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고위 간부들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은 처음 고발이 이뤄진 2016년부터 4년간 검찰 안팎의 주요 이슈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이 부회장의 불구속 결정에 이어 삼성 측 변호인단이 제기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신청과 부의, 최종 불기소·수사중단 결정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보도될 때마다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9월 1일 검찰의 기소 결정 이후에는 수사 결론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사안의 복잡성과 여론의 관심도를 감안했을 때, 관련 공소장 전문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2월 법무부가 개인의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소장 비공개 방침을 세우기는 했지만, 이번 공소장 공개를 통해 얻게 될 공익적 이득을 앞설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취재 기자가 기소 9일 후인 9월 10일 오전 133페이지 분량의 공소장을 적법한 취재 절차를 통해 입수했고, 같은 날 오후 9시께 전문 보도([단독] 이재용 공소장 전문을 공개합니다)와 함께 분석 기사([전문공개] 총 285번 등장... 검찰 공소장 속 '합병 총책'은 이재용)를 동시에 보도했습니다.
이어 공소장의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주가 조작이나 분식회계 등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만큼, 추가 분석 보도를 통해 독자들의 판단과 토론에 힘을 보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소장 공개 이후 가장 여론의 관심을 모은 것은 삼성의 언론 대응이었습니다. 삼성 그룹 측의 일관된 입장은 '사실 무근’이었습니다.
관련 내용 중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락실 차장 등이 <메트로신문> 편집국장 해고를 해당 언론사 대표에게 요구했다는 정황에 주목, 실제 당시 편집국장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추가 취재해 후속 보도했습니다. 공소장에 드러나지 않은 편집국장 교체 요구 거부 뒤 이어진 상황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이재용 공소장'에 나타난 삼성과 언론] "편집국장 해고하라" 삼성 말 안들은 <메트로> 어떻게 됐나)
또한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하고 내부 제보 공개를 통해 사안에 집중해 온 당사자들의 분석을 담은 연쇄 인터뷰([공소장 분석 인터뷰 ①] "이재용은 모른다? 그는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아니었다"[공소장 분석 인터뷰②] "이재용-워런 버핏 만남 숨긴 이유? 범죄니까")도 후속으로 진행됐습니다.
더불어, 삼성 변호인단 측 입장 전문을 싣는 등 제기된 반론도 충실히 보도했습니다(삼성 변호인단 "<오마이뉴스> 공소장 공개, 심히 유감"). 다만 일부 사실과 다른 반론의 경우, 팩트체크를 통해 바로 잡았습니다. 변호인단의 법원 판결을 통해 이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의 적법성을 확인받았다는 주장에, 실제 판결문을 입수 분석해 1심과 달리 2심에서는 "삼성물산의 실적 부진이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하여 누군가에 의해 의도되었을 수도 있다는 의심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적시한 대목을 제시했습니다(적법? 합법? 삼성 변호인단 주장과 다른 법원의 판단).
공소장 공개 이후 정치권과 시민단체로부터 금융감독원의 삼성증권 조사 요구와 합병 당시 삼성물산 이사진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독자들이 직접 포털사이트나 각종 SNS에서 공소장 내용을 분석하고, 직접 결론을 내리며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공소장 전문 공개와 가독성을 돕는 분석 및 기획 등의 노력은 공론장 형성과 협업 저널리즘(collaborative journalism)을 독자와 함께 구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회장 등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의 첫 공판 기일이 10월 22일로 예정됐습니다. 이번 재판에 관심을 둔 시민들에게, 저희의 보도가 특정 기관이나 기업의 시각이 아닌 사건 자체의 사실 관계를 들여다보는 데 순기능했다고 생각합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공소장 전문 보도의 경우 소속 언론사 <오마이뉴스> 이름으로 보도 되었고, 전문 공개와 동시에 출고된 분석 기사와 추후 이어진 후속 보도는 취재 기자의 바이라인으로 명기했습니다. 그밖에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지난 달 10일 공소장 전문을 공개하기 전까지 기소 내용에 대한 일부 보도는 있었지만, 전문 보도는 없었습니다. 전문 공개 이후 삼성 변호인단이 같은 달 11일 입장을 배포했고, 이후 중앙일보, YTN, 매일경제, 이데일리 등 다수 언론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지난 달 27일에는 KBS '저널리즘토크쇼’에서 '삼성과 이재용, 그리고 언론'이라는 꼭지로 <오마이뉴스>의 공소장 공개 보도를 다뤘습니다. 취재 기자 또한 인터뷰이로 참여해 공소장 입수 과정과 그 의미를 짚었습니다.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기자가 마사지를 해서 필요한 부분을 공개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공소장 전체를 공개하는 건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공소장 공개 이후 지난 2월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 공개 당시와 달리, 공소장 내용보다 공개 사실에 방점을 둔 논쟁이 언론 안팎에서 이뤄졌습니다. 삼성 그룹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지와 사법적 판단에선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로 맞부딪혔습니다.
이 같은 사회적 토론 외에도, 공소장 공개 이후 금융 기관을 향한 시민단체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3일에는 금융감독원이 공소장에 48회 등장한 삼성증권에 대해 필요한 행정 조치가 있는지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금감원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시민단체 참여연대 등이 관련 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9월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삼성증권 관계자에 대한 추가 수사와 기소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소장 전문 공개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었고, 시민단체 참여연대 또한 16일 공소장 분석 간담회를 열어 다수 매체의 추가 보도로 이어졌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해 보도하였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1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제36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서 69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1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김홍걸·조수진 의원 등 재산축소·허위신고>가 뽑혔다.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은 공개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되는 경우들이 많은데, 취재진이 이전에 공개된 재산내역들을 확보하고 있다가 이후 공개된 재산내역과의 비교를 통해 축소 또는 허위 신고된 내용을 밝혀냈다. 파장이 컸던 보도였고, 공직자 재산공개와 관련한 제도 변화의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에 모든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이통사, 가입자 휴대전화 위치확인 정보 몰래 축적> 보도가 수상했다. 취재 기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 당시 이동통신사들의 협조를 받아 해당 시간대에 이태원 클럽에 머물렀던 1만1000여명을 특정했다는 정부 발표를 접한 뒤 발표에 언급된 ‘기지국 접속기록’을 이동통신사들이 어떻게 축적해 보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하기 시작했고, 3개월여 동안 취재를 통해 이동통신사들이 그간 이용자들에 대한 고지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지국 접속 기록을 축적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용자들이 모르는 사이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통제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축적되어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언택트 시대, 소외된 노인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그간 디지털 세계에서 노인들이 겪는 소외 문제에 대해 다룬 보도들이 많았으나, 언택트 시대에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뛰어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라면 끓이다 화재 참변 당한 인천 초등생 형제>가 뽑혔다. 취재 기자는 사고 현장에 가서 이웃들을 통해 이들 형제가 방치되고 있었고 이웃 주민들이 기관에 여러 차례 신고를 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순 화재 사고로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에 대하여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구조적 문제들을 조명함으로써 전국적인 반향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많은 위원들이 좋은 점수를 주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NN의 <하동화력발전소 주변 수백억 지원금 엉터리 집행> 기사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발전소 주변 지원금이 피해 주민들에게 쓰이지 않고 ‘눈먼 돈’으로 엉뚱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을 밝혀내고, 발전소로 인한 농촌주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망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보도 사진보도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카카오 들어오라하세요> 보도가 수상했다. 국회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 보좌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화면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었지만, 포털사이트의 언론 기사 편집 문제부터 여당 의원의 포털뉴스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여러 의혹의 단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