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불법보조금을 주도하는 이통사에 비밀영업팀, 그리고 비선 유통망이 있어요” (휴대전화 유통업자)
역대 최대 불법보조금 과징금 부과가 예상되던 지난 6월, 이통업계 분위기를 취재하던 기자가 들은 말입니다. 그러니까 ‘불법보조금 사태’는 이통사들이 치밀하게 계획한 불법행위라는 겁니다. 심지어 이통3사들이 위법행위를 주도하는 영업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소위 ‘특수마케팅팀’, ‘특마팀’으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유통업자들은 언론 탓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언론들은 판매점 현장 책임을 묻는 몰래카메라 취재만 해왔다는 겁니다. 기자는 취재 시작부터 타깃을 대기업인 이동통신 3사로 잡아,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절대 보안입니다. 그냥 카톡이라도 ‘워터마크’ 같은 게 있어요”
취재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동통신사 본사 직원이 은밀히 보내는 ‘불법보조금 지령’을 포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카톡이나 문자, 심지어 전화통화만 주고받는다니, 공식 기록은 있을 리 없었습니다. 주변 인맥을 최대한 동원해 유통업계 종사자들에게 취재 의도를 상세히 설명하고 기다렸습니다. 그야말로 미끼를 던지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취재였습니다.
그러던 중 휴대전화 대리점 사업을 준비했던 오랜 지인에게서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 지인은 자신이 하는 대리점 사업은 좀 특별했다고 했습니다. 보통의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아닌 이동통신사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영업대가인 판매장려금도 두둑이 받는다고 합니다. 기자가 추적하던 ‘특마’(특수마케팅)였습니다. 집요한 설득 끝에 지인은 제보자가 되어주기로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업자에게서 받은 별도의 판매장려금 정책 표를 건네받을 수 있었습니다. 시기는 6월과 7월, 방통위의 불법보조금 조사가 이미 끝나 이동통신사의 입장을 받던 때였습니다. 이동통신사는 방통위 앞에서는 고개를 조아리고 유통망 일탈을 핑계 대며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 뒤로는 불법보조금을 계속 살포하고 있었던 겁니다. 기자는 이동통신사 본사 직원이 불법보조금 살포를 지시하는 직접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좀 더 기다렸습니다.
취재원들을 더 폭넓게 만나면서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세월 이동통신 시장의 왜곡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이통사 책임에 대한 문제의식을 키워온 업계 사람들이었습니다. 제보자들은 기자의 문제의식에 호응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제보자들은 주저했습니다.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동통신사와 주고받은 카톡이나 문자가 유출돼 언론보도 되는 즉시, 제보자가 색출된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카톡이나 문자에는 고유한 기호나 양식으로 작성되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기자는 취재원 보호를 위해 방송본을 보도 전에 미리 보여주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귀한 자료를 받았습니다. 그제야 기자가 찾던 이동통신사들의 ‘비밀의 지시’, ‘구두정책’이 담긴 카톡과 문자는 봇물 터지듯 한 달 만에 40여 건이 확보됐습니다. 발신자에는 이동통신사 본사 직원의 이름 선명했고, 탄탄한 팩트체크를 위해 해당 직원의 명함도 확보해 이동통신사에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각 이동통신사의 ‘특마팀’의 실제 팀명과 역할 등 그 실체를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보도 전 이통사들에게 입장을 받아내는 것은 더 지난했습니다. ‘구두정책’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었지만, 이동통신사들은 부인했습니다. 특마팀장 연락처까지 수소문해 입장을 들었지만, 대놓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SKT 특마팀장은 ‘카톡으로 영업정책을 유통망에 내려보내지 않는다’고 뻔한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대로 보도하기에는 이동통신사의 부인에만 손을 들어주는 꼴이라, 다시 꼼꼼하게 제보자료를 분석해 재반박을 하기로 했습니다.
제보 자료를 다시 분석했습니다. 은폐 목적으로 암호같이 작성된 구두정책의 의미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엄밀히 따졌습니다. 재반박 근거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시기와 장려금의 금액을 비교해 어느 부분이 단통법 위반이 되는지 짚어내고 이동통신사에 다시 입장을 달라고 물었습니다. 이동통신사는 그제야 자신들이 불법보조금을 주도했다는 실체를 인정했습니다. KBS뉴스는 이러한 이동통신사의 모순된 태도를 고스란히 보도해, ‘불법보조금 사태’의 진실을 더욱 선명하게 폭로냈습니다.
“그런데, 그런 보도 방송뉴스에서 할 수 있겠어요?”
제보자들은 보도 직전까지 우려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단통법 6년 동안, 이통사의 책임을 정면으로 문제삼는 보도가 없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방송뉴스에 판매점 불법보조금 현장 같은 몰카 영상이 더 먹히는 거 아니냐’, ‘본질과 상관없이 자극적 영상이 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때문이 아니냐’는 겁니다. 그래서 기자가 제보자들이 설명해주는 이동통신 시장의 실태를 이해하더라도, 정작 KBS 9시뉴스에서 소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조했습니다.
주변의 의구심은 기자의 취재 의지를 더 굳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보도가 임박하자 제보자들의 신뢰는 두터워졌습니다. 새로운 제보가 쏟아졌습니다. 갤럭시노트20 개통지연 사태가 KT 본사 5G영업팀이 사전에 계획한 영업전략이었다는 내부 문건, 방통위가 직접증거를 확보하고도 고발하지 않았다는 조사 보고서 등을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추가 증거와 제보 자료를 근거로 방통위의 책임까지 묻는 후속 보도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보자들이 궁극적으로 폭로하길 바랐던 것은 ‘단통법의 허상’입니다. 단통법이 이동통신 시장을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그 실체적 진실을 KBS가 보도하기를 기대했습니다. 기자 스스로도 취재 보도 내내 염두에 둔 것은 “소비자와 소상공인의 관점을 갖자”는 것이었습니다. 두 달여 간 포기하지 않고 취재한 결과, 기자는 이동통신사라는 거대 기업들과 규제기관이 숨기는 이면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KBS 연속 보도 이후 IT/통신 전문지 등이 비슷한 관점의 보도를 이어가며 단통법과 관련된 의제가 설정됐다고 자평합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시민단체 참여연대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등에서는 즉각 논평을 내고 방송통신위원회 재조사를 요청했습니다. 또 KT 개통지연 사태 이후 방통위가 즉각 이동통신 3사를 상대로 실태점검도 착수했습니다. 이후 방통위의 재조사 거부 등으로 참여연대가 방통위를 소극행정으로 국민신문고에 신고했습니다. 또 ‘이동통신사들이 불법보조금을 자체 단속해 유통점을 상대로 벌금을 수금 한다’는 KBS 연속보도 이후 방통위가 이동통신 임원을 직접 불러 당장 중지할 것을 논의해 합의했습니다.
KBS보도 이후 국회 여야 의원들을 막론하고 회의에서 KBS보도를 언급했으며, 단통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습니다. KBS 보도 이후 21대 국회에서 단통법 개정 관련 공론화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보도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1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제36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서 69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1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김홍걸·조수진 의원 등 재산축소·허위신고>가 뽑혔다.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은 공개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되는 경우들이 많은데, 취재진이 이전에 공개된 재산내역들을 확보하고 있다가 이후 공개된 재산내역과의 비교를 통해 축소 또는 허위 신고된 내용을 밝혀냈다. 파장이 컸던 보도였고, 공직자 재산공개와 관련한 제도 변화의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에 모든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이통사, 가입자 휴대전화 위치확인 정보 몰래 축적> 보도가 수상했다. 취재 기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 당시 이동통신사들의 협조를 받아 해당 시간대에 이태원 클럽에 머물렀던 1만1000여명을 특정했다는 정부 발표를 접한 뒤 발표에 언급된 ‘기지국 접속기록’을 이동통신사들이 어떻게 축적해 보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하기 시작했고, 3개월여 동안 취재를 통해 이동통신사들이 그간 이용자들에 대한 고지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지국 접속 기록을 축적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용자들이 모르는 사이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통제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축적되어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언택트 시대, 소외된 노인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그간 디지털 세계에서 노인들이 겪는 소외 문제에 대해 다룬 보도들이 많았으나, 언택트 시대에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뛰어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라면 끓이다 화재 참변 당한 인천 초등생 형제>가 뽑혔다. 취재 기자는 사고 현장에 가서 이웃들을 통해 이들 형제가 방치되고 있었고 이웃 주민들이 기관에 여러 차례 신고를 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순 화재 사고로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에 대하여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구조적 문제들을 조명함으로써 전국적인 반향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많은 위원들이 좋은 점수를 주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NN의 <하동화력발전소 주변 수백억 지원금 엉터리 집행> 기사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발전소 주변 지원금이 피해 주민들에게 쓰이지 않고 ‘눈먼 돈’으로 엉뚱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을 밝혀내고, 발전소로 인한 농촌주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망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보도 사진보도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카카오 들어오라하세요> 보도가 수상했다. 국회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 보좌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화면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었지만, 포털사이트의 언론 기사 편집 문제부터 여당 의원의 포털뉴스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여러 의혹의 단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