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 단독취재 및 기획, 제보
2. 보도제작경위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권능과 권한을 부여받기에 그에 걸맞은 책임을 요구받습니다. KBS창원총국 심층기획팀은 '경남 정치 1번지' 창원 성산을 지역구로 둔 강기윤 의원이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 회사가 매입한 모두 8필지, 만 천여 평에 달하는 땅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직접 수혜를 볼 수 있는 법안을 2차례 셀프 발의했다는 사실을 한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인지하게 됐습니다.
이후 해당 땅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한 심층기획팀은 해당 땅을 통해 강 의원과 강 의원의 가족회사가 80억 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부동산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은 없었다는 강 의원의 해명과 정면 배치되는 사실이었습니다. 이후 취재를 통해 강 의원이 문제가 된 토지 외 최소 4곳 이상의 농지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단기간 수억 원의 차익을 남긴 점도 확인했습니다. 과거 경상남도 도의원 시절 매입했거나, 팔았던 농지들입니다. 또한, 강 의원의 가족회사가 공장을 지을 수 없는 터를 시세보다 싸게 매입했고, 이후 되파는 과정에서 지역의 유명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부동산개발 업체와 결탁한 사실은 물론, 이 업체를 통해 2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세탁한 정황을 찾아냈습니다. 또, 과거 땅 보상 내역 등 감춰져 있던 서류와 현장 확인을 통해 강 의원 측이 2천 평이 넘는 자신의 농지를 창원시에 매각하면서, 지장물에 대한 보상을 부풀린 사실과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위력을 행사한 정황 등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KBS창원총국 보도국은 강 의원이 선출직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윤리 의무를 저버린 것은 물론 국회의원직을 이용해 심각한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결국 한 달에 걸친 취재를 공론화하기로 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KBS창원 심층기획팀은 취재를 착수했던 지난 2월 초, 당시 창원시가 진행한 공익사업에서 보상을 받은 강 의원 농지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정보 공개를 통해 받은 창원시의 지장물 보상 조사서에 기재된 강 의원의 감나무 그루 수가 실제 현장에서 취재진이 세어본 나무 수에 비해 2배 이상 많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감나무만 아니었습니다. 단풍나무 역시 백 그루 이상 부풀려졌고, 강 의원 농지에 있던 불법 건축물 6채도 보상 내역에 포함돼있었습니다. 이후 취재진은 토지 및 지장물 보상 내역과 감정 근거, 증거 사진 등을 창원시에 정보공개 청구했지만, 창원시는 토지주의 개인정보 침해를 이유로 한 달 이상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지장물 조사서에 강 의원의 이름과 주소까지 공개한 창원시는 보상가와 근거 내역의 경우에만 개인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결국, 취재진은 내부 토의 끝에 집행부의 자료 제출 요구권이 있는 창원시의회에 서류 확보를 요청했습니다. 창원시의회가 곧바로 창원시에 해당 필지에 대한 토지 및 지장물 보상 내역 제출을 요구했는데도, 창원시의 똑같은 답변으로 거부했습니다. 창원시가 집행부의 세금 집행 내역 검증이라는 의회의 고유 기능은 물론 시민의 알 권리마저 무시했다는 KBS창원의 비판보도가 이어졌고, 의회 임시회에서도 이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논란은 확산했습니다. 비난 여론에 결국 특정 감사에 돌입한 창원시는 지장물 부풀리기 의혹을 공식 인정하고, 책임자 엄중 처벌을 약속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지난 3월 3일 KBS창원의 <강기윤, 농지로 37억 원 추정 차익…‘양도세 감면’ 혜택은 10억 이상> 보도 중 강 의원이 양도세 혜택을 볼 수 있는 법안을 셀프 발의했다는 내용은 지난 1월 JTBC가('공원부지 땅 소유' 강기윤…'공익사업 토지 양도세 면제 셀프발의') 선행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땅의 시세 차익이 37억 원에 달하는 점, 발안 발의로 강 의원이 직접 받게 될 세금 감면액이 10억 원이 넘는 점 등 보도의 핵심은 과거 공직자 재산 공개 공보와 부동산 감정 평가액을 바탕으로 세무 전문사 분석 의뢰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특히 후속 보도했던 강 의원의 지장물 의혹 역시 창원시의 정보공개 과정을 통해 적법하게 입수, 보도가 이뤄졌습니다. 또한 9천 평에 달하는 항구 부지 매입 과정의 조폭 연루 사실, 20억 원가량의 공장 부지 부동산 세탁 정황 등 후속 보도 대부분이 KBS창원 탐사보도팀 단독 취재로 최초 공개됐습니다.
MBC경남과 경남신문, 경남도민일보 등 지역 언론과 PD수첩, 스트레이트, 추적 60분 등 중앙 시사프로그램 역시 KBS창원의 보도를 바탕으로 강 의원의 부동산 투기 문제를 집중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KBS창원 보도 뒤 지난 2월과 3월 민주당과 정의당, 지역 시민단체는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강기윤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또한, 지난 2월 시민단체의 고발로 인해 강기윤 의원에 대한 국가수사본부의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경찰은 강기윤 의원의 가족 회사 등 2곳과 대출을 담당했던 기업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뒤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했습니다. 국수본이 진행한 부동산 투기 수사 대상 현역 국회의원 5명 중 첫 강제 수사입니다.
또한, 지장물을 허위 보상한 창원시는 KBS창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문제의 공공사업 2곳에 대한 보상 절차 특정 감사는 물론, 지난 2월 강 의원에 지급된 감정 보상액 일부 환수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창원시가 공익사업에 지급된 보상금을 환수한 경우는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LH 사태를 통해 공직자의 사익 추구 문제는 시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막강한 권한을 가진 선출직 공무원의 이해충돌은 더 미뤄서는 안 되는 우리 사회의 큰 숙제입니다. 이번 KBS창원 탐사보도팀의 보도는 강기윤 의원 일가가 부동산을 통해 재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 당위성을 확인시켰습니다.
또한, 지자체의 인허가나, 보상 지급 내역 등은 일반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입니다. 취재진은 지난 20년 동안 강기윤 의원의 토지 매매의 직간접 관여자들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또, 창원시와 경상남도 등 관계기관의 공시와 토지 매매 자료 등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서류를 분석함과 동시에 모두 9곳에 달하는 현장을 일일이 취재하며 조각난 팩트를 쌓아나갔습니다.
보도를 통해 국가수사본부가 수사에 나면서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 의원에게 지급된 잘못된 보상금에 대한 환수 계기를 마련해 세금 낭비를 막았고, 권력자라도 사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습니다. 자칫 묻힐 뻔한 지역의 대표 정치인의 과거 부동산 투기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