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ㅇ),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ㅇ),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10월 21일, 두 명의 여학생이 또래들에게 불려가 공사장에서 집단 폭행을 당했습니다. 주변에는 40여 명의 학생이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폭행이 심해질수록 환호성이 이어졌습니다. 구경꾼들은 이런 내용을 휴대폰으로 촬영했고, SNS에 올리며 시시덕거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썰을 풀겠다’면서 당시 상황을 SNS 라이브 방송하며 관심을 즐기는 비뚤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거듭되는 일탈 행위를 벌였지만, 가해 학생 대부분은 10세에서 14세 사이의 ‘촉법소년’으로 형사처벌을 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촉법소년’은 너무 어린 나이에 범죄자가 되는 것을 막고, 처벌보다는 교화를 통해 소년범이 직업범죄자로 나아가는 것을 방지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KBS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비뚤어진 길을 가고 있는 청소년들의 온라인 일탈행위를 연속보도하기로 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른 지역에 살고, 여러 명의 가해자가 다수의 학교에 있는 이번 사건의 경우,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가장 센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피해자가 체감하는 처분과는 괴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년범에 대한 가장 센 처분인 소년보호처분 10호 처분마저도 조롱조로 일관했던 가해 학생들의 대화 속에서 취재진은 ‘촉법소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가고 있는 길이 잘못되어 있다는 걸 알려주고, 교육 당국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끝까지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①"10여 명이 여중생 집단폭행"…촬영에 영상 공유까지
천안 청소년들의 집단폭행 사건을 영상 확보 직후인 10월 31일, 처음 보도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지난달 21일 오후 4시쯤 아산 지역에 사는 중학생 A양과 천안지역에 사는 초등학생 B양이 학생 수십 명에게 둘러싸여 일방적인 구타를 당했습니다. 목이 졸리거나 머리, 몸통 할 것 없이 온 몸을 밟히고, 걷어차였습니다. 마치 예능 프로그램을 보듯 ‘이렇게 때려라’ ‘저렇게 때려라’ 환호하는 다른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폭행을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기까지 했는데, 한두 명이 벌인 짓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이 악마같았어요.”
폭행 영상을 보고 피해자 가족이 처음 느꼈던 감정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KBS는 구타에서 그치지 않고, SNS로 연계되는 최근 청소년 비행의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화면 속 청소년들이 구타 현장을 보면서도 말리거나 하지 않고, 예능처럼 즐기며 촬영하고 중계하는 심리적 배경이 무엇인지 후속 보도 등을 통해 다루기로 했습니다.
②(심층K) “집단폭행 썰 푼다”…또 라이브방송 켠 학폭 가해자
③ 장난이 돼버린 집단폭행..2차 가해 심각
④ 학폭 영상에 방화 중계까지..10대 SNS문제 어디까지
사건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자숙’한다던 한 가해 학생은 ‘집단폭행 썰 푼다“면서 라이브 방송을 켰습니다. 자신들의 폭행 사건을 보도한 뉴스를 라이브 방송에 공유하는가하면, 출연자들의 말투를 따라하며 비아냥거렸습니다. 매스컴을 타고 싶어 자신이 피해자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계정도 생겼습니다. 미디어에서 자신을 주목하자 영웅심리에 취한 일부 가해 학생은 방화를 저지르고 이를 생방송 중계하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반복했습니다.
KBS는 학교폭력이 또다른 폭력, 특히 온라인 상의 폭력으로 이어지는 폭력의 고리를 이 사건에서도 확인했습니다. 한 학교폭력 피해자 지원단체의 조사 결과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의 사이버 폭력 경험률은 3년 전 25%였지만 최근에는 98%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현상을 짚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심층적인 분석과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학생 안전 전담 교사 배치 등 진전된 대책을 언급하고 학폭 유형 변화에 따른 교육 당국의 대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⑤ 경찰 천안 집단 학폭 가해자 영장신청.소년부 송치
경찰은 폭행 관련자들을 광범위하게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40여 명이 소환조사 대상이 됐는데, 12명이 소년부 송치되거나 구속돼 검찰로 넘겨졌습니다. 폭행 현장에 함께 있었지만, 폭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던 8명도 범죄나 비행을 저지를 우려가 있는 우범 소년으로 보고 추가로 소년부에 송치됐습니다.
특히 경찰은 KBS가 단독으로 다루었던 천안 서북구청 방화 중계 가담자인 13살 B양에 대해 집단 폭행에 가담했을 뿐 아니라 장기 보호 관찰과 소년원 송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첨부했습니다.
⑥촉법소년 기준연령 하향 논란 재점화?
이번 집단폭행 사건의 쟁점은 ‘촉법소년’이었습니다. 촉법소년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지난해 말쯤 반짝 이슈로 떠올랐다가 한동안 잠잠해졌습니다. 또 8건의 촉법소년 나이 기준 완화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촉법소년들의 범죄가 강력범죄화, 저연령화되는 데에 우려를 표하는 측에서 강력한 처벌을 통해 촉법소년들의 범죄를 단죄해야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습니다.
대부분의 가해자들이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라는 점을 노려 크고 작은 범죄를 이어갔습니다. “(소년보호처분) 10호 천사 ㅇㅇㅇ 멋지다”라는 환호에서 볼 수 있듯 폭력 사건 관계자들은 소년보호처분 처벌 수위가 일반 형사처벌보다 약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며 조롱하는 태도까지 보였습니다. 경찰은 SNS 방화 중계를 보고서도 형사처벌은 할 수 없어 집으로 돌려보내야 했습니다.
폭력 범죄 가담자들의 일탈 문제를 지적하는 KBS의 연속 보도는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왔습니다. 천안시의회는 촉법 나이 기준을 낮추자는 건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들은 촉법소년 나이 기준을 낮춰 학생들이 스스로 ‘형사 처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청소년범죄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교화 가능성’에 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화 프로그램을 세분화하는 등 현 제도하에서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⑦변화무쌍 학폭…“학폭위는 이제 한계?”
“가해자들은 거리를 활보하는데 우리 아이는 집 밖을 못 나가요”
가해자들이 자유롭게 만행을 저지르는 동안, 피해자들은 집 밖조차 나가지 못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보호자와 함께 있더라도 극심한 불안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과연, 만족할 만한 처분이 나올까. 가장 우려한 건 그 부분입니다. 살펴보니 학교폭력위원 구성비의 문제나, 전문성, 가해 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 기준 부재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교육 현장의 갈등이 내부에서 해결을 보지 못하고 난데없는 사법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가 늘었다는 통계도 있었습니다. 학폭법, 소년법 개정을 외치는 정계와 청소년 범죄학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록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ㅇ 지역 정치권 한 목소리로 “촉법소년 문제, 논의해야”
KBS 보도 등을 언급하면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천안시의회가 촉법소년 나이 기준을 낮추자는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특히 국회와 정부로 천안시의회의 결의문을 전달할 예정으로, 대통령 공약으로 나온 뒤 잠깐 반짝했다 잠잠했던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론이 만만치 않은 만큼 논의로 그칠 가능성도 높지만,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등 유의미한 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ㅇ 온라인 일탈과 촉법소년 집단폭행 단독 기획
보도 당일부터 약 일주일 간 신문, 방송, 통신사 등 거의 모든 매체에서 앞 다투어 천안 초중등생 집단 폭행 사건을 대서특필했습니다. 첫 보도에 네이버 기사 포털에서만 수백 건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후 피해 학생 가족들이나 가해 학생 SNS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는 누리꾼들도 ‘9시 뉴스에 나와야 한다’며 제보 통로를 통해 꾸준히 관련 상황을 공유해주었습니다.
KBS는 단발성 보도에서 그치지 않고, SNS에서 이어진 폭로전이나 피해자에 대한 추가 모욕 범죄 등 학교 폭력의 경향성을 단독으로 짚었습니다. 이후 쟁점과 교육 당국의 대처까지 아우르는 내용의 보도를 한 달간 7차례에 걸쳐 방송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앞으로도 학교폭력위원회나 수사 기관의 결정 등을 지켜보고 이를 기록으로 남길 예정입니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TJB] 천안 구청 인근에 방화 뒤 SNS 중계한 촉법소년 붙잡혀(11.21.)
[YTN] 구청 쉼터에 불 지르고 SNS에 중계한 10대 6명 조사 (11.21)
[중도일보] 천안시의회, 촉법소년 기준연령 하향 '적극 촉구' (11.21.)
[대전일보]"난 촉법소년이니까…" 법 조롱 강력범죄 대책 없나(11.23.)
5. 사회에 끼친 영향
ㅇ경찰, 이례적으로 광범위하게 소환조사 벌여
보도 이후, 방심위의 폭행영상 삭제 조치 결정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또한 현장에 있던 모든 학생에 대해서 수사를 시작한 점도 경찰이 이례적이었다고 자평했습니다. 결국 지난 21일 직접 폭행에 가담하지 않은 학생들까지도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되었으며, 폭행 주범자 3명을 상대로 구속 영장도 신청됐습니다. 또한 방화 등 강력 범죄 사건을 벌인 13살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장기 보호 관찰과 소년원 송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ㅇ소극대처 버린 교육청..30명 학폭위 소환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천안과 아산 지역 교육청은 공동 학교폭력 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입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어서야 열리는 위원회라는 점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심의위원회가 이례적으로 현장에 있던 학생까지 모두 30명을 심의 명단에 올렸다는 점은 우리 교육 현장에서 수많은 학교폭력 방관자, 가담자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교육 현장에서 학교폭력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고 있고, 교육 당국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초기 대응에서 경찰의 태도가 문제 있었다는 피해자 주장이 있었고, “‘지침’만 따르면 된다”는 무사안일주의로 무장한 교육 당국의 생각 속 학교폭력위원회는 법적 기한의 끄트머리인 11월 30일, 사건 발생 한 달이 넘은 후에야 열렸습니다. 11월 28일 KBS의 지적대로 결국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 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언론중재위원회 등 피신청 사안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9회 전체 총평
제39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우수한 기사가 많아 7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의 〈검경 사건브로커 비리〉 보도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이 결정됐다. 전직 치안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건은 경찰과 검찰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와 입법부까지 힘 있는 권력기관 인사들이 두루 연루된 의혹이 있어 취재가 상당히 어려운 사안임에도 끈질기게 보도를 이어간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주요 언론이 제대로 다루지 않는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취재해 경찰의 고질적 인사 비리가 밝혀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언론의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보도라는 호평이 나왔다.
경제보도부문에선 MBN의 〈은행발 홍콩 ELS 불완전판매 사태〉 보도가 상을 받았다. 이미 큰 피해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파문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을 발 빠르게 포착한 점이 돋보였다. 금융기관들이 ELS 상품을 권유할 때 형식적으로는 복잡한 동의 절차를 진행하지만, 내용을 상세히 이해하기 힘든 고령자 등 취약층에겐 사실상 불완전 판매인 점을 잘 지적했으며 생생한 피해 사례를 발굴한 점에서 차별화된 보도였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외국인 250만 시대, 달라진 대한민국 일자리 지도〉와 한국일보의 〈K 스포츠의 추락, J 스포츠의 비상〉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외국인 250만 시대, 달라진 대한민국 일자리 지도〉 보도는 산업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상세한 데이터와 함께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서울 대림동을 비롯해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사는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세밀하게 취재했으며 대안 제시까지 적절하게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경우 KBS의 〈수의계약으로 뭉친 녹색카르텔〉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불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수의계약으로 세금 낭비가 일어난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여러 언론이 지적해왔지만, 이 보도는 디테일한 팩트를 날카롭게 지적해서 차별화된 심층성을 확보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귀한 세금을 어이없이 낭비하는 폐해는 아무리 지적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점에서 기사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국제신문의 〈영구임대 30년 보고서〉 보도가 선정됐다. 많은 언론이 부동산을 다루면서 아파트 재건축 이슈를 집중적으로 조명했지만, 영구 임대아파트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해왔다. 지역의 실정을 취재하면서 서울의 상황을 대비해 해법을 모색한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창원의 〈형사공탁 1년 보고서-판결문 988건 분석〉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근 언론에서 많이 다루면서도 상세한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은 형사공탁을 심층적으로 조명해 유익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을 기반으로 취재했으나 전국적 이슈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으로는 한겨레신문의 〈사람아 사람아-제노사이드의 기억〉 시리즈가 선정됐다. 세계 여러 나라를 직접 방문해 촬영한 사진들을 장기간 연재한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독자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작품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번 출품작들은 기존에 다뤘던 주제라 해도 세밀한 취재와 생생한 사례를 더 하면 훌륭한 보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는 기사가 많았다는데 심사위원들의 견해가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