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제보+단독취재
이번 취재는 한 통의 전화으로 시작됐다. 2018년 개최된 권투대회 보조금 집행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가 들어온 것이다. 먼저 참가 선수들이 소속된 전국 각지의 체육관을 수소문해 취재한 결과 신빙성이 있었다. 여러 체육관에서 대전료를 적게 받았다 말했고 심지어 적게 받은 사실조차 알지 못한 체육관도 있었기 때문이다. 전국의 체육관을 뒤져가며 취재에 착수했다. 양구에서 수 십 개 종목의 대회가 치러지는만큼 다른 분야도 살펴볼 필요가 있었고 양구군에 관련 자료 공개를 요청했다. 이후 다른 종목에서도 보조금 횡령을 추가로 발견해 보도했다.
2. 보도제작경위
인구 2만의 강원도 양구는 스포츠대회 유치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군정 제1 목표로 삼고있다. 자치단체장이 심혈을 기울이는 핵심시책으로 해마다 자체 예산인 50억 원의 양구군비를 투자한다. 1년에 100개 이상 체육대회를 치르면서 성공한 스포츠마케팅 지자체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작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았고 2019년에는 ‘스포츠마케팅 어워드 본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예산 관리는 명성과 다르게 허술했다. 우선 권투대회를 개최한 체육인단체에 반론과 해명을 듣기위해 사무실을 찾았지만 실체가 없었다. 단체 간부는 제대로된 해명을 하지 못했고 추가 폭로를 막는 무마 시도까지 취재진에 포착됐다. 더 큰 문제는 10년 전부터 상급 지자체인 강원도가 스포츠 마케팅 예산 집행 과정과 절차에 문제가 있음을 몇 차례나 지적했는데도 양구군은 제대로 개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포츠마케팅추진위원회의 집행부는 대부분 공무원이었다. 집행기관과 감독기관이 사실상 ‘한몸’이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사후관리는 허술할 수 밖에 없었다. 대회 이후 정산 서류조차 제대로 받지 않았던 대회가 20건이 넘은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해 보도했다. 특히 5년간 20여 건의 각종 대회를 치른 테니스단체의 정산서류를 모두 확인해보니 간부 자신의 자동차 도색,타이어 구입,엔진오일 교환은 물론이고 사무용품이나 600만 원 상당의 상품권 구입 등 개인 용도로 예산을 활용한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남아있는 3년치 정산서류에서만 선수 해외파견 명목으로 예산을 횡령하거나 근거 자료가 없어 지출 증빙이 제대로 안되는 금액은 확인 결과 1억 5천만 원을 훌쩍 넘었다. 그 이전 정산 자료는 현재 남아있지 않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스포츠계는 선후배 위계질서와 단결력이 강해 진술 확보가 쉽지 않았다. 명백한 사실조차도 말하기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다. 팩트 확인조차 벽에 부딪치거나 연락이 닿지 않은 경우도 꽤 있었다. 특히 참가선수들이 전국에 흩어져있어 취재에 어려움이 컸다. 아이템의 성격상 전화 취재로 진행하기 어려웠고 전수조사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테니스단체 취재는 보조금 정산서류를 공개하는데까지 큰 인내심이 필요했다. 자치단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서류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는건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규명하기 어려웠던 테니스단체 보조금 횡령 사실과 구체적인 액수는 제보가 아닌 보조금 정산서류의 확인을 통한 ‘단독취재’로 발굴해낼 수 있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양구 스포츠마케팅의 긍정적인 면을 다룬 보도는 많았지만 그 이면의 구조적 문제를 다룬 보도는 본 보도가 처음이다. 이번 아이템과 관련해 다른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다. 연속 보도 이후 연합뉴스를 포함한 지역 방송, 신문사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관련 보도>>
4/7 CBS노컷뉴스, “강원도의회, 양구군 체육대회 보조금 비리 감시 강화해야”
4/22 연합뉴스, "투명·효율성 높인다" 양구군 스포츠마케팅 운영 개선 추진
4/23 강원도민일보, 양구군 스포츠마케팅 운영 개선
4/23 강원일보, 양구군 스포츠마케팅 재단 만든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양구군은 본 보도이후 단체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스포츠마케팅 개선대책을 발표함(보도자료 첨부)
보도가 나가는 동안 양구군은 문제가된 테니스단체 통장에 남아있던 4,100만 원을 즉시 환수함.
①스포츠재단 설립해 법인화 추진(2021년 말 예정)
②예산 지원 방안 개선:스포츠마케팅추진위원회에서 예산 결정, 예산 집행 기준 및 표준 협약서 마련
③예산 집행 정산서 1개월 이내 완료 및 정산서 전담 인력 충원
④문제가 된 테니스, 복싱 종목 대회는 양구군 감사실에서 자체 감사 진행중
⑤과장된 경제효과 분석도 회계전문가를 통해 재산정 추진
⑥문제가된 협회 상급단체인 대한테니스협회에서 회계전문가와 함께 산하연맹에 대한 ‘고강도’ 감사 진행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강원도 작은 시골 지자체에서 10년 이상 수백억 원을 쏟아가며 역점사업으로 추진됐던 ‘스포츠마케팅’
이면의 문제점을 끈질기게 추적해 심층적으로 고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구군은 본 보도가 지적한 문제를 모두 수용해 고심 끝에 군수가 직접 나서 대안을 마련했고 특히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상대적으로 감시,견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자치단체의 현안을 잘 파고들었다는 시청자들의 격려도 많았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 사항은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