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년 넘게 미뤄온 공항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전환을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언뜻 생각했을 때, 비정규직을 공사에서 직접 고용해준다니 마냥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정작 당사자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직고용을 내걸었지만, 실제는 ‘무더기 해고’를 전제로 깔고 있는, 제대로 된 준비작업조차 이뤄지지 않은 허울뿐인 정규직 전환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매우 직관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취준생 vs 비정규직’구도만 부각되면서 정작 대량 해고가 이뤄진다는 이면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인국공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서게 됐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파악된 인국공은 문제점은 단지 ‘부실 정규직 전환’ 문제만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됐던 건, 공사 구본환 사장의 전횡에 가까운 각종 비위 의혹이었습니다. 지인에게 공항 CI 제작을 의뢰하는가 하면, 태풍 대응을 이유로 국정감사장을 빠져 나온 뒤, 정작 자신은 집 앞 고기집에서 친구들과 식사를 한 정황도 파악됐습니다. 공사 내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권위에 도전했다’는 사적인 이유를 들어 직원을 부당 인사조치한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인국공 사태의 1차적인 정점에 구 사장의 독단적인 전횡이 있다고 보고, 장기간에 걸친 취재로 차례대로 사장의 개인 비위 의혹을 고발하는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또 취재의 발단이 된 ‘부실 비정규직 전환’ 과정에 대한 검증도 계속 이어가, ‘해고가 처음부터 불법이었다’라는 로펌 자문을 받고도 이를 강행한 정황도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공사 CI 부실제작 의혹
인국공은 지난 6월 지구와 한반도의 불사조를 형상화한 새 공항의 CI를 후보로 선정합니다. 하지만 공항 CI 신규제작의 필요성이 없는 시점이라는 지적이 공사 내부에서 잇달아 제기됐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구본환 사장이 추천한 한 지방대 교수가 디자인자문위원장으로 임명됐고, ‘지인에게 디자인 자문을 받겠다’는 사장의 메모가 담긴 내부 문건도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수십억 원이 투입될 신규 로고 제작임에도 조악한 수준의 CI는 둘째 치더라도, 사적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제작 자문을 받는 등 제작 과정마저 투명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특히 보도 뒤 구 사장이 ‘제보자 색출’에 나섰다는 소식을 접한 뒤, 단건 보도로 끝내서는 안 되는 사안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 직원 부당 직위해제 의혹
지난 3월 인국공의 차장급 직원이 이메일로‘인사 항의’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직위해제를 당했다는 제보를 처음 접했을 때는 ‘다소 과장된 의혹’일 것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기업도 아닌 인사의 원칙이 명확한 공기업에서 이런 무리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해당 직원이 보낸 이메일과 당시 징계를 검토한 공사 내부 문건, 당사자의 증언을 잇달아 확인하면서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법적으로 징계 사안이 아니라는 공사 자체 검토에도 징계가 강행된 문건을 확인한 뒤, 이는 사장의 명백한 ‘인사 월권’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중노위(보도 시점에서는 지노위)까지 모두 ‘부당 징계’를 인정했지만, 공사는 ‘사장의 권위에 도전했다’는 사적인 이유만 갖고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안은 실제 구본환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가 이뤄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특히 구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가 이뤄진 이후에도 ‘부당 징계’상황을 꾸준히 확인한 덕분에, 중노위에서조차 구 사장의 인사명령이 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는 보도가 가능했습니다. ‘인사 재량’이라는 구 사장의 주장이 힘을 잃는 순간이었습니다.
○ 법인카드 부정사용 및 국회 허위해명 의혹
구 사장의 여러 비위 의혹 중 가장 이해가지 않았던 사안입니다.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토부 국정감사 도중 ‘태풍 대응’을 이유로 이석을 허락받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구 사장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감장이 발칵 뒤집히게 됩니다. 이후 구 사장은 나름의 당일 동선을 담은 사유서(공항 이동 뒤 영종도 사택에서 대기했다는 취지)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사안은 일단락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이 사유서 자체가 허위일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국감 날 저녁 9시 25분쯤 사장의 집 근처 소고기를 파는 식당에서 22만 원 어치의 법인카드가 사용된 카드 내역이 확보된 겁니다. 세종시 국감장에서 식당까지는 최소 2시간 반 거리, 그리고 식당에서 머물렀다는 사택까지는 최소 1시간 거리. 아무리 시간 계산을 해도 오후 3시 반에 세종시를 떠난 구 사장이 저녁 8시 영종도 사택에 도착할 수가 없었습니다.
공사의 해명은 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유서가 허위일 가능성을 따져 묻는데도 ‘지난해 국감에 낸 사유서에서 다 해명됐다’는 동문서답 식 답변이 왔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동선에 대한 해명은 일절 거부했습니다. 물론 취재 과정에서 구 사장이 국토부 감사 과정에서 자신의 동선을 어떻게 해명했는지는 이미 파악된 뒤였습니다. 시간상 거의 불가능하긴 했지만, 소고기를 같이 먹은 지인에게 법인카드를 주고, ‘굳이’ 관용차가 아닌 현금으로 택시를 타서, 매우 급하게 공항 근처 배수지를 둘러본 뒤 관사에 머물렀을 수는 있습니다. 구 사장의 해명을 사실상 거짓말로 봤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보도는 ‘국감장을 떠나 공항에 갔다는 구 사장의 법인카드가 집 앞에서 사용됐다’정도로만 이뤄졌습니다. 이후 국토부 역시 ‘구 사장의 해명이 거짓말이었고 공항에 간적도 없다’는 감사 결론을 내게 됩니다.
○허울뿐인 정규직 전환과 끝내 이뤄진 집단 부당해고 의혹
이번 취재의 발단이기도 한 ‘부실 정규직 전환 의혹’ 역시 취재 과정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뒤 첫 방문지로 인천공항을 택했는데, 당시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공사 비정규직에게 희망을 줬습니다.
그런데 2018년 1월 비정규직을 공사 자회사로 보낸 것 외엔 3년 동안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러던 도중 2020년 6월 공사가 일방적으로 ‘공사 직고용’을 발표하게 됩니다.
하지만 직고용이란 발표와 달리, 공사는 채용 시험을 거쳐 탈락자를 모두 해고하기로 내부 방침을 저했습니다. 이미 자회사 정규직이었음에도 채용 시험은 강제로 응시해야 하는, 직장을 건 ‘벼랑 끝 시험’인 셈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공사가 ‘해고 가능 여부’를 묻는 자문을 대형 로펌에 넣었고, ‘부당 해고’를 경고하는 답변을 들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공사는 법률적 경고를 받았음에도 무리한 정규직 전환과 채용 시험을 강행합니다. 그 결과, 전환 대상자 중 가장 인원이 적었던(200여 명) 소방대원 등 방재직 47명이 해고를 당했습니다. 워낙 ‘불법’ 소지가 큰 해고인지라, 나머지 전환 직군(보안검색 등 1900여 명)에 대한 채용 시험은 결국 무기한 보류됐지만, 이미 시험에서 떨어진 47명에 대한 해고는 번복되지 않았습니다.
왜 공사는 ‘불법인 줄 알면서도, 무리인 줄 알면서도 이 모든 절차를 강행했던 것일까’에 대한 답은 사실 알고 있습니다. 해임 의결된 구본환 사장마저 그 배후로 청와대를 지목했습니다. ‘대통령의 첫 방문지’그리고 ‘정규직 전환 성과’를 위해 비정규직들이 이용당했고, 총대를 맨 구본환 사장마저 해임됐다고 보기에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
○복잡한 사안 전달을 위한 취재설명서
인천공항에는 보안검색 노조만 4개가 있을 정도로 노사 간에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합니다. 이 복잡함 때문에 대부분의 언론사에서는 이번 정규직 전환 논란을 극히 단순화해 ‘취준생 VS 비정규직’구도로만 바라 봤습니다. 소위 ‘야마’를 잡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이렇게 쉽게 접근할 사안이 아님을 취재 과정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저희 취재진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취재설명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정규직 전환에 따른 집단해고가 왜 부당한지('정규직 전환의 마침표를 찍는다'던 인국공 해고 사태…'직고'가 '집보' 된 이유는), 시간대별 동선 행선 분석을 통해(태풍 때 고깃집서 '법카'…인천공항 사장 해임 건의안/ 그날, 인국공 구본환 사장은 정말 공항에 갔을까) 구 사장 해명의 진실성을 검증하는 별도의 텍스트 중심의 취재설명서를 통해 힘 닿는 한 이번 사안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인국공 사장 비위 및 부실 정규직 전환 의혹 연속보도 과정에서 몇 가지 특이점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① 개인비위만 등장하면 침묵하는 공사의 대응
3달에 걸쳐 이어간 인국공 관련 보도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뉩니다. 하나는 사장 개인의 비위 의혹이며, 다른 하나는 공사 비정규직 관련 의혹입니다.
그런데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유독 ‘사장 개인 비위’ 의혹과 관련해선 이해할 수 없는 해명으로 일관했습니다. 앞서 기술했듯이, ‘국회에 낸 행적 사유서가 허위가 아니냐’는 취지의 질의에 ‘국감 과정에서 다 해명됐다’고 엉뚱하게 답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당일 사장의 이동 동선에 문제가 제기됐다면, ‘문제가 없음’을 밝히는 것이 상식적인 대응입니다. 하지만 공사는 명확한 답변을 계속해서 회피했습니다. 취재진이 ‘구본환 사장 동선’이 거짓말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②법률적인 판단도 철저히 무시
특히 취재과정에서 느낀 또 다른 특이점은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야만 하는 공사 내부 의사결정 과정이 사실상 망가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장 1인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삼다 보니, 명백한 법률적 판단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는 상황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부당 직위해제’ 의혹이었습니다. 인사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직원을 직위해제시킨 이 사안에서, 공사는 여러 법률적 경고를 묵살해왔습니다. 사장이 공사 인사규정에 벗어난 징계를 요구하자, 공사 법무팀은 앞으로 제기될 노동위원회나 법원 송사에서 패할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지노위와 중노위 모두 ‘부당 징계’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징계를 철회하는 절차를 밟지 않음은 물론, 행정소송까지 진행할 의사를 취재 과정에서 밝혀왔습니다.
다른 사례는 자회사 정규직에 대한 부당 집단 해고입니다. 이 역시 공사의 자문을 받은 로펌에서 ‘자회사 정규직을 해고할 수 없다’는 강한 경고를 냈지만, 공사를 이를 묵살했습니다. 오히려 원하는 답변이 나올 때까지 다른 로펌에 질문을 교묘히 바꿔 자문을 의뢰한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야 할 공공기관에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③너무나도 어려웠던 ‘프레임 깨기’
앞서 언급한 대로, 이미 자회사 정규직인 직원을 강제로 채용 시험을 치게 한 뒤 탈락자를 해고하는 행위는 어떤 법률적 해석을 받더라도 ‘불법’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설명하기란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인국공 사태 초반 ‘억울한 취준생 VS 비정규직’ 프레임이 많은 언론에 의해 양산돼 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해고 자체가 불법이다’라는 당연한 명제마저 언급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각 비정규직 직군마다 서로 다른 노조를 결성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점도 보도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이었습니다. 예컨대 보안검색 노조만 해도 4개의 노조가 있는데, A,B노조와 A'노조, C노조의 목소리가 서로 달랐습니다. 이런 복잡한 사정 때문에, 많은 언론이 보다 이해가 쉬운 ‘취준생의 억울함’ 프레임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이해가 갔습니다.
그럼에도 취재진은 각 노조마다의 목소리를 하나씩 들어보며, 큰 틀에 보다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각 노조마다 어떤 사정이 있건, 중요한 점은 현행법상 명백히 ‘불법’인 정규직 해고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었다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돌이켜보면 가장 아쉬웠던 점은 법인카드나 직위해제 의혹, CI 의혹, 로펌 자문 의혹 보도 뒤 타 매체의 후속보도가 즉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취재진은 해당 의혹들이 사장의 거취를 결정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보도를 이어갔지만, 아쉽게도 즉각적인 후속보도는 많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9월 15일, 국토부가 구본환 사장의 해임 건의안을 기재부로 보내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국토부는 해임 건의안에서 구 사장을 해임할 사유로 ‘태풍 당일 동선 허위보고’와 ‘불공정 인사’를 거론했습니다. 모두 취재진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이미 내보낸 내용들입니다.
그러자 숱한 추종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각 언론들은 구 사장의 해임이 임박하자, 취재진이 그동안 보도한 ‘법인카드 의혹’, ‘부당 직위해제 의혹’, ‘CI 의혹’ 등을 잇달아 자사 기사에 포함시켰습니다. 현재 네이버 포탈에서 검색을 하면, 해당 의혹을 담은 보도는 약 270여 건에 달합니다. 리스트가 너무 많기 때문에, 타사 반향은 압축적으로 아래 기재했습니다.
[주요 타사 보도]
"세마리치킨집 로고 같다" 인천공항 CI 변경 추진 논란(중앙일보, 7월 17일)
바람 잘날 없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사갑질’에 구본환 사장 법카 사용 논란까지(나이스경제, 7월 28일)
인국공 직원들, 21년 만에 첫 서울 상경 집회 나서는 이유(한국경제, 7월 31일)
인천공항 노조, 여야 대표에 '인국공 사태' 면담 요청(뉴시스, 9월 8일)
국토부,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 해임 추진…중순께 결정(뉴시스, 9월 15일)
정부, 구본환 인천국제공항 사장 해임 추진(연합뉴스, 9월 15일)
국토교통부, 기재부에 구본환 인천공항사장 해임안 건의(뉴스1, 9월 15일)
국토부,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해임 기재부에 건의(부산일보, 9월 15일)
'인국공 책임론' 구본환 "국토부 고위관계자에게 사퇴요구 받았다"(뉴스1, 9월 16일)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 "카드결제 1년전 소명…불명예 퇴진 안한다"(뉴스1, 9월 16일)
구본환 해임하려는 진짜 이유…인국공 사태 책임? 1년전 법카 때문?(뉴스1, 9월 16일)
인천공항 사장 "정규직 전환 애썼는데 이유도 없이 자르려 해"(연합뉴스, 9월 16일)
국토부 "인천공항 사장 '허위일정 국회 제출' 등 비위 확인"(연합뉴스, 9월 17일)
4. 사회에 끼친 영향
국토부는 9월 15일 기재부에 JTBC가 보도한 사안을 이유로 사장 해임 건의안을 보냈고, 9월 24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열려 해임 건의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또 9월 28일 이 같은 결론을 대통령이 재가하면서 구 사장은 최종 공사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및 보도과정에서 언론윤리 강령 기준에 어긋나는 일은 없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이번 연속보도 관련 언론중재위 제소나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등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1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제36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서 69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1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김홍걸·조수진 의원 등 재산축소·허위신고>가 뽑혔다.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은 공개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되는 경우들이 많은데, 취재진이 이전에 공개된 재산내역들을 확보하고 있다가 이후 공개된 재산내역과의 비교를 통해 축소 또는 허위 신고된 내용을 밝혀냈다. 파장이 컸던 보도였고, 공직자 재산공개와 관련한 제도 변화의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에 모든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이통사, 가입자 휴대전화 위치확인 정보 몰래 축적> 보도가 수상했다. 취재 기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 당시 이동통신사들의 협조를 받아 해당 시간대에 이태원 클럽에 머물렀던 1만1000여명을 특정했다는 정부 발표를 접한 뒤 발표에 언급된 ‘기지국 접속기록’을 이동통신사들이 어떻게 축적해 보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하기 시작했고, 3개월여 동안 취재를 통해 이동통신사들이 그간 이용자들에 대한 고지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지국 접속 기록을 축적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용자들이 모르는 사이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통제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축적되어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언택트 시대, 소외된 노인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그간 디지털 세계에서 노인들이 겪는 소외 문제에 대해 다룬 보도들이 많았으나, 언택트 시대에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뛰어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라면 끓이다 화재 참변 당한 인천 초등생 형제>가 뽑혔다. 취재 기자는 사고 현장에 가서 이웃들을 통해 이들 형제가 방치되고 있었고 이웃 주민들이 기관에 여러 차례 신고를 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순 화재 사고로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에 대하여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구조적 문제들을 조명함으로써 전국적인 반향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많은 위원들이 좋은 점수를 주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NN의 <하동화력발전소 주변 수백억 지원금 엉터리 집행> 기사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발전소 주변 지원금이 피해 주민들에게 쓰이지 않고 ‘눈먼 돈’으로 엉뚱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을 밝혀내고, 발전소로 인한 농촌주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망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보도 사진보도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카카오 들어오라하세요> 보도가 수상했다. 국회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 보좌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화면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었지만, 포털사이트의 언론 기사 편집 문제부터 여당 의원의 포털뉴스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여러 의혹의 단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