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마약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이고 누가 피해를 입고 있으며 원인제공을 하고 있는 이들은 누구인가. 궁금한 것 투성이였습니다. 기존 기사로는 이같은 의문을 모두 해소하기 어려웠고, 다각도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마약 관련 선행 보도는 대체로 단편적인 사건과 내용을 다루는 보도가 주를 이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매일경제 취재팀은 마약을 구하기까지 과정은 물론 병원의 마약류 오남용 문제, 한국이 국제 범죄 온상이 되고 있는 이유,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해법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취재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마약류 판매 광고를 게시하고 판매하는 마약류 사범이 급증하며 독버섯처럼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기초 취재를 시작하며 기획시리즈의 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마약에 중독되면 더 강력한 약물을 찾게 되면서 뇌에 손상을 입는 등 다양한 후유증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를 몰랐던 많은 마약 중독자들이 주변의 권유나 호기심으로 마약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마약에 한번 손댔던 이들은 사실상 끊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만성질환처럼 평생 관리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심각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구체적인 취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구하기가 너무 쉽다
취재팀은 마약 유통의 중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갔다고 판단했습니다. 기존 유흥업소 등을 중심으로 암암리에 유통되고 투약이 이뤄졌던 기존의 방식에서 변화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취재팀은 마약을 손에 넣는 것이 얼마나 쉬운 것인지 실태를 취재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 직접 텔레그램을 통해서 마약류를 구해봤습니다.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과 달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24시간 내내 마약 거래 흥정이 오가고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마약을 바로 배달받을 수 있었습니다. 취재팀이 처음 마약 검색을 시작하고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상과 접촉한 후 마약별 가격을 파악하고 어떤 종류의 구매할지 결정을 내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약한고리 10대 20대
취재팀은 10대와 20대 마약사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마약 범죄는 특히 재범률이 높고 한번 발을 디디면 중독성이 높아 심각성이 크지만 10대와 20대 마약 범죄 예방을 위한 특단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더 우려스러웠던 점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마약 운반책인 구한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10대와 20대가 아르바이트 삼아 택배를 대신 전달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살아갈 날이 많은 10대와 20대는 마약류에 중독될 경우 고통받게 될 날이 많다는 점에서 우려가 큽니다. 나아가 마약류 투약 이후 2차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강력히 근절해야 하는 범죄라는 문제의식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구조신호 보내는 투약자들
마약에 중독된 이들이 찾는 재활시설 취재를 통해 이곳에서도 끊임없는 투약의 유혹과 싸우고 있는 입소자들을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민간으로 운영되고 있는 치료센터를 찾은 이들을 인터뷰해보니 먼저 마약을 접한 지인의 권유로 처음 접하게 된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마약중독 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래 혹은 동생뻘 되는 이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무력감을 느꼈고 한편으로는 이들이 마약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마약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더 늘어나도록 하지 않기 위해 이들의 경험담을 알리고 마약중독의 심각성에 대해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들 역시 훗날 다시 사회로 복귀해 주위 사람들과 연대해 살아가야 하는 이들인 만큼 철저하게 신상에 대한 정보는 익명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동시에 마약을 끊은 이후에 소원했던 부모님, 친구들과의 사이가 점차 회복됐다는 얘기를 듣고 한편으로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약을 끊는 것(사실상 참는것)이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마약판매 사이트도 활개
취재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 관세청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한 마약류 판매 사이트를 직접 들어가봤습니다. 취재 결과 차단을 요청한 47개 사이트 가운데 15곳은 지금도 접속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약류 단속에 여전히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에 자료를 요청해 취재 내용을 보다 탄탄히 하고자 했습니다.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 마약사범 건거 현황 자료를 받아본 결과 올 들어 9월까지 검거된 마약사범 숫자는 1만3933명으로 역대 최대규모로 마약중독으로 인한 심각성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악중독 조력자 병원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막아야 할 병원이 오히려 마약류를 제공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실상도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취재팀이 시내 병원을 취재한 결과 병원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을 정도로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진통제, 마취제, 수면진정제, 식욕억제제 등은 대표적인 마약류 의약품인데 남용할 경우 환각과 공황 증세 등을 겪을 수 있음에도 이를 처방받는 것은 그야말로 누워서 떡 먹기였습니다.
예컨대 매일경제 취재팀이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된 식욕억제제 두달치를 처방받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식욕억제제 처방이 필요안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체형 검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식욕억제제에는 마약류의 일종인 암페타민계 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마약의 대체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약임에도 불구하고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취재 결과 드러난 것입니다.
병원에서는 중독성이 강해 익숙해지면 끊기가 힘들다고 말로만 경고할 뿐 곧바로 처방전을 내주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중이 잘 되거나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유로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국제 통계로 기사신뢰 높여
취재팀은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홈페이지 취재 등을 통해 한국이 왜 국제 마약범죄 표적이될 수밖에 없는지 단서를 찾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 게재된 마약류 정보에 따르면 필로폰의 그램 당 공급 가격이 한국이 동남아 다른 나라에 비해 많게는 20배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압수한 전체 마약류가 시가 기준 약 2조원이 넘는 규모였습니다. 돈벌이가 가능한 마약유통 구조 속에서 한국이 국제적으로 마약범죄 온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인 마약사범의 경우 지난해 2500명 넘게 적발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것을 보도로 전달하며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마약류 취재는 특성상 익명으로 표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령 민간 마약중독치료 취재를 통해 마약과 인생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환자들을 만나 인터뷰이들이 겪었던 마약에 대한 참담한 경험을 전달했지만 이름, 나이 등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서는 밝히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익명처리했습니다. 전문가 인터뷰 등 신원을 밝힐 수 있는 내용은 모두 소속과 신분을 표기하였습니다.
현장·직접취재를 원칙으로 취재해 기사화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매경 보도 전후로 다수의 마약 관련 보도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마약 유통 과정을 직접 취재하고 중독 피해자들을 인터뷰하고 전문가들을 만나 해법을 들어보고 국내외 각종 통계를 따져보는 등 다각도로 깊이있게 마약중독 실태를 분석한 기사는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이게 저희팀이 취재를 시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마약관련 범죄를 구체적으로 보도할 경우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약 중독의 실태를 제대로 알리고 예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강화될 때 얻게 되는 실익이 클 것이라고 판단해 관련 실태를 자세히 보도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마약관련 이슈가 계속해서 불거졌고 후속 보도 등이 이어지면서 경찰청에서도 총경 이상 고위 간부와 경정 이하 계급의 10%에 해당하는 1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마약 검사를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이같은 마약검사 계획을 수립해 내년도 관련 예산을 국회에 편성 요청했고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해당 예산안이 통과됐습니다. 미성년자에게 마약류를 공급하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는 등 양형기준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본지는 마약관련 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동시에 지적했습니다. 현재 마약 중독 치료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의료기관은 전국에 21곳에 불과합니다. 서울에서는 3곳이 전부인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중독자들은 스스로 마약을 끊는 것이 어려운 만큼 24시간 약물에 손을 댈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보도 이후에 나온 내년부터 마약 중독자 치료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은 반가웠습니다. 보건복지부는 급속하게 확산되는 마약류 중독에 대응하기 위해 마약 중독 등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거나 중독 청소년 등에 대해서 마약 중독 치료시 건강보험이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마약중독을 막기위한 의미있는 한발을 내딛게 된 것입니다.
보도 이후인 지난달 22일 범정부 차원에서 불법 마약류 집중·단속, 의료용 마약류 관리체계 개편, 치료·예방 인프라 확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대책에는 마약류 의약품에 대해서는 본지가 지적한 의사의 처방량과 횟수 제한 등 의료인의 책임을 강화하고 처방금지의 조치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달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역시 산하 지역별 마약 수사 실무협의체를 강화하고 의료용 마약류의 남용 문제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하였고 사내에서도 기존 접근하지 않았던 주제를 심도있게 취재한 것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고 반론신청은 없었으며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매일경제 취재팀이 취재한 무너진 마약 청정국 기사는 이곳에서 한눈에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mk.co.kr/news/feature-story/feature-society/I5002058
회차 심사평
제399회 전체 총평
제39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우수한 기사가 많아 7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의 〈검경 사건브로커 비리〉 보도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이 결정됐다. 전직 치안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건은 경찰과 검찰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와 입법부까지 힘 있는 권력기관 인사들이 두루 연루된 의혹이 있어 취재가 상당히 어려운 사안임에도 끈질기게 보도를 이어간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주요 언론이 제대로 다루지 않는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취재해 경찰의 고질적 인사 비리가 밝혀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언론의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보도라는 호평이 나왔다.
경제보도부문에선 MBN의 〈은행발 홍콩 ELS 불완전판매 사태〉 보도가 상을 받았다. 이미 큰 피해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파문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을 발 빠르게 포착한 점이 돋보였다. 금융기관들이 ELS 상품을 권유할 때 형식적으로는 복잡한 동의 절차를 진행하지만, 내용을 상세히 이해하기 힘든 고령자 등 취약층에겐 사실상 불완전 판매인 점을 잘 지적했으며 생생한 피해 사례를 발굴한 점에서 차별화된 보도였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외국인 250만 시대, 달라진 대한민국 일자리 지도〉와 한국일보의 〈K 스포츠의 추락, J 스포츠의 비상〉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외국인 250만 시대, 달라진 대한민국 일자리 지도〉 보도는 산업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상세한 데이터와 함께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서울 대림동을 비롯해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사는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세밀하게 취재했으며 대안 제시까지 적절하게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경우 KBS의 〈수의계약으로 뭉친 녹색카르텔〉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불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수의계약으로 세금 낭비가 일어난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여러 언론이 지적해왔지만, 이 보도는 디테일한 팩트를 날카롭게 지적해서 차별화된 심층성을 확보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귀한 세금을 어이없이 낭비하는 폐해는 아무리 지적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점에서 기사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국제신문의 〈영구임대 30년 보고서〉 보도가 선정됐다. 많은 언론이 부동산을 다루면서 아파트 재건축 이슈를 집중적으로 조명했지만, 영구 임대아파트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해왔다. 지역의 실정을 취재하면서 서울의 상황을 대비해 해법을 모색한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창원의 〈형사공탁 1년 보고서-판결문 988건 분석〉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근 언론에서 많이 다루면서도 상세한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은 형사공탁을 심층적으로 조명해 유익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을 기반으로 취재했으나 전국적 이슈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으로는 한겨레신문의 〈사람아 사람아-제노사이드의 기억〉 시리즈가 선정됐다. 세계 여러 나라를 직접 방문해 촬영한 사진들을 장기간 연재한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독자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작품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번 출품작들은 기존에 다뤘던 주제라 해도 세밀한 취재와 생생한 사례를 더 하면 훌륭한 보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는 기사가 많았다는데 심사위원들의 견해가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