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겨레>는 지난달 16일, 국회 국토위원회 간사 등을 지낸 박덕흠 당시 국민의힘 의원 일가 건설사가 지난 10년 동안 국토부와 산하기관들로부터 공사를 수주한 내역 등을 담은 국토부 작성 자료를 진성준 의원실로부터 입수했습니다. 관련 자료를 박 의원이 국토위 소속이던 지난 5년 동안으로 좁혀 살펴보니 일가 건설사 수주 공사금 총액과 일가 건설사가 보유한 신기술 사용료 등이 무려 1천억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기사 작성 과정에서 박 의원이 국감에서 도로공사의 비리 의혹을 들춘 이듬해부터 도공으로부터 받은 공사 단독 도급 건수가 급증한다는 사실도 추가적으로 확인해 첫 기사를 썼습니다. 앞서 박 의원이 자신의 가족 회사를 동원해 2012년부터 서울시로부터 4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됐는데, 그보다 더 큰 규모의 ‘이해충돌’ 의혹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후 박 의원이 전문건설협회장을 지낼 때 추진한 골프장 건립 등으로 협회에 8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되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한 뒤, 곧바로 편집국 내에 박덕흠 TF가 꾸려졌습니다. TF는 박 의원 일가 기업들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제보자와 관계자들을 접촉하는 한편, 박 의원의 의정활동 전반 등에 대해 회의록 등을 뒤지며 다각도로 취재를 벌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2016년 11월 박 의원이 국토위 법안소위에서 건설사들의 입찰담합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입찰담합 3진 아웃법’)에 강력히 제동을 걸어 결국 기준이 완화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됐다는 사실과, 201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20주기’를 맞아 발의된 ‘사망 사고에 대한 건설업체 처벌 강화법안’도 저지했다는 사실도 확인해 단독보도했습니다.
TF는 추가로 박 의원이 운영하던 혜영건설, 파워개발 등이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입찰 방해 행위와 불법 담합 등으로 각각 과징금 9억5000만원과 2억5200만원을 부과받았다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도 확인해 단독보도했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건 당시 담합과정에서 박 의원이 직접 담합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관련 판결문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박 의원의 담합 지시가 적시됐음에도 검찰이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낸 해당 기사는 포털에서 댓글 1000여개나 달리며 뜨거운 호응을 받았습니다. 박 의원이 왜 ‘입찰담합 3진 아웃법’을 막으려고 했는지 배경을 보여준 기사들입니다.
이후에도 TF는 박 의원이 협회 중앙회장과 서울지회장을 지낼 때 자신의 조카, 출신학과 교수의 딸, 혜영건설 직원의 아들, 서울시 공무원 등을 부정채용했다는 의혹도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제보자를 통해 받은 명단을 1주일에 걸쳐 수백 차례의 검색과 당사자 취재를 통해 박 의원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고 나서야 단독기사를 쓸 수 있었습니다. 박덕흠 TF는 전날 저녁에 받은 제보를 하루 동안 부지런히 취재한 뒤 이튿날 기사로 작성하는 등 관련 단독보도의 내용과 질에서 타사 보도를 압도했다고 자부합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제보자 및 취재원이 익명을 요구하는 경우에만 익명을 사용했으며, 익명을 사용할 경우에도 해당 취재원이 어떠한 직책을 맡았는지 등을 최대한 명시하고 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박 의원이 국토위 위원으로 있는 기간 동안 박 의원 일가 회사가 서울시의 공사 수주를 받았다는 의혹 제기는 지난 8월23일 <엠비시>(MBC) 탐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먼저 보도됐습니다. 그러나 후속 보도가 이어지지 않았고, 파급력은 크지 않았습니다. 3주 뒤인 지난달 18일부터 <한겨레>가 단독 보도를 이어나가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18일 <한겨레> ‘[단독] 박덕흠 의원 일가 회사, 피감기관 공사 1천억 수주’, ‘[단독] 박덕흠 의원 일가 회사, 피감기관 공사 1천억 수주’ 단독 기사 보도 직후, <중앙> <조선> <오마이> 등이 바로 해당 내용을 의원실발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경향> <한국> <동아>도 다음날인 19일치 지면에 이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경향> <한국>는 19일 사설에서도 이 내용을 다뤘습니다.
법안 심사, 발의 과정에서의 이해충돌 논란을 짚는 지난달 21일 <한겨레>‘[단독] 박덕흠 ‘입찰비리 3진아웃’ 법안 무력화 주도했다‘ 기사도 <JTBC> <머투> <서울경제> <SBS> <한국> 등이 관련 내용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박 의원에 대한 기사를 소극적으로 써오던 <조선>도 지난달 22일 ‘건설업 출신 野의원 5년간 건설 담당 상임위, 이 자체가 문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겨레>가 제기한 의혹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1일 박 의원의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기자회견 내용, 각 당의 논평,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논평과 입장문 등을 토대로 <한겨레>의 이어진 보도를 대다수의 매체에서 보도했습니다.
<한겨레>의 단독보도를 이어받아 후속 보도를 하는 언론사들도 속속 나왔습니다. <한겨레>가 두 차례(지난달 18일, 24일) 박 의원의 회의록 등을 통해 단독보도하자, <노컷뉴스>도 국회 상임위 회의록 등을 취재해 22일 ‘[단독]국토위 회의록에…"박덕흠 의원님, 업계 대변 자리가 아닙니다"’는 기사를 보도했고, <JTBC>는 지난달 19일 <한겨레>가 최초 보도한 ‘골프장 매입 의혹’ 기사를 추가 취재해 28일 ‘박덕흠, '골프장 매입' 무관하다더니…"손실 나도 가자"’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YTN>도 지난달 25일 ‘[단독] "박덕흠 설립 건설사, 환노위 관련 백 억대 사업도 수주"‘ 기사를 통해 <한겨레>가 국토위 등 관련 사업을 대거 수주했다는 의혹에 이은 후속 보도를 했습니다. <한겨레>가 앞서가고 타 매체들도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지난달 18일부터 꾸준히 이어진 <한겨레>의 단독보도를 비롯해 다른 언론사들의 연이은 보도로 인해 박 의원은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한겨레>는 박 의원의 반박을 재반박하는 기사와 또 다른 의혹들을 제기하는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결국 박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해충돌 논란으로 여권은 물론 야권 내부에서도 박 의원에 대한 우려와 질타가 나오고 있으며, 진상조사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분노도 들끓었습니다. 지난달 19일에는 박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특검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해 10만명에 가까운 동의를 받고 있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도 네티즌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네이버 뉴스에서 ‘[단독] “박덕흠이 담합 지시” 판결문 명시…검찰은 기소도 안했다’, ‘[단독] 박덕흠 의원 일가 회사, 피감기관 공사 1천억 수주’ 등의 기사는 1천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박덕흠관련 기사를 찾아보려해도 거의없고.. 그나마 한겨레에서 꾸준히 나오네요 계속 후속기사 부탁합니다”와 같은 <한겨레>를 응원하고 박 의원을 지적하는 내용도 적지 않았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박덕흠 이해충돌 보도로 인해 정치권에서 지지부진하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5일 이해충돌방지법과 공정3법 등을 개혁과제로 선정, 이번 회기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박 의원과 아울러 이상직 의원, 조수진 의원 등도 이해충돌의 관점에서 의정활동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박 의원에 대한 수사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입니다. 앞서 2017년 전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단 등 50명은 2017년에 이미 박 의원 등을 고발했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10일 재차 검찰에 박 의원을 고발했는데, <한겨레> 보도 이후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에 배당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직권남용, 공직자윤리법, 뇌물죄 등의 혐의로 박 의원을 경찰에 고발한 사건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피고발인인 박 의원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기획보도는 언론윤리강령과 <한겨레> 내부 ‘취재보도준칙’을 준수하였고, 사내 특종상을 상신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의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모두 없었습니다. (2020년 10월 7일 기준)
회차 심사평
제361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제36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서 69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1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김홍걸·조수진 의원 등 재산축소·허위신고>가 뽑혔다.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은 공개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되는 경우들이 많은데, 취재진이 이전에 공개된 재산내역들을 확보하고 있다가 이후 공개된 재산내역과의 비교를 통해 축소 또는 허위 신고된 내용을 밝혀냈다. 파장이 컸던 보도였고, 공직자 재산공개와 관련한 제도 변화의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에 모든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이통사, 가입자 휴대전화 위치확인 정보 몰래 축적> 보도가 수상했다. 취재 기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 당시 이동통신사들의 협조를 받아 해당 시간대에 이태원 클럽에 머물렀던 1만1000여명을 특정했다는 정부 발표를 접한 뒤 발표에 언급된 ‘기지국 접속기록’을 이동통신사들이 어떻게 축적해 보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하기 시작했고, 3개월여 동안 취재를 통해 이동통신사들이 그간 이용자들에 대한 고지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지국 접속 기록을 축적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용자들이 모르는 사이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통제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축적되어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언택트 시대, 소외된 노인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그간 디지털 세계에서 노인들이 겪는 소외 문제에 대해 다룬 보도들이 많았으나, 언택트 시대에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뛰어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라면 끓이다 화재 참변 당한 인천 초등생 형제>가 뽑혔다. 취재 기자는 사고 현장에 가서 이웃들을 통해 이들 형제가 방치되고 있었고 이웃 주민들이 기관에 여러 차례 신고를 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순 화재 사고로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에 대하여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구조적 문제들을 조명함으로써 전국적인 반향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많은 위원들이 좋은 점수를 주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NN의 <하동화력발전소 주변 수백억 지원금 엉터리 집행> 기사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발전소 주변 지원금이 피해 주민들에게 쓰이지 않고 ‘눈먼 돈’으로 엉뚱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을 밝혀내고, 발전소로 인한 농촌주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망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보도 사진보도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카카오 들어오라하세요> 보도가 수상했다. 국회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 보좌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화면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었지만, 포털사이트의 언론 기사 편집 문제부터 여당 의원의 포털뉴스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여러 의혹의 단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