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저는 대법원,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법 등 법원을 출입하면서 재판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주로 서울고법, 서울중앙지법이 함께 있는 서울 서초동의 서울법원종합청사 건물 2층에 기자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처음 법원을 출입하면서 건물을 둘러보던 제 눈에 가장 이상했던 부분이 바로 구내식당이었습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에는 지상 1층에 위치한 제1식당과 지하 1층에 위치한 제2식당이 있습니다. 법관들은 제1식당에서 밥을 먹고, 직원들과 외부 민원인들은 제2식당에서 밥을 먹습니다. 메뉴는 같지만 법관 식당은 웨이터들이 서빙을 해주고 현미밥도 제공됩니다(인테리어도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반면 직원 식당은 스테인리스 식판에 자율배식을 합니다. 판사가 재판을 하는 피고인과 밥을 먹으면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 수 있으니 민원인과 분리된 채 밥을 먹는 건 이해가 됐지만 판사와 직원이 분리된 채 밥을 먹는 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외부인인 제 눈에는 명백한 차별로 보였습니다.
법원을 출입하면서 친해지게 된 법원 직원들과 판사들에게 ‘이상하게 느껴본 적 없느냐’고 물었지만 그들은 ‘익숙해져서 이상한 줄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법원 노조 역시 ‘법관 전용 식당 문제를 공론화한 적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누구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까닭에 이 같은 문화가 이어져온 듯 했습니다. 정부청사, 국회, 국방부 등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는 이른바 간부식당을 없앤 지 오래입니다. (검찰의 경우 기자가 취재에 착수한 이후에 마침 대검 차장검사인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간부식당을 없애라는 지시를 해서 이 역시 기자가 4월14일에 단독 보도했습니다.) 외부인인 기자가 문제를 제기하면 문화가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과연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법원종합청사만 그럴까? 다른 법원의 사정은 어떨까?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에 문의했지만 구내식당은 각 법원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지침도 없고 통계도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기자가 직접 전국 법원 19곳을 일일이 조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취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전국 법원 19곳 중 춘천지법을 제외한 모든 법원에서 법원과 직원이 분리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19곳 중 9곳은 판사 전용 주차장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 같은 식당 분리 운영에 대해 판사들은 차별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전국 법원의 공보 판사들은 “깊이 생각해본 적 없다”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판사와 직원이 식사하는 장소를 분리하는 이유에 대해 기자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한 일부 판사도 있었습니다. “직원도 법원 가족이긴 하지만 재판 당사자가 될 수도 있지 않나요?” 판사 역시 언제든지 재판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혀 납득이 안 가는 설명입니다. 이 판사의 해명을 들으면서 일부 판사들은 직원을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구내식당과 주차장만 불평등할까? 경향신문 취재 결과, 사법행정 전반이 판사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경향신문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행정자문회의에서 일반 직원을 위원으로 임명해달라는 노조 측 요구를 거절했다는 사실도 함께 단독 보도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사법행정 권한을 독점해 사법농단 의혹이 발생했다고 보고 대법원장 권한 내려놓기 차원에서 법관 대표, 외부인들이 참여하는 사법행정자문회의(대법원장의 사법행정을 자문하는 기구)를 출범시켰습니다. 총 10명의 위원 중에 3000여명의 법관을 대표하는 판사 위원은 5명이지만 1만4000여명의 일반 직원을 대표하는 위원은 단 한 명도 없는 겁니다.
법원 내부망 코트넷 게시판에 실린 경향신문 기사<법원 구내식당 ‘밥 앞의 불평등’>에는 여러 직원들의 의견이 달렸습니다. “차별인지도 인식 못하고 산 건 아닌지 차별이긴 하지만 포기하고 산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았다”는 댓글도 있었지만 “법관들이랑 같이 밥 먹으면 불편하다. 그냥 편하게 밥 먹고 싶다”는 직원들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밥 앞의 불평등’은 많은 것을 함의하고 있습니다. 직원이 재판 직전 법관 사무실 앞에 가서 법정까지 에스코트해줘야 하는 문화, 인사철에 법관의 이삿짐까지 직원이 싸줘야 하는 문화, 직원이 법관 공과금까지 내줘야 하는 문화 등등. 아직도 법원에는 여러 불평등이 있습니다. 경향신문 보도 이후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관 전용 식당 또는 간부식당을 없애고 판사와 직원 구분 없이 식사하도록 구내식당을 운영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처럼 ‘밥 앞의 불평등’이 해소된다면 다른 문화들도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요?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취재원들 코멘트에 대한 녹취록 전문을 전부 가지고 있습니다. 취재 내용 모두 신빙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취재원들의 요구로 인해 익명 처리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자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기자 본인이 직접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향신문이 법관들이 직원들과 분리해서 식사를 한다는 내용의 기획기사를 처음으로 보도했습니다. 이후 경향신문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경향신문 보도에 따라서 법관 전용 식당을 없애라고 지시했다는 내용 역시 처음으로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 보도 이후 연합뉴스, 서울경제, 뉴시스, YTN, KBS 등 17개 매체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이 같은 후속 조치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향신문 보도 일주일 뒤인 지난달 26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전국 법원의 판사 전용 식당을 없애고 판사, 직원 구분 없이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보도 과정에서 법원행정처의 반론을 충실히 보도에 반영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8회 전체 총평
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하나 같이 수상작으로 손색없는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 중에는 수상작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숙의 과정도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TV조선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로 ‘휴일 에스코트 조사’>, JTBC의 <법무부 교정당국 비리> 두 작품이 선정됐다. TV조선 출품작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임하는 공수처(장)의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특종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았다. 구조적 비리가 아닌 가십성 기사에 불과하다는 소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의 시대적 목적과 역할을 돌아보게 한 상징적 결과를 호평한 다수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내 범죄 행태와 구조를 드러낸 JTBC의 교정당국 비리 보도는 반론없이 무난하게 수상이 결정됐다. 교도소 수감자의 마약 거래가 가능했던 교정당국의 부조리를 고발해 교정행정의 질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국일보의 <윤중천·김학의 백서>는 제보 받은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문제점을 ‘백서’ 형태의 기록물로 남겨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의 바탕이 된 자료가 다른 방송사에 동시에 제공됐고, 해당 방송사 또한 자료 재구성 보도를 한 상황에서 독보성을 인정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 <김한솔 구출작전 등 ‘자유조선’ 크리스토퍼 안 인터뷰> 보도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일방적 발언에 의지하는 인터뷰 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조선’의 핵심 인물을 국내 최초로 취재 보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
시사IN이 출품한 <미얀마 민주화시위(#WatchingMyanmar 캠페인)는 연속보도 보다 ‘워칭 미얀마 캠페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특히 캠페인을 솔루션 저널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보아 수상에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보도 부문의 특성에 비추어 미얀마 현지인과 외신에 의존하는 국내 언론의 미얀마 사태 보도양식과의 차별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후속 보도를 기대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를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휴대폰 등 개인 정보기기 압수수색이 일반화된 시대에 압수된 개인정보를 검찰이 제한과 제약 없이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경향신문의 발제로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상찬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선행 보도를 계기로 전자정보 압수 제도의 변화를 위한 언론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군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처우 고발>과 KBS의 <그림자 과로사, 경비원 74명의 죽음>이 경합했다. 24시간 노동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래한 비극을 전달한 KBS 보도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벌어진 코로나19 관련 각종 부조리가 사회에 던진 충격이 워낙 컸다. 시의성을 감안해 SBS 출품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인 강원CBS의 <30년 주민숙원 고속철도, 군수와 군청간부들이 차지한 역세권> 보도는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가감없이 고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진 동서고속화철도가 경유하는 역세권 토지는 3선 군수를 지낸 전 군수와 군청 전·현직 간부는 물론 군부대 간부의 먹잇감이었다. 개발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소수 토호세력들이 개발이익을 전유하는 현상은 지금도 전국 지자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양구 역세권 일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소문을 사실로 확정해 나간 기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그쳤을 토착비리였다. 강원도 감사와 검찰, 경찰의 수사로 기사의 고발이 사정으로 이어진 성과도 컸다.
경기일보의 <특별취재반,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는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했다. 취재 동기는 경기도 동물살처분에서 지역기업이 배제된다는 평이한 문제의식이었으나, 살처분 사업을 둘러싼 공무원과 업계의 유착 비리로 이어졌다. 사소한 문제의 배후에 숨겨진 심각한 비리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기사의 완결성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다다른 취재 열정이 수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