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대포폰 범죄는 왜 끊이지 않을까. 기획보도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됐습니다. 범죄자들은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노려 대포폰을 사용합니다. 추적이 어려우니 수사도 쉽지 않습니다. 마약 범죄 등에 대포폰이 활용되는 배경입니다.
대포폰을 개통할 때 이용되는 개인정보는 누구의 것일지에도 의문이 생겼습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되는 건 아닐지, 그것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연루되는 건 아닐지 의심하게 됐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가 피해자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개통 문제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대포폰 개통을 강력하게 막아둔 지금의 법 질서와 규제를 뚫는 방법이 무엇일지 취재해 보기로 했습니다. 현장에서 휴대폰을 실제로 개통하고 있는 판매점 사장들과 직원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현장을 돌았습니다. ‘무엇이라도 듣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뿐이었습니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판매점 사장을 만난 건 행운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일부 판매점에서 불법 개통 프로그램이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됐습니다.
휴대전화를 개통할 땐 반드시 실물 신분증이 필요합니다. 유통점에 있는 신분증 스캐너에 실물 신분증을 읽혀야만 개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의 말은 달랐습니다. 신분증 사진 파일만 있으면 개통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 불법 개통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모든 판매점이 대포폰 개통을 하는 건 아니지만, 대포폰 개통엔 이 프로그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습니다.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증거와 근거는 없고, 정황만 있었습니다. 그를 수없이 만나 얘기를 나눴습니다. 끈질긴 취재와 설득 끝에 어렵게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이 없었다면 보도가 불가능했을 겁니다. 영상을 확보하고서도 영상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고, 다른 여러 취재원들과의 확인 과정을 거쳐 보도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연합뉴스TV의 첫 보도 이후, 방통위는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실물 신분증을 읽는 신분증 스캐너가 해킹된 가능성과 이통사 전산이 해킹됐을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방통위와 신분증 스캐너 보급의 책임이 있는 정보통신진흥협회, KAIT와 이통사는 회의를 열고 이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뒷북 대응’에 불과했습니다. 이동통신 유통 구조에서 가장 마지막 단계에 위치한 판매점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기구가 부재했습니다. 취재 시작 시기, 이통사를 가장 먼저 취재했지만 이통사 본사의 반응은 모두 같았습니다. '우리와 판매점은 관계가 없기 때문에 우리에겐 책임이 없다' 것이었습니다.
법적으론 이들의 말이 옳았습니다. 이통사는 대리점과 법적 계약을 맺고, 대리점이 다시 판매점과 계약을 맺습니다. 불법 프로그램이 유통되는 판매점과 이통사는 법적으로 관계가 없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이통사는 판매점에서 확인하는 모든 개인정보를 보관, 관리합니다. 또, 판매점의 실적으로 이익을 올리기도 합니다. 다수의 이동통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판매점을 가만히 둬야 이통사 본사가 이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방관의 주체는 또 있었습니다. 신분증 스캐너를 도입하고 이를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KAIT였습니다. 대리점과 판매점 등 통신 유통점의 불법 행위를 감시할 책임이 있어 전국에 지사를 둔 KAIT의 상시 모니터링 체계에 허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허점과 방관을 통해 우리의 개인정보는 보호받지 못한 채 대포폰 개통에까지 악용되고 있었습니다.
방관은 또 다른 문제로 연결됐습니다. 취재 과정 중 들었던 말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나도 이 불법 프로그램을 쓰고 싶다. 관리하는 조직도 없고, 모두가 방관하는데 안 쓰는 게 바보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양심을 지키고 싶어 사용하진 않지만, 사용하기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실물 신분증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이 불법 프로그램은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하나의 요인이었던 겁니다. 정당하게 일하는 사람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구조, 불법 프로그램을 통해 구축되고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연합뉴스TV의 첫 보도 이후, 서울경찰청이 수사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해왔습니다. KAIT와 이통3사도 공동 고발장을 만들어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습니다. 연합뉴스TV는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습니다.
통신유통업계는 좁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기사에 힘을 실어준 A씨를 보호하는 게 보도 과정 중 가장 중요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A씨의 목소리는 변조를 했고, A씨의 형체 또한 보도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타 보도 표절은 없었고, 연합뉴스TV가 자체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KAIT와 이통3사는 공동으로 마련한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접수했습니다. 전국 유통망에도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판매점에 대해선 강력 대응한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KAIT는 불공정행위 신고센터를 통해 신분증스캐너 해킹프로그램 업체 및 사용점에 대한 신고 접수를 강화해 나간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KAIT는 이상징후가 발견되는 판매점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도 약속했습니다. 현재 전국 각 지부를 통해 매일 현장 불시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시스템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 업데이트도 진행했습니다.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지 프로그램을 개발중이며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보도 이후, 불법 프로그램 사용은 멈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흐리는 행위가 완전히 근절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고 연합뉴스TV 자체 심의를 거쳐 보도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기타 특이사항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