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경인일보가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저어새’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시기는 14년 전인 2009년이다. 이전에도 저어새가 강화나 송도 지역에서 목격됐다는 등의 기사를 단발적으로 보도하긴 했지만, 지난 2009년 4월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저어새의 ‘번식’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우리가 저어새에 주목하는 이유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205-1호)’이 매년 꾸준히 인천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저어새의 80% 이상이 인천과 대부도 갯벌에서 태어나는 등 우리나라는 최대 저어새 번식지다. 멸종위기종이 번식한 뒤 무사히 월동지로 떠나고, 다시 인천을 찾도록 역할을 다해야 한다.
저어새 번식이 확인된 시점부터 본보는 저어새 번식지로서 인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꾸준히 고민했다. 최근까지도 저어새가 안전하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역사회의 관심을 환기하는 것은 물론, 민간 차원에서 진행 중인 저어새 인식개선 활동을 조명하거나 지자체의 노력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던 중 저어새가 무사히 겨울을 나고 인천으로 다시 돌아오려면 해외 월동지와의 협력도 필요하다는 새로운 고민에 이르렀다. 이러한 의미로 기획한 것이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다. 취재진은 해외 월동지들을 직접 방문해 각국의 저어새 보호 노력, 개발로 인한 갯벌 파괴와 기후변화 등 서식지 관리를 위한 고민을 짚어보기로 했다.
2. 보도제작 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편-(1면)아기 새의 첫 여정 “겨울 나고 내년 봄 고향 인천 갈게요” (3면)휴지기 양식장, 휴식처로…‘태양광 발전’에 면적 줄어든다 외 2개
저어새의 최대 월동지 중 하나인 대만 타이난 지역의 한 도로를 차로 이동하던 중, 어느 순간 든 생각은 “온통 물이다”였다. 함께 차에 타고 있던 대만 활동가 역시 저어새의 겨울나기에 ‘물’과 ‘먹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만 정부가 물 양식장을 저어새 서식지로 내놓는 어부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타이장 국립공원을 조성할 때 습지와 저수지를 적극 활용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해외 월동지 중 저어새 보호와 관리 방안을 가장 깊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나라는 대만이라고 느꼈다. 그러는 한편 대만조차도 산업화의 영향을 피하지 못해 저어새 서식지가 줄고 있다는 부분도 주목할 만한 점이었다. 이에 따라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 기획 1편을 대만 취재 내용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대만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을 시작으로 타이장 국립공원 관계자 인터뷰, 대만 현지 언론이 바라보는 저어새의 의미를 직접 확인해 기사에 담았다.
기획의 시작을 알리는 1면 기사는 ‘아기 저어새의 눈’으로 바라본 인천과 해외 월동지의 모습을 사실에 기반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 매년 5월이면 저어새들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인천 시민들, 한편으로 점차 좁아지는 서식지, 해양쓰레기나 썩은 물고기와 같이 저어새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 등 이번 기획에 담길 내용을 독자가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편-(1면)신도시·이상기후 ‘직격탄’…좁아지는 월동지 서식환경 (3면)갯벌 가로질러 잇는 다리, 철새들의 생명줄 끊는다 외 2개
인천을 떠난 저어새가 가장 먼저 도착한다는 일본 하카타만은 인천과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한때 일본에서 가장 많은 저어새가 찾는 월동지였지만 신도시가 조성되는 과정에서 4.01㎢ 면적에 달하는 바다와 갯벌이 사라졌고, 이곳을 찾는 저어새 개체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송도국제도시 등을 조성하기 위해 대규모 면적의 바다와 갯벌을 메운 인천이 떠올랐다.
홍콩의 마이포 습지는 활동가들의 노력 덕분에 인근 지역에 더 이상의 개발이나 매립은 없었지만, 예상치 못한 이상기후로 저어새 서식지 환경이 나빠지는 중이었다. 고온 건조한 날씨로 인해 습지가 점차 마르고, 과거 습지와 양식장 조성을 위해 잘라냈던 맹그로브가 자라는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었다. 저어새 서식지를 지키려는 활동가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시점이었다.
이에 따라 저어새 서식지 관리와 보전에 어려움을 겪는 홍콩과 일본의 현실을 짚어내는 한편, 인천 역시 왜 갯벌을 지켜야 하는지 그 가치를 다시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동시에 저어새와 그들의 서식지를 지키려면 지역사회의 동참이 필요한 만큼, 저어새 인식개선과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저어새NGO네트워크 관계자의 입을 빌려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3편-(1면)한국 빨강·대만 파랑·홍콩 초록…가락지로 함께 둥지 지킨다 (3면)저어새를 지키는 대만·홍콩·일본 활동가들 외 2개
이번 저어새 기획을 취재하고 기사를 쓰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저어새를 지키려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연대를 어떻게 독자들에게 보여주느냐”였다. ‘국가 간 연대’는 자칫 추상적인 개념일 수 있는데, 번식지인 인천과 해외 월동지 간 연결고리를 말 그대로 ‘증명’하는 상징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던 중 주목하게 된 것이 바로 ‘저어새 가락지’다.
저어새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인천에서도 한국물새네트워크와 일반 시민들이 동참해 아기 저어새들의 다리에 가락지를 달아주는 활동을 매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가락지를 통해 저어새 나이와 이동 경로, 가락지를 달아준 국가, 저어새 사망 시기, 사망 당시 그곳에 있던 위험 요인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각국 활동가들은 이미 가락지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틈틈이 공유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기사를 통해 가락지가 저어새를 보호하는 장치이자, 동아시아 국가의 교류를 돕는 매개체임을 강조하고 싶었다.
이와 함께 대만·홍콩·일본 등 각국에서 저어새 보호와 서식지 관리에 앞장서고 있는 활동가들, 저어새에 빠진 인천 시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저어새가 번식하고 겨울을 나는 장소인 동아시아 국가들이 앞으로 해야 할 과제와 고민을 짚어보고자 했다.
3. 취재 및 보도 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대만 타이난 지역과 타이장 국립공원, 홍콩의 마이포 습지, 일본 후쿠오카의 하카타만은 대표적인 저어새 월동지다. 하지만 우리나라(특히 인천)가 저어새 최대 번식지로 성장해 오는 과정에서 국내 언론이 월동지들을 직접 방문해 현실을 짚어보고 취재한 사례는 없다. 특히 일본과 홍콩의 경우 정부나 지자체가 저어새 현안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어 지자체 간 네트워크 구축도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취재를 계획한 뒤 방문 일정을 잡기 위해 해외 월동지의 관계기관 또는 활동가들과 접촉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송도국제도시에 사무국을 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의 협조도 구했지만, 정작 EAAFP 관계자들이 차례로 해외 출장을 떠나는 일이 많아 연락을 지속하기가 어려웠다. 홍콩의 경우 출국 날짜가 다가올 때까지도 취재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취재진은 그동안 경인일보가 저어새 관련 기사 보도를 이어오면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인천 내 저어새 관련 단체나 활동가들을 통해 알아낸 연락처로 현지와 소통하고 취재 일정을 확정했다. 이번 기획 기사를 발판 삼아 해외 월동지와의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과 지속적인 교류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였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번 경인일보의 기획 보도처럼 ‘저어새 월동지’로서 홍콩 마이포 습지를 찾아가 저어새 서식지 보전에 대한 고민과 현실을 짚은 기사는 없다. 또 대만 타이난 지역과 타이장 국립공원, 일본 후쿠오카 하카타만 현장을 취재해 기사로 보도한 사례 역시 경인일보가 처음이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경인일보가 보도한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 기획은 그동안 우리나라 저어새 보호와 관리에 앞장서 왔던 활동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저어새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환기하는 한편, 직접 가보지 않고는 알기 어려웠던 해외 월동지의 현실을 꼼꼼히 짚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경인일보가 연재한 기획 기사들을 모두 읽어봤다는 저어새NGO네트워크 오흥범 모니터링 팀장은 “일본, 대만, 홍콩 등 그동안 시민들은 알기 힘들었던 저어새 해외 월동지들의 상황을 생생히 전달한 부분에서 긍정적인 기사라고 생각한다. 번식지와 월동지의 현실을 비교해 가며 과제들을 짚은 부분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이자 조류 연구가인 이기섭 박사는 “인천을 비롯해 해외 월동지에서도 저어새가 점점 서식하기 어려워지는 현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 단체의 노력을 잘 보여줬다. 이전까지는 중국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가 최근 중국 곳곳에서 저어새가 겨울을 나는 것이 확인되는 등 중요한 월동지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보도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경인일보는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 기획이 인천 저어새 거버넌스를 확장하는 발판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인천시가 지난 2020년 구성한 ‘인천 저어새 공존협의체’에는 그동안 저어새에 관심을 가져왔던 단체가 일부 빠졌고,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어렵다. 인천의 저어새 현안을 논의하는 일에 더 많은 참여가 더해진다면, 체계적인 거버넌스가 갖춰질 것이다.
나아가 국제 네트워크 구축의 발판도 놓고자 한다. 한국과 대만에 비해 일본이나 홍콩 정부는 저어새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이 거의 없는데, 각국 활동가들과 소통하며 지자체의 관심을 높일 만한 후속보도를 계획 중이다. 기사가 보도된 이후 홍콩탐조단체(HKBWS) 유얏퉁 총감독은 “우리가 홍콩 대중들에게 이해시키기를 원했던 메시지가 잘 담긴 것 같다”는 메일을 보내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경인일보는 대만 현지 언론인 ‘자유시보’에도 번식지와 월동지 언론사로서 정보 공유 등 협력을 제안한 상태다.
해당 보도는 언론 윤리강령 기준을 모두 준수했다.
7. 기타 고려사항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해외 저어새 월동지인 대만, 홍콩, 일본 현지를 취재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다.
참고로 경인일보는 지난 2009년 4월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저어새의 번식이 처음 확인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600건이 넘는 기사를 작성하는 등 지자체와 시민들의 관심 촉구, 저어새 보호, 서식지 보전을 위한 보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남동유수지에 저어새 2쌍 번식(2009년 4월 24일 보도)>, <‘줄어든 갯벌’ 저어새 먹을 게 없다(2011년 12월 19일 보도)>, <인천 찾는 저어새 늘어나는데, 번식지 포화 ‘둥지 틀 곳 없네’(2016년 12월 29일 보도)>, <‘저어새 10년 갯벌인천’ 기획(2018년 4월 2~5일 연속 보도)> 등이 있다. 2009년 이전 단발성으로 쓴 저어새 관련 보도를 합치면 총 813건에 달한다.
회차 심사평
제399회 전체 총평
제39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우수한 기사가 많아 7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의 〈검경 사건브로커 비리〉 보도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이 결정됐다. 전직 치안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건은 경찰과 검찰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와 입법부까지 힘 있는 권력기관 인사들이 두루 연루된 의혹이 있어 취재가 상당히 어려운 사안임에도 끈질기게 보도를 이어간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주요 언론이 제대로 다루지 않는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취재해 경찰의 고질적 인사 비리가 밝혀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언론의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보도라는 호평이 나왔다.
경제보도부문에선 MBN의 〈은행발 홍콩 ELS 불완전판매 사태〉 보도가 상을 받았다. 이미 큰 피해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파문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을 발 빠르게 포착한 점이 돋보였다. 금융기관들이 ELS 상품을 권유할 때 형식적으로는 복잡한 동의 절차를 진행하지만, 내용을 상세히 이해하기 힘든 고령자 등 취약층에겐 사실상 불완전 판매인 점을 잘 지적했으며 생생한 피해 사례를 발굴한 점에서 차별화된 보도였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외국인 250만 시대, 달라진 대한민국 일자리 지도〉와 한국일보의 〈K 스포츠의 추락, J 스포츠의 비상〉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외국인 250만 시대, 달라진 대한민국 일자리 지도〉 보도는 산업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상세한 데이터와 함께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서울 대림동을 비롯해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사는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세밀하게 취재했으며 대안 제시까지 적절하게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경우 KBS의 〈수의계약으로 뭉친 녹색카르텔〉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불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수의계약으로 세금 낭비가 일어난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여러 언론이 지적해왔지만, 이 보도는 디테일한 팩트를 날카롭게 지적해서 차별화된 심층성을 확보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귀한 세금을 어이없이 낭비하는 폐해는 아무리 지적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점에서 기사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국제신문의 〈영구임대 30년 보고서〉 보도가 선정됐다. 많은 언론이 부동산을 다루면서 아파트 재건축 이슈를 집중적으로 조명했지만, 영구 임대아파트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해왔다. 지역의 실정을 취재하면서 서울의 상황을 대비해 해법을 모색한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창원의 〈형사공탁 1년 보고서-판결문 988건 분석〉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근 언론에서 많이 다루면서도 상세한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은 형사공탁을 심층적으로 조명해 유익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을 기반으로 취재했으나 전국적 이슈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으로는 한겨레신문의 〈사람아 사람아-제노사이드의 기억〉 시리즈가 선정됐다. 세계 여러 나라를 직접 방문해 촬영한 사진들을 장기간 연재한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독자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작품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번 출품작들은 기존에 다뤘던 주제라 해도 세밀한 취재와 생생한 사례를 더 하면 훌륭한 보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는 기사가 많았다는데 심사위원들의 견해가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