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지난해 취약계층 취재를 하던 중 취재원인 사회복지계 관계자로부터 이상한 푸념을 들었습니다. 대전 0시 축제로 기부금이 크게 줄어서 수급자와 독거노인에게 줄 물품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지역축제 때문에 기부금이 어떻게 줄었겠냐며 그저 연말 기부금 감소로 인한 푸념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찜찜한 구석이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올해 0시 축제가 다시 열렸고 이에 대한 예산 집행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대전시가 올해 집행했다던 47억 원의 예산 내역에는 세금 이외에 다른 금액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공동 주관으로 참여한 관변단체, 대전사랑시민협의회의 장부는 달랐습니다.
화려한 축제에 감춰져 있던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정체불명의 기부금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9월26일, 7시·9시 뉴스 대전0시 축제에 기부금 줄줄이…취약계층 지원은?
2 9월29일, 7시·9시 뉴스 대전0시 축제 기부금 논란…“투명 공개 필요”
3 10월24일, 7시·9시 뉴스 대전시 국감, “계엄일 행적·0시 축제 기부금 사용”추궁
*3건 외 미반영 보도물 별도 첨부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비영리법인인 대전사랑시민협의회, 법인 사무실은 대전시 월평동의 모 민간 빌딩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해당 주소지를 찾아가봤지만 비어 있었고 실제로 사용하는 사무실은 엉뚱하게도 대전시청 16층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시청에 위치한 관변단체, 대전사랑시민협의회는 바로 대전시와 함께 이른바 대전의 대표 축제인 0시 축제 주관사로 활동하는 곳입니다.
대전시가 세금으로 마련한 한정된 예산만으로는 거대한 축제를 진행했다는 것은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함께 주관사로 참여한 대전사랑시민협의회가 얼마만큼의 돈을 사용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예산 집행 과정을 살펴보던 중 한 가지 흥미로운 자료를 얻어냈습니다.
바로 기부금 집행 내역입니다. 대전사랑시민협의회가 관변단체이긴 하지만 0시 축제가 개최되기 전까지 비영리법인 명목으로 해마다 받은 수억 원의 기부금은 80~90% 이상 산불피해지역 주민이나 독거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0시 축제가 시작한 2023년부터 기부금 집행은 180도 바뀌어 90%가 넘는 기부금이 축제에 집행되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9억 8천만 원을 모금해 이중 8억 9,900만 원을, 2024년에는 8억 3000만 원의 전체 모금액 중 대부분인 6억 8,000만 원을 각각 축제에 집행합니다.
기부금을 누가 줬고 이 돈은 어디에서 흘러들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대전사랑시민협의회에 수차례 연락을 취하고 KBS 명의의 공문까지 보내 기부금 출처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협의회 측은 거절했습니다.
취재진은 기부금 출처를 위해 기부를 한 기관 등에 대한 수소문을 하며 확인 작업을 시작했고 커다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대전사랑시민협의회에 기부를 한 곳은 대전시 시금고를 맡고 있는 시중은행을 비롯해 대전지역의 대형 건설사, 대기업, 중견기업 등으로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대학과 공기업에서도 기부를 받아 집행했습니다.
이들 기관에 모두 물어봤습니다. 해당 기부금이 어떤 성격을 띠는지, 원래는 어디에 써왔는지 그리고 기부한 규모는 얼마에 달하는지를 보름여에 걸쳐 취재했습니다.
그렇게 확인된 돈만 최소 20억 원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기부금 절대 다수가 원래는 취약계층을 위해 써야할 기업과 기관들의 ‘사회공헌기금’이었습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업계 관계자를 상대로 비공식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들로부터 모두 0시 축제 이후 기부금이 크게 줄어 집행 규모도 축소됐다는 공통된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취약계층에 써야 할 기부금을 축제에 들이부은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기부금품법을 소관하는 행정안전부, 그리고 청탁금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을 소관하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유권해석과 함께 복수의 변호사를 거쳐 법률 자문을 의뢰했고, 모두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답변을 얻어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기부금품법상 원칙적으로 자치단체는 기부금을 받지 못한다며, 설사 기업과 기관이 자발적으로 냈다는 예외적 허용사항에 해당 하더라도 대전시는 기부금심사위원회를 열어 적정성 여부를 따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대전시는 하지 않았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미 2019년 자치단체가 주관한 행사에 부적절한 기부금을 할 수 없다며 전수조사와 함께 개선 권고안을 내린 바 있습니다. 대전시의 사례에 대한 KBS의 질의에 대해 권익위 부패방지국은 부적절한 협찬을 막기 위해 축제 사업계획에 해당 기부금을 반영하고, 별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청탁금지법이나 이해충돌법 우려가 있다고 서면으로 유권해석을 내려줬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대전시는 해당기부금을 사업계획에 반영하지도, 별도의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사 법률자문 또한 시금고와 건설사, 대기업 등 대전시와 인허가 관계에 얽혀 있는 사안이라면 이것은 자발적인 의도로 낸 기부금으로 볼 수 없는 개연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KBS 공식인터뷰 자치단체로 직접 기부금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법적인 문제가 없다, 다만 절차가 부실하다면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최초 보도가 진행된 지 20여 일이 지난 10월, 대전시 국감에서 KBS가 단독으로 연속 보도한 내용을 토대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성회 의원과 한병도 의원이 집중 질의를 진행했습니다.
한병도 의원은 0시 축제 이후 갑자기 들어난 기부금은 행정권력의 영향력이 없이는 설명이 어렵다며, 관련된 법과 규정도 대전시가 지키지 않았다고 질타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장우 대전시장은 기업이나 기관이 기부할 때 어디에 해야 할지 추천해달라는 경우는 있어도 자발적 기부나 협찬에 대해선 대전시가 특별히 관여할 일이 아니며, 예산이 부족하면 편성하면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취약계층의 기부금이 축제로 흘러들어갔다는 국회 지적에 대해 이 시장은 대전시가 그만큼 복지 예산을 더 편성해서 집행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는 모두 취재진의 신분을 밝히고 진행됐으며, 행정자료와 정보공개 등 모든 취재는 KBS 보도국 소속 정치행정팀과 영상취재부 구성원들이 두 달여에 걸쳐 직접 취재했습니다.
말풍선 그래프를 통해 인터뷰로 등장한 경제계 관계자와 사회복지계 관계자 등 익명 취재원의 경우 현업에 종사하는 현직 관계자이며, 음성변조와 모자이크 처리 등에 대한 고지를 하였으나 신분이 노출될 경우 취재 당사 기관인 대전시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실제 대화를 녹음한 뒤 해당 내용에 대해 발췌하여 사용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KBS 이외에 대전 0시축제 기부금 문제를 취재한 언론은 없었으며, 보도 이후 국정감사에 문제제기가 일어나자 연합뉴스를 비롯한 주요 매체에서 일제히 보도하는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타매체 반향 별도 첨부
6.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보도 이후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를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는 권력형 모금, 관제 모금이 벌어졌다며, 고발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위원회 명의로 대전시와 대전 0시 축제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KBS대전 보도국은 이번 보도를 통해 자치단체가 기부금을 편법으로 악용한 예산 집행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해당 보도는 외부 지원을 받지 않고, KBS 수신료를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보도당사자인 대전시와 대전사랑시민협의회 등으로부터 반론신청을 비롯해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도 공적설명서를 제출하는 당일까지 발생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422회 전체 총평
제42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서 73편의 기사가 출품됐다. 특히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5편이 몰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각 부문에서 올라온 기사들이 모두 빼어나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언론환경 속에서도 현장 기자들이 빛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움이 컸다. 반대로 기자상 심사를 하는 위원들의 고민은 그만큼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치열한 논쟁과 협의 끝에 이번에는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선 매일노동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 보도가 선정됐다. 최근 가장 ‘핫’한 곳 중 하나로 꼽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숨진 청년이 주 80시간씩 일했다는 사실과 직원들에 대한 포괄임금제, 초단기 계약(쪼개기 계약) 등 불법·탈법적 인사·노무 관리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보도는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화려한 브랜드 이면에 숨겨진 업체의 잘못된 경영 방식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착수했고 업체 대표가 재발 방지 약속을 하는 등 후속 조치가 이루어진 데에는 이 보도가 핵심 역할을 했다는 데 심사위원들간 이견이 없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선 제주CBS의 <제주 부장판사들 비위 의혹>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기사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엄청났다. 단순히 판사들이 근무시간에 노래방에서 음주난동을 부린 것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사건을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식 징계’에 이어 ‘판사 유흥접대 논란’, ‘사법거래 의혹’으로까지 끌고간 것은 CBS 기자들의 끈질긴 취재 덕분에 가능했다. 국회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면서 성역화된 사법부에 경종을 울리고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웠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두편이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노컷뉴스 <이상경 국토차관, 갭투자의 민낯> 보도는 국토부 차관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차단된 ‘갭투자’를 오래 전부터 해 오고 있었다는 점을 최초 보도, 당사자 사퇴라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또 이 보도로 현 정부에서 한 명의 차관 사퇴를 넘어,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신뢰도와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발시켰다는 점도 수상작으로 선정되는데 한몫했다.
KBS 보도는 ‘기부’를 명분으로 거래처에 납품 계약을 유도하고, 이후 기부금 지출분을 다시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보전하는 ‘이중구조’를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대기업이 복지시설과의 이러한 거래를 통해 이용자 주머니를 갈취하는 행위를 밝혀냈다는 것 자체가 언론의 자본권력 감시 역할을 충실히 한 기사라고 평가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뉴스1 <경계선의 집> 보도와 세계일보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계선의 집> 보도는 몇년 전부터 국내에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문제를 전면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실태조사도 제대로 되지 않고, 그 숫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단체’와 특정인에 의해 저질러지는 폭행과 성폭력 의혹 등을 파헤쳐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린 것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기사였다. 이 보도로 국가인권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나선 점 또한 제도 사각지대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언론 본연의 역할을 되돌아보게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세계일보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보도는 식상한 주제를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다국적 인공지능(AI) 자연어 처리 공약 분석 방법론을 국내 최초로 도입, 13대 대선부터 21대 대선까지 38년간 주요 대선후보 24명의 10대 공약 217개를 직접 분석하고, 여기에 여론조사와 해외 사례 취재까지 더해지면서 자칫 지루할 것만 같은 기사에 힘을 불어넣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약관리 부실을 문제점으로 꼽은 것도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이유였다.
사진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 <피감기관서 축의금 받은 최민희, 본회의 중 ‘환급 문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회에서 의원들의 휴대폰 사진을 촬영, 보도하는 것은 많았지만 이 사진은 많은 매체에서 기사는 물론 사설까지 내용을 인용했을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결국 이 사진 보도 이후 최민희 의원이 사과하는 등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진 한 장이 주는 위력’을 새삼 깨닫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