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4월 29일, 오후 4시30분 경, 서울시의 한 주민센터(동사무소)에서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하는 기자의 지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질병청과 서울시에서 75세 이상 고령층에게 빨리 동의서를 받으라고 재촉하더니 이제 와서는 화이자 백신 신규 접종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아침에 내려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곧바로 민원인들이 몰려와 항의할텐데 걱정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는 백신이 부족하다는 의미여서, 듣자마자 ‘큰일인데’ 싶었습니다. 곧바로 팀과 데스크에게 보고를 했고, 추가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지인이 알려준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사실임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질병청 담당자와 원하는 시간에 소통하기는 사실상 힘든 상황입니다. 일단 서울시 담당자에게 문의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담당자의 반응은 “그런 공문 내린 적 없고, 그런 지시는 한 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럴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은 알겠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곧바로 서울 각 구청 담당자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구청의 말은 전혀 달랐습니다. “문의하신 대로 화이자 1차 신규 예약이 중단된 것이 맞고, 서울시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라는 내용을 한 목소리로 확인해줬습니다. 다시 서울시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니 그때부터는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담당자에게 “아까 말씀해주신 내용이 명백히 사실과 다른 것 같다. 설명을 부탁드린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팀장과 데스크에게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하자, 기사 작성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기사 1차 마감이 지난 시간이었지만, 이때부터 팀원들이 질병청 측에 확인요청을 함과 동시에, 기사를 뒷받침할 잔여백신량 등 통계 수치를 찾는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결국 질병청은 전날 각 광역 지방자치단체 측에 ‘화이자 1차 접종 예약은 속도조절을 하고, 2차 접종에 집중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 직후, 질병청은 그간 목표로 내세웠던 “4월 내 접종자 300만 명을 달성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그 목표 달성 바로 뒤에 ‘백신 보릿고개’, ‘백신 가뭄’이 찾아올 것이라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가까스로 다시 연락이 닿은 서울시 담당자는 “질병청의 지침을 공유한 것이다”라는 모호한 답을 내놨습니다. 구청들의 반응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밤 늦게까지 지방판(40판), 최종판(45판)용 기사를 작성하며, 백신 잔여량 등 통계와 상황을 계속 확인하는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니 이날 경남 일부지역과 부산에서도 백신이 부족하다는 기사가 있어 이것이 전국적 상황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방주재 기자들의 확인 결과 각지의 화이자 백신 부족 현상은 사실이었습니다. 덕분에 최종판 기사에는 서울 뿐 아니라 전국적 상황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제보자는 기자와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이며 별도의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사실 확인은 모두 질병청과 서울시의 담당자를 통한 공식경로로 이뤄졌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화이자 백신 부족으로 1차 접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는 29일 온라인에서 경남 산청과 함양 등 사례(경남일보), 부산 사례(부산일보)가 보도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신문으로서 각 지역에 국한된 사례에 초점을 맞춘 기사였습니다. 해당 취재 착수 전까지는 보도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였으며, 본 기사의 주요 내용인 서울의 접종 예약 중단 사실은 반영돼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보도 당일 아침부터 기자들이 당국에 질문을 쏟아낸 것은 본보 1면 보도의 영향이며, 이에 당국이 해당 내용을 인정한 설명자료를 낸 것도 본보 기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본보 4월 30일자 1면과 3면에 해당내용이 보도된 후, 질병청과 서울시는 “백신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도 신규 1차 접종 예약을 더 이상 받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기자단 전용 카톡방과 설명자료를 통해 인정했습니다. 이후에는 “추가 예약을 자제하고 있지만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다(질병청 5월 3일 기자단 대상 설명)”라는 등 옹색한 해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보도 당일 통신사 등 다수의 매체가 백신 부족과 접종 예약 중단 사실을 주요 속보로 다뤘고(연합뉴스 「예상치 못한 화이자 1차접종 차질...‘4월 300만명 목표’에 무리했나」 등), 방송사도 메인 뉴스 앞부분 주요 아이템으로 보도했습니다(KBS 「화이자 백신 물량 부족 논란...“매주 물량 들어와 상반기 350만명 분 도입”」 등). 다음날인 5월 1일에는 조선일보 1면 톱기사(「화이자가 바닥났다」)와 한겨레 1면 기사(「화이자 신규접종 예약, 이달 셋째주까지 중단」)를 비롯해 다수 일간지가 주요 기사로 화이자 1차 접종 중단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본보 역시 5월 1일자 1면 톱기사(「부산-광주도 화이자 부족 전국 동시다발 접종 중단」)와 해설기사, 3일자 1면 기사(「아스트라도 부족... 9일부터 1차접종 중단」) 등을 비중 있게 다루며 관련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29일까지 방역당국은 4월까지 누적 접종자 300만 명을 달성했다는 사실만을 강조하며 곧바로 닥칠 백신 부족 현상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본보의 보도가 나오자 모든 언론이 당장 신규로 1차 접종할 백신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하였고, “백신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는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백신 부족 상황을 수치로 객관화시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기자단이 방역당국에 백신의 잔량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한 것도 해당 보도 이후 생긴 변화입니다. 본보 보도 이후 백신 부족 현상은 코로나19 관련 최우선 이슈가 됐고, 여전히 상황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도가 없었다면 진작에 접종 동의서를 제출하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75세 이상 어르신 등이 영문도 모른 채 왜 본인에게 접종 순서가 돌아오지 않는지 궁금해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정부는 5월 3일, 5~6월 백신 도입 및 접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은경 질병청장은 “저희가 1차, 2차 접종에 대한 순서나 일정에 대해 사전에 상세하게 안내드리지 못한 점은 송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일정에 대해 좀 더 소상하게 설명 드리고 미리 말씀을 드리도록 그렇게 소통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부는 당초 5월 말로 예정돼 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도입을 5월 14일로 앞당겼다고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보도는 방역당국이 목표로 내세웠던 ‘4월 300만 명 접종’ 달성을 자랑하고 있던 시점에 이뤄졌습니다. 나중에 필요한 백신을 먼저 끌어다 써 일단 목표달성은 했지만, 그 이면에는 ‘백신 보릿고개’의 현실화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이로써 독자들이 상황을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게 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백신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결정은 질병청이 했지만, 그로인한 민원 등 뒷감당은 방역과 행정 일선의 공무원과 의료진의 몫입니다. 보도 후 정부도 별다른 반박 없이 사실상 기사의 내용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딱히 왜곡·과장을 했거나 트집을 잡을 만한 내용이 기사에 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동시에 본보는 세계적인 백신 부족과 국내 방역 위기 상황에서 보건당국의 1차 접종 확대 판단이 이해할만하며, 독자들에게 필요 이상의 불안감과 불신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기사는 최대한 사실관계 위주로 작성했으며, 제목도 이런 시각을 반영했습니다. 방역당국과 지자체의 설명도 있는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본 건은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과 실천요강에 어긋남이 없었다고 판단합니다.
동아일보사는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