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 경위
“차로 불과 1분 거리에 119안전센터가 있었는데 왜 5분이나 걸렸을까.”
지난달 온 국민을 가슴 아프게 한 인천 초등학생 형제 화재사고를 두고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당시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한 어린 형제가 집에서 끼니를 때우려다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에 모든 이의 시선이 돌봄 사각지대에 쏠려 있던 터였다.
불길이 치솟았던 미추홀구 용현동 빌라와 용현119안전센터 간 직선거리는 고작 ‘170여m’에 불과했고, 이 사실은 취재 동기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화재 상황 보고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인천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은 9월14일 오전 11시16분 형제 중 8살 동생의 구조 요청을 받았다. 오전 11시21분 용현119안전센터가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지만 화재 현장과 초근접 거리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5분이란 도착 소요 시간은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소방당국이 “빨리요. 빨리 와주세요”를 외치던 아이로부터 ‘빌라 명칭과 동·호수’를 듣고도 5분이나 걸렸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가자 소방당국은 아이가 알려준 집 주소만 갖고선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고 했는데 구체적 이유가 황당했다. 용현동에서 같은 명칭을 사용하는 빌라가 화재 현장을 포함해 모두 4곳이어서 특정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같은 이름의 빌라 4곳에 각각 가까운 119안전센터를 동시다발적으로 출동시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등 이런 상황에 영민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따로 없었다.
이 탓에 화재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로 소방차들이 긴급 출동했고, 정작 용현119안전센터는 인근 빌라에서 불이 난 지도 모른 채 최초 신고 접수 이후 1분23초간 대기하고 있던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해당 센터는 화재를 목격한 주민 신고로 뒤늦게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119종합상황실의 출동 명령을 받고서야 현장으로 달려갈 수 있었다.
형제는 구조됐지만 건강 상태는 좋지 않았다. 형은 3도 중화상을 입었고 1도 화상을 입은 동생은 검은 연기를 많이 마셨다. 둘 다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으나 다행히 최근 의식을 되찾았다.
인천일보는 언론사 가운데 처음으로 당시 출동 상황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긴급 출동 지령 시스템의 문제점을 분명하게 짚어냈다. 이번 화재 대응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출동 지령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취재 방향
초등학생 형제 화재사고 관련 취재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됐다. 하나는 화재로 드러난 소방당국의 미흡한 초동 대처와 낡고 오래된 저층 공동주택 화재 위험성, 화재 통계 미활용 문제, 손 놓고 있는 119 안심콜 서비스, 화상전문병원 부재 등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심층 취재였다.
▲1분23초 공백… 형제에게 긴급출동은 없었다는 기사를 시작으로 ▲‘형제 화재 사고’ 집 안에 스프링클러만 있었어도… ▲골든타임이 생명인 화상치료… 전문병원 찾아 서울로 ▲‘용현동 형제 화재사고’ 이미 예견된 참사였다 ▲전방위적 시스템 개선 없인 화마는 항상 도사리고 있다 ▲돌봄사각 해소·골든타임 확보… 대책 시급하다 ▲가입률 0.35%… ‘119 안심콜 서비스’ 유명무실 등 단독·연속 보도를 쏟아냈다.
또 다른 취재 방향은 초등학생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과 건강 상태, 후원 현황 등 형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고려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빌라 화재 초등생 형제 돕자” 온정의 손길 줄이어 ▲화마 속 ‘의좋은 형제’… 또다른 비극 없도록 ▲해맑았던 아이들 미소… 하루빨리 일상 되찾길 ▲‘용현동 형제’ 열려있던 현관문 봤더라면… ▲‘용현동 형제’ 드디어 의식 회복 등 흥미 위주 추측성 기사를 지양하고 지역사회의 따뜻한 마음이 형제에게 잘 전해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초등학생 형제 화재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자 언론사 간 이슈 선점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처음에는 형제 비극을 자극적으로 다루는데 치중했고 과거 친모의 아동학대 정황이 나타나자 곧바로 책임 씌우기식 보도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이른바 ‘가짜 뉴스’도 눈에 띄었다.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형이 동생을 지키기 위해 감싸 안았다는 기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인천일보는 소방당국을 통해 형이 동생에게 이불을 덮어준 것으로 추정된다는 등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가장 먼저 기사화(▲화마 속 ‘의좋은 형제’… 또다른 비극 없도록)해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는데 기여했다.
‘라면 형제’와 같은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표현을 자제하면서 정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한 보도를 이어갔다.
형제 치료를 돕기 위해 후원금을 모집 중인 사단법인 ‘따뜻한하루’는 인천일보 보도 방향성과 진정성을 이해하고 언론사에 처음 형제의 행복했던 추억이 담긴 사진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천일보 단독 보도(▲1분23초 공백… 형제에게 긴급출동은 없었다) 이후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들이 뒤따라 보도했다.
특히 돌봄 사각지대에 집중된 타 매체와 대중의 시선을 ‘사고의 본질’로 옮겨가게 하는 계기가 됐다. 소방당국의 초동 대처 과정을 짚어보도록 했고 화재 취약 주거시설의 안전 상태를 돌아보도록 했다.
연합뉴스는 당일 화재감지기가 없어 피해를 키웠다는 내용의 후속 보도를 이어갔고 인천일보 역시 취재 계획대로 형제가 살던 빌라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고 화재감지기도 갖추지 못했다는 추가 보도(▲‘형제 화재 사고’ 집 안에 스프링클러만 있었어도…)를 냈다.
<타 매체 보도>
▲9월21일 연합뉴스 <“빨리 위치 알았더라면…” 중태 ‘라면 화재’ 형제에 안타까움>
▲9월21일 서울신문 <“위치 파악 빨랐다면”... ‘라면 화재’ 형제 안타까운 사연>
▲9월21일 YTN <‘인천 형제’ 집 170m 떨어진 곳에 소방서... “같은 이름 빌라 많아 시간 걸려”>
▲9월21일 MBN <“같은 이름 빌라가 인근에 4곳”… 중태 ‘라면 화재’ 형제에 안타까움>
▲9월21일 헤럴드경제 <이 빌라가 그 빌라? ‘라면 형제’ 빠른 신고에도 ‘중태’ 이유는…>
▲9월21일 부산일보 <라면 끓이다 중화상 입은 형제… 집에 ‘의무시설’ 화재감지기 없었다>
▲9월21일 한겨레 <의식 회복했다는 인천 초등생 형제… 알고보니 ‘가짜뉴스’>
▲9월21일 조선일보 <인천 ‘라면형제’ 돕기 성금 5000만원 돌파... 형제 소식은 ‘깜깜’>
▲9월21일 인천투데이 <미추홀구 ‘라면형제 화재’... “긴급출동 시스템 개선해야”>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인천일보 보도가 나가자 곧바로 지역 정치권이 움직였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논평을 내고 긴급 출동 지령 시스템의 전반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시당 내 ‘미추홀구 형제 화재 참사 TF’ 단장을 맡은 허종식 국회의원은 시스템과 제도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인천시의회는 출동 지령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례처럼 신고자가 알려준 화재 장소가 같은 이름의 빌라 여러 곳으로 확인되는 경우 각각의 장소에 가까운 119안전센터를 동시다발적으로 출동시키는 방식을 접하고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라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인천시교육청은 화재 발생 등 위급 상황에 대비해 평소 어린이가 올바른 119 신고 요령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체험형 안전 교육 콘텐츠 개발 등 교육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화상전문병원이 300만 도시 인천에 없는 탓에 중증 화상환자가 발생할 때마다 서울 화상전문병원으로 보내야 하는 실정과 이로 인해 초기에 적절한 대처가 중요한 화상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은 지역사회와 의료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인천일보는 또 초등학생 형제 화재사고로 드러난 각종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화재 대응·돌봄·교육·의료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 큰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 소방당국의 신고자 휴대전화 위치 정보 조회 시 30초~1분가량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방안과 화재에 취약한 주거시설에 대한 사회 안전망 강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제도 개선 등 현실적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화재 당시 소방대원들은 무거운 소방장비를 메고 뜨거운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어린 형제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인천일보 보도가 이런 희생과 노력을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긴급 출동 지령 시스템 개선으로 제2의 초등학생 형제 비극을 막을 수 있다면, 단 1초라도 더 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면 숨겨진 문제를 공론화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모두 14편의 기사를 작성했고 이례적으로 3편의 사설이 지면에 실렸다. 회사 논설실에서도 기사에서 다뤘던 여러 문제의식에 깊은 공감을 나타낸 것이다. 이번 보도를 통해 지역 언론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됐다는 평도 받았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1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제36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서 69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1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김홍걸·조수진 의원 등 재산축소·허위신고>가 뽑혔다.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은 공개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되는 경우들이 많은데, 취재진이 이전에 공개된 재산내역들을 확보하고 있다가 이후 공개된 재산내역과의 비교를 통해 축소 또는 허위 신고된 내용을 밝혀냈다. 파장이 컸던 보도였고, 공직자 재산공개와 관련한 제도 변화의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에 모든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이통사, 가입자 휴대전화 위치확인 정보 몰래 축적> 보도가 수상했다. 취재 기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 당시 이동통신사들의 협조를 받아 해당 시간대에 이태원 클럽에 머물렀던 1만1000여명을 특정했다는 정부 발표를 접한 뒤 발표에 언급된 ‘기지국 접속기록’을 이동통신사들이 어떻게 축적해 보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하기 시작했고, 3개월여 동안 취재를 통해 이동통신사들이 그간 이용자들에 대한 고지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지국 접속 기록을 축적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용자들이 모르는 사이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통제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축적되어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언택트 시대, 소외된 노인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그간 디지털 세계에서 노인들이 겪는 소외 문제에 대해 다룬 보도들이 많았으나, 언택트 시대에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뛰어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라면 끓이다 화재 참변 당한 인천 초등생 형제>가 뽑혔다. 취재 기자는 사고 현장에 가서 이웃들을 통해 이들 형제가 방치되고 있었고 이웃 주민들이 기관에 여러 차례 신고를 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순 화재 사고로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에 대하여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구조적 문제들을 조명함으로써 전국적인 반향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많은 위원들이 좋은 점수를 주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NN의 <하동화력발전소 주변 수백억 지원금 엉터리 집행> 기사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발전소 주변 지원금이 피해 주민들에게 쓰이지 않고 ‘눈먼 돈’으로 엉뚱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을 밝혀내고, 발전소로 인한 농촌주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망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보도 사진보도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카카오 들어오라하세요> 보도가 수상했다. 국회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 보좌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화면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었지만, 포털사이트의 언론 기사 편집 문제부터 여당 의원의 포털뉴스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여러 의혹의 단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