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지난 7월 중순 어느 날, IBK기업은행에 재직하는 지인으로부터 “우리 은행에 어떤 차장이 자기 앞으로 부동산 담보대출을 수십억원어치 받아서 집을 여러 채 샀다가 회사에 딱 걸렸다더라”는 얘길 들었습니다. 이 지인은 또 “회사에 이미 소문이 나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얘기해줬습니다. 정부가 사활을 걸고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쏟아내는 와중에 국책은행 직원이 자기의 지위를 활용해 부동산 투기에 나섰다면 그 자체로 소위 ‘얘기가 된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 뒤로 약 일주일동안 저는 제 주변 기업은행 재직자들에게 그런 소문을 들은 적이 있는지 물어보고 다녔고, 그 결과 소문의 실체가 어느정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는 “국토부 부동산 특사경 조사에서 잡혔다고 하더라”라고 했고, 또 누구는 “그런데 회사에선 일을 조용히 덮으려고 하는 것 같더라”라고도 했습니다.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게, 비밀리에 취재를 해야만 했습니다.
기업은행에 공식 문의를 해봤자 협조적인 대답을 듣긴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저는 제 출입처 금융감독원에 도움을 청해보기로 했습니다. 금융권에서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보고를 받는 곳이 금감원일 것 같아서였습니다. 7월 21일 금감원의 박영규 특수은행검사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박 국장의 사무실로 가서 제가 들은 얘기들을 그대로 들려주고 그런 일을 보고받은 적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박 국장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습니다. “과거 타 은행 지점장이 자기 앞으로 대출을 내면서 금리 혜택을 부여했다가 걸린 적이 있긴 한데 차장급 직원이 그렇게 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정 기자가 뭔가 왜곡된 소문을 들은 것 아니겠냐”고도 말했습니다. 저는 박 국장에게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있겠냐고 재차 물었고 박 국장은 자기가 확인해보고 특이사항이 있으면 알려주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일주일이 지난 7월 27일 저는 박 국장에게 진행 경과를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박 국장은 “기업은행에 물어보니 뭔가 일이 있기는 있더라”고 답했습니다. 박 국장은 “자기 이름 앞으로 대출을 받은 건 아니고 (주택임대사업자 등) 우회적인 방식으로 대출을 받은 것 같다”고 확인해줬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정확한 대출시기와 금액, 매입 주택 수를 묻는 제 질문에 박 국장이 “파악은 했는데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고 선을 그은 것입니다. 박 국장은 “이게 법 위반이냐 하는 차원에서 봤을 때 그렇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하며 끝내 제게 정확한 정보를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과거 취재 과정에서 도움을 주고받았던 국회 보좌관을 찾아갔습니다. 윤두현 의원실(정무위)의 이희동 보좌관입니다. 이 보좌관에게 가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습니다. 이 보좌관은 저를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했고, 기업은행 국회 담당자를 통해 사실관계를 알아봐줬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기업은행 담당자가 이 보좌관에게 “아직 자체 검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장에게도 전혀 보고가 안 됐다, 정확히 어느 기간에 걸쳐 얼마치 주담대를 받았는지 최종 확인해 내부 보고라도 마치려면 2주는 더 필요하다”고 한 것입니다.
정보가 다른 데로 새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 2주를 보냈습니다. 2주 뒤 이 보좌관을 통해 들어온 기업은행 소식은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기업은행 측은 대신 “아직 다른 언론사에서 문의가 온 것은 없다, 다른 언론사에 먼저 정보를 흘리는 일은 절대 없을 거다”라고 했습니다. 일주일이 더 흘렀습니다. 기업은행은 이번에 “검사를 어느 정도 끝냈고 징계에 앞서 당사자에게 변론기일을 줬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일주일이 더 흘렀고 여전히 소식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9월 1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출근해 평소처럼 메모를 작성하던 중인 제게 한 기업은행 재직자 지인이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그 사람 면직됐네” 해당 차장의 면직 사실이 기업은행 사내 공고로 게재됐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유인지 정확한 것은 나와있지 않아 알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저는 이 보좌관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보좌관은 “방금 소식을 들었다” 면서 제게 사건 경위가 짧게 적힌 문건 사진을 보내줬습니다. 제가 한 달 넘게 그토록 알고 싶어했던 대출금액, 대출 건수, 주택 수 등이 그 문건에 적혀있었습니다. 해당 차장의 면직 사실이 이미 전사에 공고된 만큼, 관련 소문이 외부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저는 그날 아침 열일을 제쳐두고 이 기사를 써내려갔습니다. 오랜 기간 머릿속으로 그려온 터라 기사 작성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오전 10시 23분, ‘[단독]기업은행 직원, 76억 '셀프 대출'로 부동산 29채 쇼핑(09.01)’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그렇게 내보낼 수 있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첫 기사를 내보내고 난 다음날 오후, 저는 후속 보도를 위해 취재하던 중 취재원으로부터 기분 좋은 한 마디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말을 해준 취재원은 이번 취재 때 제가 가장 먼저 접촉했던 박영규 금감원 특수은행검사국장입니다. 박 국장은 저와의 통화에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떼자마자 “이번 건은 정 기자가 독창적으로 한 것이라 우리(금감원)는 할 말도 없고 해서 어제 오늘 다른 언론사 전화는 받지도 않았다”고 말해줬습니다. 금감원 담당 국장이 제 기사를 단독으로 인정해준 한 마디라는 생각에, 그 말을 지금까지 잊지 못합니다.
사실 한 달 넘게 취재를 준비하면서 저는 “기사를 어떻게 써야하나”를 두고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소재 자체가 갖는 힘이 워낙 셌고 시대적인 상황에서 의미도 있다고 판단했지만, 제 기사 때문에 기업은행의 해당 차장이 개인적으로 지나치게 큰 고통을 받거나 모욕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기업은행 직원으로서 A의 행위가 부적절했다’는 걸 지적하고 싶은 것이지 ‘개인 A의 부정’을 지적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해당 차장이 면직 처분을 받았다는 얘길 접하고, 곧바로 작성한 기사에서 제가 해당 차장뿐 아니라 그의 당시 지점장에 대해선 왜 별다른 처분이 없는지를 지적한 것은 그래서입니다. 제가 취재에 착수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차장이 부당하게 회사로부터 꼬리자르기를 당해선 안 될 것 같았고, 혹여 회사가 그럴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이를 조기에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후속 보도 ‘76억 '셀프대출'한 대출 직원, 그가 노린 기업은행의 허점(09.03)’, ‘[단독]은행원 가족 셀프대출, 알고보니 기업銀뿐 아니었다(09.23)’ 등 기사를 통해 은행의 허술한 시스템을 연이어 지적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입니다. 기업은행이 이 일을 해당 차장 개인의 일탈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은행의 시스템 부실 문제로 정확히 인식하고, 기업은행뿐 아니라 타행들도 이 일을 계기로 자신의 시스템을 돌아볼 수 있길 바란 것입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도 의원실을 통해 수차례 “아직 다른 매체에선 기업은행에 취재 문의가 없으니 걱정 말라”는 얘길 들었습니다.
반면 이 보도가 나간 직후인 9월 1일부터 2일 사이 아래와 같이 주요 통신사와 종합지, 경제지, 방송, 인터넷 매체 등 거의 모든 언론사가 보도를 그대로 받았습니다.
◇통신사 ▶연합 - 76억 '셀프대출' 받아 집 29채 매입…기업은행 직원 면직 ▶뉴시스 - 기업은행 직원, 76억 '셀프대출'로 부동산 29채 매입 ▶뉴스1 - 기업은행 직원, 76억원 '셀프대출' 받아 부동산 29채 매입 등
◇종합지 ▶동아 - 기업은행 직원, ‘76억 셀프대출’ 부동산 매입→면직 처분 ▶서울 - ‘76억 셀프 대출’로 집 29채 쓸어 담은 은행원 ▶국민 - 국책은행 직원, 76억 셀프대출로 부동산 29채 쓸어담았다 ▶한국 - 76억 ‘셀프 대출’로 부동산 29채 사들인 국책은행원 ▶경향 - 기업은행 직원, 75억원어치 부동산 ‘셀프대출’ 드러나 면직돼 ▶조선 - 76억 셀프대출 받아 집 29채 산 기업은행 직원 면직 ▶세계 - 은행 직원이 가족 명의로 76억 ‘셀프 대출’… 집 29채 매입 ▶문화 - 기업은행 직원, 76억 ‘셀프대출’…부동산 29채 매입 등
◇경제지 ▶한국경제 - 기업은행 직원, 76억 '셀프 대출'로 부동산 29채 매입 ▶머니투데이 - 기업은행 직원이 76억 '셀프 대출'…부동산 29채 사들였다 ▶매일경제 - 76억 셀프대출로 집 29채 산 은행원 ▶조선비즈 - 기업은행 직원, 가족에 76억원 대출해 부동산 29채 매입 ▶조선비즈 - 기업은행 직원, 가족에 76억원 대출해 부동산 29채 매입 ▶연합인포맥스 - 기업은행 직원, 76억원 셀프대출로 부동산 29채 매집 ▶서울경제 - '76억 셀프대출' 받아···기업은행 직원, 부동산 29채 샀다 덜미 ▶아시아경제 - 기업은행 직원 76억 '셀프' 대출로 부동산 쇼핑…내부통제 강화 뒷수습 ▶파이낸셜뉴스 - 가족 명의 회사에 셀프 부동산 대출 한 기업銀직원 면직 ▶뉴스핌 - 기업은행 직원, 76억원 셀프대출 받아 부동산 29채 매입 ▶헤럴드경제 - 국책 기업銀 직원 셀프대출에…은행권에서도 “어이가 없다” ▶아주경제 - "기업銀 셀프대출 언제든 재발 가능"… 부동산담보 대출 통제 '취약' 등
◇방송 ▶JTBC - 76억 셀프대출로 '29채 부동산 쇼핑'…기업은행 직원 조사(리포트) ▶채널A - 국책은행 직원, 76억 ‘셀프대출’ 받아 아파트 싹쓸이(리포트) ▶KBS - 가족명의 회사에 76억원 부당 대출…기업은행 직원 면직(글) ▶MBC - 가족 명의 회사에 76억원 규모 부당 대출…기업은행 직원 면직(글) ▶SBS - 가족명의 회사에 76억 원 부당 대출…기업은행 직원 면직(글) 등
◇기타 ▶조세금융신문, 아시아투데이, 머니S, 이코노믹리뷰, 오늘경제, 한강타임즈, 한국금융신문, 서울이코노미뉴스, 투데이신문, 시사저널이코노미, 파이낸셜투데이, 쿠키뉴스, MTN, 웹데일리, 스트레이트뉴스, 뉴스핌, 비욘드포스트, 지이코노미, 데일리한국, 컨슈머타임스, 뉴스웨이, 금강일보, 이코리아, 금융소비자뉴스, 위키트리, 서울파이낸스, 한국경제TV, 매매일경제TV, 아시아타임즈, 디지털투데이, 팍스경제TV, UPI뉴스, 프라임경제, 미디어펜, 데일리안, 뉴스퀘스트, 더밸류뉴스, 한스경제, SR타임스, 이지경제, 미디어SR, 전자신문, 포쓰저널, 증권경제신문, 스포츠서울, 메가경제, 뉴데일리, 증권경제신문 등
4. 사회에 끼친 영향
은행 직원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가족 또는 가족 명의 법인에 대출을 몰아주는 이런 행태는 우리 사회가 마땅히 추구해야 하는 공정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측면에서 꼭 바로잡아야 할 일입니다. 더군다나 이런 일이 은행의 시스템 부재를 틈타 암암리에 이뤄질 수 있는 구조 아래 있다면 은행권 전반의 시스템을 과감히 개선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당사자인 기업은행은 기사가 나간 지 이틀 뒤인 9월 3일 오후 재발방지책 등을 마련해 밝혔습니다. 요는 직원과 배우자 친인척 대출 취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부 규정과 전산 시스템을 마련하고, 모든 대출에 직원 친인척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울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해상충행위 방지와 청렴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비슷한 일이 또 발생할 경우 해당 직원은 물론 관리 책임이 있는 직원까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도 정했습니다. 기업은행은 그러면서 “윤종원 행장이 이번 일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송구하게 생각한다. 관련자 엄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 규정 보완 등을 강력하게 주문했다”고 은행장 차원의 공개 사과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금융감독원도 움직였습니다. 금감원은 기업은행으로부터 ‘가족 셀프대출’ 자체 점검 결과를 보고 받고, 은행권을 대상으로 직원 대출 관련 제도와 현황 등을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각 은행별 정기검사 시기에 관련 내용을 조사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후속 보도한 ‘[단독]은행원 가족 셀프대출, 알고보니 기업銀뿐 아니었다(09.23)’ 는 기사는 당시 보도 이후 금감원이 전 은행의 가족 셀프대출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을 세부적으로 점검한 표를 기초로 했습니다.
주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점검에 나섰고, 내부 규정이나 윤리 강령 등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렸습니다. 이미 여러 매체의 후속보도를 통해 주요 은행들의 가족 셀프대출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비교하는 내용이 다뤄졌기 때문에 언론 감시를 통한 자정 기능도 발휘됐다고 생각합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저와 함께 이 이슈를 준비했던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기사가 나간 뒤에도 여전히 관련 내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기사가 나간 다음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서 "정부가 부동산 대책에 사활을 걸고 나서는 동안 기업은행 직원이 76억원을 셀프대출 받아 부동산 투기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향해 "기업은행 은행장을 포함한 책임자와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하고 불법·부당대출에 대해 즉각적인 전수조사를 통해 부동산 투기에 쓰인 돈을 모두 회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위 4항 등에서 기술했듯 이번 기사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금융권에 경종을 울렸다는 측면에서 성공적인 보도였다고 자체 평가합니다.
3항과 4항에 걸쳐 기술했듯 우리 사회와 타 매체, 금융권 및 정치권 등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10월 5일 오후 기준 중앙일보 홈페이지 2만7132회, 네이버 뉴스 74만4829회, 다음 뉴스 94만8269회, 페이스북 1만4854회 등 종합 173만5084회의 조회수를 기록해 독자들로부터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네이버 뉴스에선 이 기사에 1276회 추천과 1687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다음 뉴스에선 959개 추천(하트)과 1555개 댓글이 달렸습니다.
또한 위 1항과 2항에서 기술했듯 언론자유, 공정보도, 품위유지, 정당한 정보수집, 올바른 정보사용, 사생활 보호, 취재원 보호, 오보의 정정, 갈등·차별 조장 금지, 광고·판매활동의 제한 등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의 어느 한 가지도 위반하지 않고 취재 및 기사 작성에 임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특별한 기타 고려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1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제36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서 69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1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김홍걸·조수진 의원 등 재산축소·허위신고>가 뽑혔다.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은 공개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되는 경우들이 많은데, 취재진이 이전에 공개된 재산내역들을 확보하고 있다가 이후 공개된 재산내역과의 비교를 통해 축소 또는 허위 신고된 내용을 밝혀냈다. 파장이 컸던 보도였고, 공직자 재산공개와 관련한 제도 변화의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에 모든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이통사, 가입자 휴대전화 위치확인 정보 몰래 축적> 보도가 수상했다. 취재 기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 당시 이동통신사들의 협조를 받아 해당 시간대에 이태원 클럽에 머물렀던 1만1000여명을 특정했다는 정부 발표를 접한 뒤 발표에 언급된 ‘기지국 접속기록’을 이동통신사들이 어떻게 축적해 보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하기 시작했고, 3개월여 동안 취재를 통해 이동통신사들이 그간 이용자들에 대한 고지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지국 접속 기록을 축적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용자들이 모르는 사이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통제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축적되어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언택트 시대, 소외된 노인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그간 디지털 세계에서 노인들이 겪는 소외 문제에 대해 다룬 보도들이 많았으나, 언택트 시대에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뛰어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라면 끓이다 화재 참변 당한 인천 초등생 형제>가 뽑혔다. 취재 기자는 사고 현장에 가서 이웃들을 통해 이들 형제가 방치되고 있었고 이웃 주민들이 기관에 여러 차례 신고를 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순 화재 사고로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에 대하여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구조적 문제들을 조명함으로써 전국적인 반향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많은 위원들이 좋은 점수를 주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NN의 <하동화력발전소 주변 수백억 지원금 엉터리 집행> 기사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발전소 주변 지원금이 피해 주민들에게 쓰이지 않고 ‘눈먼 돈’으로 엉뚱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을 밝혀내고, 발전소로 인한 농촌주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망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보도 사진보도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카카오 들어오라하세요> 보도가 수상했다. 국회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 보좌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화면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었지만, 포털사이트의 언론 기사 편집 문제부터 여당 의원의 포털뉴스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여러 의혹의 단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