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기획>
강원도의 재정자립도는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대기업이나 대규모 제조업체가 상대적으로 적어 세수도 취약합니다. 강원도는 지금껏 평창올림픽 개최지 조성 목적으로 알펜시아리조트 개발에 1조 6,000억 원,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 8,000억 원 등 천문학적 돈을 투입해 왔습니다. 이 두 사업은 자체 재원이 부족해 ‘빚’으로 시작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단 2건의 개발 사업으로 발생한 부채와 각종 돌발 비용은 지금까지 강원도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여,야 가릴 것 없는 전임 강원도지사들의 대규모 공약 사업이었습니다.
현 강원도지사의 주요 공약 사업은 ‘춘천 고은리 행정복합타운’ 개발입니다. 9,000억 원을 들여 100만㎡ 용지에 강원도청을 포함한 공공기관, 4,700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합니다. 이 사업역시 100% ‘부채’로 사업을 시작합니다. 강원도가 보유중인 공유재산을 출자해 강원개발공사의 부채비율을 임의로 낮추고 이를 토대로 외부에서 돈을 빌려 사업 재원을 마련합니다. 종잣돈은 단 1원도 없습니다. 이른바 ‘꼼수 출자’로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을 낮춰 사업에 착수하는 셈인데 지역에서는 아파트와 토지 미분양 등 불확실성이 커보인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강원개발공사는 알펜시아 개발 당시 차입한 3,300억 원도 아직 갚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언제 상환할지 기약조차 없습니다.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공사의 연간 영업이익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런 와중에 이번 사업을 위해 최소 6,000억 원 이상을 또 차입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재원 조달부터 토지 분양, 전기, 상하수도, 도로 등 기반 시설과 재무 위험까지 사업 전반을 세밀하고 꼼꼼하게 검증, 확인하는 일이 급선무였습니다. 예산이나 자체 재원이 아닌 ‘수 천억 부채’를 빌려 사업을 시작하려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2.출품 보도물 목록(리포트 19건)
①전국 신도시 활성화 기대 이하(3/10)③행정복합타운 경제성 미지수(3/13)⑤강원개발공사 추가출자 중단 요구(9/5)⑦강원도-춘천시,행복타운 공방 격화(9/16)⑨집중1>춘천 북부개발 타당성 미흡(10/10)⑪연속1>사업성 검증 뒷전,정쟁 변질(10/12)⑬연속3>행복타운 하수처리비‘껑충’(10/14)⑮연속5>급선회 배경..2천억 예산 펑크(10/16)⑰행정복합타운 추진협의회 반쪽 출범(10/22)⑲춘천시 행정사무감사도‘행복타운’쟁점(10/28) ②행정복합타운 재무위험성 경고(3/12)④행정복합타운 계획 춘천시 반려(8/20)⑥행정복합타운 출자안‘통과’계획안‘반려’(9/10)⑧행정복합타운 사업비 증가 우려(9/18)⑩집중2>행복타운 자금계획까지 타격(10/10)⑫연속2>사업 초안 단독 입수 곳곳‘부실’(10/13)⑭연속4>강원도,행정복합타운 전격‘보류’(10/15)⑯도의회 마지막 도정질문 행복타운‘도마’(10/20)⑱강원도 국정감사‘행복타운’질의 집중(10/24)
3. 보도제작경위
행정복합타운이 꼭 필요한 사업인지, 특히 타당성과 경제성을 제대로 갖췄는지를 살피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특히 9,000억 원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취재가 필요했습니다. 행정복합타운은 현 강원도지사의 가장 중요한 공약중 하나로 지역에선 큰 현안이기 때문입니다.
4,700세대 규모의 아파트도 계획된만큼 기존 개발 정책과 충돌하는 부분은 없는지도 고려했습니다. 특히 인근에는 최근 택지 개발이 완료된 구역이 있고 LH가 대규모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구역도 있어 아파트 미분양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선 공기업평가원이 작성한 사업 타당성 분석 보고서를 입수해 공부하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경상북도와 충청남도 등 다른 지역의 도청 이전 사업도 참고하고 분석하며 현장을 찾아 보도했습니다. 취재는 3월에 착수했으며 연속 기획을 포함해 19개의 리포트를 제작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택지개발 사업 아이템의 특성상 전문적인 부분이 많아 첫 취재부터 어려웠습니다. 특히 현직 강원도지사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핵심 공약 사업’ 이었기에 자료와 팩트를 수집하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석 달이 넘는 노력 끝에 ‘행정복합타운 사업 초안’을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의 윤곽과 방향을 엿볼 수 있는 핵심 자료였습니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자료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내용이 어려워 전문가 자문도 구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초안이라고 하지만 9,000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고려하면 담긴 계획과 내용은 상대적으로 엉성했습니다.
특히 사업비 조달과 지출 계획은 ‘간단명료’ 했습니다. ‘재정’ 사업도 아닌 ‘100% 부채’로 시작하는 프로젝트의 비용 조달과 사업비 회수 구조는 지나칠 만큼 긍정적으로 설계돼 있었습니다. 개발 사업에 필수적인 전기와 상하수도, 도로 등 기반 시설 초기 설계도 예상보다 부실했습니다. 일례로 자체 하수처리시설의 용량과 지하화를 감안하지 못해 사업비가 급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전체 사업비의 10%인 예비비 700억 원을 다 투입해도 인허가권자인 춘천시의 설계기준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여러모로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행정복합타운 사업과 관련해 선행 보도는 많았습니다. 사업의 당위성과 타당성에 대한 논리도 차고 넘쳤습니다. 긍정적인 기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사업에 대한 비판적 의견과 합리적인 우려는 상대적으로 묻혀 있었습니다. 우선 올해 초부터 경상북도와 충청남도 등 다른 지역의 도청 이전 개발 사례를 참고해 벤치마킹을 하거나 반면교사로 삼을 것은 없는지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취재했습니다. 특히 강원도 행복타운사업 초안을 단독 입수해 재원 구조와 기반시설 등 각 사안별로 심층 분석해 기획 보도를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행정복합타운 사업비의 1/4(2,400억 원)을 충당하려던 사업시행자의 다른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춘천 북부개발사업)의 문제점과 타당성이 부족한 사실도 확인해 해당 문건을 입수하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강원도의 큰 현안이자 단체장의 공약인 만큼 보도 이후 다른 방송과 신문도 관련 후속 보도를 다뤘습니다. 50여 건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관련 보도 내용은 첨부합니다. (첨부1,타사 보도 내역)
6. 사회에 끼친 영향
연속 보도를 이어가는 도중에 강원도는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행복타운 사업 추진을 전격 ‘보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허가권자인 춘천시에 행정복합타운 사업 신청서를 당분간 제출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강원도지사의 ‘핵심 개발 공약’ 절차가 중단된 겁니다. 취재진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사업을 보류하게 된 배경까지 파헤쳤습니다. 총사업비 9,000억 원 가운데 1/4이 ‘펑크’ 날 가능성입니다. 사업시행자의 다른 개발 프로젝트가 타당성 ‘미흡’으로 결론났기 때문입니다. 강원개발공사는 이 프로젝트에서 행복타운 사업비 2,400억 원을 충당할 계획이었습니다. 이게 틀어진겁니다.
강원도 국정감사에서도 이번 보도를 인용하며 행정복합타운 사업의 재원과 타당성, 공유재산 처분에 대한 질의와 질타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첨부2,국회의원 국감 보도자료) 강원도지사는 국감 답변을 통해 “행정복합타운은 인허가권자의 반려로 현재 행정적으로 아무 것도 아닌 상황”이 됐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른 언론사에서도 관련 보도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강원도 전임 지사들의 알펜시아, 레고랜드 개발 사업은 긍정적 효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부채로 사업에 나서면서 강원도 재정과 예산 운용에 큰 제약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도 빚을 갚느라 허덕이고 있습니다. 알펜시아 사례만 놓고 보아도 강원개발공사에는 3,000억 원 이상 부채가 남아있습니다. 수 년 동안 강원개발공사의 재무상황을 살펴봐도 영업이익이 많지않아 막대한 빚을 언제쯤이나 갚을지 시기를 장담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이런 와중에 또 부채 수 천억 원을 외부에서 끌어와 사업에 나서려고 했던 겁니다.
레고랜드 개발 사업 역시 이른바 ‘디폴트’ 선언에 국가적인 손실이 컸고 이로인해 강원도는 레고랜드 부채 2,000억 원을 대신 갚아줘야 했습니다. 두 번의 뼈아픈 사례가 있었던 만큼 외부에서 막대한 빚을 내 대규모 개발 사업에 나서는 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합니다. 더욱이 사업성도 장담하기 힘든 구조였습니다. 7개월에 걸친 이번 연속 보도는 강원도가 행정복합타운 사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게 만든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합니다.
표면적으로는 강원도와 춘천시가 힘겨루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고 지역 내에서 논란이 일며 정치 쟁점으로까지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이면을 꼼꼼히 살펴보니 ‘부실한 사업계획과 재원 조달 구조가’ 문제의 핵심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주장’이 아닌 ‘문건과 증거’로 철저히 분석해 보도했습니다. 지역에서 행정복합타운 사업에 대한 논의의 틀과 흐름을 바꿀 만큼 파장은 컸습니다. 특히 사업 초안을 확보하고 교차 검증한 뒤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지역 공영방송사로서 강원도 주요 핵심 정책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충실하게 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여러 사안이 나오면 후속 보도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재정적인 최종 책임은 결국, 강원도민이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8.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이나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22회 전체 총평
제42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서 73편의 기사가 출품됐다. 특히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5편이 몰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각 부문에서 올라온 기사들이 모두 빼어나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언론환경 속에서도 현장 기자들이 빛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움이 컸다. 반대로 기자상 심사를 하는 위원들의 고민은 그만큼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치열한 논쟁과 협의 끝에 이번에는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선 매일노동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 보도가 선정됐다. 최근 가장 ‘핫’한 곳 중 하나로 꼽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숨진 청년이 주 80시간씩 일했다는 사실과 직원들에 대한 포괄임금제, 초단기 계약(쪼개기 계약) 등 불법·탈법적 인사·노무 관리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보도는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화려한 브랜드 이면에 숨겨진 업체의 잘못된 경영 방식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착수했고 업체 대표가 재발 방지 약속을 하는 등 후속 조치가 이루어진 데에는 이 보도가 핵심 역할을 했다는 데 심사위원들간 이견이 없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선 제주CBS의 <제주 부장판사들 비위 의혹>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기사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엄청났다. 단순히 판사들이 근무시간에 노래방에서 음주난동을 부린 것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사건을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식 징계’에 이어 ‘판사 유흥접대 논란’, ‘사법거래 의혹’으로까지 끌고간 것은 CBS 기자들의 끈질긴 취재 덕분에 가능했다. 국회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면서 성역화된 사법부에 경종을 울리고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웠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두편이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노컷뉴스 <이상경 국토차관, 갭투자의 민낯> 보도는 국토부 차관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차단된 ‘갭투자’를 오래 전부터 해 오고 있었다는 점을 최초 보도, 당사자 사퇴라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또 이 보도로 현 정부에서 한 명의 차관 사퇴를 넘어,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신뢰도와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발시켰다는 점도 수상작으로 선정되는데 한몫했다.
KBS 보도는 ‘기부’를 명분으로 거래처에 납품 계약을 유도하고, 이후 기부금 지출분을 다시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보전하는 ‘이중구조’를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대기업이 복지시설과의 이러한 거래를 통해 이용자 주머니를 갈취하는 행위를 밝혀냈다는 것 자체가 언론의 자본권력 감시 역할을 충실히 한 기사라고 평가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뉴스1 <경계선의 집> 보도와 세계일보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계선의 집> 보도는 몇년 전부터 국내에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문제를 전면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실태조사도 제대로 되지 않고, 그 숫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단체’와 특정인에 의해 저질러지는 폭행과 성폭력 의혹 등을 파헤쳐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린 것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기사였다. 이 보도로 국가인권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나선 점 또한 제도 사각지대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언론 본연의 역할을 되돌아보게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세계일보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보도는 식상한 주제를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다국적 인공지능(AI) 자연어 처리 공약 분석 방법론을 국내 최초로 도입, 13대 대선부터 21대 대선까지 38년간 주요 대선후보 24명의 10대 공약 217개를 직접 분석하고, 여기에 여론조사와 해외 사례 취재까지 더해지면서 자칫 지루할 것만 같은 기사에 힘을 불어넣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약관리 부실을 문제점으로 꼽은 것도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이유였다.
사진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 <피감기관서 축의금 받은 최민희, 본회의 중 ‘환급 문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회에서 의원들의 휴대폰 사진을 촬영, 보도하는 것은 많았지만 이 사진은 많은 매체에서 기사는 물론 사설까지 내용을 인용했을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결국 이 사진 보도 이후 최민희 의원이 사과하는 등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진 한 장이 주는 위력’을 새삼 깨닫게 했다.