제나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 인사 등에 개입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번 보도와 보도로 인한 반향이, 그런 권력자들에게 경종을 울려줬길 바랍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녹취록은 방송기자 입장에서 언제나 양날의 검입니다. 현장의 상황을 가장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는 도구인 동시에 취재윤리에 어긋나진 않는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한 도구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피해당사자와 접촉해 대화를 녹취하게 된 경위는 무엇인지, 다른 목적은 없는지, 녹취에 담긴 대화의 맥락이 무엇인지 등을 상세하게 취재했습니다.
또 반론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무척 공을 들였습니다. 본인의 음성이 맞는지, 어떤 맥락에서 이런 발언을 했는지 김우남 회장에게 지속적으로 통화와 만남을 시도했습니다. 통화 자체를 거부하던 김 회장은 결국 문자 메시지를 통해 폭언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으면서도 인터뷰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목소리가 포함된 녹취 파일인 만큼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해줘야 한다고 판단해 회장 측 비서실장과 홍보실장과 만나 소명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이 밖에도 내부 권력다툼 등 드러나지 않은 의도가 있는지 취재하기 위해 마사회 부회장 등과도 인터뷰를 하는 등 실체를 명확하게 파악해 보도하기 위해 다방면의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당사자의 반론 보도 요청이나 언론중재위 피신청 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