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1월 경찰은 ‘마약류 사범 집중단속’ 결과로 마약사범 5,702명을 검거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18만 명분 대마가 발견됐던 ‘김포 마약 파티룸’ 사건이 대표적 사례였습니다. 당시 경찰은 보도자료와 함께 파티룸과 대마 재배시설 내부 사진, 체포 영상까지 언론사에 제공했고, 대부분 언론이 이를 보도했습니다.
10여 달 후, 조심스러운 제보를 받았습니다. ‘김포 마약 파티룸’ 사건의 정보원이었다는 B 씨가 털어놓은 건 영화에 나올 법한, 믿기 힘든 이야기였습니다. 마약사범 황 모 씨의 전 연인이던 A 씨가 불법 촬영 피해를 고소하기 위해 경찰을 찾았다가 시작된 ‘마약 수사’. A 씨는 수사에 협조하느라 성범죄 피해를 참아야만 했고, B 씨는 대마밭에 잠입까지 하는 등 수사 외주화에 가까운 위험한 상황을 겪었단 겁니다. 설득 끝에 A 씨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통화 기록과 문자 내역 등의 자료가 그들의 이야기를 뒷받침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경찰이 황 씨를 체포한 후였습니다. 체포 이후 이뤄졌던 A 씨의 성범죄 수사는 ‘불송치’ 종결. 불법 촬영물 한 건만 수사 대상으로 삼은 겁니다. 이후 A 씨가 경찰서를 다시 찾아 강제추행·스토킹·불법 촬영 등 혐의로 고소했지만, 이 중 일부 불법 촬영 혐의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기소’ 처분됐습니다. KBS는 A 씨의 일부 기소 공소장과 불기소 결정문 등을 입수해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경찰의 마약 수사에 협조하며 A 씨가 황 씨와 연락을 끊지 않아 ‘원만한 관계’로 보인다는 게 무혐의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B 씨는 체포 이후에도 경찰의 요구로 다른 마약 수사에까지 동원됐습니다. B 씨에 대한 보호는 없었습니다. 되려 마약사범 수사에 기여했다는 사실이 황 씨에게 알려져, 구치소에서 보낸 협박 편지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사실 확인을 위해 경찰, 검찰, 법무부에 몇 번이고 물었습니다. 특히 ‘김포 파티룸’ 사건의 수사를 맡아 A, B 씨와 직접 연락했던 팀장을 포함해 경찰에는 여러 차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사례와 비교하기 위해 수사 준칙 등 일반론적인 내용도 모두 확인했습니다. 계속되는 확인 끝에 내린 판단은 제보자의 이야기가 ‘사실’에 가깝다는 것. 또, 일반적인 ‘마약 수사’라고 볼 수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보자의 인권을 외면한 경찰 수사가 이뤄졌단 판단 끝에 기획 보도를 결정했습니다.
KBS는 이틀에 걸쳐 이들의 이야기를 기획 보도했습니다. 첫날에는 A 씨의 이야기를 조명했습니다. 마약 수사에 협조하는 동안 황 씨로부터 스토킹과 강제추행 등 약 2달 동안 추가 피해를 봤지만, 경찰은 “조금만 기다려달라”, “잠시 지연되는 것뿐이다”고 답하며 결국 A 씨의 피해는 외면했다는 겁니다. 둘째 날엔 B 씨의 이야기였습니다. B 씨는 경찰이 요구한 정보를 얻기 위해 황 씨를 꼬드겨 직접 대마 재배 장소까지 잠입했지만, 공적에 대한 표창장도 받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이에 대해 A 씨에겐 ‘성범죄를 참으며 기다리라는 뜻은 아니었다,’ B 씨에겐 ‘표창장을 약속한 적 없다,’ ‘알고 있는 정보만 알려달란 거였다’는 해명을 내놨고 보도에도 이 내용을 실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KBS는 A, B 씨의 인터뷰를 익명으로 진행했습니다. 보도 이후 이들에게 2차 피해가 있을 것을 고려해서입니다. 특히 성폭력 피해를 당한 A 씨의 경우 인터뷰 진행 당시 모자까지 쓰는 등 특정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제보자 A, B 씨가 KBS 보도 이후 참여연대 ‘2023 공익제보자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해당 내용이 연합뉴스, 경향신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자지원센터는 이 제보를 통해 경찰이 마약 수사 성과에만 집착해 수사 권력을 오남용한 사례가 세상에 드러났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경찰의 인권침해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려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기에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경기북부경찰청은 해당 사안에 대해 수사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또, 제보자 A, B 씨에 대한 재수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황 씨의 성범죄 혐의는 물론, 제보자의 경찰 수사 협조 사실이 피의자 측에 알려져 협박당한 사실에 대해서도 수사 착수가 가능할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KBS 보도 후 황 씨의 형사재판 공판장에서 검찰이 더 이상 A, B 씨를 실명으로 부르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A, B 씨가 수사에 기여한 사실이 공소장 등의 문서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며 황 씨가 이 사실을 알게 됐지만, 뒤늦게라도 신변 보호가 이뤄지는 셈입니다.
A 씨와 B 씨는 KBS 보도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미 얼굴과 직장, 집 주소가 관련자들에게 알려져 ‘보복폭행이나 보복행위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자 신변 보호 요청도 접수했습니다. 또, 보도 이후 A 씨는 범죄피해자 심리지원을 받고 있으나 다른 실제적인 보호책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재수사도, 제보자 신변 보호도 모두 아직은 미결로 남아있습니다. KBS는 이 부분을 끝까지 추적해 후속 보도하겠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강령과 사내 윤리 기준을 지켜 취재, 제작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인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대장과 팀장이 일부 표현이 과장됐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등을 신청한 사실이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9회 전체 총평
제39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우수한 기사가 많아 7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의 〈검경 사건브로커 비리〉 보도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이 결정됐다. 전직 치안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건은 경찰과 검찰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와 입법부까지 힘 있는 권력기관 인사들이 두루 연루된 의혹이 있어 취재가 상당히 어려운 사안임에도 끈질기게 보도를 이어간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주요 언론이 제대로 다루지 않는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취재해 경찰의 고질적 인사 비리가 밝혀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언론의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보도라는 호평이 나왔다.
경제보도부문에선 MBN의 〈은행발 홍콩 ELS 불완전판매 사태〉 보도가 상을 받았다. 이미 큰 피해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파문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을 발 빠르게 포착한 점이 돋보였다. 금융기관들이 ELS 상품을 권유할 때 형식적으로는 복잡한 동의 절차를 진행하지만, 내용을 상세히 이해하기 힘든 고령자 등 취약층에겐 사실상 불완전 판매인 점을 잘 지적했으며 생생한 피해 사례를 발굴한 점에서 차별화된 보도였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외국인 250만 시대, 달라진 대한민국 일자리 지도〉와 한국일보의 〈K 스포츠의 추락, J 스포츠의 비상〉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외국인 250만 시대, 달라진 대한민국 일자리 지도〉 보도는 산업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상세한 데이터와 함께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서울 대림동을 비롯해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사는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세밀하게 취재했으며 대안 제시까지 적절하게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경우 KBS의 〈수의계약으로 뭉친 녹색카르텔〉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불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수의계약으로 세금 낭비가 일어난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여러 언론이 지적해왔지만, 이 보도는 디테일한 팩트를 날카롭게 지적해서 차별화된 심층성을 확보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귀한 세금을 어이없이 낭비하는 폐해는 아무리 지적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점에서 기사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국제신문의 〈영구임대 30년 보고서〉 보도가 선정됐다. 많은 언론이 부동산을 다루면서 아파트 재건축 이슈를 집중적으로 조명했지만, 영구 임대아파트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해왔다. 지역의 실정을 취재하면서 서울의 상황을 대비해 해법을 모색한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창원의 〈형사공탁 1년 보고서-판결문 988건 분석〉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근 언론에서 많이 다루면서도 상세한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은 형사공탁을 심층적으로 조명해 유익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을 기반으로 취재했으나 전국적 이슈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으로는 한겨레신문의 〈사람아 사람아-제노사이드의 기억〉 시리즈가 선정됐다. 세계 여러 나라를 직접 방문해 촬영한 사진들을 장기간 연재한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독자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작품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번 출품작들은 기존에 다뤘던 주제라 해도 세밀한 취재와 생생한 사례를 더 하면 훌륭한 보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는 기사가 많았다는데 심사위원들의 견해가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