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 단순히 한 이장의 비위가 아닌 구조적 문제에 주목
“있는지도 몰랐던 마을 공동 농기계, 이장 집에만 잔뜩 있어요.”
새로 이사 온 한 마을 주민의 제보에 귀 기울였습니다. 이 마을은 대청댐 주변 마을로 금강유역환경청과 수자원공사로부터 해마다 지원금을 받고 있었습니다. 먼저, 이장 등 일부가 지원금을 독식하는 것이 사실인지, 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인지 자료 수집이 필요했습니다. 몇 달에 걸쳐 두 기관과 지자체에 질의하고 정보공개를 청구한 끝에 기록이 남아있는 6년 치 사업 자료를 받아들었습니다. 내역과 절차를 일일이 살펴봤더니, 한 마을 이장의 비위를 고발하는 일에서 그칠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규제로 상대적 불이익을 받는 댐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매년 주어지는 천3백억 원 지원금이 줄줄 새는 구조적 문제에 착안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이장 쌈짓돈 된 마을 지원금 실태 고발
서류상으로는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기 위해 6년 간 8천 5백여만 원 상당의 각종 농기계 등을 구입한 것으로 돼 있었지만, 지자체 조사 결과 이 수십 개 농기계들은 모두 마을 이장 등 일부 가구에서만 발견됐습니다. 규정상 이 지원금을 받기 위해선 이장 주도로 마을 회의를 열어 주민 찬성도 얻어야 하지만, 정작 대다수 주민들은 여태껏 이러한 지원금이 있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 “돈만 내려주면 끝?” 허술하기 짝 없는 시스템 지적
댐 주변 지역 마을 이장이 허위일지라도 마을 회의록을 내기만 하면, 회의록에 명시한 농기계를 구입하기만 하면 절차는 무사통과였습니다. 사후 감독도 허술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구입한 공동 농기계가 해당 마을 어딘가에 있기만 하면 수박 겉핥기식 점검에서도 통과였습니다. 주민들이 알고 있는지, 골고루 혜택을 보고 있는 지에는 환경청도, 수자원공사도, 지자체도 모두 관심이 없었습니다. 환경청과 수자원공사는 재원만 내려줄 뿐, 집행과 감독은 지자체 몫이라고 떠넘겼고, 지자체는 그런 거까지 살필 여력이 안 된다며 수수방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20년 가까이 이어져왔습니다.
▶ “좋게 좋게 넘어가지” 관행도 사태 키운 데 한 몫
새로 이사 온 주민이 이장 등 일부 주민들의 보조금 독식을 고발하기 위해 자료 뭉치를 들고 지역 경찰을 찾았지만 “좋게 좋게 넘어가라”고 면박만 당하고 돌아왔습니다. 결국 이 주민은 지역 경찰 수사를 포기하고 국민권익위에 진정을 낸 것인데, 국민권익위에서 해당 경찰서로 수사를 의뢰하면서 과연 수사가 제대로 될지 우려가 큰 상황이었습니다. ‘마을 주민끼리 얼굴 붉히지 말고 좋게 넘어가라’는 식의 관행과 정서가 뿌리 깊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고발했습니다.
▶ 주민들 서명과 도장 위조한 이장 결국 기소 의견 검찰 송치
6개월 간 경찰 수사 끝에, 해당 이장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마을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은 주민들을 마치 회의에 참석해 찬성 의견을 낸 것처럼 수차례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장은 참석 안 한 주민들의 서명을 위조하고, 미리 받아놓은 도장을 동의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수사 결과 마을 내 정부나 지자체 땅에 무단으로 감나무를 심어 수년 간 만kg 정도를 수확해 이득을 취한 절도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 “비단 한 마을 문제 아냐” 수계 기금 집행 비리 드러난 것만 수백 건, 사례 집중 취재
앞선 보도를 보고 다른 지역에서까지 눈 먼 수계 기금 실태를 지적하는 시민들 전화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마을이 한둘이 아니라며 후속 보도를 해달라고도 요청했습니다. 비단 한 마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해 추가 사례를 찾아 보다 지난해 국무조정실과 환경부의 수계관리기금 합동 점검에 대한 자료를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대분류된 전국 통계만 공개된 상태라, 정부 기관들에 정보공개를 요청했고, 충북도내 두 군데를 선별 점검한 결과 적발된 게 수백 건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나 세부 지역과 개별 사례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결과는 수차례 요청 끝에 몇 개월이 지난 뒤에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적발된 마을들을 직접 찾아가 사례들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수계기금으로 지원받는 공용물품이 있는 지도 모르고, 장부에는 있다는데 실제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수혜 대상이 아닌데도 2년 간 지원금이 지급됐다 뒤늦게 환수조치 하는 일까지, 그야말로 주민 설명회부터 공용물품 사후 관리, 지자체의 허술한 관리·감독 등 시스템 전반에 걸쳐 드러난 총체적인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드러냈습니다.
▶ 환경부, ‘관리 방식 손 보겠다’ 약속
환경부는 MBC충북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공용물품에 바코드 태그를 부착하는 무선식별 시스템을 도입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주민도 모르는 주민지원 사업’이라고 비판한 MBC 보도와 관련해서도 많은 주민들이 해당 지원금 존재를 알고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마을 지원금 사업에 대한 정보 전달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지자체 인력 충원, 풀어야할 과제
드러난 수계기금 문제 사례들 모두 지자체 공무원이 마을 현장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방지할 수 있는 혹은 더 신속히 개선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수혜자를 선정하고 집행하고 사후관리까지 도맡아하고 있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만성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옥천군은 상수원 관리지역이 전체 면적의 83%에 달할 정도로 금강수계 상수원관리지역 중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합니다. 집행하는 주민지원 사업비가 연간 76억 원이 넘는 데도 담당 인력은 12명이 전부고, 이 중 11명은 다른 업무까지 처리해야하는 실정입니다. 중앙부처에 이러한 인력난을 몇 년 째 호소하고 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다 보니, 결국 사업 발굴이나 소통은 이장 주도로 이뤄지게 되고, 꼼꼼한 실태 점검과 사후 관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입니다. MBC충북은 이러한 과제를 제시했고, 환경부도 이에 공감한다며 인건비 지원 현실화에 적극 힘쓸 것을 약속했습니다. 또, 지자체 공무원들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기초 자료 산정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제도화하기로 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제보자와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특별한 이해관계 전혀 없습니다.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해당 마을 이장의 수계 기금 비위에 대해 MBC충북이 단독 보도했습니다.
보도 이후 타 매체에서 해당 사건에 관심을 갖고 물어오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국무조정실과 환경부의 합동점검에 대해서는 보도자료에 적시된 통계를 다룬
기존 보도들은 있었지만 MBC충북의 본 보도와 같이 적발된 마을을 직접 찾아가 집중 취재하며 구조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드러낸 보도는 없었습니다. 표절 사항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 “좋게 좋게 넘어가지”라며 묻힐 뻔한 범죄를 공정한 수사로 이끌어 해당 이장이 마을 회의록 조작하고 주민들 몰래 서명을 위조하고 도장을 동의 없이 사용한 혐의를 밝혀냈습니다. 결국 해당 이장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 환경부는 본 보도와 관련해, 철저한 공용물품 관리를 위해 무선식별 시스템을 올해부터 시범운영하기로 했고, 마을 주민들에게 알 권리 보장을 위해 투명한 정보 전달이 이뤄지도록 주민 설명을 강화하고, 홍보 자료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또, 지자체 공무원들의 업무 경감을 위해 기초자료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도록 법 개정을 하고, 전담 인력 충원에 나설 것을 약속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보도는 포털 사이트에서 많이 본 뉴스 3위에 오르고, 수많은 공감 댓글이 달리는 등 시민들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이는 비단 한 마을 이장의 비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마을 지원금 관련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어딘가에서 또 발생할 수 있는 보편적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MBC와 MBC충북 내부에서도 본 보도를 통해 댐 주변 지역 주민 지원금의 관행적,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고, 투명한 수사와 제도 개선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