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0)
‘참혹한 인권유린’ 33년 만에 시작되는 진상규명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산시 주례동에 있었던 부랑인 수용시설입니다. 거리 빈민에게 새 삶의 기회를 준다는 사회복지를 표방했지만, 그 안에서는 무차별적인 민간인 납치와 잔혹한 폭력, 굶주림과 강제노동, 살인과 암매장까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끔찍한 인권유린이 자행됐습니다. 지난 5월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는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나섭니다. 1987년 형제복지원의 실상이 폭로된 뒤 33년 만입니다.
2020년, 형제복지원은 어떤 의미일까?
형제복지원을 다룬 언론 보도는 많습니다. 그러나, 모두 형제복지원이라는 ‘단일 사건’에 대한 평면적 보도에 그쳤습니다. “어떻게 저런 일이!”라는 정도의 ‘도시 괴담’으로 형제복지원은 소비되고 있습니다. YTN 기획탐사팀은 인권유린이라는 극단적 이미지를 쫓았던 기존 언론 보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형제복지원 이면에 있는 정치·경제적 구조를 밝히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피해자 21명 심층 인터뷰…전두환 육성 파일 확보
피해 생존자 21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수용 경위와 현재의 삶까지, 형제복지원으로 인해 뒤틀린 그들의 삶을 듣고 기록했습니다. 취재 자료는 87년 형제복지원 검찰 수사 기록을 바탕으로 삼았습니다. 부산시에 정보공개 청구해 새로운 기록들도 확보했습니다. 국가기록원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자료를 뒤져, 당시 권력이 형제복지원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확인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형제복지원의 배경이 된 ‘사회정화운동’과 관련한 전두환의 육성 파일과 미국 대사관 문서를 입수해 최초로 보도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로 천성원 회계 자료 확보…족벌경영·세습 실태 폭로
형제복지원과 유사했던 양지마을 피해자의 87년도 인터뷰 파일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통해 확보했습니다. 양지마을은 천성원이라는 법인 아래에 있는 부랑인 수용시설로, 5공화국에서 탄생한 대규모 민간인 강제수용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지금도 건재합니다. 취재진은 대전시 정보공개 청구로 확보한 천성원 회계 자료를 분석해 ‘창업주 일가’의 족벌경영과 세습, 그리고 행정당국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경찰·공무원 추적…새롭게 드러난 전두환 일가와의 유착
취재진은 피해 생존자뿐만 아니라 과거 5공화국에서 부랑인 수용 업무를 한 경찰과 공무원도 추적했습니다. 경찰 내부 제보자를 통해 부산역에서 어린아이들을 납치하다시피 형제복지원으로 데려갔던 경찰들의 명단을 확보해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형제복지원에서 자살을 병사로 둔갑시킨 사례도 최초로 확인했습니다. 부랑인 수용 업무를 담당했던 퇴직 공무원들도 만났습니다. 전두환의 막내 동생인 전경환 씨와 형제복지원 원장 박인근이 유착됐다는 증언을 최초로 확보했습니다. 또 형제복지원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이른바 시국사범들을 가두는 비밀 수용소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담당 공무원과 피해 생존자 증언을 통해 밝혀냈습니다.
▲ 보도 내용
1부 감금의 시대
전두환은 독재자가 아닌 복지 국가의 지도자로 불리길 원했습니다. 부랑인 집단 수용도 그렇게 기획됐습니다. 명목은 이른바 사회정화였습니다. 당시 사회정화 사업에는 경찰과 군, 행정당국, 안기부 등이 총동원됐습니다. 기록을 보면 지역 유지들로 구성된 정화위원만 113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5공화국의 출범과 5월 광주 민주화운동, 그리고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이라는 역사적 맥락 속에 형제복지원을 비롯한 대규모 민간인 강제수용소가 만들어진 배경을 추적했습니다.
2부 수용소 비즈니스
대전 천성원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는 ‘형제복지원의 형제’들을 취재했습니다. 폭력과 굶주림은 극단적인 이윤 추구 행위의 결과물이었습니다. 권력의 필요와 시설 운영자의 경제적 욕망이 만나면서 형제복지원과 그 형제들은 점점 덩치를 불려갔습니다. 인권유린을 통한 수용소 비즈니스의 실체를 형제복지원 재무 구조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분석했습니다.
3부 생존자들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의문의 죽음, 살아남은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원장 박인근 일가의 현재, 그리고 대전 지역 최대 복지법인 천성원의 족벌 경영과 세습 문제를 취재했습니다. 회계사와 사회복지 전문가 등의 자문을 받아, 비영리 사회복지법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족벌경영과 세습 문제를 파헤쳤습니다. 대규모 수용 시설을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하는 대한민국 사회복지의 구조적인 문제도 짚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원 보호 위해 일부 익명 처리. 해당 기자들이 직접 현장에서 취재했으며 기타 특이사항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없음
4. 사회에 끼친 영향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들은 지금도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5공화국의 강제수용소 3부작>이 제작될 수 있었던 건 그들의 용기 있는 증언 덕분이었습니다. 그들 역시 YTN 보도를 통해 트라우마를 딛고 계속 싸울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서울대 사회학과 형제복지원팀에서는 지금껏 나온 형제복지원 관련 보도 가운데 가장 깊이 있는 보도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부산시 형제복지원 실태 조사 위원장을 맡은 동아대 남찬섭 교수는 “오는 12월 과거사위원회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감시하는 기준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보도를 계기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형제복지원 비상상고 사건에 대한 대법원 심리가 속도를 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대전시는 YTN이 의혹을 제기한 대전 천성원 운영 문제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천성원 ‘창업주 일가’가 법인에 대여해 준 돈의 출처와 사용처 등을 확인해 세습을 위한 회계 부정인지를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YTN이 제기한 횡령 의혹을 밝히기 위해 법인 수익 사업인 병원에 투자된 차입금 수십억 원의 사용처를 규명하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기자협회 및 YTN 윤리 강령을 충실히 지켰음.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보도 당사자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61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제36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서 69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1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김홍걸·조수진 의원 등 재산축소·허위신고>가 뽑혔다.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은 공개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되는 경우들이 많은데, 취재진이 이전에 공개된 재산내역들을 확보하고 있다가 이후 공개된 재산내역과의 비교를 통해 축소 또는 허위 신고된 내용을 밝혀냈다. 파장이 컸던 보도였고, 공직자 재산공개와 관련한 제도 변화의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에 모든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이통사, 가입자 휴대전화 위치확인 정보 몰래 축적> 보도가 수상했다. 취재 기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 당시 이동통신사들의 협조를 받아 해당 시간대에 이태원 클럽에 머물렀던 1만1000여명을 특정했다는 정부 발표를 접한 뒤 발표에 언급된 ‘기지국 접속기록’을 이동통신사들이 어떻게 축적해 보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하기 시작했고, 3개월여 동안 취재를 통해 이동통신사들이 그간 이용자들에 대한 고지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지국 접속 기록을 축적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용자들이 모르는 사이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통제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축적되어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언택트 시대, 소외된 노인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그간 디지털 세계에서 노인들이 겪는 소외 문제에 대해 다룬 보도들이 많았으나, 언택트 시대에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뛰어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라면 끓이다 화재 참변 당한 인천 초등생 형제>가 뽑혔다. 취재 기자는 사고 현장에 가서 이웃들을 통해 이들 형제가 방치되고 있었고 이웃 주민들이 기관에 여러 차례 신고를 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순 화재 사고로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에 대하여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구조적 문제들을 조명함으로써 전국적인 반향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많은 위원들이 좋은 점수를 주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NN의 <하동화력발전소 주변 수백억 지원금 엉터리 집행> 기사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발전소 주변 지원금이 피해 주민들에게 쓰이지 않고 ‘눈먼 돈’으로 엉뚱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을 밝혀내고, 발전소로 인한 농촌주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망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보도 사진보도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카카오 들어오라하세요> 보도가 수상했다. 국회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 보좌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화면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었지만, 포털사이트의 언론 기사 편집 문제부터 여당 의원의 포털뉴스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여러 의혹의 단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