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마약 운전 사건, 이면의 병원에 집중하다
지난 8월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를 덮치면서 지나가던 여성을 중태에 빠뜨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사고 후 운전자가 체포되는 과정에서 보인 비상식적인 모습이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그리고 현행범으로 체포된 롤스로이스 운전자가 마약 간이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지만 강남경찰서가 석방한 걸로 알려지면서 공분이 커졌습니다.
관심이 이 운전자 개인의 신상에 집중될 때 JTBC 취재진은 이 남성이 사고 전 병원에서 마약류를 투약했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 부분에 취재의 초점을 맞췄습니다.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이라는 합법적인 절차로 포장해 마약류를 오남용 할 수 있도록 상습 처방을 해왔다면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건 현장에서 찾은 사고 직전의 흔적들
사고가 난 압구정역 인근을 먼저 살폈습니다. 이미 사고 처리가 끝난 뒤였기 때문에 부서진 담벼락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고 차량의 진행 방향을 역으로 따라가는 경로에 있는 상인들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물었습니다. 롤스로이스 차량이 장거리를 이동한 게 아니라 100미터도 채 떨어져있지 않은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한지 1분도 되지 않아 사고를 낸 걸로 파악이 됐습니다. 이 공영주차장에 가 관리인을 만나 사고 당일의 CCTV 영상을 돌려볼 수 있었습니다.
운전자가 한 성형외과 건물 입구에서 휘청이며 나와 비틀비틀 걷는 모습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었고 약물에 취해있었다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남성이 차에 타고서 잠시 뒤 출발했고 이내 인도로 돌진하는 모습도 CCTV 영상에 담겼습니다. 이때까지 확인되지 않았던 사고 직전 운전자가 병원에서 나왔다는 사실과 운전자의 약에 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태, 그리고 운전 시작부터 사고 순간까지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였습니다. 이 남성은 구속영장 심사 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상이 보도되면서 사고 직전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무언가에 취해있었던 게 분명하게 확인된 겁니다.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사안이기 때문에 영상을 입수한 8월 9일 오후에 ‘[단독]롤스로이스 사고 직전 영상 입수…비틀 대며 운전대 잡고 '쾅'’이란 제목의 온라인 뉴스를 먼저 배포했고, 이날 저녁 <뉴스룸>에서 ‘[단독] '약에 취해' 비틀…롤스로이스 운전자 사고 직전 영상 보니’ 리포트에서 더 자세한 사고 직전 상황과, 운전자가 투약한 마약의 종류, 경찰 수사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했습니다.
■병원 앞에서 기다리다
사건 현장 일대의 상인들을 취재하면서 “롤스로이스 사고 운전자가 나온 병원이 수상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습니다. 이 병원은 7시면 문을 닫는데 밤 9시나 10시 넘어서 나오는 사람들을 자주 봤고, 롤스로이스 운전자처럼 휘청이며 걷고 때론 넘어지는 걸 목격했다는 얘기였습니다. 영상취재 기자와 함께 저녁부터 이 성형외과 건물 앞에서 기다려봤습니다. 정말 밤 10시가 넘어서 한 여성이 비틀대며 걸어 나왔습니다. 따라붙어서 ‘문을 닫은 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묻자 횡설수설하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눈은 이미 거의 감겨 있었고 혀도 꼬여서 발음이 어눌했습니다. 약물에 취한 걸로 의심되는 이 여성도 곧장 주차된 차를 운전해 떠났습니다. 이튿날 주차장 관리인을 만나 CCTV를 확인해보니 이 여성은 이날 말고 이틀 전에도 마찬가지로 밤 10시에 이 병원에서 나왔습니다. 자주 이 시간에 나오기 때문에 주차장 관리인도 이 여성을 기억할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롤스로이스 운전자는 사고 당일 이 병원에서 수면마취를 2회 연속 했던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이 운전자는 지루성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수면마취를 했다고 주장했는데, 전문가들은 해당 치료는 수면마취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2회 연속 했다는 것은 마약류 투약 목적을 의심해볼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이 병원의 원장에게 취재 내용과 의심되는 부분에 대해 알린 뒤 해명할 시간을 사흘 이상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치료 목적이 아닌 약물 투여는 없었다”는 답변 외에 구체적인 의혹들에 대해 설명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취재 내용과 이 여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도(‘[단독] 롤스로이스 운전자, 사고 당일 '하루 두 번' 수면마취 후 비틀’ ‘[단독] 눈 반쯤 감긴 채 '몽롱'…같은 병원서 나와 운전대 잡은 또 다른 여성’)하면서 이 병원이 롤스로이스 운전자 말고도 다른 사람들에게 상습적으로 마약류를 투약해줬는지에 대한 경찰 수사가 확대됐습니다. 강남경찰서는 이 병원의 마약류 상습 처방, 투약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병원들로 취재를 확장하다
이번 사건은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을 얻을 수만 있으면 상습적인 마약류 투약이 합법적인 치료 과정으로 둔갑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우였습니다. 이런 사건이 수면 위에서 터질 정도면 이미 물밑에서는 이런 병원과 마약 상습 투약자가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정 병원과 환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취재 범위를 확장했습니다. 한국 사회가 이미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태가 됐는데, 그 배경에는 이런 병원과 의사들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여러 피부과, 성형외과 다니며 상담을 받아보니 간단한 시술에도 수면마취를 권장하는 행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술시 환자가 특별히 통증에 민감한 경우 불편감을 줄여주기 위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수면마취를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수면 패키지’ ‘모든 시술 수면마취 가능’ 등의 문구로 적극적으로 수면마취를 홍보하면서 약물 오남용을 부추기는 여러 위험한 병원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상담 내용 중에는 “여기서는 열에 아홉은 수면마취로 한다” “시술을 추가하면 수면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등의 부적절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 마포구의 한 내과의원에서는 마약류로 지정된 다이어트약(식욕억제제)과 신경안정제를 무분별하게 처방하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이 병원에서 취재기자가 진료를 받아보니 마약류 2종의 1개월 분량을 구하는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닷새 뒤 다시 가서 약을 달라고 하자 또 한 달 치를 처방해주는 모습도 확인했습니다. 이런 취재 내용은 ‘[단독] "살쪘다" 말하자…마약류 한달치, 단 1분이면 구했다’ ‘"잠자는 동안 피부 업그레이드"…수면마취 권하는 병원들’ 두 리포트로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롤스로이스 운전자가 비틀대며 걷고 차를 운전해 사고를 내는 영상, 사고 당일 2회 연속 수면마취를 해 치료 목적이 아니었다는 사실, 해당 병원에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약류 상습 투약을 해온 게 의심되는 정황 등은 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내용들이었습니다. YTN, 채널A, MBN 등 방송 매체들은 같은 영상을 같은 출처에서 구해서 보도에 활용했고, 신문 종합지(세계일보, 서울신문), 경제지(매일경제, 서울경제, 이데일리 등), 인터넷뉴스(노컷뉴스), 통신(뉴스1) 등 매체에서도 JTBC 보도 영상을 갈무리 하고 취재 내용을 인용보도 했습니다. 추종보도 목록은 공적서 하단에 첨부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롤스로이스 운전자가 사고 직전 병원에서 수면마취제를 2회 연속 투약했고, 이 병원에서 마약류 상습 투약이 의심되는 다른 사람도 있다는 보도를 8월 14일 하면서 해당 병원에 대한 경찰의 수사 범위가 확대되고 속도가 붙었습니다. 강남경찰서는 8월 16일 이 병원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해 병원 진료기록부 등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식욕억제제와 신경안정제 처방을 오남용 하던 서울 마포구의 내과의원은 보도 이후 병원 입구에 “본원은 현재 보건소, 경찰서 조사 중이다. 향정신성의약품의 처방일 수가 지나기 전에 내원하거나 의약품 재처방, 대리처방을 요청하면 처방전이 안 나간다”고 공고문을 붙였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없습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6회 전체 총평
제396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9편이 출품됐다. 이중 6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가장 응모작이 많았던 부문은 취재보도 1부문으로, 사회적 파장이 큰 보도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중 선정된 MBC <두 초임교사의 죽음> 보도는 2년 전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 6개월 간격으로 사망한 두 초임교사 사건을 깊이있게 파고들며 입증이 쉽지 않은 교사들의 업무성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문제를 드러내고 교권 침해 문제를 이슈화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 <윤 대통령 해병대 수사 개입 의혹> 기사 역시 관련 보도가 적지 않은 가운데에도 사건의 흐름을 바꾸는데 큰 영향을 끼친 보도라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집요한 취재 끝에 문건과 다양한 진술 정황을 통해 해병대 사망 사건의 쟁점이 윤 대통령의 개입 여부로 옮겨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KBS의 <집단 마약 현장 경찰관 추락사> 보도는 충격적인 사안의 전모를 파헤친 모범적인 특종 보도라는 호평과 함께 선정되었다. 사건 하루 뒤에 보도한 신속함이 돋보이고, 경찰관의 마약 사용이라는 사건의 특성상 취재와 현장 접근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범행 현장의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 부문에는 총 6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KBS의 보도가 선정됐다. 해당 기사는 공정거래법 등 고도의 법률, 금융 지식이 요구되는 까다롭고 복잡한 사안을 사회부 사건기자들이 전문가 자문을 받으며 정확히 취재해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이끌어내고, 이후 CJ 외 다른 기업 사례까지 확장한 근래 보기 드물게 세련된 경제분야 탐사보도 취재라는 호평을 받았다.
모두 8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는 한국일보의 <사라진 마을 : 오버투어리즘의 습격> 보도가 선정됐다. 과거 관광객의 홍수로 고통받는 지역사회의 보도는 적지 않았으나, 이 보도의 경우 등기부 등본과 과거 부동산 관련 통계와 200여명이 넘는 관계자 인터뷰, 해외 현지 취재와 국내 전문가를 대동한 현장 소음 측정 등 다각적인 심층 데이터를 축적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총 7편이 출품됐다. 이중 뽑힌 SBS의 <전통이라는 이름의 악습…한체대 체조부 계약금 강제송금> 보도는 국내 체육계의 정점에 있는 학교에서 알면서도 쉬쉬하던 관행을 수면에 드러낸 탁월성이 인정됐다. 교수가 피해자인 선수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상황에서도 피해자들을 설득해 문제를 공론화했고, 일부 취재원만 노출되면 당사자들에게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피해자 전수조사에 성공해 취재원 보호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는 전주MBC의 <“무시된 야마구치의 경고”…거짓이 부른 ‘반쪽 잼버리’> 보도는 일본 현지 취재를 통해 새만금 잼버리의 문제를 정확하게 경고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수상작에 선정됐다. 특히 다양한 이익 관계가 얽혀있는 지역사회에서 지역 정치권과 조직위, 연맹 등 성역을 파헤친 적극적인 보도라는 점이 돋보였다.
사진보도 부문에는 경기일보의 <사랑은 비를 타고…아직 살만한 세상> 보도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며 큰 감동을 준 사진이라는 호평과 함께 선정되었다. 비가 내리는 날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상황, 한 여성이 리어카 끄는 노인에게 비를 맞으며 우산을 씌워주는 광경을 포착하고 가까이 가지 않고 망원렌즈로 잡아 긴 거리를 같이 걸으며 사진을 찍은 기자의 예리하면서 따뜻한 시선이 돋보였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s://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4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